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8 10. 스킬의 맛 =========================================================================
틸토의 입에서 거대늑대라는 단어가 나오자 명후는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명후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래, 거대늑대. 괴물여우의 강철발톱이 강철만큼 단단하다면 거대늑대의 발톱은 강철을 가를 만큼 절삭력이 뛰어나다네. 그래서 말인데...”
틸토가 살짝 말끝을 흐리며 명후를 보았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거대늑대의 발톱 30개만 구해다 줄 수 있겠는가?”
<틸토의 부탁3>
틸토는 요즘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철도 가를 만큼 절삭력이 뛰어난 거대늑대의 발톱이 필요하다고 한다. 틸토를 대신하여 거대늑대의 발톱을 구해다 주자!
[거대늑대의 발톱 : 0 / 30]
난이도 : D
퀘스트 보상 : ???, 틸토의 비밀
* * * *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가상현실 게임 ‘전설’을 만든 ‘명경’의 본사 소회의실에는 5명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야기의 주제는 ‘전설’의 직업 밸런스였다.
“이런 건 좀 고쳐져야 될 것 같다고 하네요.”
“맞아요. 그 부분은 어서 조정해야 될 것 같네요.”
“알겠습니다.”
3명이 말을 하고 2명이 듣고 대답하는 형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었다.
‘하...’
이야기를 듣고 대답하는 2명중 1명인 김무웅은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앞에서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는 3명을 보며 생각했다.
‘그렇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 이 양반들은..’
말처럼 쉽게 바꿀 수 있었으면 진작 조정했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게 아니다. 일단 조금만 변경해도 나비효과처럼 수많은 변수가 일어난다.
“전 이상입니다.”
“저도요.”
이제 할 말이 다 끝났는지 이야기 하던 3명이 입을 다물었다. 김무웅은 입을 다문 3명을 보고 회의를 끝낼 때가 됐다고 생각을 했다.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김무웅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회의실에서 빠져나왔다. 같이 이야기를 듣던 장무열이 그 뒤를 따라나왔다.
저벅저벅
“하, 정말 지랄 같다.”
장무열이 중얼거렸다. 근데 그 중얼거림이 조금 컸다.
스윽
김무웅은 혹시나 누구 들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을 했다. 다행이 사람은 없었고 김무웅은 장무열을 보며 말했다.
“목소리 좀 낮춰라. 누가 듣겠다.”
“뭐 내가 틀린 말했냐? 어휴, 진짜 말하면 뚝 이루어지는 줄 알아. 우리가 무슨 램프의 요정이야?”
그렇게 말하는 장무열의 목소리는 이미 상당히 작아져 있었다. 김무웅은 그런 장무열의 모습에 피식 미소를 짓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다다다닥
“팀장님!!! 큰일났습니다!”
바로 그때였다. 한 사내가 김무웅과 장무열을 향해 뛰어오며 외쳤다. 김무웅과 장무열은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다시 사내를 바라보았다.
“헉헉. 큰일.. 헉헉.”
김무웅과 장무열의 앞에 도착한 사내는 숨이 차는지 헉헉 될 뿐 말을 하지 못했다. 김무웅은 사내를 보며 말했다.
“일단 숨부터 돌리고. 뭐가 큰일났다는거야?”
“헉..헉. 그게.”
김무웅의 말에 숨을 돌린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떤 큰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뭐?”
숨이 찰 정도로 큰일이 났다며 뛰어왔다. 그런데 모르겠다니? 김무웅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사내를 보며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큰일이 났는데 무슨 큰일인지 모르겠다니?”
김무웅의 말에 사내는 침을 꼴깍 삼키고 말했다.
“그..그게 예전에 저한테 알려주신 거 있지 않습니까? 지금은 할 필요 없고 3~4달 뒤부터 꾸준히 체크하라고 하신 거? 체크 하는 법 까먹을 까봐 오늘 한번 체크해봤는데.. 블랙 코드가 2개 떴습니다. 그때 블랙코드나 화이트코드, 레드코드가 뜨면 큰일이니 바로 보고하라고 하셔서 지금 보고 드리는 겁니다.”
“...뭐?”
“...!”
사내의 말에 김무웅과 장무열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말도 안 돼!’
김무웅은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스킬들이 벌써 풀렸다고? 그것도 2개나?’
화이트, 블랙, 레드, 블루 등 다양한 종류의 코드가 있다. 그 중 블랙 코드가 의미하는 것은 스킬이었다. 김무웅과 장무열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다다다다닥!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둘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진짜 블랙 코드가 뜬 것인지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했다.
* * * *
우우우웅!
웅장한 소리와 함께 땅에 크게 울렁였다.
