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화 〉창관의 성모 (9)
호두는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창관 거리의 중앙복도 안쪽, 공동 창고로 향하는 길은 어둡고 으슥했다.
그녀가 창고로 향하는 것은 전부 유안 때문이었다. 당연히 원해서는 아니었다. 그와 만나고 싶은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하지만 유안의 호출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유안은 천성적인 건달에다 난봉꾼이었고, 여자들을 난폭하게 대했다. 때문에 창관의 많은 여자들은 그를 피해다녔다. 창관주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유안을제지하지는 않았다. 사실상 유안의 폭력을 묵인하는 셈이었다.
창관주들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모두 짐작하고 있었다.
창관은 경호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돈을 쓸 수는 없다. 정확히는, 창관주들은 경호에 큰 돈을 내놓기를 싫어했다. 때문에 제대로 된 인력을 고용하는건 불가능했다. 그나마 고용할 수 있는 것은 유안같은 망나니들 뿐이었다.
덕분에 유안은 지금처럼 제멋대로 행동하면서도 계속해서 경호원 자리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여자들은 유안을 피해다니면서도 그의 호출에는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유안이 자신들에게 한층 더 난폭하게 행동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지시한 장소에 도착한 호두는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주변에 아무도 없는것을 확인하고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낡은 문이 열리며 창고의 먼지 냄새가 코를 간지럽혔다.
"왜 불렀어?"
어두운 창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은 호두가 물었다. 안쪽에서는 유안이 입에 담배를 문 채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왜 불렀냐고? 니가 방에서는 안된다고 해서 여기까지 온 거 아냐."
유안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작 호두를 불러낸게 자신이라는 사실은 생각도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호두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안을 노려보며 재차 물었다.
"왜 불렀냐고."
"몰라서 물어?"
유안이 히죽 웃으며 대꾸했다.
굳게 다문 호두의 입술이 가늘게 떨렸다. 사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유안이 어떤 목적으로 자신을 불러냈는지. 유안은 이미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도 수 차례 불러낸 전적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입으로 그 사실을 밝히고 싶지는 않았다.
"이리 와."
바닥에 버린 담배를 구두로 비벼 끈 유안이 손짓했다. 마치 개를 부르는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거절할 수는 없었다. 호두는 순순히 다가가 그의 앞에 섰다. 최대한 주눅든 기색을 숨긴 채, 가능한 당당한 모습으로.
유안은 호두의 모습을 위아래로 쓰윽 훑어보았다. 짧은 머리카락과 화장기 없는 피부.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밤과는 다른 이런 수수한 모습이 유안을 한층 더 흥분시켰다.
"벗어."
"내가 왜? 넌 우리들한테 돈 한푼도 안 내잖아?"
창관의 여자들은 돈을 위해 다리를 벌린다. 그녀들에게 있어서 섹스는 생존을 위한 경제 활동인 것이다. 돈도 받지 않으면서 팬티를 벗을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유안은 당연하다는 듯이 답했다.
"이유가 궁금해? 그야 간단하지. 내가 너희들을 보호해 주니까."
"창관주들한테 돈을 받잖아."
"쥐꼬리만큼 받지. 대신 이렇게라도 받아가는거야."
호두를 벽 쪽으로 밀어붙이며 유안이 말했다.
"이게 다 직원 복지라고 생각해."
입술을 깨문 채 유안을 노려보던 호두는 체념끝에 몸을 돌렸다. 어차피 이 자식은 원하는걸 얻기 전까지는 자신을 보내주지 않을것이다. 방에서는 셴이 기다리고 있다. 어차피 해야할 거라면 빨리 끝내고 돌아가는게 나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호두는 허리를 숙여 유안을 향해 자신의 엉덩이를 내밀었다. 이어서 벽을 짚고 발 뒤꿈치를 들자, 남자들이 자지를 박아대는 곳이 정확히 유안의 허리 높이에 닿았다.
"역시 프로다워. 마음에 들어."
그렇게 말하며 유안은 호두의 치마 안쪽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팬티를 잡아 끌러내렸다.
