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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산마신-78화 (78/226)

< 31, 화산(華山). (3) >

혈천궁에서 투입된 궁도들은 열화대 소속이다.

그리고 열화대주(熱禍隊主)만이 주원경에 들어선 상태였다. 그는 이훤의 등장으로 인해 수하들이 모두 당했음을 인지했다. 하지만 무덤덤한 표정으로 부궁주를 돌아보며 명령을 기다렸다. 부궁주 또한 이훤의 난입이 갑작스러웠을 뿐 놀라지 않았다.

“저 자 입니까?”

밀법대종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수염을 쓰다듬더니 고개를 내저었다.

“반노환동이라도 했으면 모를까, 저 놈은 아니지.”

하지만 일견하기에도 초절정에 근접한 고수처럼 보였다. 나이와 무위를 바탕으로 추론해 본 결과 흑의가 말했던 자가 떠올랐다.

‘흑의가 탐내는 자가 저 놈이란 말이지?’

밀법대종사는 묘한 질투심에 사로잡혔다.

여자로 이뤄진 사군사도와 흑의가 속한 사색사도는 모두 남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림혼요술에 잠식당한 이상 흑의의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흑의도 없으니 여기서 죽여 버리면 딱 좋겠군.’

부궁주는 밀법대종사의 눈에 살기가 스쳐가는 순간 오등검작(五等劍爵)을 향해 손가락을 튕겼다.

“죽여라.”

오등검작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검을 뽑아들었다.

부궁주는 이미 이훤의 죽음을 확인한 사람처럼 열화대주를 향해 턱짓을 했다.

“자네는 안을 더 살펴보게.”

“존명!”

이훤은 뒤늦게 안정을 되찾았다.

주원경의 진법이 부서지고, 폐관수련장의 입구는 뜯겨 있지 않았던가. 하여 이미 망아취자의 신상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줄 알았다. 한데 놈들의 대화를 듣고 보니 망아취자는 이미 폐관을 끝낸 듯 보였다.

‘하긴 밖에서 깼으면 파편이 안쪽으로 향했겠지.’

이훤은 헛웃음을 지었다.

솥에서 끓고 있는 고깃덩이를 보고 안주라고 착각한 게 불과 일각 전이다. 한데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또다시 실수를 할 뻔했다. 혈륜으로 인해 만들어진 평정심이 흔들릴 만큼 이곳이 소중하다는 의미였다.

“자다가 당할 양반도 아니고.”

팽팽하게 당겨졌던 근육을 풀었다.

양 손을 늘어트린 채 자연스럽게 혈륜을 끌어올렸다.

“이제 신경 쓸 것이 없으니······.”

꽈드득-

주먹을 말아 쥐는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손목을 감싸고 있던 팔찌가 햇볕을 받은 눈처럼 녹아내리는 것이 아닌가. 팔찌는 팔황무극존의 비밀 수련장에서 발견한 기물이다. 팔찌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천공혈륜겁을 주입하면 자유자재로 모양이 변했다.

“이거나 시험해봐야겠다.”

주먹을 쥐락펴락 하는 순간 팔찌가 손등과 손바닥, 손가락을 감쌌다. 마치 매미 날개처럼 얇고, 반투명했으며 깃털처럼 가벼웠다. 무엇보다 태어날 때부터 끼고 살았던 것처럼 자연스럽기만 했다.

이훤은 잔뜩 몸을 웅크리고 있는 오등검작을 향해 웃었다.

“안 와?”

하나 검총에서 특급 대우를 받던 낭인이라면 백전노장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이훤의 기세와 기물을 경계하며 천천히 다가왔다.

이훤은 그런 그들을 보며 치아까지 드러낸 채 환히 웃었다. 회귀 전 검총과의 인연을 논하자면 열병의 술도 부족할 터였다. 때로는 의뢰를 하여 동료처럼 지냈고, 때로는 적으로 만나 목을 베야 했다.

‘칼 위를 걷는 자들이니 경계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그러니 익숙해지기 전에 억누른다면 오히려 분란이 일어날 것이야.’

짧은 생각을 마무리하는 순간 먼저 튀어나갔다.

사람들이 검총의 고수들을 고평가하는 이유는 하나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의뢰를 완수하며, 끊임없는 실전으로 인해 사람이 아니라 검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나 사람은 검이 될 수 없고, 진정한 검이 되려면 신검합일의 경지라도 이뤄야 했다. 그러나 우습게도 초절정 고수의 상징인 신검합일을 이룬 자가 낭인 생활을 할 리가 없지 않은가.

