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28 38. 내부감사(2) =========================================================================
“감사합니다.”
명후는 남성에게 대답해줘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다시 계단을 바라보았다.
‘지하 투기장이라...’
왠지 한 번 들려보고 싶었다. 남성의 말대로 이곳과 분위기가 어떻게 다르며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궁금했다.
‘영약도 있을까..’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영약이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바로 듬직한 체구의 사내들이 지키고 있는 계단으로 다가갔다.
스윽
계단을 지키고 있던 사내들은 명후가 다가오자 명후의 외관을 훑었다.
“입장료는 50골드입니다.”
두 사내중 오른쪽에 서 있던 사내가 입을 열어 말했다.
[토렌 자작가의 기록 수정구 : 57%]
‘...?’
사내의 말이 끝나자마자 기록 수정구가 5%나 상승했다.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설마.. 저 말에 5%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명후는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입을 열어 말했다
“얼마라구요?”
“50골드입니다.”
명후의 물음에 사내가 다시 답했다.
‘한 번만 되는건가.’
그러나 이번에는 퍼센트가 올라가지 않았고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인벤토리를 열어 50골드를 꺼내 사내에게 건넸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명후에게 50골드를 건네 받은 사내는 골드를 확인하고 미소를 지으며 옆으로 비켜섰다. 명후는 다시 걸음을 옮겨 계단을 따라 지하 투기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챙.. 쿵... 으악..
지하 투기장으로 내려가던 명후는 들려오는 소리에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환호성이 안들려?’
그도 그럴 것이 들려오는 소리로 보아 누군가가 싸우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들려야 할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진짜.. 조용하네.’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비명 뿐이었다.
‘분위기가 다르다더니..’
환호성이 들리지 않는 이유가 분위기가 달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을 한 명후는 곧 계단의 끝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허.’
지하 투기장에 도착 한 명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하 투기장은 위에 세워져 있는 건물의 크기와는 비교 할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명후는 일단 자신의 바로 앞에 세워져 있는 작은 건물을 보며 생각했다.
‘저기가.. 배팅 하는 곳인가?’
앞이 뻥 뚫려 있는 건물에는 NPC로 보이는 세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의 위에는 게시판이 여러개 달려 있었는데 게시판에는 승과 패, 무승부 라는 단어가 적혀 있었고 그 밑에 비율이 적혀 있었다. 배팅을 하는 곳이 분명했다. 물론 배팅하는 곳을 발견해서 놀란 것은 아니었다.
‘배팅은 둘째치고..’
명후는 건물의 왼쪽에 있는 링을 바라보았다.
“크핫!”
-크어어어어엉!
‘오우거랑 인간이라니..’
링 위에는 인간과 오우거가 한창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지하 투기장에는 인간과 오우거가 싸우고 있는 링 말고도 여러 개의 링이 존재했고 링 위에서는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었다. 인간과 인간이 싸우는 링도 있었고 인간과 트롤이 싸우는 링도 있었으며 오크와 고블린 두 마리가 싸우는 링도 존재했다.
‘귀족들? 부자 NPC?’
링 주변에는 저마다 쇼파에 앉아 전투를 관람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어두워 확실하지 않았지만 드러난 복장과 번쩍이는 장신구로 보아 귀족들 또는 부자 NPC 인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토렌 자작가의 기록 수정구 : 60%]
[100%를 달성 할 경우 알토란 백작가의 기록 수정구를 획득 할 수 있습니다.]
[알토란 백작가의 기록 수정구 : 1%]
[100%를 달성 할 경우 프랑크 백작가의 기록 수정구를 획득 할 수 있습니다.]
[프랑크 백작가의 기록 수정구 : 1%]
[100%를 달성 할 경우 데벡 남작가의 기록 수정구를 획득 할 수 있습니다.]
[데벡 남작가의 기록 수정구 : 1%]
갑작스레 메시지가 나타났다.
‘...뭐?’
메시지를 읽은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토렌 자작가는 당연하지만.. 나머지는..’
이곳은 토렌 자작가의 불법 투기장이었다. 갑자기 왜 다른 가문의 기록 수정구 메시지가 나타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 여기에 있는건가?’
아무래도 이곳에 알토란 백작가, 프랑크 백작가, 데벡 남작가의 사람들이 와 있는 것 같았다.
‘뭐.. 상관은 없지.’
물론 있든 있지 않든 상관없었다. 명후에게 중요한 것은 기록 수정구 메시지가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이대로 가다보면 오르려나..?’
퀘스트를 깨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록 수정구였다. 만약 이곳에서 기록 수정구를 전부 얻게 되면 굳이 영지를 돌아다니며 증거를 수집 할 필요가 없었다. 명후는 잠시 자리에서 멈추어 서서 메시지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토렌 자작가의 기록 수정구 : 60%]
[알토란 백작가의 기록 수정구 : 2%]
[프랑크 백작가의 기록 수정구 : 2%]
[데벡 남작가의 기록 수정구 : 2%]
이내 기다리던 메시지가 나타났다.
