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 마스터-213화 (213/644)

00213  36. 내부 감사(1)  =========================================================================

“흐음.. 시간이 좀 걸릴 것 같군.”

명후의 말에 존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얼마나?”

“정보를 찾아 가져오기만 하면 되니..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 아렉스!”

존의 외침에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날카로운 체구와 인상을 가진 사내, 아렉스가 안으로 들어왔다.

“들었지? 가져와.”

“예. 마스터.”

안으로 들어온 아렉스는 존의 말에 답하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아렉스가 정보를 가지러 간 그 사이.

“...”

“...”

마땅히 나눌 이야기가 없던 명후와 존 사이에 정적이 감돌기 시작했다. 아렉스가 돌아올 때까지 이어질 것 같았던 정적을 깬 것은 바로 존이었다.

“왜 조사를 하는지.. 알려 줄 수 있나?”

“누군가의 부탁 때문에.”

“...그렇군.”

명후의 답변에 존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으로 다시 대화는 단절이 되었고 정적이 감돌기 시작했다.

똑똑

“마스터, 가져왔습니다.”

얼마 뒤, 노크 소리와 함께 정보를 가지러 간 아렉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렉스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존은 재빨리 입을 열었다.

“들어와!”

끼이익

존의 외침에 문이 열리며 아렉스가 들어왔다. 아렉스의 손에는 빨간 상자와 파란 상자가 들려 있었는데 마그너스 남작가와 데벡 남작가의 정보가 들어있는 상자로 보였다.

“저기에 둬.”

“알겠습니다.”

안으로 들어온 아렉스는 존의 말에 답하며 명후의 앞으로 다가가 상자를 내려놓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아렉스가 나가자 존이 이어 말했다.

“빨간 상자에는 마그너스 남작가의 정보가 들어있고, 파란 상자에는 데벡 남작가의 정보가 들어있다.”

존의 말에 명후는 우선 빨간 상자를 열었다. 상자 안에는 꽤나 많은 수의 스크롤이 들어 있었다. 명후는 차례대로 스크롤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저택 구조, 가족 관계.. 진짜 세밀하게 조사했네.’

스크롤에는 저택 구조, 가족 관계 등 참으로 다양한 정보들이 적혀 있었다.

‘벌써 마지막이야?’

그렇게 스크롤을 읽어 가던 명후는 남은 스크롤이 하나라는 것을 확인하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여태까지 읽은 스크롤에는 부정부패라고 할 만한 부정적인 정보가 전혀 적혀있지 않았다.

‘설마.. 부정부패가 없는 건가?’

저택 구조, 가족 관계, 다른 가문과의 관계 등 스크롤에는 많은 정보들이 적혀 있었다. 마지막 남은 스크롤에 별다른 정보가 적혀 있지 않다면 부정부패가 없을 확률이 높았다.

‘하긴.. 여섯 가문 전부가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건 아니겠지.’

이번 퀘스트의 목적은 황제가 지정한 귀족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는지 저지르지 않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여섯 가문 전부가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을 수도 있지만 여섯 가문 전체가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고 있을 수도 있었다.

스윽

생각을 마친 명후는 마지막 스크롤을 집어 펼쳤다.

-마그너스 남작가의 뒷문으로 어린 아이들 20명이 들어감. 그러나 저택 어디에서도 어린 아이들을 찾을 수 없음.

‘...어?’

스크롤의 초반 부분을 읽은 명후는 적혀 있는 정보에 미간을 찌푸렸다. 부정부패를 떠나 매우 불쾌한 느낌이 나는 정보였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계속해서 스크롤을 읽어 내려갔다.

-아스렌을 거점으로 삼은 알머스 상단이 주위 상단들을 흡수하며 급속도로 크기를 키우고 있음. 베론 남작이 상단주 알머스를 자주 찾아가는 것으로 보아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됨.

-아스렌의 외곽 지역에 있는 식당 마도로스에 베론 남작이 자주 방문함. 조사 결과 식당 마도로스는 단순한 식당이 아닌 도둑 길드 보로스의 지부로 확인됨. 무엇을 한 것인지는 확인 불가.

‘흐음..’

스크롤에 적혀 있는 모든 정보를 확인 한 명후는 스크롤을 내려놓으며 생각했다.

‘...생각보다 더 걸리겠는데.’

마지막 스크롤에는 마그너스 남작가의 대한 부정적인 정보들이 가득 적혀 있었다. 물론 모든 정보가 확실한 것은 아니었기에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조사하는데 있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스윽

명후는 시선을 돌려 데벡 남작가의 정보가 들어있는 파란 상자를 바라보았다. 원래는 두 가문의 정보를 전부 확인하고 움직이려 했다. 그러나 마그너스 남작가의 정보를 읽은 지금은 아니었다. 파란 상자를 보던 명후는 시선을 돌려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스크롤들을 다시 빨간 상자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

존은 자리에서 일어난 명후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조사해야 될 게.. 상당히 많아서 말이야. 데벡 남작가는 나중에 읽어 봐야겠어.”

“...알았다.”

