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5 30. 검은 달 =========================================================================
사내를 처치하고 계속해서 안쪽으로 걸어가던 명후는 곧 검은 달의 탑으로 추정되는 탑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어떠냐?”
명후는 뒤에서 자신을 따라오던 카로트에게 물었다. 그러자 카로트가 탑을 유심히 쳐다보더니 이내 어린아이처럼 활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좋다고?”
-아...
질문의 답이 무언가 이상했다는 것을 깨달은 카로트가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말했다.
-저기가 확실합니다.
카로트의 대답을 들은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어 다시 한 번 퀘스트를 확인했다.
<검은 달>
검은 손톱의 마스터 존은 당신이 검은 달 소속 죽음의 마법사들을 전부 처치해주길 바라고 있다. 존의 바람대로 검은 달 소속 죽음의 마법사들을 전부 처치하라!
[검은 달 탑주 : 0 / 1]
[검은 달 부탑주 : 0 / 1]
[검은 달 간부 마법사 : 0 / 5]
[검은 달 마법사 : 1 / ???]
남은 시간 : 20일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검은 손톱의 증표
“가자.”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탑을 향해 걸어가며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로트가 입을 열어 말했다.
-주인님, 저기 앞쪽에 알람 마법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해제 할까요?
“어, 해제해.”
스아악
명후의 말에 카로트는 앞으로 지팡이를 들었다. 그리고 다시 지팡이를 내리며 말했다.
-됐습니다.
단순히 지팡이를 들고 내린 것 같은데 그 사이 알람 마법을 해제했다는 것에 명후는 조금 놀라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벅!
얼마 뒤, 탑의 입구에 도착한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명후는 문고리를 잡고 열어보았다.
끼이익
‘안 잠겨있네?’
잠겨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생각과는 달리 문은 잠겨 있지 않았고 명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검은 달의 탑에 입장하셨습니다.]
안으로 들어오자 입장 메시지가 나타났다.
“누구..?”
“알람 마법이 안 울렸어!”
명후가 들어오자 1층에 있던 마법사들이 명후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이내 알람 마법이 울리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마법사들이 지팡이를 들었다. 그때 뒤이어 카로트가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왔다.
“...!”
“리...리치.”
카로트를 본 마법사들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명후는 마법사들의 놀란 표정을 보며 카로트에게 말했다.
“시작해.”
-예.
스윽
명후의 말에 카로트는 대답을 하며 지팡이를 들었다. 지팡이를 들자 마법사들의 주위로 무수히 많은 검은 구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시..실드!”
“실드!”
놀란 표정으로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던 마법사들은 카로트가 지팡이를 들어 검은 구슬을 만들자 정신을 차리고 재빨리 실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소용없는 짓이었다.
펑펑펑펑펑펑!
검은 구슬이 폭발하며 단숨에 실드를 부수고 마법사들을 덮쳤다.
“크억!”
“크악!”
이내 마법사들은 비명과 함께 쓰러지기 시작했다.
스아악 스아악
예상대로 쓰러진 마법사들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뿜어져 나온 기운은 카로트에게 날아와 흡수되었고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30 상승하였습니다.]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35 상승하였습니다.]
.
.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30 상승하였습니다.]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40 상승하였습니다.]
저마다 가지고 있는 기운의 양이 달랐는지 명당 오르는 지력은 30부터 40까지 참으로 다양했다.
“계단이... 저기 있구나.”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린 명후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발견하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왔다.
“...한산하네.”
1층과는 달리 2층은 매우 한산했다. 복도에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끼이익
바로 그때였다. 복도 중간에 위치한 문이 열리며 4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 마법사가 걸어 나왔다.
“...?”
복도로 나온 마법사는 명후를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이어서 지팡이를 들며 중얼거렸다.
“침입자군..”
펑!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마법사의 머리 위쪽에 검은 구슬이 나타나 폭발했다. 지팡이를 들어 무언가를 하려 했던 마법사는 그대로 뒤로 쓰러졌고 여태까지 그래왔듯 마법사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카로트에게 날아왔다.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100 상승하였습니다.]
‘100?’
메시지를 본 명후는 생각보다 지력이 많이 상승하자 조금 놀란 표정으로 바닥에 쓰러진 마법사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더 주는데..’
층수가 높아질수록 상승하는 지력의 수치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하긴 했지만 이렇게 높아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탑주나 부탑주 잡으면 얼마나 오르려나..’
최상위층에 있을 탑주와 부탑주들을 잡을 경우 지력이 얼마나 상승 할 지 상상한 명후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 * * *
짙은 보라색 꽃들이 피어 있는 어느 동굴 안.