색기없는 하얀 팬티가 호두의 발목에 걸렸다. 그리고 치마를 걷어올리자 새하얗고 둥근 엉덩이가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유안은 들뜬 숨을 내뱉었다. 이런 순간이 짜릿해서 견딜 수 없었다. 여자들이 자신을 두려워하고, 그러면서도 얻어맞지 않으려 조용히 입을 다문 채 다리를 벌리는 순간이 말이다.
그러한 희열을 반영한 듯, 유안의 바지는 터질 듯이 불룩하게 솟아 있었다.
유안은 천천히 지퍼를 열었다. 그러자 그 틈으로 커다란 자지가 튕기듯이 꺼내져나왔다. 크고 곧게 뻗은 자지는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뜨거웠고,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 한눈에 봐도 한계까지 부풀어오른 상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저런게 방금 전까지 어떻게 바지 안에 들어가 있었는지 모를 정도였다.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어깨 너머로 그 모습을 본 호두의 동공이 떨려왔다. 그 모습을 보며 유안은 자존감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이 별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유안도 알고 있었다. 고작해야 창관의 계약직 경호원에 불과했으니. 하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워 하는 것이 있었다. 자신의 반반한 얼굴과 늠름한 자지였다. 둘 모두, 여자들을 마음대로 갖고노는데 매우 도움이 되는 자질이었다.
가끔 몇몇 역겨운 게이 새끼들이 자신의 얼굴을 보고 집적거리거나 은근히 엉덩이를 주무를 때에는 짜증이 났지만, 주먹질 몇번이면 그런 놈들은 금세 꼬리를말며 도망쳤다. 이 성채에서 남성성을 포기한 패배자들이 자신과 싸울 수 있을리가 없는게 당연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유안은 자신의 자랑거리중 하나인 커다란 자지를 호두의 아랫입에 갖다댔다.
"......콘돔."
호두가 기어들어가는듯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유안은 그 말을 무시했다.
자지 끄트머리가 아무런 피임구도 끼우지 않은채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오려하자, 호두는 망설임 끝에 다급히 양말 안쪽에서 콘돔을 꺼내어 내밀었다.
"준비성이 철저하군."
유안이 콧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그리고 받아든 콘돔을 아무렇게나 내던졌다.
콘돔 같은건 질색이었다. 어차피 콘돔이 없어도 임신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창관의 여자들이 꼬박꼬박 피임약을 챙겨먹고 있는 것을 유안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창관주들은 철저했다. 여자들이 임신하면 매출이 줄어든다. 관리자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창관주들은 경호원을 고용하는데 드는 지출은 줄여도, 피임약을 사는 것은 허락해 주었다. 자신들의 돈벌이 수단을 유지하기 위해서.
유안은 콘돔을 끼지 않은 그대로의 자지를 쥐고 호두의 엉덩이 아래를 향해 가져갔다. 불처럼 뜨거운 그 끄트머리가 몸에 닿자 호두가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몇번 미끄러진 후에야 유한의 자지가 균열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틈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오는 그 감촉에 호두는 헉 하고 신음이 흘러나오려는 것을 이를 악물고 간신히 참아냈다. 하지만 뱃속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몸이 가늘게 떨리는 것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호두의 엉덩이와 허리가 떨리는것을 내려다보며 유안이 말했다.
"맨날 바깥의 추잡한 돼지새끼들한테만 깔리다가 나한테 박히니까 어때?"
"개소리. 말고. 빨리. 끝내."
유안이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호두의 말이 뚝뚝 끊겼다.
정사(情事)의 냄새와 열기가 좁은 창고 안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호두는 어금니를 꾸욱 악물었다. 유안의 움직임은 거칠고 난폭했지만, 커다란 자지가 뱃속을 푹푹 찔러올 때마다 오싹오싹한쾌감이 밀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유안은 어렸지만 몸은 탄탄했고, 자신에게 닿는 모든 곳이 단단했다. 건강하고 성욕이 왕성한 남자라는게 온몸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호두의 무릎이 후들거렸다. 자지를 받아들이기 위해 한껏 치켜들었던 엉덩이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아래로 처지고 있었다.
