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6 4. 그 여우 =========================================================================
“후..”
곰을 사냥하며 동굴을 향해 가던 명후는 곧 동굴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동굴은 한 점의 소리 없이 조용했다. 명후는 동굴을 보며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스윽
결국 다시 곰을 잡기 위해 뒤로 돌아선 명후는 곰 서식지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크르릉
동굴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명후는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 동굴을 바라보았다.
-크르릉
명후는 다시 한 번 들리는 대왕여우의 소리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대왕여우가 나오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
그러나 얼마 후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왜 안 나와?”
동굴 안에서는 분명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대왕여우는 동굴 밖으로 나오지를 않았다.
“가봐야 되나...”
명후는 결국 직접 동굴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크릉!
-크르릉!
“...?”
그러나 이내 들려오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소리에 명후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명후는 동굴을 쳐다보았다.
“잘못 들었나?”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다시 동굴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크르릉!!
-크릉!
“...”
하지만 다시 들려오는 두 개의 소리에 명후는 걸음을 멈추고 동굴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동굴에서 들려오는 두 개의 소리를 한동안 말없이 듣던 명후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뭐지? 설마 2마리?”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 같았다. 동굴에서 들려오는 2개의 소리는 분명히 대왕여우의 소리였다.
씨익
저벅저벅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동굴을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대왕여우가 2마리라는 것은 분명 믿을 수 없는 일이긴 했다.
그러나 단지 그 뿐이었다. 2마리라고 해서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오히려 대왕여우가 2마리라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있었다.
-크르릉!
-크릉!
“...어?”
동굴에서 이내 싸우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명후는 그 소리에 표정을 굳힐 수밖에 없었다.
“죽으면 안 되는데..”
명후는 동굴로 향하던 걸음속도를 점차 높이기 시작했다.
-크릉..!
바로 그때 대왕여우 한 마리가 동굴에서 뛰쳐나왔다. 명후는 걸음을 멈추고 동굴에서 뛰쳐나온 대왕여우를 보았다. 뛰쳐나온 대왕여우는 옆구리와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는데 아마도 싸움에서 밀려 도망을 나온 것 같았다.
-크릉!
휙!
뛰쳐나온 대왕여우는 앞에서 길을 막고 있는 명후를 보고 잠시 멈칫거리더니 이어서 빠르게 앞발을 휘둘렀다. 그러나 명후는 날아오는 앞발을 신경 쓰지도 않았다. 그저 대왕여우의 상처를 보며 아쉬운 한숨을 내뱉을 뿐이었다.
퍽!
‘200..’
대왕여우의 앞발이 명후에게 작렬했다. 깎인 생명력을 본 명후는 다시 앞발을 휘두르려는 대왕여우에게 바로 주먹을 날렸다.
퍽!
-크..릉
털썩
[레벨 업!]
대왕여우가 쓰러졌다.
-대왕여우의 가죽을 습득하셨습니다.
-대왕여우의 발톱을 습득하셨습니다.
명후는 아이템을 줍고 쓰러진 대왕여우에게서 시선을 돌려 동굴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동굴에서 남은 한 마리의 대왕여우가 뛰쳐나왔다. 뛰쳐나온 대왕여우는 상처하나 없이 깨끗했다.
“오..”
상처 하나 없는 대왕여우를 보며 아쉬움으로 가득했던 명후의 표정이 밝게 변했다.
-크릉?
동굴에서 나온 대왕여우는 쓰러져 있는 대왕여우를 발견하고 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는 쓰러진 대왕여우와 명후를 번갈아가며 쳐다보더니 몸을 낮추고 금방이라도 달려들 자세를 취했다.
저벅저벅
명후는 쓰러진 대왕여우를 지나쳐 자신을 향해 달려들 자세를 취한 대왕여우에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크르릉!
그와 동시에 대왕여우가 명후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명후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대왕여우를 보며 걸음을 멈추고 주먹을 쥐었다.
휙!
이윽고 명후 앞에 도착한 대왕여우가 오른쪽 앞발을 들어 휘둘렀다. 앞서 잡은 3마리의 대왕여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퍽!
대왕여우의 앞발이 명후에게 작렬했고 명후는 깎인 생명력을 확인했다.
‘...800이나?’
다른 대왕여우들과 똑같은 공격임에도 2배 이상의 생명력이 깎여나갔다. 명후는 재차 앞발을 휘두르는 대왕여우에게 다가가 주먹을 날렸다.
퍽! 퍽!
대왕여우의 앞발이 명후에게 작렬한 그 순간 명후의 주먹이 대왕여우의 복부에 작렬했다.
털썩
[레벨 업!]
[레벨 업!]
레벨업 메시지와 함께 대왕여우가 쓰러졌다.
