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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9화 (9/644)

00009  2. 대왕여우와 스킬북  =========================================================================

스아아아악!

몸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가라앉기 시작했다. 또한 점점 더 강해지는 바람의 압력에 명후는 입을 열 수 없었고 빠르게 변하는 눈 앞 배경을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죽나!’

살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저 한숨이 나왔다. 비록 게임이긴 하지만 추락사를 경험하게 될 줄은 예상하지도 못했다.

‘후우.’

명후는 속으로 깊게 한숨을 내쉬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턱! 스으윽

그러나 이내 무언가 걸리는 소리와 함께 빠르게 변하던 눈 앞 배경이 느리게 변하기 시작했다.

뿌드득

그리고 눈 앞 배경이 완전히 고정 된 그 때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다시 배경이 변하기 시작했다. 잠시 침을 꼴깍 삼켰던 명후는 다시 바람을 가르며 배경이 변하자 속으로 작은 한숨을 내뱉으며 눈을 감았다. 바로 그때였다.

퍽!

[다리에 심각한 부상이 일어났습니다. 이동속도 70%가 감소합니다.]

“...?”

둔탁한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다. 또한 명후는 자신을 압박하던 바람이 사라진 것과 허전했던 아래가 더 이상 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을 감고 마음의 준비를 마쳤던 명후는 곧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륵

명후는 서서히 눈을 떴다. 그리고는 이내 눈앞에 고정되어있는 배경을 보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꼴깍

주위를 둘러 본 명후는 말없이 침을 삼켰다.

“...”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있는 곳은 절벽에서 튀어나와 있는 부분이었다. 그 아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절벽이 이어지고 있엇다. 명후는 재빨리 자신의 생명력을 확인했다.

‘...250.’

스윽

명후는 위를 바라보았다. 절벽에서 튀어나와 부러져 있는 꽤나 굵은 나무가 보였다. 저 굵은 나무가 자신을 살린 것이 분명했다.

“휴우...!”

이내 살았다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 쉰 명후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 여기서 어떻게 나가지?”

산 것은 좋았다. 그런데 이곳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스윽

명후는 위를 바라보았다. 올라가는 것은 불가능했다. 아래를 보았다. 끝도 보이지 않는 절벽이 이어지고 있었다.

“...”

다시 고개를 든 명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고민 할 것도 없었다. 이 상황에서 벗어날 방법을 자신은 알고 있었다. 다시 뛰어내려 죽어 마을로 귀환하는 것.

스윽

“하아...”

다시 아래를 바라본 명후는 끝도 보이지 않는 공허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게임이야. 이런 경험.. 게임이 아니라면 언제 해보겠냐.”

물론 해보고 싶은 경험은 전혀 아니었지만 명후는 조심스럽게 몸을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이내 그 자세 그대로 멈출 수밖에 없었다.

“...!”

등에 가려 보이지 않던 뒤쪽에 구멍이 있었다. 구멍은 꽤나 작았다. 그러나 엎드려 간다면 충분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스윽

명후는 아래를 바라보았다가 재빨리 고개를 들고 구멍을 바라보았다. 명후는 조심스레 포복하며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꽤 넓네?’

그렇게 안으로 들어온 명후는 여전히 엎드려야 했지만 입구에 비해 꽤나 넓은 공간을 보고 미소를 지은 채 계속 해서 나아갔다. 바로 그때였다.

[최후의 비기]

완전히 안으로 들어온 순간 정체를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포복을 멈추고 나타난 메시지를 확인했다.

“...?”

한동안 메시지를 확인하던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언가 느낌은 왔다. 문제는 그 느낌이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일단 가보자.”

명후는 그렇게 중얼거리고 다시 앞으로 나가며 생각했다.

‘뭔가 있어!’

무작정 오긴 했지만 이곳의 입구는 말도 안 되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거기다 ‘최후의 비기’라는 메시지를 보면 이곳엔 무언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  *  *  *

‘...하아.’

입구를 지나 한참이나 기어가던 명후는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에는 무언가 있을 것이라는 호기심과 흥분에 열심히 기었지만 아무리 기어가도 앞은 옅은 어둠만이 가득했다.

스윽스윽

이미 호기심과 흥분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그러나 호기심과 흥분이 사라졌다고 기지 않을 수 없는 명후는 계속해서 열심히 기어 갈 수밖에 없었다. 그저 앞에 길이 있길 바랄 뿐이었다.

‘...어?’

그러다 멀리 내다보던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막혀 있는 느낌인데..’

