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84 17. 너 귀족 할래? =========================================================================
“...”
명후는 악수를 청한 노인, 황궁 마법단의 4단장 시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도대체 왜..’
황궁 마법단의 단장이란 자리는 결코 낮은 자리가 아니다. 그들은 황제의 명이 아니면 누구의 명도 받지 않는다. 심지어 황제의 바로 밑이라고 할 수 있는 대공, 공작들이라고 할지라도 그들을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자리는 높다.
또한 단장이라는 자리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단장이 되기 위해서는 일단 제국의 경우 7서클 마법을 마스터해야 된다. 현재 제국에 있는 7서클을 마스터한 마법사의 수는 10명, 그 10명만이 단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그러니까 그런 사람들이 왜..’
명후는 그렇데 대단한 자들이 왜 자신에게 찾아와 악수를 청하고 쑥스러워 하며 영광스러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허헛.”
시스는 명후가 악수를 받아주지 않자 환하게 웃으며 손을 뒤로 뺐다. 명후는 그런 시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진짜 궁금한 게 있는데요.”
정말 궁금했다.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거죠? 전 그냥 대장장이인데요.”
그들의 입장에서는 일개 대장장이인 자신에게 왜 이러는 것인지 정말 궁금했다.
“허헛, 그렇습니다. 명후님은 대장장이십니다.”
그러나 이내 이어진 시스의 대답에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니까.. 대장장이인 저를 만난 게 왜 영광스러운 건가요?”
명후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시스는 살짝 당황하더니 이내 입을 열어말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 했습니다.”
“...?”
“이만 가보겠습니다. 다른 녀석들에겐 말해두겠습니다.”
이어진 시스의 반응과 말에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뭘 실수했으며 왜 죄송해 한단 말인가? 거기다 시스가 말한 다른 녀석들이란 단장들이 분명했다. 그런데 단장들에게 뭘 말해두겠단 말인가?
“그래도 뵙게 되어 영광이었습니다.”
시스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한 뒤 지팡이로 바닥을 찍었다.
저벅저벅
그리고 뒤로 돌아 대장간 밖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명후는 그런 시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대장간 안으로 들어오는 또 한 명의 노인을 발견했다.
‘...’
역시나 그 노인 또한 황궁 마법사 전용 로브를 입고 있었다.
‘단장이겠지.’
아마도 여태까지 찾아왔던 그들처럼 단장일 것이었다. 그러나 명후는 시스가 방금 들어온 노인을 끌고 가는 것을 보고 시선을 돌려 자신의 작업대로 걸어갔다.
‘...왜 이렇게 된 거지?’
작업대로 걸어가며 명후는 어쩌다가 이런 상황이 오게 된 것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시작은 분명 그때부터야..’
황궁 마법단의 1단장 크라임, 그가 대장간에 찾아와 이야기를 나눴을 때를 떠올렸다.
‘분명.. 이야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말투가 바뀌었어.’
자신의 정체를 묻던 크라임은 어느 순간 환히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마치 다른 사람을 대하듯 말투와 행동이 달라졌다.
‘설마.. 나를 다른 누군가랑 착각 한 건가?’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었다. 만약 진짜 그런 것이라면 지금 단장들이 찾아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런데.. 누구랑 착각을 한 거지?’
과연 누구랑 자신을 착각 한 것일까? 보통의 인물은 아닐 것이다. 보통의 인물이었다면 단장들이 자신을 찾아 올 리 없다.
‘7서클 마스터인 단장들이 이렇게 찾아와 영광이라고 할 정도면... 설마.’
곰곰이 생각하던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눈을 살짝 크게 떴다.
‘드래곤?’
드래곤으로 착각했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7서클 마스터, 마법에 있어선 거의 최고라 할 수 있는 그들은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하다. 같은 급의 기사들이라고 하더라도 한 수 아래로 보는 그들이 이렇게 영광스러워 할 존재는 드래곤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니지.’
그러나 명후는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드래곤이라고 생각했다면 이런 행동 자체를 못하겠지.’
조금이라도 거슬리면 제국 하나를 초토화 시킨다고 전해지는 드래곤이다. 자신을 드래곤이라 생각 했다면 능글맞게 행동 할 리 없었다.
‘...도대체 누굴까.’
잠시 동안 생각하던 명후는 곧 생각을 접었다.
‘어차피 안 믿을 텐데.’
누구와 착각했는지 알아내 자신이 아니라고 해봤자 그들은 믿지 않을 것이다. 계속해서 대장장이라고 했지만 믿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선지 그들은 확신에 가득 차 있었다.
‘나중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
그들은 7서클 마스터다. 그들이 착각하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자신에게 친분을 쌓으려 하고 있다. 이렇게 친분을 쌓다보면 언젠가는 요긴하게 한 번 써먹을 날이 올 것 같았다.
‘뭐.. 딱히 방해 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이 하는 것이라곤 찾아와 악수를 청하고 영광이라고 말하며 친분을 쌓으려는 것 뿐이었다. 그런 행동은 귀찮고 당황스럽지만 단지 그 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만들어 볼까!”