털썩
20대 중반으로 보이는 평범한 인상의 사내가 무릎을 꿇으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드디어 끝났어.”
정의 할 수 없는 애매모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내는 보라색 꽃들을 보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죽음의 꽃 라데시아>
무엇을 연구하는 지 알 수 없지만 마그넥은 현재 죽음의 꽃이라 불리는 라데시아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는 마그넥은 죽음의 마법사가 되길 원하는 당신에게 부탁을 했다. 죽음의 꽃 라데시아를 구해 마그넥에게 가져다주어 연구를 도와라!
난이도 : B
퀘스트 보상 : 죽음의 마법사로의 전직.
“드디어 드디어.. 히든 직업이라고! 크하하하하하핫!”
사내는 미친 듯이 웃었다. 퀘스트 보상에 나와 있는 죽음의 마법사, 이 직업을 얻기 위해 그간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 사내는 계속해서 웃으며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나이 : 25 직업 : 마법사
명성 : 3000
레벨 : 167
생명력 : 54000
마나 : 65000
힘 : 300 민첩 : 40 체력 : 700(+300) 지력 : 1600(+700) 지혜 : 1200(+340)
“흐흐..이제 비약적으로 상승하겠지.”
자신의 캐릭터 창을 보며 중얼거린 사내는 이내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는 동굴 안에 가득 피어 있는 보라색 꽃, 라데시아를 채취해 인벤토리에 넣었다.
[죽음의 꽃 라데시아를 습득하셨습니다.]
[죽음의 꽃 라데시아를 습득하셨습니다.]
[죽음의 꽃 라데시아를 습득하셨습니다.]
“이제.. 완료만하면.. 흐흐”
인벤토리에 들어온 라데시아를 보며 사내는 자리에서 일어나 동굴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내 동굴 밖으로 나온 사내는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 곧장 바르튼 산맥으로 향했다.
“전직하면 무슨 스킬을 알려주려나. 전직하고 업부터 할까? 아니지, 퀘스트 도와주면서 능력을 키워봐?”
사내는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바로 그때였다.
[퀘스트 ‘죽음의 꽃 라데시아’가 취소되었습니다.]
저벅!
갑자기 나타난 메시지에 사내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의아한 표정으로 메시지의 내용을 보던 사내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지기 시작했다.
“...”
사내는 말없이 퀘스트 창을 열었다.
“...뭐..뭐야.”
너무나도 당황스러웠다. 메시지대로 퀘스트가 사라져 있었다. 사내는 잠시 동안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움직이지도 않았다.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사내는 그자세 그대로 멈춰있었다.
스윽
“...”
이내 사내가 말없이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다시 퀘스트 창을 열었다. 사내의 표정이 급속도로 구겨지기 시작했다.
“시발..”
절로 욕이 나왔다. 이러면 안됐다. 결코 이래서는 안됐다.
“시발!!!!!!!”
사내는 다시 한 번 욕을 외치며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목적지인 검은 달의 탑에 도착한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쯤이면 나와야.. 되는데?”
탑 주위에는 알람 마법이 설치가 되어 있었다. 누군가가 다가오면 탑에서 사람이 나와 맞이한다. 그러나 입구에 왔음에도 탑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내는 빠르게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
안으로 들어온 사내는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과 인사를 나누며 친분을 쌓던 마법사들이 전부 쓰러져 있었다.
“설마..”
이내 드는 생각에 사내는 침을 삼키며 빠르게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다.
“...!”
역시나 2층도 1층과 마찬가지로 마법사들이 쓰러져 있었다. 사내는 복도를 지나 3층으로 올라갔다. 3층도 마찬가지였다.
“...시발.”
사내는 자신의 바로 앞에 쓰러져 있는 시체를 보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취소 된 게.. 죽어서였어?”
허탈한 표정을 짓게 만든 시체의 정체는 바로 사내에게 퀘스트를 준 마그넥이었다. 마그넥을 바라보던 사내의 표정이 점차 구겨지기 시작했다. 이내 사내는 마그넥의 시체를 발로 차며 외쳤다.
“시발, 어떤 새끼야! 시발 개 같은! 이제 전직인데, 이제 전직인데!!!! 시발 새끼, 전직이라도 시켜주고 죽던가! 시발!”
바로 그때였다.
쾅!
위쪽에서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발광하던 사내는 폭발 소리에 움찔하며 발광을 멈추고 위쪽을 바라보았다.
“...”
그리고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결심 했다는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떤 새낀지 얼굴은 보고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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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금요일입니다!
뜨거운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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