“결국은 그 나물에 그 밥이잖아!”

이훤은 목표로 삼은 낭인 앞에서 뛰어올랐다.

팟!

이것은 이로움을 버리고, 손해를 감수하는 행위였다. 허공에 뜬 자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딤 발을 삼지도 못하고, 힘을 제대로 전달할 수도 없으니 강호초출이나 할 법한 실수였다.

“막는다.”

하나 오등검작은 이미 이훤을 경계하고 있지 않던가.

그렇기에 빈틈이 보였음에도 수세를 택했고, 그것은 곧 거리가 사라짐을 의미했다. 가슴을 활짝 펴고, 팔꿈치가 어깨 뒤로 한껏 젖혀졌다. 그리고 그 주먹이 빛살처럼 내리꽂히는 순간 초식이나 힘의 배분은 중요치 않았다.

권강(拳罡).

강호의 생리는 강자존이 아니던가.

강자가 된다면 무엇을 해도 옳았다.

이훤의 주먹이 지금은 강자였다.

쩡!

오등검작 중 중앙에 위치한 백검이 검사를 흩뿌리며 공세를 해소하려 했다. 하나 비슷한 수준이어야 공방을 주고받는 법이다. 강기에 휘감긴 주먹은 백검의 검을 쪼개버렸고, 여세를 몰아 백검의 안면을 강타했다.

콰직!

몸뚱이는 그대로 있거늘 머리가 통째로 터졌다. 뒤늦게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고, 그 후에야 몸뚱이가 뒤로 넘어갔다. 살아남은 낭인들은 한순간 경악을 금치 못한 채 진저리를 쳤다.

그도 그럴 것이 그들은 십 년 간 연수합격을 준비하면서 눈짓만으로도 상대의 의중을 파악했으리라. 그러니 백검이 수비를 택하는 순간 이훤의 동선을 예측하고, 효율적인 검로를 추적했으며, 나아가 상대를 죽일 수 있는 방법까지 선택했다.

한데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다.

애초에 그들이 알고 있던 상식 자체가 무의미했다.

그들은 예전에도 초절정 고수를 상대한 적이 있었다. 시간을 끌기도 했고, 심지어 죽인 적도 있었을 정도였다. 하나 그 어떤 초절정의 고수라고 해도 이처럼 아무 준비 없이 강기를 발출하지 못했다.

“비칠! 사상! 오교!”

이훤은 저들끼리 떠들어대는 걸 귓등으로 흘렸다.

검진이든 뭐든 간에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힘이다. 힘으로 억누르고, 힘으로 깨부수고, 힘으로 돌파하는 것이 가능했다.

- 힘만 있다면.

- 압도적인 강자라면.

이훤은 저들에게 있어서 압도적인 힘을 지닌 진짜 강자였다. 그의 신형이 암천군림보를 극성으로 펼치는 순간 좌우로 찢기듯 나뉘었다. 그리고 후검과 자검이 동시에 피를 토하며 튕겨나갔다. 붉은 인영이 한차례 일렁이는 순간 남검의 얼굴이 뭉개졌고, 튕겨나간 후검과 자검은 단전에 구멍이 뚫렸다.

타탓!

이훤은 가볍게 뜀뛰기를 한 사람처럼 제자리로 돌아와 오등검작의 수장인 공검을 마주했다.

“내가 십 년 후에 검총과 몇 번 어울렸거든. 그 때 너희같은 자들은 고작 해야 일급 정도였어.”

공검은 동료의 허망한 죽음에 이어 이훤의 알 수 없는 말을 듣는 순간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상대가 자신을 능멸한다고 여긴 게다.

“흥! 단순히 내공만 가지고 세상을 종횡할 수 있을 것 같은가? 너 같은 자는 분명 오래 가지 못하고, 들판의 이름 없는 시신이 될 것이다.”

이훤은 코웃음을 쳤다.

“조언 고맙고요. 유언은 그게 끝?”

“놈!”

공검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하나 여전히 한 걸음도 떼지 못했다.

이훤은 빙긋 웃었다.

“이번에도 내가 갈게.”

*

부궁주는 아예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오등검작의 패배를 지켜봤다. 오히려 밀법대종사가 탄성을 흘리며 이훤의 강기를 눈여겨봤을 정도였다.

“제가 상대하지요.”

