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76 30. 검은 달 =========================================================================
비장한 표정으로 중얼거린 사내는 곧장 4층으로 올라갔다. 역시나 4층도 아래층과 다를 것 없었다. 사내는 쓰러져 있는 시체들을 보며 계단을 통해 5층으로 올라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5층도 마찬가지였다. 사내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호기심이 가득한 표정을 지으며 6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앞에 섰다. 계단 앞에 멈춰 선 사내는 계단 위쪽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6층부터는.. 간부들인데..’
이곳 마법사들은 높은 층에 머물 수록 강하다. 그러나 6층부터는 그 강함의 차이가 엄청나게 커진다. 6층부터는 이곳의 대장이라 할 수 있는 탑주와 2인자인 부탑주등 이곳을 관리하는 간부들이 머물기 때문이었다.
저벅저벅
사내는 천천히 계단을 따라 6층으로 올라갔다.
‘...없어?’
6층으로 올라온 사내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6층은 아래층과는 달리 아주 깨끗했다. 사내는 복도에서 시선을 돌려 간부들의 방을 바라보았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역시..’
사내는 천천히 문 앞으로 걸어가 살짝 열린 틈 사이로 방 안을 확인했다.
“...?”
방 안을 확인 한 사내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문을 열어 안으로 들어가 내부를 살폈다.
“없어?”
안에 시체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시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사내는 방에서 나와 나머지 방들을 돌아다니며 방 내부를 확인했다. 역시나 다른 방들도 텅텅 비어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쾅!
탑주의 방이 있는 위쪽에서 거대한 폭발소리가 들려왔다. 사내는 빠르게 계단을 통해 탑의 최상층인 7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사내는 7층에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 새까만 검은 구슬을 볼 수 있었다.
“...?”
의아한 표정을 지은 그 순간 검은 구슬의 표면에 균열이 갔고 이내 균열이 갈라지며 구슬이 폭발했다.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유저 ‘명후’의 펫 ‘리치 카로트’에게 공격당했습니다.]
[유저 ‘명후’와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그러나 사내는 메시지가 나타났음에도 읽을 수 없었다.
[사망하셨습니다.]
메시지를 읽기도 전에 사망 메시지가 나타나며 시야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 * * *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300 상승하였습니다.]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320 상승하였습니다.]
명후는 메시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생각했다.
‘4층은 300정도 주는 건가.’
현재 명후가 있는 층은 탑의 중간층인 4층이었다. 4층에 머물고 있는 마법사들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한명 한명이 매우 많은 양의 지력을 상승시켜주었다.
“7층은 얼마나 많이 오르려나..”
검은 달의 탑은 총 7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4층에서 300정도의 지력이 오른다. 바로 위층인 5층과 그 위에 있는 6층, 7층에서는 얼마나 많은 지력이 상승할 지 생각해본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중얼거리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검은 달>
검은 손톱의 마스터 존은 당신이 검은 달 소속 죽음의 마법사들을 전부 처치해주길 바라고 있다. 존의 바람대로 검은 달 소속 죽음의 마법사들을 전부 처치하라!
[검은 달 탑주 : 0 / 1]
[검은 달 부탑주 : 0 / 1]
[검은 달 간부 마법사 : 0 / 5]
[검은 달 마법사 : 147 / ???]
남은 시간 : 19일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검은 손톱의 증표
“200명 정도라고 했으니까.. 50명 정도 남은건가.”
존의 말에 따르면 검은 달은 200여 명 정도로 이루어진 집단이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까지 150명을 잡았으니 남은 수는 50명 정도 일 것이었다.
“가자.”
명후는 카로트와 함께 5층으로 올라왔다.
끼이익
5층 역시 명후가 올라오기를 기다렸다는 듯 문을 열며 마법사가 걸어 나왔다.
펑!
여태까지 그래왔듯 복도로 나온 마법사는 명후를 발견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와 동시에 카로트의 검은 구슬이 나타나 폭발하며 마법사를 덮쳤다.
털썩 스아악
그대로 마법사가 쓰러지고 쓰러진 마법사의 몸에서 기운이 뿜어져 나와 카로트에게 날아왔다.
[카로트가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400 상승하였습니다.]
상승한 지력의 수치를 확인 한 명후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명후는 계속해서 카로트와 함께 5층 복도를 돌아다니며 문을 열고 나오는 마법사들을 사냥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없나..”
혹시나 남은 마법사가 있나 없나 확인하기 위해 명후는 다시 한 번 5층 복도를 돌았다. 모든 문이 열려 있고 그 앞에 시체가 있는 것을 확인 한 명후는 계단을 통해 6층으로 올라갔다.
‘조용하네..’
6층은 참으로 조용했다. 조용한 것은 5층도 마찬가지였지만 분위기가 달랐다. 공기가 조금 묵직해진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나올 때가 됐는데?’
명후는 문을 열고 나올 때가 됐음에도 문이 열리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렸다. 바로 그때 카로트가 입을 열어 말했다.
-주인님, 이 층에는 녀석들이 없습니다.
“어? 없다고?”
카로트의 말에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가장 가까이 있는 문을 살짝 열어 보았다. 방 안은 텅 비어 있었다. 명후는 복도를 따라 걸으며 방들을 확인했다. 카로트의 말대로 6층에는 단 한명의 마법사도 머물고 있지 않았다. 명후는 다시 한 번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보고 중얼거렸다.
“남은 층은 한 층인데..”
남은 층은 탑의 최상층인 7층 뿐이었다. 그러나 아직 탑주와 부탑주 그리고 간부들을 단 한명도 잡지 못했다.
