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90 46. 아만 제국의 암살자들 =========================================================================
휙
명후의 말에 지연이 문을 바라보았다.
‘안 보이는데..’
그러나 지연의 눈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하기야 은신 상태이니 안 보이는 것이 당연했다.
“잠시만.”
지연의 반응에 명후가 미소를 지은 채 문으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명후는 암살자들을 보며 생각했다.
‘이렇게 대담하게 잠입 할 줄이야.’
정말 상상도 하지 못했다.
‘창문 같은 곳으로 숨어 들 줄 알았는데.’
이리 대놓고 잠입을 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움찔움찔
명후가 다가오자 암살자들은 조금 당황스런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며 움찔거렸다. 그리고는 이내 서로를 바라보아 손을 휘젓기 시작했다.
‘수화?’
아무래도 수화인 것 같았다. 물론 수화이든 아니든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명후는 수화에 대해 신경을 끄고 왼쪽에 있는 암살자를 향해 손을 뻗었다.
흠칫!
명후가 손을 뻗자 수화로 대화를 나누던 암살자가 흠칫 거리며 명후의 손을 피하기 위해 재빨리 몸을 움직였다.
스악
그와 동시에 반투명했던 암살자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물론 오른쪽에 있던 암살자의 모습은 여전히 반투명했다. 명후는 연달아 오른쪽 암살자가 있는 곳으로 손을 뻗었고 오른쪽 암살자 또한 명후의 손을 피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암살자들을 보며 명후는 피식 웃고는 뒤로 돌아 지연을 보며 말했다.
“이제 보이지?”
더 이상 암살자들은 반투명하지 않았다. 이제는 지연의 눈에도 보일 것이었다.
“며, 명후야 조심해!”
그러나 이내 이어진 지연의 외침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
* * * *
“아우, 심심해!”
17호가 외쳤다.
“...”
명상을 하고 있던 16호는 17호의 외침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묵묵히 눈을 감은 채 명상을 이어가고 있었다.
“안 심심해?”
아무런 반응이 없는 16호를 보며 17호가 재차 입을 열어 말했다.
“...”
여전히 16호는 반응이 없었다. 16호의 반응에 17호가 씨익 미소를 지었다.
“응? 야! 어? 나 심심해. 심심해!”
이내 17호가 미소를 지은 채 연달아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17호의 말은 끊이지 않았고 16호의 평온한 얼굴에 한줄기 주름이 잡혔다. 그와 동시에 16호가 눈을 떴다. 그리고 17호를 보며 말했다.
“내 방에서 꺼져.”
살기 가득 한 목소리였다.
“에이, 우리 사이에 네 방 내 방이 어디 있어? 근데 너 그 자세 안 불편하냐? 난 그 자세 너무 불편하던데..”
그러나 17호는 살기 가득 한 목소리에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 채 계속해서 입을 열어 말했다.
“후..”
17호에게 꺼지라 말을 한 뒤 다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려 했던 16호는 이어지는 17호의 목소리에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17호를 보며 말했다.
“심심함을 없애주지.”
“오, 진짜 놀아주는거야?”
16호의 말에 17호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
고개를 끄덕인 16호는 구석으로 걸어갔다. 그리고는 구석에 걸려 있던 검을 뽑아 17호를 바라보았다.
“...검은 왜 뽑아? 뭘 하려고?”
17호는 16호가 검을 뽑은 채 자신을 바라보자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심심함을 없애 주겠다.”
16호는 무표정한 얼굴로 17호의 물음에 답하며 다가가기 시작했다. 16호가 다가오자 17호가 당황스런 표정으로 뒷걸음질 치며 말했다.
“하..하.. 날 죽일 생각이야?”
“그것도 좋은 방법이군.”
17호의 말에 16호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방으로 들어왔다.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던 17호는 방으로 들어온 누군가를 보고 화색했다.
“부단장! 나이스 타이밍!”
방으로 들어온 것은 바로 이들의 상관인 부단장이었다.
“...?”
부단장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17호를 보았다.
“아니야. 아무것도! 근데 여긴 웬일이야?”
“아.”