"똑바로 안해?"
그렇게 다그치며, 유안은 손을 들어 호두의 엉덩이를 때렸다. 짝, 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손자국이 남았다. 호두의 입에서 흐윽거리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유안은 한 번으로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엉덩이를 때릴 때마다 호두의 몸이 움찔거리며 유안의 자지를 조여왔다.
"잠깐ㅡ"
호두가 숨을 헐떡이며 손을 내저었다.
"또 무슨 핑계를 대려고."
"자극이...... 쾌감이 너무 강해."
자신의 자지가 너무 좋아서 힘이 풀렸다는 말에 유안의 머릿속이 희열로 가득 찼다. 그 기쁨에 순간 하마터면 왈칵 사정할 정도였다. 여자의 몸 안에 정액을 잔뜩 쏟아붓고 싶은 거부할 수 없는 욕망ㅡ유안은 그 욕망을 황급히 허리를 뒤로 빼는걸로 간신히 참아넘겼다. 뱃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자지가 한번에 쑤욱 하고 뽑혀나가는 느낌에 호두의 입에서 흐윽, 하고 신음이 흘러나왔다.
"앉아."
간신히 사정의 고비를 참아넘긴 유안이 헐떡이는 호두를 향해 말했다.
호두는 유안의 지시대로 돌아앉아 벽에 등을 기댔다. 유안이 양 손으로 호두의 다리를 쥐고 들어올리자, 조금 전까지 자신의 자지를 빨아주던 아랫입이 천천히 벌어졌다. 유안은 그 벌어진 틈으로 젖어서 미끈거리는 자신의 자지를 다시 삽입했다.
이제 서로를 마주하는 체위로 또다시 섹스가 이어졌다.
계속해서 범해지는 와중에도 호두는 손을 들어 자신의 얼굴을 필사적으로 가렸다. 하지만 유안이 손목을 잡아채자 얼굴을 보이는 수 밖에는 없었다.
드러난 그녀의 얼굴을 본 유안의 자지가 움찔했다. 풀린 눈빛과 얼굴, 그리고 섹스의 열기로 달아오른 뺨은 그녀가 느끼고 있는 쾌감이 진짜라는걸 증명했다. 창관의 여자들이손님을 받을때 흔히 보이는 연기 따위가 아니었다.
"위에도 벗어."
유안의 명령에 호두는 떨리는 손으로 위에서부터 단추를 하나하나 풀렀다. 하지만 유안은 인내심이 부족했고, 그 짧은 순간 조차도 기다릴 수 없었다.
우악스런 손길로 호두의 옷깃을 움켜쥔 유안은 그대로 옷을 찢었다. 끊어진 단추가 이리저리 튀었다. 그러자 헐렁한 블라우스에 숨겨져있던 탐스러운 가슴이 모습을 드러냈다. 브래지어는 없었다. 머리부터 허리까지, 호두의 상반신은 전부 그녀의 얼굴처럼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유안은 한 손 가득 호두의 가슴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호두의 입에서 황홀감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렇게 좋아?"
호두는 유안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유안이 턱을 잡고 들어올리자 얼굴을 마주하는 수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둘의 시선이 교차하는 순간, 호두의 아랫배가 크게 움찔했다.
마치 자지를 움켜쥐는듯한 그 느낌에 유안은 속으로 웃음을 흘렸다.
여자들은 다들 이랬다. 처음에는 자신의 요구에 굴욕감을 느끼거나 두려워 하면서도, 정작 범해지기 시작하면 기뻐하면서 더더욱 다리를 벌려왔다. 돈을 받고 하는 섹스보다 잘생기고 몸 좋은 남자에게 강간당할 때 더 기뻐한다는 뜻이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애초에 암컷들은 그렇게 설계된 존재들이니.
그 사실에 감사하며, 유안은 호두와 시선을 맞춘 채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대답해. 좋아?"
유안이 재차 다그치자 호두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입으로는 연신 좋아, 좋아, 하는 말을 되풀이하는 채였다.