“희한한 놈이야. 초절정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해. 아예 다른 종처럼 보이는군. 그런데 자네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

부궁주는 눈을 가늘게 떴다.

“힘자랑하는 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상대도 해봤고요. 청아.”

북리청은 우두커니 서 있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린 듯 대꾸했다. 부궁주는 그 모습에 옅은 한 숨을 흘린 후 한 마디를 남겼다.

“너도 들어가서 찾아봐라. 오늘 일이 끝나면 우리는 다시 대막으로 돌아가 재정비를 해야 한다. 그러니 화산파라도 몰려오기 전에 돌아갈 준비를 하여라.”

“예, 예.”

밀법대종사는 패배를 염두에 두지 않는 부궁주를 보며 박수를 치며 감탄했다. 하나 이훤을 향해 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묘한 눈빛을 내비쳤다.

‘일이 점점 이상하게 진행되는 걸?’

그는 슬쩍 주변을 둘러봤다.

흑의인을 비롯해 천룡전의 수뇌부들은 언제나 일을 처리할 때 개입하는 걸 즐겼다. 백의인이 문후로 변장하여 개미굴에서 시간을 보내고, 애매가 백매선자라는 이름으로 화청궁을 운영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흑의인도 어딘가에서 이곳을 지켜보고 있을 터였다.

‘여기가 제일 높거늘 어디에 있을까?’

반면 이훤은 자신에게 다가선 부궁주에게 턱짓을 했다.

“저쪽은 같은 편이면서 딴청을 피우고 있는 걸?”

부궁주는 여전히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이훤을 앞에 두고도 기습을 경계하지 않고, 팔목의 끈을 잘랐다. 소매가 나풀거리지 않게 묶어 놓은 끈을 자르는 순간 묘한 일이 벌어졌다.

소매 속에서 붉은 모래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닌가.

“자네를 죽이고, 가서 물어보도록 하지.”

이훤은 부궁주의 도발에도 혈사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희한한 걸 들고 다니네.”

“혈인사라고 하네. 본궁의 신물이지.”

“아! 들은 적이 있어. 살아 움직이는 모래라지?”

부궁주는 혈천궁의 비기를 이훤이 알고 있음에도 놀라지 않았다. 혈인사(血引沙)는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바람과 같았기 때문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니 한 번 경험해보게.”

그가 소매를 떨치는 순간 혈인사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뭉쳐들더니 채찍처럼 움직였다.

“나도 비슷한 게 있어서 말이야.”

이훤은 히죽 웃더니 양 손을 맞댔다.

혈륜을 끌어올리는 순간 손을 감싸고 있던 투갑이 녹아내리더니 이내 길게 늘어졌다. 양 손을 벌리는 만큼 엿가락처럼 늘어지더니 기다란 막대기가 되었다. 그것을 양 손으로 누르는 순간 손잡이도 없고, 보호구도 없었지만, 얇게 펴진 투갑은 명백한 검의 형태를 취했다.

“너도 한 번 경험해봐.”

검을 떨치는 순간 붉은 안개가 불길처럼 일어나며 혈인사와 부딪쳤다.

쩡-

한순간 공간이 출렁거리는 듯했다.

강기의 충돌이 아님에도 기의 운용이 극한에 이르렀기에 주변 공간까지 영향을 받았다.

“재미있군.”

“재미없게 만들어줘야겠네.”

이훤이 씹어뱉듯이 한 마디를 건넨 후 암천군림보를 펼쳤다. 그의 신형이 두 개에서 네 개로, 이내 여덟 개로 나뉘는 순간 혈인사의 끝이 갈피를 잃었다.

쇄애애애애액!

마치 팔방에서 여덟 명이 동시에 검을 내지르는 듯했다.

부궁주의 표정이 처음으로 일그러졌다.

그는 혈인사를 수습한 후 전방에 흩뿌리며 방패로 삼으려 했다. 하나 혈륜의 기운은 곧 대자연의 기류와 일맥상통하지 않던가. 혈륜이 스며드는 순간 혈인사는 응집력을 잃었고, 바람에 휘감겨 흩어졌다.

촤악!

부궁주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상체를 비트는 순간 검이 어깨를 훑고 지나갔다. 후끈한 열기와 함께 피가 어깨를 타고 흘렀다.

이훤은 가볍게 내려선 후 부궁주에게 말을 건넸다.

