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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282화 (282/644)

00282  45. 아만 제국의 황녀  =========================================================================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자신에게 부딪힌 붉은색 로브의 사내 헤르메토를 바라보았다.

‘소매치기라...’

소매치기를 당할 것이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 가끔가다 게시판에 소매치기를 당한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오기는 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신기하기도하고 웃기기도 했다.

“죄송합니다.”

헤르메토가 죄송하다 말하며 방향을 틀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명후는 헤르메토를 보낼 생각이 없었다.

‘소매치기라면.. 알고 있는 것도 은근히 많겠지?’

한순간에 사람들을 조용하게 만든 에모스였다. 이곳 상업 지구에서 활동하는 소매치기라면 분명 에모스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을 것이었다.

“잠시만”

명후는 지연에게 잠시 기다리라 말하며 헤르메토의 뒤를 따라 걸어가며 외쳤다.

“저기요.”

멈칫

헤르메토는 명후의 부름에 순간 멈칫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듣지 못했다는 듯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헤르메토의 걸음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기 시작했다. 헤르메토가 점점 더 속력을 올리자 명후는 헤르메토를 잡기 위해 달리기 시작했다.

“에잇!”

명후가 달리자마자 헤르메토 또한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명후의 민첩 스텟은 6만이 넘는다. 상급 마족과의 거리는 좁히지 못했지만 소매치기 NPC를 잡지 못할 정도로 이동속도가 느리지는 않았다. 명후와 헤르메토의 거리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기 시작했다.

스윽

이내 헤르메토를 따라잡은 명후는 손을 뻗어 로브를 잡아 당겼다.

휘익

그러나 헤르메토는 명후가 로브를 잡아 당길 것이라 예상이라도 한 것인지 로브를 벗으며 빠르게 달려나갔다.

[허름한 붉은 로브를 획득하셨습니다.]

“허.”

잡았다고 생각해 속도를 늦추었던 명후는 로브 획득 메시지에 허탈한 웃음을 내뱉고 다시 헤르메토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거리는 다시 빠르게 좁혀졌다.

“헉..헉..”

헤르메토의 거친 숨소리에 명후는 피식 웃었다. 유저의 경우 민첩을 아무리 높여도 NPC 만큼 이동속도와 공격속도가 증가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치는 NPC와 달리 유저는 아무리 달려도 아무리 공격해도 지치지 않는다.

스윽

명후는 손을 뻗어 헤르메토의 상의를 잡았다. 로브와는 달리 쉽게 벗을 수 없는 상의였기에 헤르메토는 아까처럼 탈출을 할 수 없었다.

“이새끼!”

헤르메토는 명후에게 붙잡혀 탈출이 불가능한 것을 깨닫고 소매에 숨겨두었던 칼을 꺼내 명후에게 휘둘렀다.

스윽

명후는 팔을 들어 헤르메토가 휘두르는 칼을 막았다.

팅!

팅소리와 함께 칼이 뒤로 튕겨나갔다. 헤르메토는 뒤로 팅겨 나간 칼에 잠시 멈칫 했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다시 칼을 휘둘렀다.

팅! 쩌적!

헤르메토가 휘두른 칼은 다시 한 번 명후의 팔에 작렬했고 이내 금이 가며 박살이 났다.

“...”

칼이 박살나자 헤르메토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멍하니 부러진 칼을 바라볼 뿐이었다.

스윽

“...하하.”

부러진 칼을 바라보던 헤르메토가 이내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명후를 바라보았다.

“가자.”

명후는 비굴한 미소를 지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헤르메토에게 말하며 일단 지연이 있는 곳으로 헤르메토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

칼이 부러진 것 때문에 충격을 먹은 것인지 헤르메토는 별다른 저항 없이 명후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누구야?”

“소매치기.”

곧 지연이 있는 곳에 도착한 명후는 지연의 물음에 답하며 고개를 돌려 헤르메토를 바라보았다.

“하하..”

명후의 시선에 헤르메토는 움찔하고는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헤르메토의 비굴한 미소에 명후는 피식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려 지연을 바라보았다.

“소매치기?”

“응.”

“근데 여기까지 왜 데려왔어?”

“에모스가 누구인지 물어보려고.”

“아~”

명후의 말에 지연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감탄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헤르메토를 바라보았다.

“...?”

헤르메토를 본 지연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방금 전까지 비굴한 미소를 짓고 있던 헤르메토의 표정이 굳어 있었다.

‘에모스 때문인가?’

아무래도 헤르메토의 표정이 굳어진 것은 에모스 때문인 것 같았다. 아니, 식당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에모스 때문이 확실했다.

“들었지?”

굳은 표정의 헤르메토에게 명후가 말했다. 방금 전 대화를 들었냐는 명후의 말에 헤르메토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예.”

“에모스가 누구야?”

“그것이..”

헤르메토가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던 헤르메토가 이어 입을 열어 말했다.

“그 자를 왜 찾으시는건지..”

‘아니.. 어떤 놈이길래..’

이어진 헤르메토의 말에 명후는 에모스가 어떤 NPC인지 너무나도 궁금해졌다. 어떤 NPC이기에 NPC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바로 그때였다.

“하하하핫!”

