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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284화 (284/644)

00284  45. 아만 제국의 황녀  =========================================================================

뒤로 돌아서자마자 나타난 메시지에 명후는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혹시나 잘못 본 것이 아닐까 눈을 비비고 다시 메시지를 확인했다.

‘허.’

잘못 본 것이 아니었다. 분명 메시지에는 도둑과 행운의 신인 레퓨렘이 미소를 지었다고 적혀 있었다.

스윽

명후는 다시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난 원인이라 할 수 있는 헤르메토를 보았다. 헤르메토는 여전히 엎드려 있었다. 아무래도 명후와 지연이 갈 때까지 엎드려 있을 생각인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주변 광경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

명후는 갑자기 일그러지는 주변 광경에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것도 잠시 일그러짐이 다시 복구되기 시작했다. 이내 모든 일그러짐이 복구되고 나타난 광경에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여긴 또 어디야.’

일그러짐이 복구되고 나타난 광경은 상업 지구의 뒷골목이 아니었다. 어느 작은 방 안이었다. 명후는 방 안을 둘러보았다. 방은 아주 평범했고 그 누구도 보이지 않았다.

‘일단 지연이한테 연락부터 해야겠네.’

갑작스레 사라져 걱정을 할 지연을 떠올린 명후는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지연님은 귓속말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내 나타나는 메시지에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귓말 불가 지역인가.’

아무래도 이곳은 귓속말이 불가능한 지역인 것 같았다.

‘도대체 어디인거지.’

끼이익

이곳이 어디인가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을 하고 있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문 열리는 소리에 뒤로 돌아섰다.

‘꼬마?’

뒤로 돌아 선 명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는 꼬마를 볼 수 있었다. 10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주 순수한 인상의 꼬마였다.

“안녕?”

안으로 들어 온 꼬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설마..’

갑작스런 일그러짐과 새로운 공간 그리고 너무나도 자연스런 꼬마의 인사. 명후는 설마하는 표정으로 꼬마를 바라보며 말했다.

“레퓨렘?”

“응! 역시 멍청한 인간은 아니구나! 히히!”

명후의 말에 행운과 도둑의 신 레퓨렘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답을 한 레퓨렘은 걸음을 옮겨 명후의 옆에 있는 탁자에 앉았다. 그리고 맞은편을 가리키며 명후에게 말했다.

“앉아.”

레퓨렘의 말에 명후는 일단 의자에 앉았다.

“저..”

의자에 앉은 명후는 곧장 입을 열었다. 상황으로 보아 명후를 이곳으로 소환한 것은 레퓨렘이 분명했다. 명후는 어째서 자신을 이곳으로 부른 것인지 물어 볼 생각이었다.

“잠깐!”

그러나 말을 꺼내자마자 들려오는 레퓨렘의 외침에 명후는 입을 다물었다.

“...?”

그리고 의아한 표정으로 레퓨렘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레퓨렘이 히죽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히히! 내가 맞춰볼게! 왜 여기로 데려 온 것인지 물어보려 한 거 맞지? 그치?”

“...네.”

명후는 레퓨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나한테는 존댓말 할 필요 없어! 히히! 너는 충분히 격을 갖췄으니까!”

레퓨렘이 이어 말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레퓨렘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격?’

격이라니?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어쨌든!”

그게 무슨 소리인지 물어보려 했던 명후는 다시 한 번 자신의 말을 자르는 레퓨렘의 외침에 입을 다물고 레퓨렘을 바라보았다.

“내가 널 보자고 한 것은 헤르메토를 살려 준 것에 대한 보답도 주고 따로 제안 할 것이 있어서야.”

“제안?”

보답이라는 말에 미소를 지었던 명후는 제안 할 것이 있다는 말에 반문했다.

“응, 일단 여기.”

명후의 반문에 답하며 레퓨렘이 손을 내밀었다. 레퓨렘의 손에는 바람이 부는 듯한 모양의 무언가가 들려 있었다.

“헤르메토를 살려 준 것에 대한 보답.”

레퓨렘의 말에 명후는 손을 뻗어 레퓨렘에게 보답을 건네 받았다.

[레퓨렘의 증표를 획득하셨습니다.]

‘증표였네..’

생김새를 보고 증표가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진짜 증표였다. 명후는 즉시 증표의 정보를 확인했다.

<레퓨렘의 증표[데미갓]>

레퓨렘의 증표, 증표를 가지고 있을 경우 다음의 효과를 받는다.

1. 이동 속도 +20%

2. 모든 상태 이상 저항 +20%

3. 은신 상태의 NPC, 몬스터를 볼 수 있다.

4. 증표는 버릴 수 없으며 거래도 불가능하다.

정보를 확인 한 명후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렇게.. 얻게 될 줄이야.’

데미갓 등급의 아이템을 이렇게 얻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옵션도 완전 꿀이네.’

레퓨렘의 증표는 총 3개의 옵션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부 감탄이 나올 만큼 뛰어난 옵션이었다.

‘일단 넣어놔야겠다.’

정보 창을 닫은 명후는 증표를 넣기 위해 인벤토리를 열었다.

‘잠깐..’

인벤토리를 열고 증표를 넣으려던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행동을 멈췄다.

‘이거.. 합성되려나?’

얼마 전 ‘엘가브의 증표’와 ‘아그라넥토의 증표’가 한 자리에 모여 ‘죽음과 어둠의 증표’로 합성이 되었다.

‘합성 될 것 같은데..’

