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05 2. 대왕여우와 스킬북 =========================================================================
* * * *
퍽!
“억!”
둔탁한 소리와 함께 명후는 억소리를 내며 하늘을 날았다.
-쿠어어엉!
하늘을 날아 땅으로 떨어지는 명후를 향해 갈색 곰이 우렁찬 고함을 내지르며 달려왔다. 명후는 자신에게 달려오는 곰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퍽!
그리고 이내 갈색 곰의 몸통박치기가 작렬하고 명후는 재차 하늘을 날았다.
‘뭐 이리 세냐..’
하늘을 날며 명후는 생각했다. 2번의 공격을 받았을 뿐인데 1450에 달하는 생명력이 500으로 줄어있었다. 2번의 공격으로 반절이상의 생명력이 날아가 버린 것이다.
‘객기였다. 객기 역시 8레벨로는 절대로 곰을 잡을 수 없어!’
명후는 곰에게 상대도 안 될 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스텟도 찍었고 괜찮은 무기도 장만했으며 무엇보다 토끼 학살로 인해 자신감이 붙은 명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곰에게 바로 달려 들었던 것이었다.
-쿠어어어엉!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객기였다.
‘도망가자.’
명후는 도망을 치자고 생각했다. 여기서 이렇게 어이없게 첫 죽음을 경험 할 수는 없었다.
퍽 후다다닥!
-쿠어어어엉!
명후는 땅에 떨어진 즉시 일어나 반대편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곰은 자신에게 달려들다가 갑자기 도망을 치는 명후를 보며 크게 포효를 하더니 이내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휴”
자신을 쫓지 않고 느긋하게 돌아가는 곰을 보며 명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여우 잡고 레벨 좀 올려야겠다.”
곰을 잡기 위해선 일단 레벨을 올려야 했다. 지금의 레벨과 상태로 곰을 잡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생각을 한 명후는 떨어진 생명력을 마저 다 회복하고 여우서식지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저벅저벅
“벌써 도착했나?”
얼마 걷지 않은 것 같은데 여우서식지에 도착했는지 여우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명후는 눈 앞에서 자신을 한번 힐끗 보고 어딘가로 움직이는 여우를 첫 사냥감으로 결정했다.
저벅 스악!
-케에엥!
여우에게 다가간 명후는 재빨리 검을 휘둘렀다. 검은 여우에게 명중했고 여우는 울음소리를 내며 명후와의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는 낮게 울더니 이내 명후에게 달려들었다.
스악스악!
명후는 예상치 못했던 여우의 할퀴기를 피할 수 없었고 그대로 공격에 당했다. 그러나 생명력은 많이 달지 않았고, 이정도라면 안심하고 여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명후는 단단한 철검을 위로 번쩍 들며 스킬을 시전했다.
“내려치기!”
빠른 속도로 단단한 철검이 여우를 향해 날아갔다. 여우는 그대로 단단한 철검에 공격을 허용했고 그대로 자리에 풀썩 쓰러졌다.
“...?”
명후는 너무나도 간단하게 죽는 여우를 보며 단단한 철검을 바라보았다. 스킬을 썼다곤 해도 2방 만에 죽을 줄은 몰랐다.
“역시 무기가 좋아야 하구나..”
장비에 중요성을 깨달은 명후는 여우의 시체를 뒤적여 아이템을 습득하고 주위로 시선을 돌렸다. 주위엔 5마리의 여우가 어슬렁 거리고 있었다.
“내려치기!”
명후는 가장가까이 있는 여우를 향해 검을 들어 내려쳤다. 여우는 검에 베이고 처음의 그 여우처럼 울음소리를 내며 거리를 벌렸다가 달려들며 할퀴기 공격을 했다.
“어딜”
명후는 뒤로 한걸음 물러나며 여우의 할퀴기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는 다시 검을 휘둘러 여우를 공격했다.
-켕!
여우는 소리를 내며 다시 뒤로 빠졌다. 처음의 여우와는 달리 이번 여우는 2방에 쓰러지지 않았다.
“어?”
