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 마스터-300화 (300/644)

00300  47. 결투 대회  =========================================================================

“8강 진출자는 아만 제국의 하푸타 백작님입니다!”

어느새 경기장 위로 올라 온 기사가 외쳤다.

저벅저벅

기사의 외침이 끝나자 하푸타는 걸음을 옮겨 경기장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하푸타가 내려가자마자 경기장 위로 기사 하나와 사제 하나가 올라왔다. 경기장 위로 올라 온 기사와 사제는 바닥에 쓰러져 움찔거리고 있는 에단 후작에게 다가갔다.

스아악

사제는 도착하자마자 에단 후작에게 힐을 시전했다. 사제의 손에서 빛이 나와 에단 후작에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스윽

곧 에단 후작이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켰다. 정신을 차린 에단의 표정에는 민망, 당황 등 여러 감정이 보이고 있었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난 에단 후작은 기사, 사제와 함께 경기장 아래로 내려갔다.

“이어서 16강 두 번째 결투를 치룰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에단 후작이 내려가기를 기다렸다는 듯 기사가 입을 열어 외치기 시작했다. 명후는 기사의 외침을 들으며 생각했다.

‘하, 고민 되네..’

무엇이 고민이 된다는 것일까?

‘상황 봐서 결정해야겠다.’

명후는 조금 싸한 눈빛으로 생각을 마친 뒤 경기장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  *  *  *

무나타 왕국의 관람석.

현재 관람석에서는 두 귀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에단 후작이 질 줄이야..”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군.”

두 귀족은 정말 놀랐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흐음.”

왼쪽에 앉아 있던 귀족이 말끝을 흐리며 침음을 내뱉었다. 그러자 오른쪽에 앉아 있던 귀족이 입을 열어 말했다.

“돈투르 자작, 혹시 누군지 알고있나?”

“...하푸타 백작 말인가?”

오른쪽 귀족의 물음에 왼쪽에 앉아 있던 돈투르 자작이 반문했다. 그리고 반문을 하자마자 어깨를 으쓱이며 이어 말했다.

“잘 모르겠네, 오늘 처음 보고 처음 듣는 자야.”

많은 왕족과 귀족들에 대해 알고 있는 돈투르 자작이었다. 그러나 그런 돈투르 자작도 하푸타 백작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이 없었다.

“그렇구만...”

돈투르 자작의 말에 오른쪽 귀족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오른쪽 귀족이 고개를 끄덕이자 돈투르 자작이 또다시 이어 말했다.

“그냥 느낌일 뿐인데.. 왠지 이번 결투 대회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송두리째 갈아엎어 버릴 것 같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오른쪽 귀족은 돈투르 자작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지식을 송두리째 갈아엎어 버린다니?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당연히 이길 줄 알았던 에단 후작이 패배했네.”

돈투르 자작이 말했다.

“아..”

오른쪽 귀족은 돈투르 자작의 말을 듣고 돈투르 자작이 말한 지식이 어떤 지식인지 알 수 있었다.

“놀랍기는 한데.. 겨우 그것 때문에?”

그러나 어떤 지식인지 알게 되어 더욱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른쪽 귀족이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은 당연했다. 돈투르 자작은 많은 왕족과 귀족들에 대해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안다는 것이 그냥 얼굴만 안다는 것이 아니었다.

돈투르 자작은 많은 왕족과 귀족들 본인의 강함을 알고 있었고 그들의 전체적 힘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그것이 돈투르 자작의 유일한 관심사였고 삶의 의미였으며 그 누구도 돈투르 자작을 건드리지 못하는 이유였다.

그런 돈투르 자작의 지식이 에단 후작이 패배했다는 것에 송두리째 갈아엎어진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하하, 물론 그것 때문만은 아니네. 자네 말대로 에단 후작이 패배한 것은 놀랍기는 하지만 내 지식이 송두리째 바뀔 정도는 아니지.”

돈투르 자작이 이어 말했다.

“그 귀족 기억나나? 우승 후보였던 뮬탄 왕국의 왕자를 집어던진.”

이어진 돈투르 자작의 말에 오른쪽 귀족은 곰곰이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아!”

그리고 생각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기억을 해냈다. 기억을 해낸 오른쪽 귀족은 확신에 가득 찬 표정으로 돈투르 자작을 보며 말했다.

“헬리오카 제국의 명후 백작!”

