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61 43. 7 마계 =========================================================================
‘웃음을 참고 있어?’
라쿠자의 입가가 씰룩이고 있었다.
웃음을 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마왕님.”
뒤에 대기 하고 있던 추르처느가 다가와 라쿠자를 불렀다.
“흐.흠.”
라쿠자는 추르처느의 부름에 헛기침을 하며 표정을 관리했다. 그리고는 명후를 보고 입을 열어 말했다.
“마쿠사 덴 쿠르자를 진짜.. 소멸 시킬 생각인가?”
“응.”
재차 묻는 라쿠자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마쿠사 덴 쿠르자는 네가 소멸시킨 아그라넥토 보다 훨씬 강하다. 그것을 알고 하는 소리 맞나?”
“...?”
라쿠자의 말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마왕자리 뺏겼다며?’
그도 그럴 것이 카로트가 말하기를 마쿠사 덴 쿠르자는 아그라넥토에게 마왕의 자리를 빼앗긴 전전 마왕이었다. 그런데 아그라넥토보다 훨씬 강하다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아그라넥토한테 마왕의 자리를 뺏긴게 마쿠사 아니야?”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라쿠자에게 물었다.
“모르고 있었나 보군..”
라쿠자는 명후의 말에 아쉬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마쿠사 덴 쿠르자가 아그라넥토에게 마왕의 자리를 뺏긴 것은 맞아. 하지만 마왕의 자리를 뺏긴 것은 힘 때문에 아니야. 마왕의 자리를 뺏긴 것은 아그라넥토의 특별한 힘 때문이지.”
“특별한 힘?”
“죽음, 아그라넥토는 죽음의 권능 일부를 가지고 있었거든. 지금 생각해보니 마왕의 자리를 뺏겼다기 보다는 마쿠사 덴 쿠르자가 물러났다고 봐야겠군.”
“...!”
명후는 라쿠자의 말에 살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라쿠자의 말에 따르면 마쿠사 덴 쿠르자는 아그라넥토에게 마왕의 자리를 뺏긴 것이 아니었다. 스스로 물러난 것이었다. 거기다 스스로 물러난 것은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힘은 오히려 아그라넥토보다 마쿠사 덴 쿠르자가 강했다.
“그래서.. 어디 있는데?”
물론 마쿠사 덴 쿠르자가 아그라넥토보다 훨씬 강하다고 해도 포기 할 수는 없었다. 어차피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는 마쿠사 덴 쿠르자를 잡아야 했다.
“...?”
명후의 물음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던 라쿠자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말했다.
“설마 마쿠사 덴 쿠르자가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도 소멸 시킬 생각인가?”
“어, 꼭 잡아야 하거든.”
“...”
라쿠자의 입가가 다시 씰룩이기 시작했다. 앙상한 입가가 씰룩이다 보니 그 표정이 참으로 기괴해 웃음이 나올 것 같았지만 명후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라쿠자의 말을 기다렸다.
“마왕님..”
“흠..흠.”
이윽고 추르처느의 부름에 웃음을 가라앉힌 라쿠자가 명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마쿠사 덴 쿠르자는 지하에 숨어 있어, 입구는 알고 있지만 지하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모른다.”
라쿠자도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입구면 충분하지.’
그러나 입구가 어딘지만 알아도 충분했다. 어차피 입구를 통해 쥐잡듯 뒤지다 보면 만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입구는 어딘데?”
“입구는...”
라쿠자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는 분위기를 살짝 고조 시킨 뒤 입을 열었다.
“바로 갈 생각인가?”
“...?”
이어진 라쿠자의 말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입구의 위치를 말 할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라쿠자는 뜬금없이 입구에 언제 갈 지를 묻고 있었다.
“그건 왜?”
명후는 그것을 왜 묻냐는 표정으로 라쿠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라쿠자가 입을 열어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데려다 주지, 입구가 여기서 많이 멀거든.”말을 끝낸 라쿠자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잠시만.”
스윽
라쿠자의 말을 듣고 어째서 라쿠자가 그런 말을 한 것인지 알게 된 명후는 잠시 기다리라 말하며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일행을 보며 말했다.
“지금 바로 갈까?”
“콜!”
“좋아요, 아빠!”
-물론입니다. 주인님.
-주군의 뜻대로..
명후의 말에 민형부터 시작해 라피드, 카로트, 프라미너스가 답했다. 명후는 유일하게 답을 하지 않은 소녀를 바라보았다.
“...”
소녀의 얼굴은 당황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너는?”
명후는 당황스러워 하고 있는 소녀에게 재차 물었다.
“...”
그러자 소녀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스윽
소녀의 끄덕임에 명후는 다시 뒤로 돌아 라쿠자를 바라보았다.
“지금 바로 갈게.”
“알겠다.”
라쿠자는 명후의 말에 답하며 고개를 돌려 뒤에 대기하고 있던 추르처느를 보며 이어 말했다.
“추르처느, 다녀오겠다. 준비해 놓도록.”
“예, 마왕님. 준비해놓겠습니다.”
추르처느의 답을 들은 라쿠자는 미소를 지으며 다시 고개를 돌려 명후를 바라보았다.
“그럼 바로 가지.”
스윽
그렇게 말하며 라쿠자가 지팡이를 들었다. 지팡이의 수정구는 이미 검은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라쿠자가 지팡이를 다시 내렸다.
