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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화 〉창관의 성모 (7) (48/82)



〈 48화 〉창관의 성모 (7)

"안녕 해무~"


"안녕안녕~"

자신을 향한 인사들을 무시한 채, 해무는 대낮의 창관 복도를 걸었다.

해무를 향해 인사를 건네는 것은 단골인 야화 뿐만 아니라, 해무와 안면이 있는 다른 가게들의 여자들도 마찬가지였다. 해무가 경호원으로 일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이미 퍼질대로 퍼진 모양이었다.

제대로 결정한게 맞나.


해무는 고민했다. 마음속에는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을 내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었다.

최근들어 흉흉해진 창관 거리를 경호하고, 살인범을 잡아달라는 마담의 요청을 거절한 것이 바로 어제의 일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신경이 쓰였다. 측은지심이니 인정이니 하는 감정 때문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창관이 정말 에이시스 치료제를 찾기 위한 실마리가 맞는지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해무는 한밤중에 마담에게 전화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 것이었다.

"일찍 왔네?"


 안으로 들어서자 장부를 확인하던 마담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

"굳이 이렇게 일찍  필요는 없는데. 아직 오후 두 시잖아? 애들은 이제 막 일어난 참이거든."

"오늘만 일찍 한번 와 본거야. 둘러보려고."

해무도 이렇게 이른 시간에 창관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다. 애초에 창관의 영업 시간은 저녁 일곱시부터 새벽 세시 까지다. 지금 시간에 창관에 찾아오는건 이른 아침에 닫혀있는 식당 문을 두드리는거나 마찬가지다.


"조건은 알고 있겠지? 나는 이 거리를 보호하고 살인 사건의 범인을 찾는다. 그리고 당신들은 내게 협조한다."

"창관을 수색하는 것 말이지."

"그리고 내가 필요한 사람을 찾으면 넘겨줄 것. 그리고 경호원 일은 바로 그만 둘 거야."


해무의 목적은 단순히 에이시스 환자를 찾아내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환자로부터 에이시스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이를 추적하여 치료제를 찾아내는 것. 그것이 궁극적인 목표였다. 그러기 위해서라면 환자의 신병을 확보하고 취조할 시간이 필요했다.

"그 조건이라면 돈은 필요없어."


"알겠어. 다른 창관주들에게도 얘기해 두지."


마담과의 이야기를 마치고 방을 나온 해무는 햇살에 얼굴을 찌푸렸다. 한낮의 창관은 밤과는 확연히 달랐다. 복도를 지나치는 여자들은 얼굴에 화장기 하나 없었고, 때문에 그 나이대의 수수한 얼굴과 피부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해무, 점심 먹었어?"


어느새 뒤따라온 메이린이 배시시 웃으며 물었다.

"아까 브런치 먹었다."


"점심은?"

"브런치먹었다니까."

"으으응. 브런치랑 점심은 다른거야~"


그렇게 말하며 메이린은 주머니에 든 것을 꺼내어 내밀었다. 종이에 싸인 것은 월병이었다. 그것을 짧은 망설임 끝에 받아든 해무가 입을 열었다.

"고마운데, 딱히 나한테 신경 쓸 필요는없어. 난 그냥 일 하는 것 뿐이야."


"괜찮아. 좋아서 하는 거거든."

"뭐가 좋은데?"

"그야, 해무가 있어주니까."

메이린이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사실, 그동안 마담이 경호원들을 붙여주긴 했지만, 그 사람들도 무서운건 마찬가지 였거든."

창관주들이 고용한 경호원들. 그들은 성실한 일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은 무례하고 난폭했다. 진상을 부리는 손님들에게 뿐만 아니라 창관의 여자들에게도.

때문에 여자들은 경호원들과 가능한 마주치지 않으려 했다. 창관주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없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쓰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근데 해무가 있어주니까 훨씬 좋다구."

"내가 남자의 몸이 아니라서?"


"으음, 그런 것도 있구."


메이린이 헤헤 하고 웃으며 말했다.

남자의 몸이 아니라서 안심이 된다는 얘기는 해무에게 딱히 기분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해무는 떨떠름한 기분으로 메이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해무, 도와줘!!"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복도에 울려퍼쳤다. 해무는 반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벌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여자들 몇몇이 창백하게 겁먹은 얼굴을 한 채 웅크리고 있었다.


"해무, 나......."

여자들 사이에서 반라 차림의 수아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오늘은어떤 옷이 좋을 것 같아......?"