-대왕여우의 가죽을 습득하셨습니다.
-대왕여우의 내단을 습득하셨습니다.
-발톱 열쇠를 습득하셨습니다.
“발톱 열쇠?”
아이템을 다 줍고 난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처음 보는 아이템이었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발톱 열쇠>
대왕여우의 발톱이자 숲으로 가는 열쇠. 일반적인 대왕여우의 발톱과는 달리 발톱 전체에 마력이 흐르고 있다.
발톱 열쇠는 말 그대로 열쇠였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닫고 동굴을 바라보았다.
“저 안 어딘가에 있겠지?”
발톱 열쇠는 동굴 안 어딘가에 쓰이는 것이 분명했다. 명후는 동굴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동굴 안으로 들어온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며 통로를 따라 걸어갔다.
“평범한데...”
동굴 안은 너무나도 평범했다. 무언가 특별하다고 할 만한 것이 없었고 열쇠를 사용할 만한 곳은 더더욱 보이지 않았다.
“이곳이 끝인가...”
통로를 지나 얼마 뒤 동굴의 끝이자 대왕여우의 방에 도착한 명후는 반경 7m 크기의 넓은 공간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두리번두리번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없었다.
“어떻게 할까...”
명후는 다시 곰을 잡으러 갈지 아니면 이곳을 좀 더 탐색 해볼지 고민을 했다.
“찾아보자.”
결국 열쇠를 사용할 만한 곳을 찾아보기로 결정을 한 명후는 처음과는 달리 꼼꼼하게 대왕여우의 방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하아...”
이내 7m 크기의 넓은 공간을 꼼꼼하게 탐색 한 명후는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꼼꼼하게 탐색을 했지만 열쇠를 사용할 만한 곳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특별히 눈에 띄는 것도 없었다.
“그냥 곰이나 잡으러 가자. 나중에 검색해서 찾아보지 뭐.”
명후는 나중을 기약하며 대왕여우의 방 안을 다시 한 번 둘러보고 밖으로 걸어 나갔다.
바로 그때였다.
“어?”
대왕여우의 방에서 통로로 들어선 명후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명후는 대왕여우의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통로 왼쪽에 위치한 벽을 바라보았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확실히 다른 부분에 비해 깊숙이 파여 있었다.
“이거 같은데...”
스윽
인벤토리에서 발톱을 꺼낸 명후는 깊숙이 파여 있는 부분에 발톱을 가져다 대어 보았다. 대보니 파여 있는 부분에 발톱을 넣으면 딱 알맞을 것 같았다.
스으윽
명후는 발톱을 넣었다. 발톱은 원래 벽의 일부였던 것처럼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고 이어서 발톱에 흐르고 있던 마력이 발톱에서 빠져나와 벽을 타고 둥그런 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스아악
곧 둥그런 원이 만들어지고 마력이 원 안을 가득 채우며 환하게 빛을 내뿜었다.
“포탈...”
명후는 자신의 눈앞에 만들어진 포탈을 바라보았다. 포탈 건너편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었다. 포탈 건너편은 아주 위험한 곳일수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포탈을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런 것이 무서웠다면 애초에 이런 노력을 들이지도 않았다.
“가볼까.”
명후는 포탈을 향해 걸어갔다.
스아악
이내 명후와 함께 환하게 빛나던 포탈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췄다.
* * * *
포탈을 지나 건너편에 도착한 명후는 자신의 무릎 까지 올라온 풀과 무성하게 자란 나무로 우거진 주위를 둘러보며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딜까..”
이곳에 대한 정보는 발톱 열쇠에 나와 있던 숲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부터 알아가야 했다. 명후는 일단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저벅저벅
수풀을 헤치며 움직이던 명후는 점점 커져가는 풀과 나무를 보고 자신이 점점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지 못해.’
아무런 정보 없이 깊숙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한 명후는 뒤로 돌아 다시 왔던 길을 돌아가기 시작했다.
스륵
“...!”
그러나 걸음을 옮기자마자 들려오는 소리에 명후는 걸음을 멈추고 숨을 죽였다. 분명 자신이 낸 소리는 아니었다. 소리는 명후와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들려왔다. 명후는 주위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저벅 스륵 저벅 스륵
수풀을 헤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소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명후는 자신의 바로 앞 수풀 건너편에 무언가가 도착했다는 것을 느꼈다. 명후는 침을 꼴깍 삼키며 수풀을 바라보았다.
스륵
그리고 이내 수풀을 헤치며 수풀 건너편에 있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 작품 후기 ============================
광휘빛천사,kumada, dark2black / 감사합니다!
랑고 / 사람은 절망을 통해 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Cloudweb,생각찾기 / 그럴 수도 있겠죠?
라무데 / 회피라는 스텟이 따로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