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92 46. 아만 제국의 암살자들 =========================================================================
“그게..”
사내의 말에 라센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보았다. 라센의 시선에 여인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입을 열어 말했다.
“폐하의 명으로 귀족 하나를 암살해야 되는데 그 일을 하다가 연락이 끊겼어. 그것도 동시에...”
“뭐? 동시에?”
여인의 말에 사내가 놀란 눈빛으로 여인을 보며 반문했다. 그리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어 말했다.
“그 귀족이 누군데?”
“...”
사내의 말에 여인은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그런 눈빛이야? 하핫”
여인의 눈빛에 사내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어 말했다. 그런 사내의 말에 여인이 작게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하, 알면? 네가 죽이려고? 안 돼!”
말을 끝낸 여인은 단호한 표정을 지은 채 사내를 바라보았다.
“무슨 소리야? 누가? 내가?”
여인의 말에 사내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러나 사내의 말을 믿을 수 없는 여인은 다시 한 번 입을 열어 말했다.
“16호와 17호가 연락 하나 남기지 못하고 당했어. 6호 너라고 해도 위험해. 그러니까..”
“알았어, 알았다구.”
6호는 여인의 말을 끊으며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로 돌아섰다.
“그럼 수고하라구.”
수고하라 말하며 6호는 미소를 지은 채 밖으로 나왔다.
저벅저벅
방에서 나온 6호는 빠르게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물론 6호 본인의 방으로 가는 것은 아니었다.
“둘을 동시에 처리할 정도면 최소 9호 정도는 된다는 건데..”
16호와 17호를 동시에 처리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적어도 9호 정도의 수준은 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재미있겠어.”
6호는 미소를 지었다. 아주 재미난 일이 벌어질 것 같았다.
저벅!
그렇게 여러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기던 6호는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을 깨닫고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자신의 바로 앞에 위치한 문을 향해 손을 뻗었다.
끼이익
문을 열고 6호는 조용히 안으로 들어왔다.
“영감, 나왔어.”
안으로 들어 온 6호는 문 앞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깐깐한 인상의 노인을 보고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
스윽
6호의 인사에 책을 읽고 있던 노인은 고개를 들어 6호를 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
“임무는 끝난게냐?”
“응.”
노인의 물음에 6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기야, 임무가 끝났으니 왔겠지.”
생각해보니 당연했다. 노인은 계속해서 책을 보며 이어 말했다.
“그럼 가서 쉬지 여긴 왜 왔어?”
“그게..”
노인의 말에 6호는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더욱 활짝 미소를 지으며 노인의 말에 답을 하기 시작했다.
“확인 할 정보가 있어서.”
턱
6호의 말에 노인은 책을 덮고 6호를 보며 말했다
“정보?”
“응, 폐하의 명으로 암살해야 되는 귀족인데...”
“아아, 그 헬리오카 귀족 말이군.”
“어? 알아?”
노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론.”
그리고는 6호의 말에 답하며 여러 정보들이 진열 되어 있는 책장으로 다가갔다. 책장에 도착 한 노인은 손을 뻗어 가장 위쪽에 진열 되어 있는 상자를 꺼내 책상으로 돌아왔다.
“여기 있다.”
노인은 가지고 온 상자를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
6호는 빠르게 상자를 열어 안에 들어 있던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는 말없이 종이에 적혀 있는 정보를 읽기 시작했다.
* * * *
둘째 날.
“정말 축하드립니다.”
“아니에요, 백작님. 파티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명후는 현재 파티의 주인공인 황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이내 대화가 끝이 났고 황녀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아만 제국의 황녀 리디아 아만과의 친밀도가 상승하였습니다.]
[퀘스트 ‘아만 제국으로의 출장’의 보상이 강화됩니다.]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어딘가로 걸어가는 황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고개를 돌린 명후는 옆으로 고개를 돌려 지연을 보았다. 지연은 서서히 작아져 가는 황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때? 꼼꼼해 보여?”
그런 지연에게 명후가 물었다.
“꼼꼼한 느낌은 안들었는데...”
명후의 물음에 지연은 말끝을 흐리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어 말했다.
“잘 모르겠어.”
“그래?”
지연의 답에 명후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황녀의 성격이 꼼꼼하든 꼼꼼하지 않든 상관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명후는 황녀가 없을 때 지도 작업을 할 생각이었다.
지도 작업을 하며 흔적이 남게 되고 황녀가 그것을 발견 해도 그때 즈음이면 제국으로 복귀 했을 테니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근데 저건 뭘 만드는 걸까?”
명후는 지연의 말에 고개를 돌려 지연이 바라보고 있는 곳을 보았다.
“이쪽으로!”
“어이, 이봐! 그건 여기로 가져와!”
“빨리빨리 움직여!”
그곳에는 병사와 마법사들이 힘을 합쳐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러게.. 뭘 만드는건지.”
병사와 마법사들은 매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파티가 진행되고 있는 이곳에서 저렇게 분주히 움직여가며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상당히 궁금했다.