해무는 짧은 순간방 안 구석구석을 확인했다. 옷장은 전부 열려있었다. 바닥에는 수십 벌은 될 법한 옷들이 널부러져 엉망진창이었다. 치파오, 란제리, 세라복....... 전부 일할 때 입는 옷들이었다.


그리고 속옷 차림의 수아와 여자들은 심각한 얼굴로 해무를 바라보며 조언을 기다리고 있었다.

굳은 얼굴로  모습을 바라보던 해무가 입을 열었다.


"내가 웃기냐? 지금 여기 놀러온거로 보여?"

"일하러 온건 알지. 온 김에 옷도 좀 골라주면 안돼?"


"그런건 니가 알아서 해."


"쌀쌀맞기는."


그렇게 말하는 수아를 뒤로 한 채, 해무는 방을 나왔다. 쾅 하고 닫힌 문 안쪽에서는 여자들이 참았던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해무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몸만 컸지 어린애들이나 다를바 없다는 마담의 표현은 정확했다.


부디 이 어린애들이 자신의 귀한 시간을 쓸데없이 낭비하지 않기를.



ㅇ  ㅇ ㅇ





밤이 도시에 내려앉았다.


창관의 입구에 걸린 붉은 등이 하나둘씩 켜졌다.


여자들은 저녁때가 되자 부산하게 손님을 맞을 준비를 했다. 옷을 차려입고, 화장을 하고, 향수를 뿌렸다. 그리고 고작해야 한 평이 조금 넘는 방에 앉아 손님이 찾아오기를 기다렸다. 그곳에 풋풋하던 한낮의 소녀들의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어엿한 창관의 아가씨들이 있을 뿐이었다.


일곱 시가 되고 문이 열리자 손님들이 물밑듯이 밀려들어왔다. 손님들 중에는 이곳이 처음인듯 이곳저곳을 연신 두리번거리는 사람도 있었고, 술에 잔뜩 취해 눈이 풀린 채로 휘청거리는 사람도 있었다. 평범한 식당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한눈에 봐도 몸에 흉터를 두른 폭력배로 보이는 사람도 있었다.

남자들은 창관 이곳저곳을 오가며 여자들을 꼼꼼히 확인했다. 오늘은 어느 가게의 여자가 괜찮은지, 가게는 공간이 넉넉하고 깨끗한지를 살피는 모습은 흡사 시장에서 고기를 고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가게를 정하고 값을 흥정했다. 지명을 받은 여자들은 기쁜 얼굴로 남자를 맞아들였다. 이른 시간부터 손님을 받았으니 운이 좋다. 분명 오늘은 벌이가 좋을 거야. 머릿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개점으로부터 한 시간이 지났을 때는 이미 방이 가득 차서 줄을 서는 곳이 생길 정도였다.


그리고 날카로운 시선들로 사람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던 해무는, 뒤쪽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다.


아까부터 창관 안쪽의 방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신경을 거슬렀다. 문 틈으로 새어나오는, 여자들의 고통에 찬 신음과 흐느낌. 그것이 폭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몇 차례 확인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창관 안에서 허락되는 종류의 폭력에 의해 흘러나오는 소리였다.

성채의 남자들은 창관 거리에서 성욕뿐만 아니라 가학심도 함께 해소했다.


당연히 여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금지였지만, 이곳은 창관이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성행위와 폭력의 경계는 애매해진다. 때문에 지금 뒤에서 이뤄지는 것과 같은 행동들이 용인되는 것이었다.

이미 해무는 고통에 찬 신음 소리가 흘러나오는 방 안으로 한 차례 뛰어들어간 후였다.그리고 그곳에서 여자의 뺨을 때리며 거칠게 허리를 움직이던 남자를 끌어내려다, 되려 거센항의에 멈칫하며 물러섰다.

화를 내는 남자를 대신해,  몸이 땀에 젖은 여자는 눈짓으로 해무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밀어내고는, 다시 남자를 끌어당겨 다리로 그의 몸을감았다. 결국 해무는 방에서 쫒겨나, 닫힌 문 뒤에서 아까와 같은 소리가 이어지는 것을 들으며 복도로 돌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아까 전 그 방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방에서 교성과 신음이 뒤섞인 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오며 해무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들고 있었다.

"걱정 마. 저런 손님들은 돈을 더 내거든. 나쁜 일이 아니야."