호탕한 웃음소리가 뒷골목에 울려퍼졌다.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웃음소리와 웃음소리가 들린 직 후 더욱 굳어진 헤르메토의 표정을 보고 뒤로 돌아섰다.

‘뭐야 저 거인은?’

뒤로 돌아 선 명후는 2M는 가뿐히 넘어가는 거대한 체구의 사내를 볼 수 있었다.

‘불량배 두목인가?’

사내의 뒤에는 불량스러워 보이는 인상을 가지고 있는 여러 사내들이 있었는데 전체적인 모습으로 보아 불량한 패거리가 분명했다.

‘설마..’

그러다 문득 헤르메토의 표정이 더욱 굳어진 것을 떠올린 명후는 설마하는 표정으로 헤르메토를 보며 말했다.

“저 녀석이 에모스냐?”

“...예.”

헤르메토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명후는 헤르메토의 말에 고개를 돌려 자신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는 거대한 체구의 사내, 에스모를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이야..’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수도 전체에서 상업 지구로 범위가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근데 불량배였다니..’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어떤 사람일까 기대를 했다. 그러나 불량배라는 것에 명후는 살짝 실망했다.

“소매치기의 신이라 불리던 실력도 다 죽었나 보군! 헤르메토! 크하하핫!”

에모스가 외쳤다.

“저 녀석이 에모스라는데?”

명후는 에모스의 외침을 들으며 지연에게 말했다.

“저런 NPC였을 줄이야..”

지연 역시 기대를 했었는지 살짝 실망한 표정으로 에모스를 보며 중얼거렸다.

“그러게 말이야, 그래도 빨리 찾아서 다행이다.”

“그건 그래!”

명후와 지연이 대화를 나누던 사이 에모스가 명후와 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이봐들.”

에모스의 말에 명후와 지연은 대화를 멈추고 에모스를 바라보았다.

“내가 그 뒤에 있는 녀석에게 볼 일이 있어서 말이야, 자리를 비켜줬으면 하는데?”

스윽

명후는 에모스의 말에 고개를 힐끔 돌려 헤르메토를 바라보았다. 헤르메토는 간절한 눈빛으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이 에모스인가요?”

그 사이 지연이 입을 열어 말했다.

“이야! 목소리가 참 예쁜데? 얼굴 좀 보게 로브 좀 벗어봐!”

스윽

귓가에 들려오는 에모스의 말에 헤르메토의 애처로운 눈빛을 보고 있던 명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에모스를 응시했다. 그 순간 에모스의 뒤에 있던 부하들이 입을 열어 말했다.

“낄낄, 어서 벗어봐!”

“형님이 보고 싶어 하시잖아!”

“예쁘기만 하면 형님이 귀여워 해주실 거라고 크히힛!”

이어진 부하들의 말에 명후는 한층 더 깊게 미간을 찌푸렸다. 명후는 뭐가 그리 좋은지 낄낄 웃고 있는 에모스의 부하들을 보며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지연에게 : 부하들 정리해도 될까?

어차피 퀘스트 완료에 필요한 것은 에모스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에모스가 알고 있는 단서였다. 에모스의 부하들은 퀘스트 완료에 전혀 필요치 않았다.

-지연 : 응!

지연의 귓속말이 오자 명후는 찌푸린 미간을 풀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앞으로 걸음을 옮겨 에모스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넌 뭐야?”

명후가 다가오자 뒤에 있던 부하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서며 명후의 앞을 막아섰다. 명후는 앞을 막아선 부하를 향해 그대로 주먹을 뻗었다.

“혹시 너도 여자...”

퍽!

“억!”

[NPC ‘레보로’를 공격하셨습니다.]

[NPC '레보로‘와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범죄자 NPC를 죽이셨습니다.]

[명성 10이 상승합니다.]

앞을 막아선 부하 NPC 레보로가 그대로 쓰러졌다.

“...뭐, 뭐야!”

“레보로 형님!”

레보로가 쓰러지자 에모스와 뒤에 있던 부하들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명후와 레보로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이 새끼가!”

그러나 그것도 잠시 부하가 쓰러지자 에모스가 분노한 표정으로 외치며 명후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에모스를 죽일 수는 없었던 명후는 에모스의 주먹을 피하며 그대로 에모스를 지나쳤다. 그리고 뒤에 있던 부하들을 향해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NPC ‘마일드’를 공격하셨습니다.]

.

.

[명성 5가 상승합니다.]

한 번에 한 명씩이었다. 에모스의 뒤를 따라온 부하 모두가 쓰러졌다. 명후는 무수히 뜬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에모스를 바라보았다.

“...”

에모스는 주먹을 날리려는 자세 그대로 멍하니 명후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자신의 자세가 어떤지 깨달은 에모스는 재빨리 주먹을 내렸다. 주먹을 내린 에모스는 공손한 자세로 입을 열어 말했다.

“제가 에모스입니다. 무슨 일이신지..”

명후는 에모스의 말에 지연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지연이 미소를 지은 채 명후에게 다가와 에모스에게 말했다.

“아가사의 석상, 알죠?”

============================ 작품 후기 ============================

수요일이네요.

목요일 예비군 훈련 받으러갑니다.

기대 되네요.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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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쿠폰, 코멘트, 후원쿠폰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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