〈 105화 〉#23 괴물 사냥 (1)
언제나처럼. 이라고 한다면 언제나처럼, 익숙한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나는 일부러 어기적 어기적 걸으면서 한쪽 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었다.
이것은 늘 히터가 하던 행동이다.
줄리는 발걸음이 빠른 편이었다.
그녀의 성격 상, 천천히 걸어가는 나의 발걸음에 맞추지는 않을 것이다.
곧 나를 앞지를 것이고, 나는 그 때를 노려 무언가를 할 예정이다.
전부 나의 헛된 추측일지 몰라도, 시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기에 바로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내가 발걸음을 내뻗는 속도를 늦추자, 내 뒤에있던 줄리는 문을 지나자 마자, 내 옆을 향해서 앞질러 가려고 했다.
마녀는 사람이 아니다.
그들이 가진 힘 때문에, 보통 사람이라고 하기에는 괴리감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이유를 나는 알지 못하지만, 사람의 모습인 이상 어쩔 수 없이 시야로 들어온 것에 대한 반응을 해버릴 것이다.
그들에게는 눈과 감정을 표현할 얼굴 근육이 있기 때문이다.
마녀라 할지라도 나와는 다르다.
같은 부류가 아니다.
나와 같은 회색 인간은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밝은 미소로 남들을 희롱하고, 농락하고, 주위 사람들의 감정을 갉아먹는 기생충이 되어, 끝끝내 파멸로 이끄는 인도자가 될 것이다.
나는 대수롭지 않은 듯 뒤통수를 긁었다.
머리카락 깊숙이 손가락을 집어넣으며 머리털이 빠질 정도로 벅벅 긁어 대었다.
그러면서 확인했다.
첫째, 나의 뒤통수에 뭐가 심겨진 거지?
둘째, 그것을 건드리려는 나의 무의식적인 행동에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이지?
나는 내 옆을 빠르게 지나가는 줄리를 흘깃 보았고, 줄리도 머리를 긁어대는 나를 쳐다보았다.
잠깐의 찰나, 그녀는 조바심을 내고 있었다.
동공이 흔들리며 입이 경직되는 모습이 보였던 것이다.
그런 순간적으로 보여진 자신의 속내를 감추려고 하듯, 그녀는 입꼬리를 올리며 나에게 말했다.
“하하하, 머리 안 감았어?”
나를 놀리듯이 묻는 질문이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감정으로 부터 주의를 돌리려는 그녀의 행동이라는 것을 나는 알아채었다.
그런 그녀의 질문에 나는 짜증난 척을 하며 되받아 쳤다.
“뭔 소리야….”
줄리는 잔뜩 구겨진 나의 얼굴을 보더니, 만족스럽다는 듯이 사뿐사뿐 걸으며, 처음 봤을 때 보다 길어진 자신의 머리카락을 찰랑거렸다.
나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 * *
“미안, 토니.”
오늘은 자율시간이라고 한다.
그 이유라 함은, 괴물을 퇴치하기 위해서 인원을 보충해야 하는데, 각자가 들고나갈 무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무기야 늘 널려있지만, 개인의 손에 맞고, 강한 살상력을 가지고 있는 무기를 필요로 하는 모양이다.
나야 뭐, 이미 가지고 있기는 하다만, 다른 사람들은 아직인 듯 했다.
페퍼의 것은 완성이 되었고, 이제, 포드의 것을 할 차례이다.
토니가 따로 나에게 만들어 주기를 원하는 것이 그려진 도면을 건넸지만, 전에 토니가 가져온 무기를 아주 잘 보았기에, 나는 고개를 저은 참이었다.
“…왜?”
우리의 근처에서 마리가 고심을 하며 서있었기 때문에 나는 조용히 말했다.
“너는 무기가 있으니까, 그걸로 된거 아냐?”
“…무슨 무기?”
‘…응?’
나는 저번에 토니가 들고 왔던 긴 장총을 떠올렸다.
‘그게 무기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무기… 있는거 아니었어?”
“…없어.”
토니는 고개를 젓지도 끄덕이지도 않았다.
단지, 나를 응시하고만 있을 뿐이었다.
“…그래? 아… 그것보다, 내 머리에 뭐가 났는지 봐줄래? 좀 간지럽더라고.”