스아악
지팡이를 내리자 명후 일행과 라쿠자의 발밑에 거대한 마법진이 나타났다.
[경고!]
[마왕 라쿠자가 워프를 시전하였습니다.]
[워프를 피하시려면 마법진에서 벗어나십시오.]
[워프까지 10초 남았습니다.]
[워프까지 9초 남았습니다.]
마법진이 나타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계속해서 시간이 줄어드는 메시지를 바라보았다.
[워프까지 1초 남았습니다.]
[워프 합니다.]
스아악
이내 워프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명후 일행과 라쿠자가 마왕성에서 사라졌다. 사라진 그들이 다시 나타난 곳은 수풀이 무성한 공터였다.
두리번두리번
명후는 주위를 살폈다. 그러나 수풀만 보일 뿐 입구는 보이지 않았다. 명후는 입구가 보이지 않자 라쿠자를 바라보았다.
“입구에는 좌표 왜곡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바로 그곳으로 워프하는 것은 무리, 그래도 조금만 걸어가면 입구에 도착 한다.”
라쿠자는 명후가 자신을 쳐다보자 재빨리 답했다. 그리고는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벅저벅
말없이 명후와 일행은 라쿠자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뒤 라쿠자가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저기다.”
라쿠자의 말에 명후는 앞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거대한 동굴이 보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곳이 마쿠사 덴 쿠르자가 있는 지하의 입구 인 것 같았다.
“그럼 난 이만 가보지. 아, 그리고 이 것.”
동굴을 바라보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라쿠자를 바라보았다. 라쿠자는 명후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그런 라쿠자의 손에는 검은색 수정구가 들려 있었다.
“...이건 뭔데?”
“후후.”
명후의 말에 라쿠자가 히죽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그리고는 이어 말했다.
“내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기 폭탄이다. 이걸 마쿠사 덴 쿠르자가 있는 곳에서 터트리면 그의 마기가 일정 부분 봉인 될거다.”
라쿠자의 손에 들려 있던 검은색 수정구의 정체는 라쿠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기 폭탄으로 마쿠사 덴 쿠르자의 힘을 약화시켜주는 아이템이었다.
[라쿠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기 폭탄을 획득하셨습니다.]
명후는 일단 마기 폭탄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즉시 아이템 정보를 확인했다.
<라쿠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기 폭탄[유니크]>
마왕 라쿠자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마기 폭탄이다.
사용 시 : 반경 3km 안에 있는 이들의 마기를 40% 봉인한다.
“그럼.. 꼭 성공하길 빌지.”
아이템 정보를 보던 명후는 자신에게 폭탄을 건네주고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라쿠자를 바라보았다. 돌아가는 라쿠자의 발걸음은 참으로 가벼워 보였다.
“바로 들어갈거지?”
민형이 말했다.
“응. 가자.”
명후는 민형의 말에 답하며 뒤로 돌아 입구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프라미너스.”
-예, 주군.
“입구 근처에 몬스터들 없어?”
마왕성의 입구에는 스켈레톤들이 있었다. 이곳 입구에도 무언가가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프라미너스의 말에 명후는 안심하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곧 동굴 앞에 도착 한 명후는 걸음을 멈추고 동굴 안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있단 말이지..”
동굴 안 어딘가에 마쿠사 덴 쿠르자가 있을 것이었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다시 걸음을 옮겨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마쿠사 덴 쿠르자의 은신처에 입장하셨습니다.]
[마쿠사 덴 쿠르자가 당신의 존재를 인지합니다.]
안으로 들어오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마쿠사 덴 쿠르자가 자신을 인지했다는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나타나려나?’
라쿠자가 나타났듯 마쿠사 덴 쿠르자도 나타날 가능성이 있었다.
“어두운데 랜턴 킬까?”
바로 그때 민형이 말했다. 명후는 민형의 말에 동굴 주위를 둘러보았다. 동굴 안은 참으로 어두웠다. 물론 한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것은 아니었다. 어둡긴 해도 어느정도 보이기는 했다.
“키자.”
랜턴을 킬까 말까 고민하던 명후는 랜턴을 키기로 결정했다. 랜턴을 키면 몬스터들이 몰려 들 수도 있지만 그것은 오히려 바라는 바였다.
“킨다.”
민형이 인벤토리에서 랜턴을 꺼내 작동시켰다.
스아악
랜턴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어둠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둠이 물러나고 주위가 환히 드러났다.
“우와, 아빠! 삼촌! 이거봐요!”
주위가 환히 드러나자 라피드가 외쳤다. 라피드의 외침에 명후와 민형은 라피드가 가리키고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라피드가 가리키고 있는 곳은 동굴의 벽면이었다.
“...어?”
“...응?”
동굴의 벽면을 본 명후와 민형은 살짝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명후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벽면을 보며 중얼거렸다.
“뭐야.. 저 그림은.”
벽면에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냥 그림은 아니었다. 심상치 않았다.
============================ 작품 후기 ============================
월요일입니다.
평화로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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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뒤에 진행 될 말타리오 에피소드는 말 그대로 말타리오 에피소드입니다. 후에 나오겠지만 운영자들도 명후의 퀘스트를 모르고 있습니다.
엘가브가 준 퀘스트는 2년 뒤 진행 될 말타리오 에피소드의 퀘스트가 아닙니다. 전혀 관련이 없는 퀘스트입니다. 차차 나올테니 지켜봐주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