*  *  *  *

“이제 저희 차례군요.”

사프란 남작이 말했다.

“그렇군요.”

명후는 사프란 남작의 말에 답하며 경기장 위를 바라보았다. 경기장 위에는 네 번째 결투를 치룬 두 귀족이 있었다.

한 귀족은 경기장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고 한 귀족은 당당히 서 있었다. 당연하게도 앉아 있는 귀족의 표정은 좋지 못했고 서 있는 귀족의 표정은 아주 좋았다.

“백작님, 이제 준비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경기장 위를 보고 있던 명후는 안내 기사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명후는 사프란 남작을 힐끔 쳐다보았다. 사프란 남작 또한 본인에게 배정된 안내 기사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난 상태였다.

“가죠.”

명후는 안내 기사에게 말하며 경기장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명후가 걷자 안내 기사가 빠르게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8강 진출자는 호만 왕국에 얍드란 후작님입니다!”

경기장을 향해 걸어가던 명후는 경기장 위에서 들려오는 기사의 외침을 듣고 경기장 위를 바라보았다.

당당히 서 있던 얍드란 후작은 패배한 귀족에게 살짝 고개 숙여 인사를 한 뒤 뒤로 돌아 경기장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스윽

곧 계단에 도착 한 명후는 아래로 내려온 얍두란 후작과 눈이 마주쳤고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얍두란 후작 역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명후를 지나쳐 대기실로 향했다.

“이제! 16강 다섯 번째 결투를 치룰 두 분을 모시겠습니다!”

“올라가시면 됩니다.”

경기장 위에서 기사의 외침이 들려오자마자 명후의 안내 기사가 말했다. 안내 기사의 말에 명후는 계단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헬리오카 제국의 명후 백작님과 베란 공국의 사프란 남작님입니다!”

물론 여태까지 그래왔듯 등장에도 환호나 박수는 나오지 않았다. 명후는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프란 남작을 보며 경기장 중앙에 도착했다.

“그럼, 8강 진출자를 가리는 다섯 번째 결투를 시작하겠습니다!”

명후와 사프란 남작이 도착하자 기사가 말을 마치고 경기장 아래로 내려갔다.

“잘 부탁드립니다.”

기사가 아래로 내려가자 사프란 남작이 기다렸다는 듯 말하며 검을 빼들었다. 사프란 남작의 말에 명후 역시 입을 열어 말했다.

“저도 잘..”

그러나 명후는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스악!

말을 끝내기도 전에 사프란 남작의 검이 날아왔다. 입을 열어 말하던 명후는 말을 멈추고 검을 막기 위해 손을 들었다.

스르륵

그러나 손을 들어 검의 경로를 가로막은 그 순간 사프란 남작은 빠르게 검의 경로를 틀었다. 검은 명후의 손을 그대로 지나쳐 명후의 가슴에 도착했고 그대로 갑옷에 작렬했다.

팅!

공격을 한 것은 사프란 남작이었다. 공격이 실패한 것도 아니었다. 사프란 남작의 공격은 분명 성공했다. 명후의 가슴에 작렬한 검이 그 증거였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은 사프란 남작이 공격을 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흡!”

명후의 가슴에 검을 작렬시킨 사프란 남작은 검을 작렬시킨 그 순간 느껴지는 반탄력에 미간을 찌푸리며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뒤로 물러난 사프란 남작은 손목의 얼얼함을 느끼며 생각했다.

‘안 밀려나?’

밀려 날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밀려나는 것이 정상이었다. 그러나 밀려나기는 커녕 공격을 한 사프란 남작이 물러나게 됐다.

‘손해군..’

애초에 큰 피해를 주기 위해 한 공격은 아니었다. 그래도 어느정도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아무리 갑옷을 입고 있다고 해도 충격이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피해를 주기는 커녕 오히려 피해를 입어버렸다.

스윽

명후는 고개를 내려 검이 작렬한 부분을 보았다. 검이 작렬했었다는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갑옷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역시.. 사기적인 갑옷.’

어떻게 봐도 대단한 말타리오의 가죽 갑옷이었다. 명후는 다시 고개를 들어 사프란 남작을 보았다. 사프란 남작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살짝 당황한 듯 보였지만 경기를 포기한 것 같지는 않았다.