나는 토니의 속내를 완전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냥 그만의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어쩌면, 그 장총은 알려진 무기가 아닐 수도 있다.
…나도 남들에게 밝히지 않은 도구 몇가지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능청스럽게 나의 머리를 숙이며 수상한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도록 권했다.
키차이가 많이 나는 탓에, 고개를 많이 숙일 수 밖에 없었다.
어찌되었든, 토니가 나의 의도를 알아채기를 바랄 뿐이다.
“음… 없는데?”
‘…’
나는 움찔거리는 나의 마음을 무시하고는 숙였던 고개를 들었다.
아니, 들려고 하는데 토니가 나의 머리를 잡았다.
‘잡았다.’ 라고 하기 보다….
‘고개를 드는 것을 막았다.’ 라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
“…역시 없네.”
그렇게 말한 그는 나의 정수리 바로 아래쪽을 눌렀다.
다른 사람이 보면, 단지 쓰다듬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나만 알 수 있도록, 명확하게 어떤 부분을 눌렀다.
살포시 눌러진 그의 손가락과 나의 두피 사이에, 감각이 다른 무언가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러던 와중 갑자기 마리가 우리에게 다가와 물었다.
“지금 뭐해?”
‘…’
“아, 페스틴이 머리가 간지럽나봐.”
“…다쳤었거든 그래서 상처가 감염되지 않았나 해서.”
“호오~ 그렇구나~”
우리의 말에 마리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나저나, 다 만든거야?”
나는 숙였던 고개를 천천히 들며 마리에게 물었다.
“음~ 거의 다? 아직 내구성을 확인 못 했거든~ 휘두르다가 부러지면 큰일 나니까….”
마리는 무언가를 쥐고 휘두르는 시늉을 하더니 베시시 웃었다.
“…그러겠네.”
나는 마냥 웃고만 있을 만한 그런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행동했다.
괴물을 제거한다는 일은 우리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위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재차 확인해 보는 것은 좋지.”
나는 그녀의 의견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페스틴.”
“응?”
“만들어 주는거지?”
토니는 의외로 끈질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 알겠어….”
나는 피곤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러자 토니가 자그마한 입으로 살며시 웃었다.
‘것참….’
최근들어 나에게 많은 것을 보여준다.
내가 그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되어서 그런가.
남들은 모르고 있는 토니만의 비밀을 알게 되어서 일까.
중요한 것은, 토니가 나를 향한 경계심을 완전히 풀었다는 것이다.
‘토니도 마녀사냥을 하는걸까?’
그러지 않는다면, 필요 이상으로 친근해지려 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거부감이 들었을 것이다.
“코어는 네가 만들어. 알겠지? 나보다 잘하잖아?”
“그래, 그러지 뭐. 내가 하는게 낫지.”
“것참…. 겸손치 못한 아이일세.”
나는 곧바로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그의 모습에 자존심이 아주 살짝 상했다.
…아주 살—짝.
“하하하하~ 너무 그러지마~”
그런 우리의 모습이 웃긴지 마리가 크게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뭐야, 위로해주는 거야?”
바라지도 않는 위로를 해주는 마리의 태도에 나의 짜증은 더해져만 갔다.
사실, 내가 열등감을 느낄만도 하다.
나름 나도 손재주가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이 둘은 차원이 달랐다.
코어 내부에 있는 눈곱 만한 아주 작은 회로를 내 입맛에 맞게 수정을 해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질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일차원적인 회로만 쓰고 있다.
나와 다르게, 토니는 복합적으로 설계를 해서 자기 원하는 대로 고쳐서 쓰고 있다.
여간 손재주가 아니라면 시도조차 하지도 못할 일을, 아주 간단하게 이루고 있는 것이다.
또 너무 작은 것들이라,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나의 눈이 아플 지경이다.
그런 점에 있어서, 토니를 동경하기도 질투하기도 하는 것 같다.
마리는 여성의 섬세함을 잘 살려서 외형이나, 연결 부분을 잘 다듬어서 부드럽게 만든다.
나에게는 그런 점이 부족해서 내가 만든 것은 투박하다.
그렇다고 다듬질이 잘 되지를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허점이 눈에 조금씩 보인다는 소리이다.