황홀한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것은 호두 뿐만이 아니었다. 유안 또한 몰려오는 쾌감에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어가고 있었다. 삼일만에 하는 섹스는 첫 섹스를 경험했을 때 이상의 흥분을 일으켰다. 이 끝에 찾아올 사정이 얼마만큼의 쾌감을 가져올지 상상하면 무서워질 정도였다.
반쯤 의식을 놓은 채로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는 와중에도 유안은 한 손으로 호두의 클리토리스를 자극했다. 커다란 자지가 자궁구를 꾸욱꾸욱 짓누르는 쾌감과 클리토리스의 쾌감이 동시에 호두의 머릿속을 헤집기 시작했다.
"가ㅡ 갈 것 같아."
호두의 다급한 손이 유안의 단단한 어깨를 더듬었다. 유안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듯, 한층 더 빠르고 격정적으로 허리를 움직여 호두의 뱃속을 마구 찔러댔다.
뒤이어 절정이 찾아왔다.
호두의 입에서 일그러진 소리가 터져나왔다. 아무런 단어도 의미도 담지 못한, 비명 혹은 탄성에 가까운 소리. 하지만 그 소리는 순도 높은 절정의 기쁨을 한가득 담고 있었다.
절정의 황홀함에 휩싸여 몸을 떨며 계속해서 교성을 내뱉는 호두의 모습.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허리를 움직이던 유안의 입에서도 자신도 모르게 짧은 숨이 터져나왔다.
아직 자신의 자지는 사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유안은 직감했다. 이제 지금 시점에서 아까처럼 사정을 참아넘기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0.1초 뒤에 예정된 사정의 순간은 그 어떤 방법으로도 되돌려놓을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곧이어 유안에게도 짜릿한 쾌감이 몰려왔다. 자지와 불알을지나 허리까지 오싹오싹하게 만드는 감각. 그 감각에 유안의 입에서도 흐윽, 하고 마치 암컷같은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어서 자신의 불알이, 한계까지 꾹꾹 억눌러 두었던 정액을 펌프질해 주욱주욱 퍼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근 3일동안 쌓여있던 젤리같은 정액이 요도를 통과하는 모양이 머릿속으로 그려질 정도였다.
그리고 마침내, 유안의 자지가 힘차게 움찔하며 정액을 뿜어냈다.
그것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불알과 자지가 협동하여 펄떡펄떡 뛸 때마다, 짙은 정액이 자궁구에 입을 맞춘 요도에서 뿜어져나와 자궁 안의 벽을때리며 하얗게 물들였다.
그 과정에서 유안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다. 한껏 민감해진 귀두가 자신의 뇌수에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쾌감, 그 마지막 잔향 한방울까지 뽑아낸 유안의 얼굴은 호두 만큼이나 풀어져 있었다. 헤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가 힘없이 흘러나와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사정을 마친 유안의 몸은 그대로 호두 위로 쓰러졌다.
침묵이 방 안을 채웠다. 조금 전까지 이어지던 교성도 자취를 감췄다. 대신 마치 방금 전력질주를 마친듯, 폐 끝까지 숨을 빨아들이는 남녀의 헐떡임만이 들려왔다.
호두는 몽롱하게 풀린 눈을 감았다. 손님을 받으면서는 느끼지 못했던, 오랜만의 제대로 된 절정이었다. 탈진한 유안이 자신의 위에 쓰러진 채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있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게 절정 후의 여운에 빠져있던 호두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시간을 헤아렸다. 방을 비운지 이십분 쯤 되었을까. 방에 혼자 있을 셴을 생각하자 불안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어디 가?"
자신을 밀어내고 몸을 일으키는 호두를 향해 유안이 물었다.
"끝났잖아. 나 빨리 가봐야 해."
"안 되지."
유안은 호두의 팔을 잡아끌었다.
"그 빌어먹을 살인사건 때문에 삼일 동안이나 못했어. 원래대로라면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해야 한단 말야."
유안은 자신에게 그럴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섹스는 가능한 많이 하는게 좋은 것이다. 자신처럼 성적인 능력이 왕성한 남자에게는 하루에 한 번도 부족하다. 그나마 줄인 숫자가 하루에 한 번인 것이다.