저벅저벅

명후는 사프란 남작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던 사프란 남작은 명후가 다가오자 명후에게 검을 겨눈 채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사프란 남작이 뒤로 물러나자 명후는 생각했다.

‘경기장 끝까지 몰아서 잡아야겠다.’

쉽게 잡힐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장 끝이라면 이야기가 달랐다. 움직일 공간이 없다면 아무리 날렵해도 소용이 없다.

바로 그때였다.

저벅!

뒤로 물러나던 사프란 남작이 걸음을 멈췄다. 경기장 끝에 도착 한 것은 아니었다. 사프란 남작의 뒤로는 아직 많은 공간이 남아 있었다.

“조심하시길.”

걸음을 멈춘 사프란 남작이 말했다.

“...?”

사프란 남작의 말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을 조심하란 말인가?

‘뭔가 있는 건가.’

뒤로 물러나기는 했지만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사프란 남작이었다. 무언가 준비한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스아아악

역시나 명후의 예상대로였다. 사프란 남작의 주위로 초록색을 띤 바람이 나타나 맴돌기 시작했다.

[베란 공국의 남작 ‘사프란’이 영역을 선포합니다.]

[영역 ‘에벡의 지대’가 선포 되었습니다.]

[‘사프란’의 힘이 강해집니다.]

[‘사프란’과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갑작스레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명후는 조금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정확히 말하면 나타난 4개의 메시지 중 마지막으로 나타난 메시지에 당황했다.

‘적대 상태?’

대회였다. 그런데 적대 상태라니? 앞서 치룬 두 번의 결투에서도 적대 상태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맞지도 않았는데...’

아예 맞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공격당하기는 했다. 그러나 공격당했을 때는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메시지가 나타난 것은 초록색을 띤 바람이 나타난 직후였다. 바로 그것이 문제였다.

‘적대 상태 메시지가 나타났다는 건..’

공격당하지도 않았는데 적대 상태 메시지가 나타나는 것, 이상한 게 아니었다. 명후는 이런 경우를 알고 있었다.

‘날 죽일 생각이구나.’

단순히 영역을 선포한 것으로 적대 상태가 뜬 것은 아니다. 죽일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물론 상관없었다. 사프란 남작의 생각일 뿐이었다. 죽이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해서 명후가 죽는 것은 아니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다시 사프란 남작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죽지는 않을겁니다.”

사프란 남작이 조금 싸늘해진 눈빛으로 명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말을 끝냄과 동시에 사프란 남작이 다시 명후에게 달려들었다. 명후와 사프란 남작과의 거리가 빠르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스아아악!

그리고 거리가 가까워지자 사프란 남작의 주위를 맴돌던 초록 바람이 맹렬하게 회전하며 명후에게 날아갔다.

스윽

명후는 초록 바람이 다가오든 말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검을 휘두르는 사프란 남작에게 손을 뻗을 뿐이었다.

팅! 꾹!

이내 사프란 남작의 검이 명후에게 작렬했다. 그와 동시에 명후의 손이 사프란 남작을 붙잡았다.

저벅저벅

당연하게도 명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사프란 남작을 잡은 명후는 그대로 경기장 끝을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다. 명후의 반응에 사프란 남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팅! 팅! 팅!

검이 작렬하며 나는 소리를 들으며 명후는 곧 경기장 끝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리고는 곧장 사프란 남작을 경기장 밖으로 던졌다. 조심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 앞서 두 상황과는 달리 적대 상태까지 뜬 마당에 굳이 조심하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스윽

경기장 밖으로 사프란 남작을 집어 던진 명후는 뒤로 돌아섰다.

“...?”

뒤로 돌아선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경기장 위로 기사들이 대거 올라와 있었다. 기사들은 전부 당황스런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명후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기사들을 보며 생각했다.

‘왜 올라 온 거지?’

기사들이 왜 올라 온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바로 그때 가장 앞에 서 있던 기사가 입을 열어 말했다.

“괘, 괜찮으십니까?”

============================ 작품 후기 ============================

내일과 모레 시험이 있습니다.

글피에도 보강이 있기는 한데.. 내일과 모레 있는 시험만 해결되면 마음이 정말 편해질 것 같네요.

하하핳!

그리고 독자님들의 생각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설문은 이번주 일요일까지 열어 두겠습니다!

다들 즐거운 하루 보내셨길 바랍니다!

추천, 쿠폰, 후원쿠폰, 코멘트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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