명후는 그런 여우를 보며 살짝 당황했다. 그러나 토끼를 잡을 때도 이런 경우가 있었기에 명후는 다시 한번 검을 휘둘러 공격했다.
-켕!
그러나 이번에도 여우는 쓰러지지 않았다. 같은 여우라고 해도 물론 체력이 다 같지는 않다. 그러나 범위라는 것이 있었다. 처음 여우가 생명력이 가장 낮은 녀석이라고 해도 2방에 죽은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생명력이 높은 여우라고 해도 3방에는 죽어야했다.
-크릉!
그러나 다시 달려드는 여우의 모습에 의아함을 접고 다시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수차례 공방을 주고받고 6번째 검을 휘둘렀을 때였다.
털썩!
[레벨 업!]
레벨 업 메시지와 함께 여우가 쓰러졌다. 명후는 여우가 죽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우의 시체를 뒤적였다.
-큰 여우 꼬리를 습득하셨습니다.
-큰 여우 가죽을 습득하셨습니다.
아이템을 습득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생각해보니 처음 여우에 비해 꽤나 덩치가 큰 녀석이었다.
스윽
명후는 남은 4마리의 여우를 바라보았다. 4마리 중 3마리는 첫 여우와 덩치가 비슷했다. 그리고 남은 1마리는 방금 죽은 여우처럼 덩치가 꽤나 컸다.
“일반 여우 3마리에 큰여우 1마리라..”
저벅저벅
명후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일반 여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재빨리 검을 휘둘렀다.
-켕!
여우는 검에 베이자마자 뒤로 물러났다. 그러나 여우가 공격을 받으면 자신의 반대편으로 거리를 벌린다는 것을 앞서 보았던 명후는 그대로 앞으로 움직이며 다시 한번 검을 휘둘렀다.
털썩!
예상대로 뒤로 물러났던 여우는 재차 날아온 검에 베이곤 쓰러졌다. 명후는 여우가 드랍한 아이템을 줍고 다음 여우에게 다가가 공격하며 여우 사냥을 시작했다.
[레벨 업!]
-큰 여우 꼬리를 습득하셨습니다.
-큼지막한 여우고기를 습득하셨습니다.
계속해서 여우를 사냥하던 명후는 레벨 업 메시지에 드랍 된 아이템을 줍고 사냥을 멈추었다. 그리고는 캐릭터 창을 열었다.
이름 : 명후
국적 : 헬리오카 [제국]
나이 : 22 직업 : 전사
레벨 : 11
생명력 : 1650
마나 : 420
힘 : 45(+5) 민첩 : 12 체력 : 15 지력 : 10 지혜 : 11
보너스 스텟 : 91
여우 사냥을 시작하고 3번의 레벨업을 통해 8이었던 레벨은 11이 되어 있었고 사냥을 통해서 민첩,체력,지혜 스텟이 소폭 상승해 있었다.
“흐음, 이것도 슬슬 찍어야 하는데..”
명후는 보너스 스텟을 보며 중얼거렸다. 보너스 스텟을 전부 사용한다면 더욱 수월한 사냥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함부로 찍을 수 없는 것이 또 스텟이었다. 잘못 찍었다가 이도저도 아닌 캐릭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전사라면 힘이랑 체력인데.. 이걸 무작정 올릴 수가 없으니 원...”
스텟은 기본적인 정보였기에 명후는 알고 있었다. 전사에게 가장 중요한 스텟은 힘과 체력이었다. 그러나 이것을 무작정 올릴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전사라는 직업이 힘과 체력만 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상급 직업으로 갈 때 지혜가 필요한 경우도 있었다. 지혜가 모자라면 상급 직업으로 갈 수가 없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래도 일단... 힘을 올릴까.”
아직 자신의 레벨은 11이었다. 매우 낮다고 할 수 있었다. 현재까지 주어진 보너스 스텟을 전부 힘에 투자한다고 해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았다. 어차피 상급 직업으로 전직하기 까지는 앞으로 많은 레벨업이 남아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앞으로 얻을 보너스 스텟이 많다는 뜻이었고 만일 상급 직업에 필요한 스텟이 부족하다면 그것으로 보충하면 되었다.
