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05 48. 황녀의 숙소로! =========================================================================
‘기사..!’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기사였다.
저벅저벅
기사가 명후와 지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나가 아니었다. 말을 내뱉은 기사의 뒤에는 기사 둘이 붙어 따라오고 있었다. 명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기사들을 보며 생각했다.
‘기사들이 여기에 왜..’
무언가 이상했다. 명후와 지연이 걸어가고 있는 이곳은 평상시 파티장으로 갈 때 이용 하던 길이었다.
앞서 며칠 이 길을 이용할 때에는 기사가 보이지 않았다. 지금보다 늦은 시간에도 기사는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왜 하필 지금?
그뿐만이 아니었다. 지금 서 있는 위치는 숙소와 너무나도 가까웠다. 산책이라 할 수 있을 정도의 거리였다.
“황궁 2근위대 3기사단 십부장 라이픈입니다.”
이내 명후의 앞에 멈춰선 기사 라이픈이 자신을 소개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누구 신지 알려주시겠습니까.”
라이픈의 물음에 명후는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입을 열어 답했다.
“헬리오카 제국의 명후 백작입니다.”
“...!”
“...!”
“...!”
명후가 답을 한 그 순간 기사들의 반응이 변했다 라이픈의 뒤를 따르던 두 기사는 놀란 표정으로 서로를 보며 눈빛으로 이야기를 나누었고 라이픈은 조금 놀란 표정으로 멍하니 명후를 바라보았다.
“...?”
기사들의 반응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왜 갑자기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 결투 대회 4강 진출을 축하드립니다.”
곧 명후의 표정을 본 라이픈이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어 말했다.
“아..”
라이픈의 말을 듣고서 명후는 왜 기사들이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명후는 감사하다 말하며 왜 멈춰 세운 것인지 답을 해달라는 눈빛으로 라이픈을 쳐다보았다.
“그것이..”
라이픈은 명후의 눈빛을 보고 답하기 시작했다.
“...순찰 중이었습니다. 혹시 어디 가시는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산책 중입니다.”
명후는 라이픈의 물음에 고민 할 필요도 없다는 듯 답했다. 산책, 전혀 이상 할 것 없는 답변이었다.
“아.. 죄송합니다. 그럼.”
라이픈은 명후의 답에 미안함이 담긴 표정으로 답을 하고는 뒤에 있던 기사들을 데리고 명후를 지나쳐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사들이 사라지고 명후와 지연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지연아.”
“응?”
지연은 조용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는 명후에게 왜 불렀냐는 표정으로 반문했다. 그러자 명후가 이어 말했다.
“방금 그 기사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
명후의 물음에 지연은 바로 답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지연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나만 그런 생각한 줄 알았는데 명후 너도 느꼈구나.”
지연 역시 무언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라이픈은 순찰 중이라고 말을 했다. 그러나 지연은 라이픈의 말하기 전 머뭇거림과 표정을 보았다. 분명 그 표정은 무어라 답을 할까 고민을 하는 표정이었다.
“역시, 단순 순찰은 아닌가 보네.”
명후는 지연의 말을 듣고 확신 할 수 있었다. 라이픈과 뒤에 두 기사들은 단순히 순찰하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물론 순찰을 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지만 무엇 때문에 기사들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저벅저벅
명후와 지연은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잠깐만 지연아.”
스윽
계속해서 걸어가던 명후가 손을 들어 지연의 앞을 막으며 걸음을 멈췄다. 지연은 걸음을 멈추고 왜그러냐는 표정으로 명후를 보았다. 명후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전방을 응시하고 있었다.
스윽
지연은 고개를 돌려 명후가 바라보고 있는 전방을 바라보았다.
“...어?”
그리고 반사적으로 탄성을 내뱉었다.
우루루루루!
전방에는 수많은 기사들이 어딘가로 달려가고 있었다.
“무슨 일이 터진 걸까?”
지연이 달리는 기사들을 보며 명후에게 물었다. 기사들의 표정은 매우 굳어져 있었다. 아무래도 무슨 일이 일어난 것 같았다.
“그런 것 같은데..”
명후는 지연의 말에 답을 한 뒤 생각했다.
‘어떻게 하지..’
이대로 갈 수는 없었다. 기사들에게 분명 걸릴 것이었다.
“읍! 읍!”
“...?”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고 있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지연을 보았다.
“...?”
그러나 지연 역시 의아한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지연이가 아니야?’
지연의 목소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표정을 보니 지연이 낸 소리가 아닌 것 같았다. 아니, 아닌 것 같은게 아니라 지연이 낸 목소리가 아니었다.