“나는 한 가지 감정만 내비치는 새끼들이 제일 싫어. 이제야 당신이 사람처럼 보이는군.”

부궁주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이훤은 그런 부궁주를 앞에 두고, 그가 그랬던 것처럼 한눈을 팔았다. 혈륜을 해제하는 순간 검이 녹아내렸고, 한순간 팔찌의 형태를 취했다.

촤라라라락!

“그걸 풀어?”

“어, 없는 게 낫겠어.”

부궁주의 입술이 꿈틀거렸다.

투갑은 누가 봐도 인세에 보기 드문 기물이었다.

그런 것을 해제하고 상대한다니 자존심이 상한 게다.

“거만하구나.”

이훤이 주먹을 말아 쥐는 순간 혈륜이 재차 불길처럼 타올랐다. 투갑을 써보고 확신했다. 제법 신묘하고, 인세에 드문 기물이지만, 효용성은 크지 않았다. 이미 몸뚱이 자체가 혈륜으로 인해 완벽(完璧)해진 상태였다. 거기에 이물질을 대고 있으니 오히려 역효과가 날 뿐이다.

“나는 그래도 돼.”

*

밀법대종사의 미간에 깊은 고랑이 생겼다.

“끝났군.”

그는 이훤과 부궁주의 대치를 보고 이미 승패를 예상했다. 하나 북리청으로서는 밀법대종사의 한 마디에 마음에 들지 않았으리라.

“그게 무슨 말입니까?”

“흠, 너는 안에 들어가서 쓸 만한 걸 찾으라고 하지 않았던가?”

“무슨 말인지 먼저 대답하세요.”

밀법대종사는 주제도 모르고 말을 거는 북리청을 보며 웃었다. 그는 북리청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부궁주를 턱짓으로 가리켰다.

“잔재주로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애초에 힘의 격이 다르니 처음부터 결과는 정해졌지.”

그 때 시큰둥한 어조의 한 마디가 들려왔다.

“그런 너는 뭘 믿고 여기서 으스대고 있느냐?”

밀법대종사는 미간을 좁힌 채 슬쩍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자그마한 체구의 노인이 술병을 기울이고 있었다.

‘이렇게 가까이서 술을 마시는데 냄새가 나지 않아.’

그는 본능적으로 노인이 오늘의 목표임을 직감했다.

“당신이 화산의 생존자였던······.”

“내 이름 이야기하면 너 죽어.”

망아취자는 술병을 기울여도 술이 나오지 않자, 입맛을 다시며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그가 손짓을 하는 순간 술병 대신 목검이 자석에 끌리듯 날아왔다.

“생각해보니 안 해도 죽이려고 했네.”

“당신.”

밀법대종사는 뒷짐을 지고 있던 손을 풀고, 내력을 끌어올렸다. 금빛 광휘가 깃든 양 손을 내뻗는 순간 마치 솥뚜껑처럼 거대해진 손바닥이 망아취자의 전신을 찍어눌렀다.

“어.”

망아취자는 자신을 향해 쇄도하는 금장(金掌)을 응시하며 뇌까렸다.

“대수인이네. 너 서장 출신이냐?”

“깨달음이나 내어놓고 뒈지거라!”

밀법대종사가 쌍장을 비트는 순간 전면으로 쇄도하던 금빛 강기가 허공에서 벼락처럼 내리꽂혔다.

망아취자는 몽롱한 눈으로 그걸 지켜보다가 슬그머니 목검을 뻗었다. 동시에 손목을 비트는 순간 노도와 같은 내력이 목검을 타고 번뜩였다.

촤악!

밀종대수인이라는 절예가 반으로 쪼개지며 흩어진다.

“으차!”

망아취자는 한 발을 앞으로 쭉 내밀며 목검을 찔러넣었다. 그 순간 밀법대종사의 이마에 손쓸 사이도 없이 동전만한 구멍이 뚫렸다.

“아, 매화.”

밀법대종사의 이마에서 피와 뇌수가 뒤섞인 채 흘렀다.

그는 마지막 순간 한 송이 매화가 이마에 내려앉는 듯한 환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허허, 새로이 복원된 매화검법이다. 영광으로 알고······.”

망아취자는 염소수염을 자랑스럽게 쓸어내리다 말끝을 흐렸다. 그는 이내 침음을 흘리며 죽은 밀법대종사를 유심히 내려다봤다.

“그런데 이 놈은 누구지?”

< 31, 화산(華山). (3) > 끝

ⓒ 김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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