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2 30. 검은 달 =========================================================================
‘진짜 잘 도망가네..’
금방 따라 잡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는 달리 거리는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골목? 나야 좋지!’
NPC들 사이로 요리조리 도망을 가던 존이 골목으로 빠지자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여태까지 존을 못 잡은 이유는 존의 속도도 속도지만 NPC들 때문에 제대로 쫓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서봐!”
존의 뒤를 따라 텅 빈 골목으로 들어선 명후는 존의 뒷모습을 보며 외쳤다.
“...”
물론 존은 명후의 외침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계속해서 도망을 갈 뿐이었다.
다다다다다닥!
거리는 점차 줄어들기 시작했다. 존이 명후에게 잡히는 것도 시간 문제였다. 명후는 빠르게 줄어드는 존과의 거리를 보며 다시 한 번 외쳤다.
“어차피 잡힐 텐데 그만 멈추는 게 어때? 존!”
저벅!
명후의 외침에 묵묵히 도망을 가던 존이 걸음을 멈췄다. 갑자기 존이 걸음을 멈추자 명후는 혹시나 주위에 뭔가 있나? 생각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주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왜 저리 놀란 표정이야?’
주위에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확인 한 명후는 다시 존을 바라보았다. 존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 멈춰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어떻게 내 이름을 아는 거지?”
그때 놀란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던 존이 입을 열어 물었다.
‘이름.. 때문에 멈춘거야?’
존의 물음에 명후는 존이 걸음을 멈춘 이유가 이름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명후는 허탈한 미소를 지은 채 존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다 아는 방법이 있지.”
메시지에 떡하니 나오는데 모를 레야 모를 수 없었다. 명후는 이어서 존에게 말했다.
“날 왜 공격했지?”
자신은 존을 처음 보았다. 유저도 아니고 NPC인 존이 자신을 공격했다는 분명 무언가 있었다.
‘특수 퀘스트.. 아니면 암살자 길드겠지.’
다른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명후는 존을 특수 퀘스트의 시작 NPC거나 또는 암살자 길드의 길드원이라 생각했다.
“내 이름을 어떻게 안 건지 먼저 말해라. 정보 길드 녀석이냐?”
그러나 존은 명후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안 것인지 싸늘한 표정을 지은 채 물어볼 뿐이었다. 그런 존의 표정과 말에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이름에 왜 이리 집착해?’
이름에 왜 이렇게 집착을 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잠깐.. 특수 퀘스트인가?’
이름에 집착하는 존의 반응을 보니 무언가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 같았다. 명후는 어떻게 말을 해야 될 지 곰곰이 생각했다.
“말 할 생각이 없나 보군.”
존이 입을 열어 말했다. 그리고는 다시 뒤로 돌아 뛰어가기 시작했다. 무슨 말을 해야 될 지 곰곰이 생각하던 명후는 존이 뛰자 다시 존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다다다다닥!
명후와 존의 거리는 빠르게 좁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존의 뒤를 따라 골목을 들어선 명후는 막다른 골목이란 것을 깨닫고 미소를 지은 채 걸음을 멈춘 존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스윽
골목의 끝에 도착한 존이 뒤로 돌아섰다.
“...”
존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들어 올렸다. 명후는 손을 들어 올린 존의 행동을 본 순간 자신이 유인 당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스윽 스윽 스윽
골목의 양 옆, 족히 30명이 넘는 인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명후는 살짝 고개를 돌려 골목의 입구를 보았다. 입구도 어느새 20명 정도의 인원들이 나타나 막고 있었다.
스윽
명후는 다시 고개를 돌려 존을 바라보았다. 존은 명후가 자신을 바라보자 입을 열어 말했다.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의뢰가 의뢰라서 말이야. 다른 길드의 길드원이라고 해도.. 죽어줘야 겠어.”
[암살자 길드 ‘검은 손톱’의 마스터 NPC '존‘이 선전포고 하였습니다.]
[암살자 길드 ‘검은 손톱’과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사망하실 경우 사망 페널티가 200% 증가합니다.]
‘암살자 길드였네, 특수 퀘스트는 개뿔..’
혹시나 특수 퀘스트가 아닐까 했던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존이 이름에 집착 한 것은 본인이 암살자 길드의 마스터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근데 누구지?’
누가 자신을 죽이라 청부한 것일까? 명후는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할 만한 인간이 있나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빌리?’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빌리였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빌리 외에 딱히 생각나는 인간이 없었다. 물론 순둥이도 생각났지만 순둥이와 빌리는 형제였다. 둘은 하나로 봐야했다.
‘이새끼.. 끝까지.’
명후는 빌리가 청부를 한 것이라 확신했다. 나중에 빌리와 순둥이를 한 번 만나보기로 결심한 명후는 존을 바라보았다. 존의 손에는 자신을 찔렀던 보라색 빛 단검이 쥐어져 있었다. 명후는 고개를 돌려 자신을 포위하고 있는 검은 손톱 길드원들을 보았다.
