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19 50. 결승전, 아므락세의 사도 =========================================================================
그렇게 검은 장막이 사라지고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웅성웅성
“누가 나타났어!”
“누구야?”
“명후 백작이다!”
경기장 주위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모여 웅성이고 있었다. 명후는 그런 유저들을 보며 생각했다.
‘왜 이리 많아?’
폭발이 일어났고 비명이 들려왔다. 명후는 주위에 있던 모든 이들이 죽거나 대피 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유저라 그런건가...’
생각해보니 유저들은 이런 상황에서 도망 칠 이유가 없었다. 죽어도 다시 살아나니 오히려 이런 상황을 반기는 게 유저였다.
“어떻게 된 거야?”
“그러게 하푸타 백작은?”
“물어볼까?”
‘일단 내려가자.’
이어서 들려오는 유저들의 대화에 명후는 우선 경기장에서 내려가기로 결정했다. 현재 유저들의 시선은 온통 명후에게 집중 되어 있었다. 굳이 이곳에서 관심을 받을 필요는 없었다.
저벅저벅
‘근데 퀘스트는 어떻게 되는거지.’
계단을 통해 대기실로 가던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레빌에게 받은 퀘스트 ‘제국의 명예를 위하여’를 보았다.
<제국의 명예를 위하여>
아만 제국, 야라드 왕국 등 대부분의 나라가 참여하는 결투 대회, 레빌은 당신이 결투 대회에 참가해 좋은 성적을 거두어 제국의 명예를 드높여주길 바라고 있다. 결투 대회에 참가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어라!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헬리오카 공적도 ??? (결투 대회 성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취소 안 된 걸 보면 완료가 된다는 건데..’
결승전이 엉망이 되 퀘스트가 취소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퀘스트는 취소 되지 않았고 그 말인 즉, 완료가 된다는 뜻이 된다.
‘레빌님한테 가보면 어떻게 되겠지.’
퀘스트를 준 것이 레빌이었다. 아마 레빌에게 가면 완료가 되든 갱신이 되든 결말이 날 것이었다.
저벅!
생각을 마친 명후는 얼마 지나지 않아 대기실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여기는 폭발 영향 안 받았나?’
대기실은 너무나도 깨끗했다. 폭발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것 같았다.
저벅저벅
“...?”
대기실을 둘러보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발소리에 고개를 돌려 대기실 입구를 바라보았다.
스윽
이내 입구에서 발소리의 주인공으로 추정되는 아리따운 외모와 새하얀 피부를 가지고 있는 20대 중반의 여인이 나타났다.
움찔!
대기실에 나타난 여인은 명후를 발견하고 움찔했다. 명후는 그런 여인의 반응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열었다.
“누구세요?”
“아, 그게..”
명후의 물음에 여인은 입을 열었다가 곧장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아랫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왜 저러는 거야?’
이해 할 수 없는 여인의 반응에 명후는 의아한 표정으로 여인을 바라보았다.
‘기사도 아니고.. 귀족도 아닌 것 같은데.’
복장을 보니 기사는 아니었다. 귀족은 더더욱 아니었다.
‘유저, 유저네.’
기사도 아니고 귀족도 아니다. 거기다 테러를 당한 지금 상황에서 이곳 대기실로 올 만한 이는 목숨이 아깝지 않은 유저밖에 없었다.
“안녕하세요.”
이내 입술을 질끈 깨문 채 명후를 바라보고 있던 여인이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AnB 방송국에 양소진이라고 해요.”
“...!”
소진의 말에 명후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방송국?’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온 유저일 것이라 예상하고 있던 명후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방송국이라니?
‘설마 대기실을 촬영하려고?’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여인의 주변을 확인했다. 그러나 카메라로 추정되는 아이템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촬영은 아닌 것 같은데, 그럼 왜..’
카메라가 없으니 촬영이 목적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곳 대기실에는 왜 왔단 말인가?
“명후님 맞으시죠?”
명후가 의아해 하던 사이 소진이 물었다.
‘날 찾아 온 거였나?’
왜 왔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명후는 소진의 말에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었다.
“네, 그런데요?”
“그게.. 한 가지 제안을 드릴 게 있어 이렇게 찾아뵙게 됐습니다.”
“...제안이요?”
소진의 말에 명후는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느낌이 좋지 않았다. 소진은 방송국 사람이었다. 방송국 사람인 소진의 제안이 무엇인지는 너무나도 뻔했다.
“네, 이번에 기획하려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출연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어 소진이 말했다.
‘역시..’
혹시나 하고 있었는데 역시나였다. 예상대로 소진의 제안은 방송 출연이었다.
“아뇨, 생각 없어요.”
그러나 방송에 출연 할 생각이 전혀 없는 명후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소진에게 말했다.
“...”
어떤 프로그램인지 묻지도 않고 거절해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너무나도 단호한 명후의 표정 때문일까? 소진은 명후의 말을 듣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소진이 애처로운 눈빛으로 명후를 바라보며 입을 열어 말했다.
“...어, 어떤 프로그램인지 들어보시면 생각이 바뀌실 거에요!”
“미안합니다.”
명후는 여전히 단호한 표정으로 소진에게 답한 뒤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지연에게 : 지연아, 어디야?
걸음을 옮기며 명후는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지연 : 그게.. 지금 황궁이야.
‘황궁?’
