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44 40. 검은 손톱 기사단 =========================================================================
‘망할..’
랑크는 명후가 다가오자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분명 살을 파고 들지 못했다.’
처음 명후를 공격 했을 때 정확히 목을 찔렀다. 그러나 쇠붙이는 목을 파고 들기는커녕 팅겨 나와 버렸다.
‘무기만 있었어도..’
너무나도 아쉬웠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는 작은 쇠붙이 하나 뿐이었다. 물론 작은 쇠붙이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능력을 랑크는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대상이 보통 사람일 경우였다.
‘...죽일 수 있는 방법은 전무. 그렇다면..’
지금 상황으로는 명후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랑크는 명후에게서 시선을 돌려 그 뒤를 바라보았다.
‘...후’
뒤를 확인 한 랑크는 속으로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죽일 수 없으니 도망을 쳐야 하는데 입구 앞에는 자신들을 잡아낸 라피드가 떡하니 버티고 있었고 그 옆에는 존이 싸늘한 미소를 지은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이동 타격.”
랑크에게 다가가던 명후가 이동 타격을 사용했다. 물론 이동 타격의 대상은 랑크가 아니었다. 이동 타격의 대상은 정중앙에 있던 10호였다.
“...!”
이동 타격을 통해 10호의 앞으로 이동한 명후는 당황과 놀람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10호의 복부로 주먹을 뻗었다.
퍽!
이내 명후의 주먹이 10호의 복부에 작렬했다.
“억!”
명후의 공격에 10호는 억소리를 내며 뒤로 서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명후는 쓰러지는 10호를 보며 이어 외쳤다.
“생명 폭발!”
우우웅!
외침과 동시에 명후의 몸에서 파동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억!”
“크억!”
“허억!”
“뜨헉!”
파동은 빠르게 퍼져 나갔고 파동에 닿은 암살자들이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두가 파동에 의해 쓰러진 것은 아니었다.
“이 무슨...!”
가장 앞에 있었기에 명후와 가장 떨어져 있던 랑크는 파동을 본 순간 즉각 뒤로 빠져 죽음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랑크의 표정은 결코 좋지 못했다. 랑크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쓰러진 자신들의 부하들과 명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스윽
랑크의 중얼거림에 명후는 뒤로 돌아 랑크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금 놀랍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피폭발.”
“...크헉!”
명후의 말이 끝난 직 후 스킬이 발동되었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던 랑크가 크게 움찔거렸다. 그리고 입가에 피 한 줄기를 뿜어내며 서서히 쓰러지기 시작했다.
“...”
“...”
존은 랑크를 포함한 암살자 9명이 순식간에 죽음을 맞이하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총집사 또한 마찬가지였다.
“헤헤, 아빠 멋있어요!”
물론 라피드는 예외였다. 라피드는 헤벌쭉 미소를 지으며 외쳤다. 라피드의 외침에 명후는 피식 웃으며 쓰러져 있는 시체들을 보며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사라지려나?’
몬스터의 시체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사라진다. 그것은 NPC의 시체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모든 시체가 자연스레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특수한 경우에는 몇날 며칠이고 사라지지 않는다.
‘뒤처리를 해야 하나?’
확실한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직접 뒤처리를 해야 될 것 같았다.
스윽
직접 뒤처리를 하기로 결정한 명후는 고개를 들어 총집사를 보며 입을 열어 말했다.
“총집사님, 이것들 뒤처리 좀 부탁드립니다.”
“...아! 예!”
멍하니 시체를 바라보던 총집사는 명후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명후는 총집사의 대답에 다시 걸음을 옮겨 존에게 다가갔다.
스윽
그리고 손을 내밀며 말했다.
“줘.”
“...아, 여기 있습니다.”
명후가 손을 내밀자 의아해 하던 존은 곧 명후의 말뜻을 이해하고 자신이 들고 있던 암살자들의 대장 드렉을 넘겨주었다. 존은 명후에게 드렉을 넘겨 준 뒤 조심스레 입을 열어 말했다.
“혹시.. 어떻게 하실 건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음.”
존의 말에 명후는 어떻게 할 지 곰곰이 생각했다.
‘찾아가는 건.. 그렇겠지?’
처음에는 드렉을 데리고 히덴 공작에게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한다고 해서 무슨 특별한 일이 일어 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저 히덴 공작에게 경각심만 심어주게 될 것 같았다.
“생각해 놓으신 계획이 없으시다면...”
명후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존이 입을 열어 말했다.