디자인 역시 단순하고 심플하다.
마리의 성격이 부드러운 것처럼, 그녀의 작품 또한 매끄럽고 빛이나는 결과물을 도출했다.
물론, 내 정도만 되어도 계획을 이행하기 충분하지만, 마리나 토니같은 손기술이 있었다면, 나의 계획은 좀 더 수월 해지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할 뿐이다.
그런 둘이 나를 놀리고 있으니, 나의 정신에 도달하는 충격이 두배로 늘어나 들어오는 것이다.
“…이럴시간 없어. 빨리 만들기나 하자.”
내가 두 사람의 시선을 뿌리치는 듯이 양 팔을 휘저으니, 두 사람은 조용히 웃으며 제자리로 돌아갔다.
“것참….”
나는 일부러 툴툴대는 척을 하며, 나의 공방으로 향했다.
* * *
아까 전의 토니는 몇번 내 머리카락 사이를 휘젓고 나서야 무언가를 발견했다.
찾는데 오래 걸릴 정도라면, 매우 깊숙히 숨겨져 있다는 말이다.
과정이 어떻든, 결과를 생각해 보자.
토니의 힌트 덕분에, 줄리가 나의 머리에 무언가를 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것이 나에게 어떤 방식으로 해를 끼치려고 하는 것인지 궁금해져만 갈 뿐이다.
심증만 있었을 뿐, 확실한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확실해진 지금은, 내가 어떤 행동을 취하기에 거리낌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겠다.
나는 아무도 나를 따라 들어온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 한 후에, 조용히 나의 휴대용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나는 한가지 버튼을 눌러서 페퍼의 위치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이것 또한 상시 확인할 수 있도록 개량했다.
유일하게 지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 볼까?”
나는 나의 정보를 듣거나 보고 있을 법한 누군가를 향해 그렇게 말한 것이다.
선생이든, 테리스이든, 어쩌면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다른 누군가이든, 그들에게 나의 정보를 흘린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열심히 도구들을 만들고 있는 것을 연기할 것이다.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해서 지금 필요한 일을 해보려고 한다.
왜곡된 진실을 그들에게 보여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뭐… 실제로 누군가 듣고 있는지는 불분명 하지만 말이야….’
나는 깜박이는 하얀색 점을 내려다 보았다.
그 점의 위치는 페퍼가 자신의 방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전에… 페퍼가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 물어 보아야 겠네.”
그렇게 말하며, 페퍼가 요청한 ‘그것’을 들고 나는 공방을 나섰다.
페퍼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서.
각설하고, 이질감을 느끼고 싶어서.
그리고 나의 뒷통수에 이변이 일어난 것을 눈치챈 페퍼의 얼굴을 보고 싶어서다.
* * *
“오, 그건 뭐야?”
복도를 걸어가는데 맞은 편에서 줄리가 나에게 손을 흔들며 물었다.
“…아 이거? 페퍼 무기야.”
‘…우연인가?’
“그래? 그렇구나~ …그런데, 갑자기 궁금한게 생겼어. 너… 페퍼랑 무슨 사이야?”
“…응? 지극히 당연하게도 친구 사이인데?”
“아~ 하하하하! 그래 그래 알겠다~”
갑작스러운 이상한 질문.
그런 질문을 한 줄리는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나에게 혀를 내밀고는 사뿐사뿐 걸어갔다.
내가 왔던 길로 곧장 가는 것을 보니, 그녀의 목적지는 공방인 듯 하다.
마리로 부터, 줄리의 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것을 들었다.
아마도, 마리가 만들고 있는 자신의 무기를 구경하러 가는 것일 수도 있다.
‘공부가 지루해졌나 보네.’
나는 멀어져 가는 줄리를 잠시 동안 바라보고는, 몸을 돌려 마저 남은 길을 묵묵히 걸어갔다.
* * *
똑- 똑- 똑-
내가 문을 두드리자, 안쪽에서는 침묵으로 나를 반겼다.
보이지 않아도, 그녀가 지금 매우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인기척이 느껴졌으니까?
그것이 고요함을 담고 있었으니까?
…감각이 여전히 폭주하고 있나?
계속 긴장해서 그런가,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는다.