왠지 ‘레퓨렘의 증표’를 넣을 경우 ‘죽음과 어둠의 증표’와 합성이 될 것 같았다.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합성이 될 것 같다고 증표를 인벤토리에 넣지 않고 들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명후는 조금 긴장한 얼굴로 증표를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반응을 살폈다.

“...”

그러나 명후의 생각과는 달리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인벤토리에는 ‘죽음과 어둠의 증표’와 ‘레퓨렘의 증표’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을 뿐 합성이 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조건 합성이 되는 건 아닌가보네.’

명후는 합성이 되지 않은 두 증표를 보며 인벤토리를 닫았다.

“그리고 내가 할 제안은..”

인벤토리를 닫자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레퓨렘이 말했다.

“누군가를 죽이는 일이야. 해줄 수 있어?”

“...”

레퓨렘의 말에 명후는 바로 답 할 수 없었다.

‘죽이는 일이었어?’

누군가를 죽이는 일을 제안 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얘 신이잖아.’

거기다 레퓨렘은 신이었다. 신이 죽여 달라 제안 할 정도의 대상이면 보통이 아닐 것이었다. 명후가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자 레퓨렘이 이어 말했다.

“예전에 네가 죽였던 종족이야.”

‘종족?’

레퓨렘의 말에 명후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인간이 아니야?’

종족이라는 말을 꺼낸 것으로 보아 인간이 아닌 것 같았다.

‘아니, 그보다.. 날 알아?’

레퓨렘은 분명 명후가 죽였던 종족이라 말을 했다. 그 말인 즉, 레퓨렘은 명후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신이니까 알고 있는게 당연한가?’

생각을 해보니 아는 것도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레퓨렘은 신이었다.

“대상이 누구야?”

명후가 레퓨렘에게 물었다. 명후의 물음에 레퓨렘이 조금 싸늘한 느낌의 눈빛으로 답을 했다.

“파라든 종족.”

‘파라든?’

어디선가 들어보았다. 명후는 어디서 들은 것인지 곰곰이 생각했다. 그리고 곧 어디서 들었는지 파라든 종족이 누구인지를 깨달았다.

‘아! 크라켄!’

파라든 종족은 신들이 크라켄을 부를 때 사용하는 말이었다.

“너희가 크라켄이라 부르는 녀석들이야. 위치는 내가 알려 줄 거고. 어때? 죽여 줄 수 있겠어?”

<레퓨렘의 제안>

행운과 도둑의 신 레퓨렘, 레퓨렘은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은 바로 신들에게 파라든 종족이라 불리는 크라켄을 죽이는 것이다. 레퓨렘이 어째서 크라켄을 죽이려는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레퓨렘의 제안을 수락해 크라켄을 죽일 것인지 아니면 거절 할 것인지 당신의 선택은?

[크라켄 : 0 / ???]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거절 시 레퓨렘과의 친밀도 소폭 하락

레퓨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

퀘스트를 읽은 명후는 퀘스트에서 시선을 돌려 레퓨렘을 바라보았다. 레퓨렘은 기대와 싸늘함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떻게 하지.’

이 상황도 그렇고 퀘스트도 그렇고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시간 제한도 없고, 퀘스트만 받고 안 잡아도 될 것 같기는 한데..’

잡아야 되는 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지 퀘스트에는 시간 제한이 존재하지 않았다. 퀘스트만 받고 잡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일단 받아두기만 하자.’

굳이 거절을 해서 신과의 친밀도를 하락 시킬 필요는 없었다. 비록 그 신이 자신과 상관 없을 행운과 도둑의 신이라도 말이다.

“그래. 잡아 줄게.”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퀘스트 수락 메시지가 나타났고 레퓨렘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여기.”

레퓨렘이 고맙다 말하며 다시 손을 내밀었다. 레퓨렘의 손에는 스크롤이 하나 쥐어져 있었다. 명후는 스크롤을 건네 받았다.

[크라켄의 위치 지도를 획득하셨습니다.]

‘지도였구나.’

워프 스크롤이거나 지도 일 것이라 예상했었다. 명후는 인벤토리에 지도를 넣은 뒤 인벤토리를 닫고 레퓨렘을 보았다. 싸늘함이 살짝 느껴졌던 레퓨렘의 얼굴에는 더 이상 싸늘함이 보이지 않고 있었다. 처음 보았던 순수함이 가득 한 꼬마의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내 레퓨렘이 입을 열어 말했다.

“히히! 다음에 봐!”

스아악

레퓨렘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주위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공간이 일그러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일그러짐이 복구되었다. 헤르메토와 에모스를 만났던 상업 지구의 뒷골목이었다. 당연하게도 지연과 헤르메토는 보이지 않았다.

-지연에게 : 지연아?

명후는 우선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지연 : 명후야! 어디야? 갑자기 사라져가지구! 귓속말두 안되구..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지연에게서 귓속말이 날아왔다.

-지연에게 : 만나서 얘기해줄게. 황궁 앞에서 보자.

명후는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린 뒤 황궁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작품 후기 ============================

예비군 다녀왔습니다.

학생 예비군이라 짧게 받고 왔네요.

그런데 짧게 받았는데도 피곤함이 장난 아니네요..

이게 바로 예비군인가 싶습니다. 허헣.

그리고 예비군 훈련.. 생각보다 어마어마 하더군요.

정말 현역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났습니다.

내년이 기대 됩니다. 허헣.

추천 항상 감사드립니다.

쿠폰 항상 감사드려요.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후원 쿠폰 역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즐거운 금요일 뜨거운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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