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06 21. 또 한사람 =========================================================================
카로트를 잡기 위해 울창한 녹지에 온 토벌대는 현재 울창한 녹지 내부에 위치한 어느 한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물론 휴식이라기보다 대기라고 해야 옳았다. 토벌대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두 사람, 레드 드레이크 기사단장과 제 2마법단의 단장 레임은 미간을 찌푸린 채 수정구를 보고 있었다. 수정구에는 제 1마법단장인 크라임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그게 무슨 소린가?”
레임이 미간을 찌푸린 채 입을 열어 말했다. 그러자 수정구에서 크라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말한 그대로네, 레드 코볼트의 수를 줄이고 복귀.
“카로트를 잡으러 왔는데, 레드 코볼트나 죽이고 복귀하라고?”
-후...
레임의 말에 수정구에서 크라임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스아악
“잉?”
수정구에서 빛이 사라지며 크라임의 모습이 사라졌다. 레임은 갑자기 통신이 끊기자 살짝 당황했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마나가 급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워프?’
워프가 분명했다. 누군가가 이곳으로 워프를 하고 있었다. 레임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단단히 쥐었다. 그런 레임의 반응에 레드 드레이크 기사단장은 언제든지 검을 휘두를 수 있게 준비를 했다.
스아악!
이내 빛이 서리며 누군가가 나타났다.
“잉?”
레임은 고개를 갸웃 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워프를 통해 이곳으로 온 누군가의 정체는 바로 방금 전 수정구에서 한숨을 내뱉었던 크라임이었다. 레임은 의아한 표정으로 크라임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레드 드레이크 기사단장 또한 마찬가지였다.
“후...”
공터에 도착한 크라임은 레드 드레이크 기사단장을 보며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레임을 보며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레임은 자신을 보며 한숨을 내쉬는 크라임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건 무슨 뜻인가?”
레임의 말에 크라임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땅으로 내려쳤다.
퉁! 스악
크라임은 소리 차단 장막을 만든 뒤 입을 열어 말했다.
“이미 카로트는 잡혔다네.”
“...?”
“...?”
크라임의 말에 레임과 기사단장이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었다. 둘의 표정을 본 크라임은 다시 한 번 입을 열어 말했다.
“말 그대로 카로트는 이미 잡혔네, 여기에 있어봤자 카로트를 찾을 수는 없네.”
이내 레임과 기사단장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누가? 도대체 그녀석을 누가 잡았단 말인가?”
“그분이네.”
크라임은 레임의 말에 짤막히 대답했다.
“...그분이라면.”
“...?”
레임과 기사단장은 크라임의 말에 서로 정반대의 반응을 보였다. 레임은 이했다는 표정이었고 기사단장은 여전히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럼, 레드 코볼트 좀 잡고 복귀하면 되겠군.”
“그렇지.”
스윽
크라임은 레임이 알아들은 듯 하자 소리 차단 장막을 해제하기 위해 지팡이를 들었다. 그리고 문득 든 생각에 크라임은 미소를 짓고 레임을 보며 말했다.
“아참, 카로트 녀석, 결국 리치가 되었다더군.”
“...뭣?”
크라임의 말을 들은 레임은 크게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 레임의 놀란 표정을 보며 크라임은 소리 차단 장막을 해제했다.
“가보겠네.”
스아악!
여전히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레임을 바라보며 크라임은 재빨리 워프를 통해 공터에서 모습을 감췄다.
* * * *
대장간에 도착한 명후는 바로 네르파이에게 다가가 퀘스트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했다.
“허허, 지금은 없네.”
“아, 그렇군요.”
그러나 퀘스트는 없었고 퀘스트가 없는 것을 확인 한 명후는 아쉬운 미소로 대장간을 나섰다.
저벅저벅
그리고는 교환소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명후는 걸어가며 캐릭터 창을 열어 다시 한 번 공적도를 확인했다.
‘1800만이면..’
현재 명후의 공적도는 1800만에 달했다. 이정도 공적도라면 구매하려고 마음 먹은 아이템들을 충분히 구매 할 수 있었다.
“공적도 6천 판매합니다! 2층까지 뚫었어요!”
“2층까지 뚫었어요? 공적도 살게요. 얼마에 파세요?”
황궁입구를 지나쳐 얼마 뒤 교환소 앞에 도착한 명후는 여전히 붐비는 유저들을 지나쳐 교환소 안으로 들어갔다.
‘많이 늘었네.’
교환소 1층은 전보다 유저들이 더욱 많아져 있었다. 명후는 1층을 지나쳐 2층으로 올라갔다. 2층 또한 1층처럼 유저들이 전보다 많아져 있었다.
“역시.. 한산해.”