17호의 말에 이곳에 온 목적을 떠올린 부단장은 17호에게서 시선을 돌려 방의 주인인 16호를 바라보았다.
검을 든 채 17호에게 다가가던 16호는 부단장의 시선에 검을 내려놓았고 이어 부단장이 입을 열어 말했다.
“일이다.”
“무슨 일입니까?”
16호가 물었다.
“황녀 저하의 파티 때문에 황궁 안에 다른 나라의 왕족과 귀족들이 와있다. 그 중 헬리오카 제국의 귀족인 명후 백작을 처리해라. 이건 그에 대한 정보다.”
부단장은 16호의 물음에 답하며 들고 온 종이를 건넸다.
스윽
“...”
종이를 건네받은 16호는 말없이 종이를 읽기 시작했다.
“부단장, 난? 난 일 없어?”
16호가 종이를 받아 읽기 시작하자 17호가 부단장을 보며 말했다. 부단장은 17호의 말에 17호를 힐끔 쳐다보더니 다시 16호를 보며 말했다.
“둘의 일이다.”
“엥?”
부단장의 말에 17호가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
당황한 것은 17호 뿐만이 아니었다. 종이를 읽던 16호 또한 당황스런 눈빛으로 종이에서 시선을 돌려 부단장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제국의 귀족이라고 해도.. 백작이잖아? 고작 백작을 암살하는데 우리 둘이나 가라고? 30호대 얘들 보내도 충분한 일을?”
17호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어 말했다. 16호 또한 17호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설명해달라는 눈빛으로 부단장을 쳐다보았다.
“그런 반응 예상했지.”
그러나 이미 이런 둘의 반응을 예상했던 부단장이었다. 부단장은 피식 웃으며 둘의 의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명후 백작에게 비밀 호위가 있는 것 같다.”
“비밀 호위?”
“그래.”
“아니, 비밀 호위가 있다고 해도..”
부단장의 말에도 17호는 이해 할 수 없다는 듯 말했다. 그러나 부단장은 17호의 말을 자르며 이어 말했다.
“37호와 32호가 실패했다. 연락은 커녕 흔적조차 남기지 못 했어. 그 말인 즉 비밀 호위가 적어도 20호대 단원들과 비슷한 수준을 가지고 있다는 것. 시간이 있으면 모를까 시간이 부족한 지금 단장님은 어서 이 일이 처리되길 원하신다. 정확히 말하면 폐하가 원하신다고 할 수 있지.”
“알겠습니다. 빠르게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폐하의 명이라면.. 전체가 가서라도 해결해야지.”
이어진 부단장의 말에 16호와 17호가 답했다.
“바로 시작 할 수 있도록.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라.”
둘의 답을 들은 부단장이 입을 열어 말하고는 방에서 나갔다.
“언제 갈거야?”
부단장이 나가자 17호가 16호에게 물었다.
“기다려라.”
16호는 17호의 말에 답하며 다시 종이를 보기 시작했다. 이내 종이에 적혀 있는 정보를 모두 확인 한 16호는 17호에게 종이를 건네며 말했다.
“숙지해라.”
스윽
종이를 건네 받은 17호가 종이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16호와 달리 17호는 대충 훑어보는 식으로 종이에 적혀 있는 정보를 확인하고는 다시 16호에게 건네며 말했다.
“여기 다 읽었어.”
“...후.”
17호의 말에 16호는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16호를 보며 17호가 씨익 미소를 지은 채 이어 말했다.
“지금 바로 갈거야?”
부단장이 바로 시작하라 말했다. 거기다 부단장이 말한대로 시간이 많지 않았다. 파티가 끝나기 까지는 며칠이 채 남지 않았다. 며칠이란 것이 길다면 길다고 할 수 있지만 누군가를 암살하기 위해서는 참으로 짧은 시간이었다.
“잠시 기다려라.”
16호는 다시 한 번 기다리라 말하며 다시 구석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몇 가지 물건을 챙긴 뒤 다시 돌아와 말했다.
“넌 준비 됐나?”
“나야 항상 준비 돼 있지. 히히, 가자!”
이내 16호와 17호는 방을 나섰다. 그리고 초대된 각국 사절단의 숙소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여기지?”