하지만 호두는 그렇게까지 유안의 요구에 응할 생각이 없었다.
"그만좀 해."
호두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유안을 밀쳐내고는 어느샌가 벗어던진 자신의 팬티를 주워들었다.
자궁이 미처 빨아들이지 못한 정액이 몸 박으로 흘러나왔다. 호두는 자신의 다리를 타고 진득하게 흘러내리는 정액을 팬티로 닦아냈다.
"진짜 가려고?"
"그럼? 볼일도 다 끝났는데, 내가 남아서 너같은 놈 자지까지 빨아줄 거라 생각했어?"
호두가 유안을 향해 냉소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라는 족속들은 아무리 폭력적인 사람이더라도 일단 한번 사정시켜주고 나면 잠잠해진다는 사실을 호두는 잘 알고 있었다. 이미 한가득 사정한 유안에게 더이상 위축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그런 모습도 잠시 뿐이었다. 뒤따라 일어난 유안이 쫒아와 팔을 잡아채자 호두의 입에서 고통스런 신음이 흘러나왔다. 유안은 창고의 낡은 매트리스 위로 호두를 쓰러뜨렸다. 스프링이 나간 매트리스에서 먼지가 풀풀 피어올랐다.
유연은 마구 소리지르는 호두의 위에 올라타 입을 막았다. 호두는 마구 팔다리를 내저으며 저항했다. 세워져있던 밀대와 빗자루들이 둘의 몸싸움에 휘말려 와르르 쓰러졌다.
호두는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나름 경비원인 유안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자신의 밑에 깔린 채 발버둥치는 호두의 모습을 내려다보는 유안의 자지는 어느새 다시 크게 부풀어 있었다.
이미 한 차례 사용한 호두의 아랫입을 유안의 자지가 재차 파고들었다. 이미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있었기에 삽입은 쉬웠다.
유안의 자지가 뿌리 끝까지 자신의 몸 안을 채우자, 마치 덫에 걸린 사슴처럼 몸부림치던 호두의 저항이 천천히 잦아들었다. 헐떡임과 억누른 흐느낌만이 간헐적으로 흘러나올 뿐이었다.
"뭐 해? 가봐야 한다며. 포기한거야?"
호두를 내려다보며 유안이 빈정거렸다. 목소리에는 은근한 조롱이 잔뜩 배어 있었다.
"대답 안 해?"
유안이 허리를 움직여 자지로 자궁을 쿡 하고 찔렀다. 호두의 입에서 윽, 하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할게,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진작 그랬어야지.
유안은 히죽 웃으며 계속해서 호두의 뱃속을 찔러댔다. 그럴 때마다 호두의 입에서 윽, 윽, 하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아까전 절정할 때 내던 황홀감을 담은 탄성이 아닌, 순수한 고통과 압박감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이었다.
삼일 만의 첫 사정이 인생에서 꼽을 정도로 황홀했던 탓에, 두 번째 섹스는 아까만큼 짜릿하지는 않았다. 대신 유안은 자지에 느껴지는 자극보다 여자를 울리며 자궁을 괴롭히는 쾌감을 만끽했다.
그러면서 유안은 생각했다. 아까 전의 섹스가 뭐가 부족했는지 몰랐는데 이제야 깨달았다. 역시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섹스는 침대 위에서 하는게 최고다. 비록 침대는 아니고 고장난 매트리스였지만, 딱딱한 콘크리트 바닥 보다는 훨씬 나았다.
앞으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딴 창고가아닌, 방에서 만나야겠군.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유안은 천천히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한 차례 사정해서 성감이 둔해져 있으니 자극이 더 필요하다. 유안은 아까보다 더 급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호두가 내뱉는 고통스런 신음의 주기도 짧아졌다. 하지만 그런건 유안이 신경 쓸 바가 아니었다. 허리를 움직이는 페이스를 한껏 끌어올리자, 또다시 오싹오싹한 쾌감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유안이 정신을 놓고 연신 허리를 움직이던 와중에, 끼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낡은 창고 문이 천천히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