생각해보니 방금 전 들려온 신음 소리는 지연이 있는 쪽이 아닌 반대쪽에서 들려왔다. 거기다 애초에 지연이 신음 소리를 낼 이유도 없었다.
“...방금 들었어?”
명후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닐까 싶어 지연에게 물었다.
“응, 들었어.”
지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저기서 들린 것 같은데.”
스윽
고개를 끄덕이며 답을 한 지연은 손을 들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명후의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
지연의 말에 명후는 재빨리 뒤로 돌아섰다. 뒤로 돌아 선 명후의 시야에 빽빽하게 자란 수풀이 들어왔다.
“이쪽에서?”
“응! 그쪽에서 들린 것 같아.”
명후는 고개를 돌려 유심히 수풀을 살폈다. 그러나 빽빽하게 자란 수풀 때문에 잘 보이지가 않았다.
바로 그때였다.
반짝! 반짝! 반짝!
“...?”
어두웠던 수풀 쪽에서 무언가가 연달아 반짝이기 시작했다.
팅!팅!
“...?”
반짝임과 동시에 명후는 목 부근에서 무언가 튕겨 나가는 느낌을 받고 의아한 표정으로 목을 매만졌다. 그리고 이어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상급 마비침에 맞으셨습니다.]
[침이 튕겨나갔습니다.]
[기절하지 않습니다.]
[상급 독침에 맞으셨습니다.]
[침이 튕겨나갔습니다.]
[중독되지 않습니다.]
[NPC ‘마드렉’에게 공격당하셨습니다.]
[NPC ‘마드렉’과 적대 상태에 돌입합니다.]
[선공을 당해 적대 NPC를 죽여도 범죄자 수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선공을 당해 사망 할 경우 사망 페널티 50%가 감소합니다.]
“...”
‘침?’
목을 매만지던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당황스런 눈빛으로 재빨리 고개를 돌려 지연을 보았다. 침을 자신에게만 날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
지연을 본 명후는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연의 목 부근에 침이 하나 박혀 있었다.
“괜찮아?”
명후가 재빨리 물었다.
“응, 어서 저기부터!”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마비침은 아닌 듯 했다. 지연이 목에 박힌 침을 빼내며 빠르게 외쳤다.
휘익!
지연의 말에 명후는 다시 고개를 돌려 수풀을 보았다. 그리고 곧장 반짝임이 보였던 곳으로 달려가며 생각했다.
‘마드렉, 이런 개같은 새끼가!’
물론 이곳은 현실이 아니었다. 거기다 침 따위에 당할 지연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은 명후에게 중요치 않았다. 마드렉은 건들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
휘익!
수풀로 들어온 명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반짝임이 보였던 곳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보랏빛 단도도 볼 수 있었다.
스윽
명후는 팔을 들어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단도를 막으며 시선을 돌려 단도를 휘두르고 있는 자를 보았다.
‘암살자?’
복면을 쓰고 있어 눈 외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아무래도 암살자 같았다. 명후는 이어서 주위를 살폈다.
‘저 사람이 소리를 낸 건가?’
조금 떨어진 곳에 온몸이 포박 되어 있는 누군가가 있었다. 복면에 얼굴이 가려 보이지 않았지만 신음 소리를 낸 사람이 분명했다.
‘하나가 더 있네..’
그리고 그 앞을 지키고 있는 자가 하나 더 있었다. 지키고 있는 자 또한 복면을 해 눈 외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
팅!
그사이 단검이 명후의 손을 가격했다. 명후는 단도가 자신의 손을 가격한 바로 그 순간 손을 쥐어 단도를 붙잡았다.
휘익!
그리고 앞으로 파고들며 주먹을 뻗었다.
퍽!
“...컥!”
명후의 주먹이 작렬하자 명후에게 단도를 휘두른 암살자의 입에서 고통스런 신음이 흘러 나왔다.
털썩
그리고 이내 암살자가 쓰러졌다.
[NPC ‘마드렉’을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10만이 상승합니다.]
쓰러짐과 동시에 처치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러나 명후는 처치 메시지에 이어 나타난 메시지에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특수 상황 발생!]
[특수 상황 발생!]
[암살자 길드 ‘블러디’의 길드원을 처치하셨습니다.]
[이곳에 있는 또 다른 길드원을 처치하지 못할 경우 암살자 길드‘블러디’의 표적이 됩니다.]
‘블러디?’
메시지를 본 명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또 뭐야?’
============================ 작품 후기 ============================
즐거운 월요일 보내셨나요?
다음 편은 새벽에 올라올 예정입니다!
한숨 푹 주무시고 일어나시면 아마 올라와 있을 겁니다! (아마도요.. ㅎㅎ..)
다들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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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회는 이번 에피소드들이 끝나면 진행 될겁니다.
연참은.. 두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