“7층에 전부 있는 건가?”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7층으로 올라갔다. 이내 7층에 도착한 명후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6명의 마법사들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명후가 걸음을 멈추자 6명의 마법사 중 가장 늙은 마법사가 입을 열어 말했다.
“도대체 누구시오. 어째서..”
그러나 뒤따라 올라온 카로트를 발견하고 마법사는 입을 다물었다. 명후는 입을 다문 마법사를 향해 말했다.
“어째서라니?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오히려 자신이 묻고 싶었다.
“너희들이 나 죽이려고 했잖아.”
왜 자신을 죽이려 한 것인지 정말 궁금했다.
“...”
그러나 명후의 말에 마법사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지팡이를 들어 올릴 뿐이었다.
스악! 스악! 스악!
마법사가 지팡이를 들어 올린 그 순간 명후의 주위로 검은 구슬들이 나타났다. 카로트의 검은 구슬과 비교해 크기가 약간 작기는 했지만 확실히 검은 구슬이었다.
펑! 펑! 펑!
이내 검은 구슬들이 폭발하며 명후를 덮쳤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마법사들을 바라보았다. 마법사들 주위에도 이미 수많은 검은 구슬이 나타나 있었다.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기분 나쁜 검은색의 실드가 나타나 마법사들을 보호하고 있단 것이었다.
-괜찮으십니까?
그때 카로트가 말했다. 카로트의 말에 명후는 깎인 생명력을 확인했다.
‘...8만이나 깎였어?’
생각보다 많은 데미지를 입었다. 물론 데미지를 많이 입었다고 해도 총 생명력이 1500만이 넘기에 위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응, 어서 죽여. 돌아가자.”
-그것이.. 조금 걸릴 것 같습니다.
“...왜?”
예상과는 다른 카로트의 대답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그러자 카로트가 마법사들을 보호하고 있는 검은색 실드를 보며 말했다.
-실드를 부수는데 조금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죽음과 어둠 속성에 거의 면역이라고 할 수 있는 실드라...
카로트의 말에 명후는 이해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벅저벅
그리고는 마법사들을 향해 다가가며 말했다.
“저것만 부수면 되는 거지?”
-예.
“아, 맞다.”
마법사들을 향해 다가가던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저기에 공격 반사 같은 효과 없지?”
만약 실드에 공격 반사 효과가 있다면 실드를 부수는 순간 자신의 생명력도 순식간에 증발 할 것이었다.
-없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카로트의 말에 명후는 안심했다는 표정으로 다시 실드로 가다가갔다.
스악!
다가오는 명후의 앞에 검은 구슬이 나타났다. 그러나 검은 구슬은 나타남과 동시에 사라졌다. 카로트가 디스펠을 한 것 같았다.
스악! 스악!
계속해서 검은 구슬이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이내 실드 앞에 도착한 명후는 실드 안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마법사들을 보며 주먹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곧장 실드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쩌적! 쩡!
죽음과 어둠 속성에 면역이라 할 정도로 강한 실드였지만 물리 공격에는 강하지 않았는지 실드는 주먹 한 방에 박살이났다.
“크억.”
“큭..”
실드가 박살나며 실드를 만들었던 마법사들이 고통스런 신음을 내뱉었다. 그와 동시에 실드 때문에 폭발하지 못한 채 둥둥 떠 있던 검은 구슬이 기다렸다는 듯 폭발하기 시작했다.
펑! 펑! 펑! 펑!
검은 구슬의 폭발은 아래층에서와는 달리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폭발이 멈추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검은 달의 부탑주 레가스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2만이 상승합니다.]
메시지가 나타남과 동시에 여섯 마법사가 뒤로 쓰러졌다.
스아악
여섯 마법사들의 몸에서 검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카로트에게 흡수되었다. 그리고 나타난 메시지에 명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카로트가 강력한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1000 상승하였습니다.]
[카로트가 강력한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1050 상승하였습니다.]
[카로트가 강력한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1030 상승하였습니다.]
[카로트가 강력한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1000 상승하였습니다.]
[카로트가 강력한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1100 상승하였습니다.]
무려 1000 이상의 지력이 상승했다. 그러나 정말 놀라운 것은 따로 있었다.
[카로트가 매우 강력한 기운을 흡수해 지력이 2000 상승하였습니다.]
바로 부탑주의 것으로 추정되는 메시지였다. 1000이 상승한 것도 놀라운데 그 2배인 2000의 지력이 상승했다.
“...대박.”
명후가 감탄 했을 때였다.
저벅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명후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고 카로트의 검은 구슬과 구슬 뒤에 서 있는 누군가를 볼 수 있었다.
펑!
카로트의 검은 구슬이 폭발하며 다시 메시지가 나타났다.
[‘리치 카로트’가 유저 ‘급살’을 공격하였습니다.]
[유저 ‘급살’과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계단을 바라보았다. 급살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유저가 뒤로 쓰러지고 있었다.
“...”
잠시 말없이 계단을 바라보던 명후는 다시 뒤로 돌아섰다. 유저가 죽은 것은 안타깝지만 이미 유저는 죽었다.
‘이곳에 왜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었다.
============================ 작품 후기 ============================
잠을.. 잠을...!
군대에서 잠의 소중함을 깨닫고 전역하면 피곤할 때마다 자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정작 군인일 때보다 잠을 못자고 있네요..ㅠㅠㅠ 날잡아서 푹 자야겠습니다.
다들 편안한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