스윽
검은 손톱 길드원들은 저마다 자신의 무기를 들고 명후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내 존의 입이 열렸다.
“죽여.”
그와 동시에 검은 손톱 길드원들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것은 존 또한 마찬가지였다.
‘은신인가?’
은신이 분명했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의 오른쪽 팔목에 착용되어 있는 팔찌의 정보를 떠올렸다.
<찾는 자의 팔찌[유니크]>
제한 : 레벨 200
물리 방어력 : 300
마법 방어력 : 300
사용 시 반경 50M 이내 은신해 있는 적들을 볼 수 있다. (쿨타임 3시간)
너 이자식! 여기 숨어 있었구나? - 찾는 자
은신해 있는 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팔찌, 명후는 곧장 팔찌를 사용했다.
스아악
그러자 시야에서 사라졌던 존과 검은 손톱 길드원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물론 은신이 풀린 것은 아니었다. 명후의 시야에만 보일 뿐이었다. 명후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존과 검은 손톱 길드원들을 보며 생각했다.
‘물어볼까?’
누가 의뢰했는지 알려 줄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조금 죽이고 물어봐야겠다.’
지금 상황에서는 물어 봐도 소용없을 것이었다. 명후는 일단 몇 명 죽이고 물어보기로 결정하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검은 손톱 길드원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
명후가 성큼성큼 다가오자 다가오던 존과 검은 손톱 길드원들이 움찔했다. 그러나 이내 마음을 다잡고 명후가 다가오자 재빨리 들고 있던 무기를 휘둘렀다.
툭! 퍽!
무기를 쳐낸 명후는 곧장 자신을 공격한 길드원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
“억!”
명후에게 공격당한 길드원은 억소리를 내며 뒤로 쓰러졌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명후는 시선을 돌려 그 다음으로 가까운 길드원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주먹을 날려 길드원을 쓰러트렸다. 그렇게 연달아 2명이나 쓰러지자 존과 길드원들은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윽 스윽
존이 손을 움직여 길드원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길드원들이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 명후는 지금이 기회라 생각하고 뒤로 빠지는 길드원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퍽!
“억!”
은신의 특성상 빠르게 이동 할 수 없었기에 표적이 된 길드원은 결국 명후에게 따라잡혀 죽음을 맞이했다. 바로 그때였다.
“다들 은신 풀고 빠져!”
존이 은신을 풀며 외쳤다. 그러자 은신한 채 뒤로 빠지던 길드원들이 은신을 풀고 빠르게 뒤로 빠졌다.
“...보인건가?”
쓰러진 길드원들의 시체를 본 존이 명후를 보며 물었다. 존의 물음에 명후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명후의 미소에 존은 미간을 찌푸렸다.
‘한 번 물어볼까?’
존이 미간을 찌푸리자 명후는 한 번 물어보기로 하고 입을 열었다.
“날 죽이라고 의뢰한 녀석이 누구지?”
“2안으로 간다!”
역시나 존은 대답하지 않았다. 존의 외침에 뒤로 빠진 길드원들이 자신의 무기를 집어넣고 작은 단도와 활을 꺼내 들었다.
휘익 휘익 휘익
이내 단도와 화살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명후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많은 수의 단도와 화살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이들은 암살자들이었다. 이들이 날리는 단도와 화살이 평범할 리 없었다.
퍽 퍽 퍽 퍽
[2초간 화상 상태에 빠집니다. 초당 생명력 -200]
[3초간 둔화 상태에 빠집니다. 이동속도 -10%, 공격속도 -10%]
[2초간 출혈 상태에 빠집니다. 초당 생명력 -300]
[10초간 물리 방어력 30%가 감소합니다.]
단도와 화살에 공격당한 그 순간 엄청난 수의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명후는 상태 이상 메시지를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자신의 생명력을 확인했다. 역시나 생명력은 깎이는 만큼 다시 차오르고 있었다.
‘어떻게 할까.’
명후는 잠시 고민했다. 피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수의 단도와 화살이 날아오고 있었다. 단도와 화살이 무한 할 리 없었다. 이렇게 많이 날아오는 것을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끝이 날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자기들의 힘으로는 자신을 죽이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황이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공격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단도와 화살을 무시한 채 다가가 공격해 겁을 줘도 된다.
휘익 휘익
그렇게 명후가 고민하는 사이 단도와 화살의 수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단도와 화살이 떨어졌는지 더 이상 날아오지 않았다.
“...끝났냐?”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던 명후는 고민이 끝나기도 전에 공격이 끝나자 존을 바라보며 물었다.
“...”
존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한 표정으로 입을 연 명후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것은 여태까지 명후에게 단도와 화살을 날린 길드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저벅저벅
명후는 존이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자 존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존은 명후가 다가오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괴..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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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입니다.
제목은 그대로 가겠습니다!
벌써 화요일입니다.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_^!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