명후의 말에 존은 마그너스 남작가의 부정적인 정보가 적혀 있는 스크롤을 힐끔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중에 올게.”

그렇게 말하며 명후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끝나셨습니까?”

명후가 나오자 문 밖에 대기하고 있던 아렉스가 물었다. 명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밖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명후의 뒷모습을 응시하던 아렉스는 시야에서 명후가 사라지자 뒤로 돌아 방으로 들어갔다.

“마스터, 치웁니까?”

방으로 들어온 아렉스는 빨간 상자와 파란 상자를 보며 말했다.

“아니, 잠깐.”

아렉스의 말에 존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명후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마그너스 남작가의 정보가 들어있는 빨간 상자에서 명후가 보았던 마지막 스크롤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흐음...”

스크롤에 적혀 있는 마그너스 남작가의 정보들을 보며 존은 침음을 내뱉었다. 이내 적혀 있는 모든 정보를 확인 한 존은 스크롤을 다시 상자에 넣으며 말했다.

“검은 달의 탑.. 깨끗했지?”

“예, 마스터. 한 녀석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흐음...”

아렉스의 대답에 존은 침음을 내뱉으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 그러는 게 좋겠군.”

생각에 잠겨있던 존이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며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며 아렉스에게 말했다.

“갔다 놔.”

“예, 마스터.”

*  *  *  *

도시 아스렌.

끼이익

“조심히 움직여!”

긴 마차 행렬이 길을 따라 어딘가로 이동하고 있었다. 천으로 가려져 있어 마차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조심스레 다루는 것으로 보아 매우 중요한 물품이 들어 있는 듯 했다.

“멈춰!”

이내 마차 행렬이 선두에 서 있던 중년 사내의 외침에 멈췄다. 마차 행렬이 멈춘 곳은 바로 아스렌과 그 주위 마을들을 관리하는 마그너스 남작가의 저택 앞이었다. 저택 앞에 마차들을 세운 중년 사내는 곧장 저택의 입구로 다가가 입구를 지키고 있는 병사에게 입을 열어 말했다.

“알머스 상단주가 왔다고 남작님께 전해주시겠소?”

“아, 알머스님이셨군요. 잠시..”

알머스의 말에 병사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뒤, 안으로 들어간 병사가 돌아왔다.

끼이익

“들어가시면 라셀님이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돌아온 병사는 정문을 열며 말했다.

“총집사님이요?”

병사의 말에 알머스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예.”

알머스의 반문에 정문을 고정시킨 병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병사의 끄덕임에 알머스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답하며 생각했다.

‘그 영감탱이가 왜...’

마그너스 남작가의 총집사 라셀, 자신은 그와 친분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악연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런 그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무언가 꺼림칙했다.

“조심히 움직여!”

알머스는 마차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가 저택으로 다가갔다. 병사의 말대로 머리가 희끗한 60대 중반으로 보이는 마그너스 남작가의 총집사 라셀이 서 있었다.

“멈춰!”

이내 라셀이 있는 곳에 도착한 알머스는 마차를 세우고 라셀에게 다가가 인위적인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총집사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허허, 더 이상 안 봤으면 했는데.. 또 보게 됐군.”

알머스의 인사에 라셀이 활짝 웃으며 답했다.

‘이놈의 영감탱이가!’

라셀의 말에 알머스는 화가 치솟았지만 내색 한 순간 일이 꼬일 것이 분명하기에 내색 할 수 없었다.

“어쩐 일로 왔지?”

“아, 베론 남작님을 뵙기 위해 왔습니다.”

알머스는 라셀의 물음에 화를 억누르며 답했다. 그러자 라셀이 피식 웃고 마차를 향해 다가가며 이어 말했다.

“남작님은 외출 중 이시다. 이 마차는 또 뭐지?”

이내 마차에 도착 한 라셀이 마차를 덮고 있던 천을 들어올렸다. 천을 들어 올리자 마차에 실려 있던 항아리와 보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아, 그것들은 남작님께 드릴 선물입니다.”

천을 들어 올릴 줄 예상하지 못했던 알머스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알머스의 말에 라셀은 다시 한 번 피식 웃으며 중얼거렸다.

“선물이라..”

스윽

중얼거리며 다시 천을 내린 라셀은 알머스를 보며 말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남작님은 외출 중이시다.”

“기다리겠습니다.”

“언제 돌아오실 지 알 수 없다. 오늘 오시지 않을 수도 있지.”

“약속을 하고 온 것이니 오늘 내로는 오실 겁니다.”

라셀의 말에 알머스는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알머스의 답에 라셀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이어 말했다.

“이 마차들.. 조금 거슬리는군.”

“어차피 남작님께 드릴 선물이니.. 위치를 알려주시면 그쪽으로 옮기겠습니다.”

바로 그때였다.

달그닥 달그닥

뒤쪽에서 마차 바퀴 굴러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알머스는 자신의 뒤쪽을 보고 있는 라셀의 당황스런 표정을 보며 미소를 지은 채 뒤로 돌아섰다. 역시나 정문에서 이곳의 주인 베론 남작이 타고 있는 마차가 다가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월요일입니다! 두둥!

힘드시겠지만 힘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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