물론 3층은 그렇지 않았다. 명후는 텅 빈 3층 내부를 보며 입구에 있는 바구니를 들고 영약을 담기 시작했다. 그렇게 영약을 구매한 명후는 곧장 계단을 통해 4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저벅..
‘...?’
들려오는 발소리에 명후는 순간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자신의 발소리가 아니었다.
저벅..저벅..
걸음을 멈췄음에도 발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었다.
스윽
명후는 발소리가 들려오는 계단 위쪽을 바라보았다. 이내 20대 후반의 청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저벅.
3층으로 내려가던 청년 또한 명후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
“...”
이곳에서 유저를 보게 될 줄 몰랐던 명후는 멍하니 청년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청년 또한 마찬가지였는지 명후와 청년은 자리에 멈추어 선 채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나 말고 4층을 뚫은 사람이 있었다니..’
이내 정신을 차린 명후는 청년을 보며 생각했다. 4층을 뚫은 유저가 자신 말고 또 있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안녕하세요.”
명후는 청년에게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뒤 다시 4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 예. 안녕하세요.”
청년 또한 명후에게 인사를 하며 3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스윽
4층으로 올라온 명후는 고개를 돌려 3층으로 가는 계단을 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5층으로 가는 계단을 보며 중얼거렸다.
“설마.. 5층까지 뚫은 건 아니겠지?”
그렇게 중얼거린 명후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닐거야, 2천만이 필요한데. 아니겠지.”
5층으로 가는 출입증 구매에만 공적도 2천만이 필요했다. 5층까지 뚫었을 리 없었다. 명후는 청년에 대한 생각을 접고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매하기로 했던 아이템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이것들 계산해주세요.”
얼마 뒤 구매하기로 했던 아이템을 전부 찾은 명후는 카운터 NPC에게 다가가 말했다.
“전부 구매하시겠습니까?”
“예.”
카운터 NPC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레시피 : 완성된 오우거 파워 건틀릿을 구매하셨습니다.]
[공적도 450만이 감소하였습니다.]
[생산의 신발을 구매하셨습니다.]
[공적도 160만이 감소하였습니다.]
[생산의 장갑을 구매하셨습니다.]
[공적도 190만이 감소하였습니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고 아이템을 넣으며 중얼거렸다.
“몇 개나 살 수 있으려나..”
영약과 아이템을 구매해 현재 공적도는 970만이 남아있었다. 명후는 스크롤이 진열 되어 있는 쪽으로 걸어가 추가로 구매 할 제작 레시피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추가로 6개의 레시피를 구매한 명후는 인벤토리에 레시피를 넣은 뒤 곧장 1층으로 내려와 교환소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온 명후는 대장간으로 걸음을 옮기며 인벤토리를 열어 구매한 레시피들을 습득했다.
[완성된 오우거 파워 건틀릿 제작 방법을 습득하셨습니다.]
[타오르는 불꽃의 방패 제작 방법을 습득하셨습니다.]
.
.
.
[공허의 신발 제작 방법을 습득하셨습니다.]
습득 메시지를 보고 제작 창을 열어 제대로 습득이 됐는지 확인을 한 명후는 얼마 뒤 황궁 입구를 지나쳐 대장간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대장간 앞에 도착한 명후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웬 사람이..’
대장간 앞에는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 수가 족히 20명은 넘어 보였다. 명후는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른 곳도 아니고 대장간 앞에서 왜 저리 서있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벅저벅
명후는 대장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다시 걸음을 옮겼다. 명후가 걸어오자 대장간 앞에 서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명후에게 쏠렸다.
“...”
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대장간 안으로 들어온 명후는 다시 한 번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자신의 작업대를 바라보았다. 작업대 앞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저 사람들이 왜 또..’
명후는 이미 작업대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작업대 앞에 서서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전부 황궁 마법사 전용 로브를 입고 있었다. 모르려야 모를 수 없는 사람들이었다.
‘마법단의 단장이라는 직책이 한가한가?’
명후는 자신의 작업대 앞에 서 있는 마법단의 단장들을 보며 생각했다. 자신의 작업대 앞에 서 있는 것으로 보아 자신을 기다리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자신이 언제 올 줄 알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단 말인가?
저벅저벅
명후는 작업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엇! 오셨군요.”
“오오!”
작업대로 걸어오는 명후를 발견 한 크라임이 외치자 옆에 있던 다른 마법단장들도 명후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명후는 그런 마법단장들의 반응을 보며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입을 열어 말했다.
“저기, 여긴 왜 또 오셨어요.”
============================ 작품 후기 ============================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늦어서 죄송합니다!
오늘 김장 준비를 했습니다. 별거 한 거 없는 것 같은데 힘이 드네요.
그래도 김장 후 먹을 수육 생각을 하면 내일이 기다려지네요 ^_^
그리고 카로트의 시체는 과연 퀘스트 템으로 끝일까요? 지켜봐주세요!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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