명후는 제작 창을 열었다. 그리고 묵철 대검을 선택 후 제작하기를 눌러 묵철 대검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 * * *
‘신입.. 아니, 저분의 정체는..’
네르파이는 명후를 힐끔 거리며 생각했다.
‘역시 귀족이셨나?’
처음에 귀족이라 생각했지만 아니라는 말에 덜컥 그 말을 믿었다. 하지만 상황을 보니 그게 또 아니다.
‘아니야, 귀족이라고 해도 단장님들이 왜.’
황궁 마법단의 단장들은 대공, 공작들이라고 해도 어찌 할 수가 없다. 아무리 명후가 귀족이라고 해도 단장들의 그런 반응은 이해 할 수 없었다.
‘도대체..’
하지만 확실 한 것은 평범한 신분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끙..’
그러나 평범한 대장장이인 네르파이가 더 생각 한다고 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바로 그때였다.
“저 네르파이님.”
“...”
네르파이는 어느새 자신의 앞에 와 자신을 부르는 명후를 보았다. 물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말을 해야 되지.’
말을 높여야 할 지 아니면 내려야 할 지 고민이 됐다. 여태까지의 상황을 보면 말을 높여야 하는데 왠지 또 높이면 안 될 것 같았다.
‘신분을 숨기고.. 온 건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정체가 뭔지 알 수 없지만 신분을 숨기고 온 것은 다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네르파이는 이내 입을 열어 말했다.
“왜 불렀나?”
“아, 제가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질문 드려도 될까요?”
* * * *
알칸 헬리오카는 현재 자신의 집무실에서 보고를 받고 있었다.
“알겠네. 가보게.”
보고를 끝내고 기다리던 레드 기사단의 단장 포렌은 알칸의 말에 고개를 숙여 예를 취한 뒤 집무실 밖으로 나갔다.
“다음은?”
“마법단장 크라임의 보고를 받으실 차례입니다.”
“흐음. 크라임님이 오셨나? 바로 받도록 하지.”
끼이익
알칸의 말에 집무실 문이 열리며 크라임이 들어왔다.
“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크라임은 살짝 고개를 숙여 예를 표한 뒤 고개를 들어 알칸을 바라보았다.
“황궁 마법단 보고 드리겠습니다. 진행 중인 레베라 성벽 마법진 공사는 현재 70% 정도 진행 된 상태며 앞으로 5일 뒤 완료가 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1마법단 단원들 셋이 죽었습니다.”
“단원들이요?”
알칸이 묻자 크라임이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네, 그리고 오늘 제가 직접 온 이유는 이것에 관련해 추가로 말씀 드릴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로요?”
알칸의 말에 크라임이 이어 말했다.
“카로트를 기억하십니까?”
“아, 그 금서를 훔쳐 달아났다는 단원. 기억납니다.”
“녀석이 금서를 익혀 나타났습니다. 죽은 세 단원은 돌아온 그 녀석을 저지하기 위해 갔다가 죽었구요.”
“흐음, 그 자는 어떻게 됐습니까?”
“...”
알칸의 물음에 크라임은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크라임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자 알칸은 살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잡지 못한 겁니까?”
크라임은 알칸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고 다시 한 번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입을 열어 말했다.
“그렇습니다. 카로트 그 녀석은 단원 셋을 죽이고 사라졌습니다. 그 날처럼 추적이 불가능했지요. 그러나..”
알칸은 말끝을 흐리는 크라임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크라임은 고개를 갸웃거리는 알칸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그 과정에서.. 시크릿 나이츠로 추정되는 분을 발견했습니다.”
“...!”
알칸이 눈을 크게 뜨며 크라임을 보았다.
“시크릿..나이츠 말입니까?”
“확실히 그분이 시크릿 나이츠라는 증거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라임은 다시 한 번 말끝을 흐렸다가 이어 말했다.
“그분은 현재 대장간에서 대장장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대장장이요?”
“예, 현재 대장간에서 명후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이걸 아는 이가 얼마나 됩니까?”
“저와 단장들 밖에 알지 못합니다.”
“흐음..”
크라임의 말에 알칸은 짧게 숨을 내뱉더니 이내 입을 열어 말했다.
“대장간에 명후라는 이름을 사용하고..잠깐. 명후라고 했습니까?”
“...?”
크라임은 알칸의 반응에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명후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크라임의 말에 알칸은 옆을 쳐다보았다.
“레빌, 아까 보고를 받을 때 명후라는 이름을 들은 것 같은데 말이야.”
알칸의 말에 옆에 있던 레빌이 입을 열어 말했다.
“예, 무구 제작으로 제국의 큰 공적을 세운 자의 이름이 명후였습니다.”
============================ 작품 후기 ============================
상당히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답변의 시간]
1. 주인공이 시크릿 나이츠가 되나요?
아닙니다! ㅎㅎ
2. 황제의 황금 망치가 설마 시크릿 나이츠를 부르는 도구 같은건가요?
황제의 황금 망치는 그냥 성능 좋은 망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