“제가 처리해도 되겠습니까?”
“...?”
존의 말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존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처리?”
명후가 반문하자 존이 싸늘한 미소를 지은 채 드렉을 쳐다보더니 다시 살가운 표정으로 명후를 보며 명후의 반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예, 저 녀석을 넘겨주신다면.. 히덴 공작이 다시는 이런 일을 벌이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처리하겠습니다.”
* * * *
영지 수레아에 위치한 카이저의 저택에는 현재 저택의 주인이자 자작인 카이저와 각각 체력과 민첩, 지혜의 근원을 가지고 있는 그의 친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면.. 작업 들어가자마자 황궁에서 들이닥친거냐?”
“응..”
카이저의 말에 데메토스가 아쉽다는 표정으로 답했다. 그러나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데메토스 뿐이었다. 민첩의 근원을 가지고 있는 전사 마간과 체력의 근원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 도브락의 얼굴에는 한 점의 아쉬움도 보이지 않았다. 아쉬움은 커녕 오히려 둘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러니까 여유 부리지 말라고 했잖아.”
마간이 미소를 지은 채 데메토스에게 말했다.
“...”
아쉬운 표정으로 한숨을 푹푹 쉬던 데메토스는 마간의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나 맞는 말이었기에 무어라 반박을 할 수는 없었다. 데메토스의 분위기가 한층 더 어두워졌다. 카이저는 그런 데메토스의 반응에 피식 웃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건 어떻게 됐어?”
“...?”
카이저의 말에 데메토스가 뭘 말하는 거냐는 표정으로 카이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카이저가 이어 말했다.
“히덴 공작.”
“아, 암살자 길드?”
이어진 카이저의 말에 그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데메토스는 활짝 미소를 지었다.
“거의 다 됐다. 조만간 히덴 공작 직속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
데메토스의 말에 카이저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스윽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마간을 쳐다보았다. 마간은 카이저가 자신을 쳐다보자 바로 입을 열어 말했다.
“난 아직 멀었어. 도렌 공작.. 괜히 제 1 공작이 아니더라. 아무리 빨라도.. 아니다. 얼마나 걸릴 지 예상 못하겠다.”
“필요 한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카이저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도브락을 바라보았다.
“3일 뒤, 레무스 공작을 만난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좋게 흘러 갈 것 같다.”
도브락의 말에 다시 카이저가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아 맞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에 카이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자신의 책상으로 다가가 서랍을 열어 작은 봉투를 꺼냈다.
저벅저벅
봉투를 꺼내고 다시 자리로 돌아온 카이저는 자리에 앉으며 데메토스에게 봉투를 내밀었다.
“...?”
데메토스는 의아한 표정으로 봉투를 받고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카이저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카이저가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부탁한다.”
“...?”
카이저의 말에 데메토스는 봉투를 열어 안에 들어 있던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종이에 적혀 있는 글을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글을 읽어 내려가던 데메토스의 얼굴에 의아함이 가득차기 시작했다.
스윽
이내 종이에 쓰여 있는 글을 전부 읽은 데메토스가 종이를 내려놓으며 카이저를 바라보았다.
“설마 이거.. 그때 황궁에서 봤다는 그 노인이랑 관련 있는거냐?”
“응.”
데메토스의 물음에 카이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진짜야?”
“아마도..?”
확실하지는 않다는 카이저의 말에 데메토스는 다시 종이에 쓰여 있는 글을 읽어 내려가며 중얼거렸다.
“대박이네..”
“뭔데 그래?”
카이저와 데메토스의 대화에 호기심을 느낀 마간이 물었다.
“보고 줘.”
마간의 물음에 데메토스는 종이를 마간에게 건네며 말했다. 마간은 재빨리 종이를 받아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건 어떻게 할 거냐?”
마간에게 종이를 건넨 데메토스는 다시 카이저를 보며 말했다.
“뭘?”
“명후라는 유저 말이야.”
“아.. 잠시 지켜보자. 지금 상황이 조금 그래.”
“알았다.”
카이저의 말에 데메토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리고는 다시 마간을 바라보았다. 마간은 놀란 표정으로 글을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스윽
이내 글을 전부 읽은 것인지 마간이 종이를 내려 놓았다. 그리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시크릿 나이츠라니..허.”
============================ 작품 후기 ============================
전사인 명후는 아직 감지 스킬이 없습니다.ㅎㅎ
만우절이네요.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만우절 농담 아닙니다.)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만우절 농담 아니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