어두워서 그런지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저 앞쪽 길이 막혀 있는 듯했다.

‘아닐거야...’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명후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계속해서 기었다.

‘...’

그러나 앞으로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확연해지는 모습에 명후의 불안감은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도착한 명후는 옅은 어둠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길을 끝내버린 벽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아니야.”

명후는 자신의 눈이 잘못 된 것이라고 어두워서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앞을 향해 손을 뻗었다.

턱!

“안 돼..”

그러나 뻗은 손에서 느껴지는 딱딱한 감촉은 거짓이 아니었고 명후는 얼이 빠진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명후는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럴 리 없어. 입구도 절벽 한 가운데에 만들어놓고. 최후의 비기라는 멋들어진 메시지까지 나타났잖아!’

명후는 그것들 전부가 이곳에 올 사람에게 단순히 엿을 먹이기 위해 만든 것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눈 앞의 벽은 마음 한구석에서 그러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럴 리 없어! 무슨 장치가 있을 거야!’

쿵쿵쿵쿵

명후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어떤 장치가 있을 거라며 벽을 여러곳 두들겼다. 바로 그때였다.

구그그그그긍

이상한 소리가 나며 벽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명후는 서서히 움직이는 벽을 보며 벽을 두들긴 자신의 주먹을 바라보았다. 진짜 장치가 되어 있을 줄은 몰랐다.

스아아악

이내 벽이 완전히 사라지고 출구가 나타났다. 출구에선 파란 빛이 흘러 들어와 옅은 어둠을 몰아내며 자리를 잡았다.

“...”

사라졌던 호기심과 흥분은 다시 무럭무럭 자라나 온 몸을 가득 채운 상태였다. 명후는 천천히 앞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나왔다...”

곧 명후는 더 이상 엎드리지 않아도 될 정도의 꽤나 넓은 공간으로 나올 수 있었다. 넓은 공간으로 나온 명후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부를 둘러보았다.

파란 빛으로 가득 찬 내부는 넋이 나갈 정도로 아름답고 신비로운 배경을 가지고 있었고 그 한 가운데에 책 하나가 둥둥 떠 있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떨리는 마음으로 책을 향해 걸어갔다.

“후우...”

곧 책 앞에 도착한 명후는 짧게 숨을 내쉬고 여전히 둥둥 떠 있는 책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귀속 아이템입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책에 손을 가져다 댄 순간 뜨는 메시지에 명후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고민 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책을 집었다.

[스킬북 : 힘의 근원을 습득하셨습니다.]

스아아아아악!

책을 집은 순간 습득메시지와 함께 내부를 가득 채우고 있던 파란 빛이 요동을 치기 시작했다. 명후는 갑자기 요동치는 파란 빛에 불안감을 느꼈지만 이내 그 아름다운 모습에 넋이 나가버렸다.

그그그긍

그러다 내부 한 쪽 벽면이 소리를 내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명후는 정신을 차리고 움직이는 벽을 바라보았다.

그그그긍!

이내 벽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며 숨겨져 있던 공간이 나타났다. 숨겨져 있던 공간에는 회색빛의 수정구가 둥둥 뜬 채 자리를 잡고 있었다.

스아아아아악!

바로 그 때 내부에서 요동치던 파란 빛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수정구에 흡수되기 시작했다.

“...”

명후는 끝없이 파란 빛을 흡수하며 회색에서 점점 파란 빛으로 반짝이는 수정구를 보다 곧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스킬북을 바라보았다.

‘힘의 근원..’

스킬을 습득하지 않아 아직 정확한 것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엄청난 스킬일 것 같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스아아악!

이내 파란 빛을 흡수하며 반짝이던 수정구가 한번 빛을 폭사하더니 계속해서 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명후는 스킬북을 인벤토리에 넣은 뒤 기대감에 가득 찬 눈빛으로 수정구를 바라보며 걸어갔다.

‘이건 뭘까?’

명후는 전신을 가득 채우는 흥분과 호기심에 손을 떨며 둥둥 떠있는 수정구에 손을 대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아아악

수정구에서 엄청난 빛이 폭사되며 명후를 휘감았다. 명후는 자신의 온몸을 휘감으며 시야를 가득 채우는 빛에 엄청난 기대감과 함께 특별한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했다.

“...?”

그러나 이내 빛이 서서히 사라지며 보이는 광경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특별한 일이 일어나긴 했다.

“마을이잖아?”

명후는 익숙한 주위 풍경, 마을 풍경을 보며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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