바로 그때였다.
“경기장이 거의 완성 됐군요.”
다른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던 레빌이 다가와 말했다.
‘경기장?’
레빌의 말에 명후는 그게 무슨 소리냐는 표정으로 레빌을 보았다.
“경기장이요?”
“아, 예. 갑작스레 결정되긴 했는데.. 이번 파티 기간에 결투 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반문을 했던 명후는 이어진 레빌의 말에 재차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결투 대회요? 갑자기 왜..”
결투 대회라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황녀의 의견이라더군요. 그런데 혹시...”
레빌은 말끝을 흐리며 경기장을 힐끔 보고 명후를 보며 말했다.
“참가 하실 겁니까?”
“...?”
명후는 레빌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뭘요? 설마 결투 대회요?”
“예.”
레빌은 명후의 물음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참가 가능한 건가요?”
“물론입니다. 이번 결투 대회는 파티에 초대 된 이들 또는 이들의 호위로 온 기사들만 참가 할 수 있거든요.”
“아..”
“참가 해주신다면 우승은 확정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결투 대회에서 우승을 하시면 저희 제국의 명예가 더욱 빛날 것 같은데 참가 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제국의 명예를 위하여>
아만 제국, 야라드 왕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참여하는 결투 대회, 레빌은 당신이 결투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어 제국의 명예를 드높여주길 바라고 있다. 결투 대회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어라!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헬리오카 공적도 ??? (결투 대회 성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레빌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퀘스트가 나타났다.
“...”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공적도라..’
그도 그럴 것이 결투 대회 성적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퀘스트 보상은 결국 공적도가 끝이었다.
‘지도 작업도 해야되는데..’
명후가 이리 고민을 하는 것은 바로 지도 때문이었다. 명후는 황녀의 숙소에 잠입해 다음 지도를 얻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결투 대회에 참가하게 되면 황녀의 숙소에 잠입 할 시간이 상당히 줄어 들 것 같았다. 아니, 줄어 들 것이 확실했다.
‘지도가 더 중요하지.’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공적도야 언제든지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도는 아니었다.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아쉽지만..’
명후는 퀘스트를 거절하기로 결정하고 입을 열었다. 아니, 입을 열려고 했다.
“우승 상품도 꽤나 대단하더군요.”
‘우승 상품?’
이어진 레빌의 말에 명후는 입을 다물었다. 생각해보니 퀘스트 보상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명색이 대회이니 우승자에게 포상이 있을 것이었다.
“대회 우승자에게 10만 골드, 부상으로 야벱의 망토를 준다고 합니다.”
‘에이, 난 또 뭐라고..’
우승 포상을 들은 명후는 살짝 실망했다. 10만 골드는 분명 큰돈이었고 야벱의 망토는 유저들 사이에서 꽤나 비싼 값에 거래가 되는 유명한 유니크 아이템이었다.
그러나 명후에게는 넘치고 넘치는게 돈이었다. 거기다 돈과 마찬가지로 유니크 아이템도 차원의 창고에 넘치도록 쌓여 있었다.
‘어서 확인 해 봐야 되는데..’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도무지 확인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정도로 차원의 창고에는 많은 아이템들이 쌓여 있었다.
‘일단.. 거절하자.’
10만 골드와 야벱의 망토는 분명 어마어마한 포상이었지만 지도가 더 중요했기에 명후는 거절하기로 결정했다.
“죄..”
명후는 다시 입을 열어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이어진 레빌의 말에 명후는 다시 입을 다물었다.
“또한 준우승자에게는 3만 골드와 부상으로 힘, 마력 등을 강화시켜주는 영약을 대량 지급한다더군요.”
“...”
레빌의 말에 명후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영약?’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지도.. 영약..’
명후는 다시 고민에 빠졌다. 만약 영약이 민첩이나 지혜, 지력이었다면 명후는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분명 힘이라고 했지?’
그러나 레빌은 분명 힘이라는 단어를 내뱉었다.
‘후, 어쩔 수가 없다.’
이내 고민을 끝낸 명후는 레빌을 보았다.
“참가 하겠습니다.”
[퀘스트를 수락하셨습니다.]
말이 끝남과 동시에 퀘스트 수락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완성 되어 가고 있는 경기장을 보며 생각했다.
‘뭐 참가한다고 해서 아예 지도를 못 얻는 건 아니니까.’
참가한다고 해서 지도를 아예 얻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시간이 촉박해질 뿐이었다.
‘준우승..’
우승은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아니, 우승을 해서는 안됐다. 명후는 준우승의 보상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3일만 나가면 종강입니다.
근데 다음주에 시험입니다.
아아. 시간이 빨리 가면 안되는데 어서 시험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제가 천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재능.. 재능이 필요합니다.
10일 뒤면 힘마스터를 연재한지 1년이 되네요.
시간이 참 빠른 것 같습니다.
벌써 1년이라니..
6월이고 월요일입니다.
다들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후원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