-크릉!
-크..릉!
-크르릉!
땅 위에 있던 청랑 15마리는 울렁거림과 동시에 허공으로 뛰어졌다. 그리고 다시 땅으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청랑들이 땅으로 추락하며 박자 맞추듯 연달아 쿵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번 떨어진 청랑들은 일어나지 못했다.
저벅저벅
명후는 청랑들의 시체를 향해 걸어가 아이템을 수거하기 시작했다.
-청랑의 가죽을 습득하셨습니다.
-청랑의 송곳니를 습득하셨습니다.
-청랑의 간을 습득하셨습니다.
.
.
.
.
-청랑의 간을 습득하셨습니다.
“후아. 아이템 줍는 것도 일이네 일.”
15마리나 되는 청랑이 드랍하는 아이템의 수는 많다. 한 번이면 모를까 그것을 몇 번이나 주웠다.
“안 주울 수도 없고..”
그렇다고 줍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명후는 투덜거리면서 다시 청랑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제 한, 두 번만 하면 되겠네.”
인벤토리에는 청랑의 간 41개가 있었다. 퀘스트에 필요한 간은 50개, 앞으로 9개만 모으면 끝이었다.
-크릉.
-크르릉.
얼마 뒤 명후는 청랑 무리를 발견했다.
우우우웅!
-크릉!
-크르릉!
웅장한 소리와 함께 청랑 무리가 하늘로 떠올랐다.
‘스킬이란 게 참 좋아.’
명후는 공중에 뜬 뒤 서서히 추락하는 청랑 무리를 보며 생각했다. 타격감이 아쉽긴 했지만 스킬은 참으로 편리했다.
쿵! 쿵! 쿵! 쿵!
“가볼까.”
공중으로 떠올랐던 모든 청랑들이 땅으로 추락했다. 명후는 여태까지 그래왔듯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다.
“허!”
아이템을 다 주운 명후는 허탈한 표정으로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딱 1개가 모자라냐..”
이번 청랑을 통해 얻은 간은 8개였다. 가지고 있던 것이 41개였고 8개를 얻어 49개가 되었다. 그러나 퀘스트에 필요한 간의 수는 50개, 딱 1개가 모자랐다.
“아...휴.”
명후는 한숨을 내쉬고 다시 청랑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걸음을 옮긴지 얼마 되지 않아 명후는 청랑 무리를 발견 할 수 있었고 여태까지 사냥했던 것처럼 청랑 무리를 사냥했다.
“이제 다 모았네.”
아이템을 다 주운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가더구의 실험재료 F>
히미세의 촌장이자 의사인 가더구는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 실험에는 많은 재료가 필요하지만 가더구가 그 재료를 구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가더구를 대신 해 가더구가 필요한 재료를 가져다 주자!
[청랑의 간 : 55 / 50]
[거대늑대의 붉은 피 : 0 / 20]
난이도 : D
퀘스트 보상 : 체력의 영약 2개
<틸토의 부탁3>
틸토는 요즘 무언가를 만들고 있다. 그런데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철도 가를 만큼 절삭력이 뛰어난 거대늑대의 발톱이 필요하다고 한다. 틸토를 대신하여 거대늑대의 발톱을 구해다 주자!
[거대늑대의 발톱 : 0 / 30]
난이도 : D
퀘스트 보상 : ???, 틸토의 비밀
“이제 거대늑대만 잡으면..”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인벤토리를 열어 송곳니를 하나 꺼냈다. 청랑의 송곳니는 아니었다.
<송곳니 열쇠>
대왕늑대의 송곳니이자 숲으로 가는 열쇠. 일반적인 대왕늑대의 송곳니와는 달리 송곳니 전체에 마력이 흐르고 있다.
송곳니는 바로 대왕늑대의 것이었다.
“운이 좋았지.”
명후는 이곳 청랑의 숲으로 오면서 늑대 서식지를 지나 칠 때 월차와 루나를 만났었다. 월차와 루나는 퀘스트 재료인 늑대의 앞발을 구하기 위해 늑대들을 학살하고 있었고 대왕늑대가 리젠 될 때마다 사냥을 했었다.
명후는 그런 월차와 루나에게 혹시나 발톱 열쇠 같은 열쇠가 없는지 물어보았고 월차는 흔쾌히 ‘있네, 필요한가보군! 여기 가져가게!’라고 말했다. 명후는 그렇게 송곳니를 받을 수 있었다.
“가볼까!”
이제 더 이상 이곳에서 구할 재료는 없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청랑의 숲을 벗어나 늑대 서식지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후기와 48화 리리플은 약 5분뒤에 올라올 50화에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