뒤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해무는 고개를 돌렸다. 처음 보는 미소 띤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호두. 우리 처음 만나지?"

"그런 것 같군."

"얘기는 대충 들었어. 이 거리의 경호원이 되었다고."

"된  아니야. 잠시 하는 거지."

해무의 까칠한 반응에 호두는 어깨를 으쓱했다. 해무는 그녀의 모습을 곁눈질로 힐끗 확인했다. 확실히, 처음 보는 여자였다. 창관에서는 보기 드문 짧은 머리카락. 그리고 다른 여자들과 달리 섹스어필이라고는 전혀 없는 펑퍼짐한 원피스 차림. 일하는 날은 아닌 모양이었다.


"야화에서 일하나?"


"아니, 나는 이쪽."

호두는 복도 맞은편을 가리키며 말했다. 붉은  옆의 나무 간판에는 한자로 '창관 홍련' 이라 쓰여 있었다.

"우리 신입 경호원 씨도 예전에 몇번 와봤지? 스쳐지나가며 봤었어. 아, 물론 남자였을 때. 나도 여기서 일한지 몇 년 됐거든."

"그런가."

"응. 그 정도면 몇번 지명했을 법도 한데. 한번도  섞은 적이없었던걸 보면, 나같은 여자는 취향이 아닌가봐?"

호두가 농담조로 물었다.


"딱히 그런건 아니야. 그저 익숙한 상대를 자주 찾았을 뿐."


"흐음...... 식사도 맨날 같은 가게에서만 하는 성격?"

"그거랑은 좀 다른데."


그렇게 해무가 호두의 시답잖은 질문에 성의없이 대꾸하고 있을 때,  무리의 일행이 야화 쪽으로 다가왔다.


해무는 남자들의 행색을  확인했다. 셋 모두 양복 차림. 하지만 해무가 입은 살수의 양복은 아니다. 사업가의 양복이었다. 이곳이 익숙한 척 행동하고 있었지만, 분위기를 통해 그것이 허세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적어도 성채 안의 사람들은 아니다. 그렇다면 북쪽에서 온 거래상일 것이 분명했다.


거기까지 알아내자 해무는 신경을 껐다. 북쪽에서 거래상들. 그들은 관광객이나 마찬가지다. 분명 오늘 거래를 마치고 여독이나 풀  창관에 온 거겠지.


하지만 그렇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시선을 돌린 해무와는 달리, 남자들의 관심은 해무 쪽을 향해 있었다.

"어이, 거기 있는 여자. 어느 가게의 창부냐."

가운데의 남자가 말했다. 해무는 고개를 돌려 호두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호두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거기  말이다."


그렇게 질문하는 남자의 턱짓은 호두가 아닌 해무를 정확히 가리키고 있었다. 그제서야 남자가 부른 것이 자신이라는 것을 눈치챈 해무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하지만 곧바로 발끈해서 손을 쓰지는 않았다. 충분히 예상할  있는 범위 내의 일이었다. 자신의 모습은 명백한 여자였고,  양복이 살수의 옷차림이라는 것을 모르는 외지인이라면 실수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해무가 자신의 상황을 차분히 설명하려던 차에,

"손님, 이 아가씨는 파는게 아닌데 말이에요."


호두가 해무의 어깨를 잡아 끌어당기며 말했다.


"대신 저는 어때요~?"

어느새 해무와 남자 사이에 들어온 호두는 남자에게 은근히 몸을 기대었다. 헐렁한 원피스 아래에 숨겨져있던 가슴이  위로 윤곽을 드러내며 남자의 몸에 닿아 뭉개졌다. 해무를 상대할 때의 쾌활해 보이는 모습과는 다르게, 말과 손짓 하나하나에 능숙하게 교태를 섞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매서운 손찌검이었다.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뺨을 맞은호두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건방지게 끼어드는군. 네년에게 물은게 아니다."

호두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손가락 사이로 뺨이 금세 빨갛게 부어오른 것이 보였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호두의 모습은 신경쓰지 않은 채 재차 해무에게 동침을 권했다.

"지명은 없나? 그럼 나와 가자. 남자처럼 차려입은건 괘씸하지만 얼굴은 반반한게 마음에 들어. 화대는 얼마지?"

쫒아내야겠군.