나는 내 몸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을 무시하고는, 한번 더 문을 두드리며 페퍼를 불렀다.
똑- 똑- 똑-
“페퍼?”
모든 동작을 멈추고 숨을 죽인 상태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자, 다급하게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렀다.
“어, 어! 무슨 일이야?”
잠시 뒤에, 문이 열리며 자신의 부스스한 머리카락을 옆으로 쓸어 넘기던 페퍼가 눈에 들어왔다.
“…공부하고 있었어?”
“아니 아니 아니, 잠깐 머리 좀 식히고 있었지.”
“…그래?”
나는 살며시 웃으며 내가 들고 있는 페퍼가 요청한 것을 들이 밀었다.
“잠깐, 들어가도 될까?”
“그래, 물론이지, 그것 때문에 온거지?”
“응, 다 만들었거든, 최종적으로 도색을 하기 전에, 너의 의견을 묻고 싶어서 말이야.”
“에이~ 도색은 무슨…. 이대로 쓰는 걸 좋아해.”
페퍼는 쑥쓰러워 하며 말하고는 은색으로 빛나는 지팡이와 비슷하게 생긴 것을 가까이 들여다 보았다.
…아무래도 자세히 관찰하고 있는 모양이다.
‘…은색을 좋아하는 건가.’
“그래? 그럼 일단 봐 볼래?”
나는 그렇게 말하며 조심스럽게 그녀의 방안에 발을 들였다.
누군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꿈에도 모른채로 말이다.
* * *
“근데, 부르면 될 것을 왜 일부러 찾아온거야?”
페퍼는 자신의 침대에 걸터앉으며 물었다.
순진하게 고개를 까딱거리며 묻는 바람에, 나는 왠지 모르게 당황했다.
“크흠, 어… 그냥, 한가해서.”
“한가하다고? 내가 알기로는 포드 것도 만들어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걔는 그냥… 몰라.”
나는 귀찮다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에이… 그래도 너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그래…. 잘 만들어 줘야지, 하지만 덜 중요하다는 말이야.”
“덜 중요하다고?”
“…자, 아무튼 당신이 원했던 무기입니다.”
“무, 무거워 보이는데?”
“아니야, 한번 들어봐.”
나는 바닥에 잠시 두었던 페퍼의 무기를 한 손으로 들어서 건넸다.
“오?”
페퍼는 내가 건넨 무기를 받아들더니, 눈이 커지며, 눈썹도 치켜 올라갔다.
“…어때?”
페퍼는 자리에서 일어나 붕붕 휘두르며 말했다.
“가벼운데? 뭐야 이거?”
과하게 기뻐하고 있다.
눈을 반짝이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무기를 놓쳐버려 나에게로 날아온다.
“조심해…!”
나는 이상한 자세로 피했다.
“아, 앗! 미안해!”
“…괜찮아.”
여전히 같은 자세로 무덤덤하게 괜찮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건 이름이 뭐야?”
총총 뛰어와 내 발밑에 떨어진 것을 주워들은 페퍼는 숙였던 고개를 들며 나에게 물었다.
자연스럽게 눈이 마주친다.
그리고 거리도 무척이나 가까워졌다.
“음… 네가 원하는 대로 지어도 되긴 하는데… 편의상….”
“편의상?”
내가 뜸을 들이자, 그녀는 자신의 손에 있는 그것을 들어 올려 흔들었다.
꽤나 마음에 든 모양이다.
“응축기.”
“…이상해.”
내가 잊고 있었던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내가 정말로 이름을 못짓는다는 것이다.
“센스가 없네….”
“…응, 나도 알아.”
페퍼의 직설적인 말에 나는 고개를 떨궜다.
“에휴… 애 낳았을 때 이름을 짓지는 마라….”
“애?”
나의 질문에 그녀는 화들짝 놀라며 화재를 돌렸다.
“이, 이름은 내가 정할테니까, 가서 포드꺼나 만들어.”
나는 그녀에게 억지로 등을 떠밀려 그녀의 방에서 쫒겨났다.
그 순간 짧지만, 경직된 페퍼의 외마디가 들렸다.
“아.”
‘역시….’
페퍼는 이상하리만치 감이 좋았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