“올리자!”
거기까지 생각한 명후는 91개의 보너스 스텟을 전부 힘에 투자했다.
이름 : 명후
국적 : 헬리오카 [제국]
나이 : 22 직업 : 전사
레벨 : 11
생명력 : 3470
마나 : 420
힘 : 136(+5) 민첩 : 12 체력 : 15 지력 : 10 지혜 : 11
보너스 스텟을 전부 투자하고 캐릭터창을 닫은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많이 모였네..”
인벤토리엔 여우의 꼬리, 여우 고기, 큰여우의 꼬리 등 다양한 잡 아이템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번 정리해야 되겠는데.”
인벤토리를 한번 비워야 될 때가 되었다고 생각 한 명후는 인벤토리를 닫고 마을을 향해 걸어갔다.
“얼마나 나오려나..”
토끼 때만큼 아이템이 모인 것은 아니지만 나름 엄청난 양의 아이템이었다. 거기다 토끼보다 레벨이 높은 여우의 아이템이었으니 개당 가격도 더 나올 것이었다.
“길드도 한번 들르고 장비도 맞춰야겠다.”
레벨이 올랐으니 배울 수 있는 스킬이 생겼을 것이었다. 거기다 장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명후는 돈이 되는대로 장비를 맞출 즐거운 상상을 하며 더욱 힘차게 마을을 향해 갔다.
* * * *
마을에 도착한 명후는 바로 상점으로 향했다. 여우에게 얻은 잡템을 팔기 위해서였다.
“오, 자네 왔는가.”
“안녕하세요.”
상점에 들어가자 페른이 기다렸다는 듯이 말했다. 그런 페른에게 명후는 간단한 인사를 하며 다가가 인벤토리에 있는 아이템을 꺼내었다.
“이것들 좀 팔려고 합니다.”
“호오, 어디 보자 여우의 꼬리,가죽. 허허 저번엔 토끼더니 이번엔 여우..헉!”
그러다 페른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명후를 바라보았다.
“이것은 큰여우의 꼬리와 가죽이 아닌가? 허허!”
놀랐다는 듯이 말하는 페른의 입가엔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큰여우의 꼬리와 가죽이 필요하던 참이었는데! 잘됐군!”
명후가 보기엔 그저 똑같은 여우 가죽과 꼬리였다. 다른 점을 찾자면 그 크기가 다르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페른은 그렇지 않다는 듯 입가에 연신 미소를 지은 채 분류를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상등품이 많군!”
분류를 끝낸 페른의 말에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상등품이 많다는 것은 더 비싼 값에 팔린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명후가 미소를 짓고 있는 동안 페른은 분류된 아이템을 보며 계산을 한 뒤 말했다.
“총 1골드 92실버 40브론즈네.”
명후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페른이 건네는 돈주머니를 받았다. 토끼 때보다 아이템양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2배 이상에 가격을 받았다. 거기다 아직 인벤토리엔 여우 고기와 큼지막한 여우 고기가 남아있었다.
꿀꺽
“안녕히 계세요!”
명후는 침을 한번 삼키고 푸줏간을 가기 위해 문 밖으로 향했다. 고기들은 어느 정도의 가격을 받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저기 명후군!”
바로 그때 상점을 나가려던 명후는 자신을 부르는 페른의 말에 걸음을 멈추고 페른을 바라보았다.
“저 내 부탁 하나만 들어 줄 수 있겠나?”
“어떤..?”
“다시 여우를 잡으러 갈 생각이라면 대왕여우의 가죽을 좀 구해다 줄 수 있겠나?”
-띠링!
<대왕여우의 가죽>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페른은 대왕여우의 가죽이 필요하다고 한다. 여우들의 왕인 대왕여우의 가죽을 구해 페른에게 가져다 주자!
난이도 : F+
퀘스트 보상 : 페른과의 친밀도 상승, 가죽 상태에 따른 골드 보상.
퀘스트 거절 시 페른과의 친밀도가 소폭 하락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