“그래.”
곧 헬리오카 제국의 숙소 건물에 도착 한 둘은 맞게 찾아왔다는 것을 확인 한 뒤 바로 은신 상태에 들어갔다. 은신 상태에 들어간 둘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 암살 대상인 명후의 방으로 향했다.
“없어?”
“응.”
곧 방 앞에 도착한 둘은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듣고 서로를 보았다. 그리고는 수화를 통해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수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16호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와 반대로 17호의 표정은 점차 밝아졌다. 이내 16호가 미간을 찌푸린 채 17호를 바라보았고 17호가 씨익 미소를 지은 채 손을 뻗어 문을 두드렸다.
똑똑똑
문을 두드리자 얼마 뒤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린 바로 그 순간 17호가 재빨리 문을 통해 방으로 들어갔다. 미간을 찌푸린 16호 역시 마찬가지였다. 방으로 들어온 16호와 17호는 우선 암살 대상인 명후가 있다는 것을 확인 한 뒤 수화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놈! 이번 잠입 건에 대해서 부단장에게 보고하겠다.]
[뭐? 야, 눈치 못 챘으면 된거지. 우리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거 몰라?]
수화를 통해 대화를 나누던 16호와 17호의 귓가에 명후와 지연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무도 없.. 왜 그래?”
“지연아 이리 와 봐.”
명후와 지연의 대화에 수화로 대화를 나누던 둘은 대화를 멈추고 암살 대상인 명후를 바라보았다.
“잠시만.”
그리고 이내 이어진 명후의 말과 행동에 둘은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 자식 갑자기 왜 다가오는거야?]
[설마...]
16호와 17호는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명후를 보고 재빨리 서로를 보며 수화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정보가 잘못 된 것 같다.]
[정보가?]
[37호와 32호가 잡힌 건 비밀 호위 때문이 아닌 것 같군.]
16호는 수화를 마치고 명후를 보았다. 지척에 도착 한 명후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은신 상태인 자신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다.
스악!
‘흡!’
이내 명후가 손을 뻗었다. 잡히면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16호는 재빨리 몸을 움직여 손을 피했다. 그것은 17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젠장.’
손이 날아온 것으로 보아 확실해졌다. 명후는 분명 자신들을 인지하고 있었다. 16호는 어떻게 해야 될 까 빠르게 생각했다.
“...?”
그러나 16호는 이어진 명후의 행동에 잠시 멍을 때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들을 향해 손을 뻗은 명후가 추가 공격을 하지 않은 채 뒤로 돌아섰다.
“이제 보이지?”
“...”
멍을 때리고 있던 16호는 이내 이어진 명후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이제 보이냐니? 너무나도 치욕스러웠다. 치욕도 이런 치욕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기회!’
뒤로 돌아섰다. 그로 인해 허점이 드러났다. 완벽한 기회라 생각을 한 16호가 명후의 등을 향해 단검을 뻗었다. 그것은 17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2개의 단검이 명후의 등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며, 명후야 조심해!”
지연이 외쳤다. 외침을 들은 명후가 뒤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그러나 16호는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단검의 속도가 더욱 빨랐다. 이내 16호의 단검과 17호의 단검이 작렬했다.
텅! 텅!
그러나 단검이 작렬하자마자 울리는 소리에 16호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어?’
갑옷을 친 게 아니었다. 분명 갑옷의 틈으로 단검을 찔러 넣었다. 그런데 이 소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16호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17호를 보았다. 17호 역시 당황스런 표정으로 갑옷 사이를 파고든 단검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윽
16호는 17호에게서 시선을 돌려 명후를 보았다. 어느새 명후는 완전히 뒤로 돌아서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16호는 자신을 바라보는 명후를 보고 침을 꼴깍 삼켰다.
============================ 작품 후기 ============================
저 군대 다녀왔습니다 ㅠㅠ..
예비군도 다녀왔어요.ㅠㅠ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코멘트 보고 자서 그런지
150일 남았을 때로 돌아간 꿈을 꿨습니다.
일어나 보니 더워서 그런건지 아니면 꿈 때문인지 땀이.. 허헣.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원고료쿠폰, 후원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