‘흐.’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잘만 하면 이곳에서 퀘스트를 완료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메시지를 보던 명후는 건물을 향해 걸어가 대기하고 있던 세 NPC 중 왼쪽에 있는 NPC에게 다가갔다. 명후가 다가오자 NPC가 입을 열어 말했다.
“배팅하시겠습니까? 도전하시겠습니까?”
NPC의 말에 명후는 살짝 움찔 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서는 아예 도전도 접수를 받는 건가.’
즉석에서 도전을 받는 1층과 비교해 지하 투기장은 꽤나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운영 되는 것 같았다.
“도전에 대해서 알고 싶은데요.”
“잠시..”
명후의 말에 NPC는 책상 아래로 몸을 숙여 무언가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 책을 하나 꺼내 책상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
“여기 있습니다.”
NPC의 말에 명후는 책을 보고 다시 NPC를 보며 말했다.
“여기에 적혀 있는겁니까?”
“예, 종류와 보상, 규칙이 적혀 있습니다.”
명후는 NPC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책을 펼쳤다.
1.오우거와의 전투에서 살아남기.
제한 : B등급
도전 비용 : 5골드
보상 : 100골드, 오우거의 힘줄 10개.
규칙 : 1. 10분이 넘어가면 도전 성공.
2. 오우거를 죽일 시 도전 성공.
‘등급?’
책을 펼쳐 읽던 명후는 도전 종류에 적혀 있는 제한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는 NPC를 보며 말했다.
“등급이 뭡니까?”
“등급이란 저희 투기장에서 만든 계급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F등급부터 E, D, C, B, A, S, SS등급까지 있으며 수준이 되지 않음에도 보상에 눈이 멀어 도전하다 죽는 분들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등급이 안 되면 도전 하지 못하는 겁니까?”
“네.”
명후의 말에 NPC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제 등급을 좀 알 수 있을까요.”
“처음이시죠?”
“네.”
“증명패는 있으십니까?”
“증명패요?”
“잠시..”
NPC는 명후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다시 책상 아래로 몸을 숙여 무언가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 가로 10cm, 세로 15cm 정도의 크기를 가지고 있는 네모난 것을 꺼내 책상 위에 올려 놓으며 이어 말했다.
“F등급의 증명패입니다. 가격은 50골드입니다.”
‘...사야되는구나.’
증명패는 공짜가 아니었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50골드를 꺼냈다. 그러나 바로 NPC에게 골드를 건네지는 않았다. 증명패를 구입하기 전 확인해야 될 것이 있었다.
“잠시만요.”
명후는 책상 위에 골드를 올려놓은 뒤 다시 책을 잡고 페이지를 넘기며 도전 성공 시 얻을 수 있는 보상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영약.. 영약..’
17. 트롤을 죽여라.
제한 : B등급
도전 비용 : 20골드
보상 : 150골드, 힘의 영약 30개.
규칙 : 1. 20분이 넘어가면 도전 실패.
2. 약물 사용 불가. 사용 시 도전 실패.
‘있다!’
보상을 확인하던 명후는 곧 힘의 영약을 보상으로 주는 도전을 찾고 미소를 지었다. 명후는 고개를 들어 NPC를 보며 말했다.
“등급은 어떻게 올리는 겁니까?”
힘의 영약이 보상인 17번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B등급이 되어야 했다. 그러나 빠르게 등급을 올릴 수 없다면 굳이 증명패를 구입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 명후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것인지 NPC가 입을 열어 말했다.
“등급을 올리는 것은 간단합니다. 등급에 맞는 도전을 성공하기만 하면 즉시 등급을 상승 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NPC의 말에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책상 위에 올려 둔 골드를 건넸다. 골드를 건네받은 NPC는 골드를 확인하고 책상 위에 올려놓은 증명패를 집어 명후에게 내밀었고 명후는 재빨리 증명패를 집었다.
[투기장 증명패[F]를 획득 하셨습니다.]
그러자 증명패를 획득 했다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러나 메시지는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토렌 자작가의 기록 수정구 : 100%]
[100%를 달성하였습니다.]
[토렌 자작가의 기록 수정구를 획득하셨습니다.]
[퀘스트 ‘첫번째 내부 단속’, 토렌 자작가의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어?’
갑작스레 토렌 자작가의 기록 수정구가 100%가 되었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증명패를 보며 생각했다.
‘증명패.. 때문인가?’
아무래도 100%가 된 것은 증명패 때문인 것 같았다.
‘..뭐, 상관 없지.’
어차피 얻게 될 것을 조금 일찍 얻었을 뿐이었다. 또한 토렌 자작가의 조건이 충족되었다고 이곳에서 나갈 생각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여전히 다른 귀족 가문의 기록 수정구 퍼센트가 상승하고 있었다.
‘일단.. 등급부터 올려서 영약부터 받자.’
명후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려 F등급의 도전을 찾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