자신을 향해 떠들어대는 남자. 그리고  뒤의 둘. 전부 합쳐  명이라고  봐야, 살수도 아닌 평범한 거래상에 불과하다. 한 주먹 거리도 안 되는 놈들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손을 뻗으려던 해무는 뒤쪽에서 호두가 옷소매를 잡아당기는 탓에 다시 멈춰섰다. 그녀의 시선은 쓸데없는 소란 일으키지 말고 자신에게 넘기라고 말하고 있었다.


"손님, 이 아이는 아직 손님을 기쁘게 하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 하는걸요."


호두가 재차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뺨이 붉게 부어오른 채로도 남자를 향해 눈웃음을 흘리면서.

그제서야 남자는 호두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과 가슴, 허리와 엉덩이를훑어보았다. 아까부터 뻣뻣한 자세로 서 있는 해무에 비하면, 확실히 여자로서의 교태와 매력을 품고 있는 몸이었다.

"좋아.  그렇다면 네년을 지명하지."


남자가 태도를 바꾸어 말했다.


"대신 여기서부터 한번 나를 기쁘게  봐라. 네년이 그렇게 남자를 기쁘게 하는 법을 잘 안다면, 여기서증명해 보란 말이다."

호두의 시선에 당혹감이 스쳤다. 남자의 양 옆에서는 일행들이 뭐가 좋은지 박수를 치며 웃어댔다. 그 뒤로는 펼쳐진 창관 복도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잠시 동안의 망설임 끝에 호두는 남자 앞에 조신히 무릎을 꿇었다.

해무의 눈썹이 꿈틀했다. 하지만 호두는 부드러운 손길로 남자의 허리띠를 풀고 바지를 내렸다. 그러자 남자의 다리사이에서 반쯤 부풀어오른 성기가 호두의 코앞에 드러났다.

호두는 그 끝에 조심스레 입술을 가져갔다. 먼저 귀두 끝에 입을 맞추고, 남자의 성기를 따라 움직이며 계속해서 키스하듯이 입맞춤했다. 그럴 때마다 울퉁불퉁한 핏줄이 솟은 남자의 성기 위에 핑크색 립스틱 자국이 남았다.


그리고 음낭과 이어진 뿌리 끝에 입을 맞추고 다시 귀두로 돌아왔을 때에는, 남자의 성기는 완전히 발기되어 있었다.


 동안 남자의 시선은 호두가 아니라 해무에게 향해 있었다. 히죽대는 입꼬리. 그리고 끈적한 시선. 머릿속으로는 분명 해무의 양복 아래 감춰진 몸을 상상하고 있을 터였다.

해무는 무표정으로 응대했다.

호두는 눈을 감은  정성스러운 애무를 이어갔다. 붉게 충혈될 정도로 부풀어오른 남자의 성기가 호두의 입 안을 가득 채웠다. 애타는 듯한 호두의 손 끝이 남자의 두툼한 허벅지를 연신 조심스레 간지럽혔다.

복도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기웃거리며 호두의 모습을 구경했다. 그들의 말소리가 귓가로 들려왔다. 어느 가게야? 괜찮아 보이는군. 다른데는  둘러보나? 그러다 고민끝에 몇몇은 지나쳐 움직였고, 몇몇은 안으로 들어갔다.

호두의 입과 혀가 천천히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남자의 뺨이 씰룩거리고 눈꺼풀은 파르르 떨렸다. 그리고 한참 동안을 그렇게 호두의 입이 주는 쾌감에 취해있던 남자는, 순간 감전된듯 움찔거리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커다란 양 손으로는 호두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한껏잡아당긴 채였다.

남자의 성기가 움찔움찔거리며 호두의 입안에 정액을 토해냈다. 펄떡거리며 크게 맥동하는모습이 겉으로도 드러나보일 정도였다.

"좋아, 마음에 들었다."

긴 사정 끝에 휴우 하고 한숨을 토해내며 남자가 말했다.

"방으로 가자. 가게는 어디지?"


정액으로 얼룩진 입가를 옷소매로가린 채, 호두는 창관 홍련을 가리켰다. 그러자 남자는 비틀거리는호두의 팔을 잡아끌고 가게 안으로 향했다. 일행인 남자 둘도 뒤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으로 끌려들어가는 호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해무는 생각했다.

그래, 그녀의 말대로 이것은 좋은 일이다. 돈을 벌지 않는가. 이곳의 모두가 그렇게 돈을 벌고 있다. 자신이 상관할 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쾌감은 진득하게 남아있었다.

마음 속 깊숙한 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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