명후는 황궁이라는 지연의 귓속말에 순간 당황했다.
‘레빌님도 이 짓을 누가 벌렸는지 알고 있을텐데?’
애초에 이런 상황이 올 수 있으니 조심하라 말한 것이 레빌이었다. 그런데 레빌이 왜 황궁으로 돌아갔단 말인가?
-지연 : 아만 제국 황궁 말구, 우리 제국 황궁.
‘...아!’
의아해 하던 명후는 뒤이어 날아온 지연의 귓속말에 의아함을 해결 할 수 있었다. 지연이 있는 황궁은 아만 제국의 황궁이 아니었다. 우리 제국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헬리오카 제국의 황궁이 분명했다.
-지연 : 아만 제국 황궁으로 가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바로 돌아왔어. 너는? 잘 해결 됐어?
지연이 물었다.
바로 그때였다.
“저, 저기요!”
소진이 명후의 앞을 막아서며 외쳤다.
-지연에게 : 응, 잘 해결 됐어. 나도 바로 갈게.
“...?”
명후는 지연에게 귓속말을 보낸 뒤 의아한 표정으로 소진을 바라보았다. 이미 출연을 거절 한 상태였다. 그런데 왜 앞을 막아섰단 말인가?
“이번 프로그램에 출연해주시면 만족 할 만큼의 출연료를 드릴게요.”
“...”
소진의 말에 명후는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명후의 표정을 본 소진의 얼굴에 약간의 당황이 나타났다.
“추, 출연료 뿐만이 아니에요. 이번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면 엄청난 유명세를 얻으실 수 있을 거에요. 웬만한 연예인들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얻으실 수도 있구요.”
명후가 아무런 말이 없자 소진이 이어 말했다.
“...후.”
이어진 소진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숙이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다시 고개를 들어 소진을 보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출연 할 생각 없습니다.”
명후는 말을 마친 뒤 다시 소진을 지나쳐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다다닥
“자, 잠시만요!”
그러나 다시 앞을 막아선 소진 때문에 명후는 다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여, 연락처 아니, 만나서 이야기 한 번만 해요. 만나서 이야기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뀌실 수도 있잖아요. 예?”
“...”
참으로 끈질겼다. 명후는 그런 소진의 모습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원하시는 게 무엇이든 제가 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 드릴 수 있어요. 무엇이든지요...”
말끝을 흐린 소진이 야릇한 눈빛을 짓고 명후에게 가슴을 보였다. 명후는 그런 소진의 모습을 보며 소진이 무엇을 말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이것 참..’
소진이 말한 게 무엇인지 알기에 명후는 더욱 난감했다. 이런 상황에 보통의 남자라면 소진에게 넘어갔을 것이었다.
‘혹 했을 수도 있겠네.’
그러나 명후에게는 지연이 있었다. 지연을 만나지 않은 상황이었다면 명후도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었다.
“저기요.”
명후는 난감한 표정으로 소진을 불렀다.
“예!”
자신의 유혹이 먹혔을 것이라 생각 한 것일까? 소진이 활짝 미소를 지으며 명후의 부름에 답했다.
“출연 할 생각 없습니다.”
“...”
그러나 이어진 명후의 말에 소진의 얼굴에 피어 오른 미소는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그럼.”
명후는 그대로 소진을 지나쳐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소진은 더 이상 명후의 앞을 막아서지 않았다. 소진이 앞을 막아서지 않자 명후는 생각했다.
‘자존심 상했으려나?’
아무래도 자존심이 상했을 것이었다.
‘상관 없는 일.’
명후는 방금 전 일에 대해 생각을 접기로 결정했다.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자존심이 상했다고 해도 자신과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저벅저벅 저벅!
‘잠깐..’
입구를 통해 대기실에서 밖으로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문득 든 생각에 걸음을 멈췄다.
‘유저들 대기타고 있는거 아니야?’
소진도 이곳을 통해 대기실로 들어왔다. 그 말인 즉, 어떤 유저든 이곳을 통해 대기실로 들어 올 수 있다는 것을 뜻했다.
“여기로 가면 대기실이 나오는 거야?”
“어! 그럴꺼야.”
“그러면 아까 그 명후라는 유저 볼 수 있는거냐?”
“응! 어떻게 된 건지 한 번 물어보자. NPC도 아니고 같은 유저인데 알려 주겠지. 히히”
생각을 마치자 마자 멀리서 유저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어후.’
명후는 재빨리 기억의 반지를 사용해 포탈을 만들었다.
‘황궁 한 번 들렸다가 쓰려했는데..’
아만 제국 황궁에 한 번 들리려 했던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유저들이 다가오고 있는 방향을 힐끔 보고는 포탈로 걸음을 옮겼다.
============================ 작품 후기 ============================
토,일 홍천에 이어 월,화 가평에 다녀왔습니다.
갈때마다 느끼는 건데
바베큐는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않는 이상 하지 않는 게 나은 것 같습니다.
그냥 후라이팬에 구워먹는게 제일이네요.
다들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
//
어제 319회 였는데 오늘도 319회 인 이유는!
1~5회 수정 하면서 1~4회로 줄었습니다. 그래서 1회씩 줄어들어 319회가 됐습니다 ㅋ
물론 수정 된 부분은 보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냥 맘에 안들던 문장들 수정 한 겁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