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29 52. 동창회 =========================================================================
* * * *
어느 한 카페.
“길드 하우스에 무단 침입해 길드원을 죽이는 NPC가 있는데.. 당분간 길드 하우스를 지켜줬으면 해”
“그러니까 형 말은 NPC를 잡아 달라 이거죠?”
두 사내가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래, 창문이 너라면 그 NPC를 잡고도 남을테니까. 어때? 할 생각 있어? 사례는 충분히 할게.”
사내는 말을 마친 뒤 창문의 답을 기다렸다.
“음..”
창문은 침음을 내뱉으며 어떻게 할 지 고민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창문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어 말했다.
“문석이형 제가 이해가 안가서 그런데 형 길드에 상인만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 그렇지..”
“전투 길드원들도 있고 거기다 무단 침입 디버프까지 있으면..”
말끝을 흐린 창문은 문석의 반응을 살폈다.
“...”
문석은 창문의 말에 조금 당황 한 표정으로 침을 삼켰다. 그것을 본 창문은 역시 하는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형, 저한테 뭐 말 안 한 거 있죠?”
“에휴..”
창문의 물음에 문석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멋쩍은 미소를 지은 채 입을 열었다.
“그게.. 길드원 수 백명이 그 NPC 하나한테 털렸다. 나 포함해서.”
“...!”
문석의 말에 창문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 잠깐만요. 혀, 형까지 포함해서 수 백명이요?”
“응..”
“아니, 형 그런 NPC를 제가 어떻게..”
창문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말끝을 흐렸다. 문석이 NPC를 막아 달라 해서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말을 들어보니 이건 막는 게 불가능한 NPC였다.
“디버프도 업그레이드 시킬 거고 기사까지 고용 할 생각이야. 그러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기사까지 고용하시게요?”
“응, 안그러면 널 고용 하는 의미가 없잖아. 네 스킬이면 기사들도 몇 배로 강해 질테고 그러면 충분히 잡겠지. 뭐 공적도가 많이 들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할래?”
“음..”
문석의 말이 끝나고 창문은 다시 침음을 내뱉으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 창문의 모습에 문석은 품안에 손을 넣어 하얀 봉투를 꺼내 창문에게 내밀며 말했다.
“착수금이다. 그 NPC를 잡으면 그 만큼 더 주고.”
“...”
고민을 하던 창문은 문석이 내민 하얀 봉투를 보고 침을 삼켰다. 그리고는 조심스레 봉투를 집어 봉투 안 내용물을 확인했다.
‘...3억!’
봉투 안에 들어 있는 금액을 확인 한 창문은 매우 놀란 표정으로 문석을 바라보았다. 봉투에는 1억짜리 수표가 3장이나 들어 있었다.
‘잡으면 3억을 더?’
3억은 착수금이었다. 문석은 NPC를 잡을 경우 3억을 더 준다고 말했다.
“실패 한다고 해서 돈 돌려 달라는 말은 안 할테니까 걱정 말고.”
이어 문석이 말했다.
‘거절 할 이유가 없다.’
창문은 이어진 문석의 말을 듣고 결정했다. 거절 할 이유가 없었다. 실패를 해도 돈을 돌려주지 않는다. 거기다 기사를 고용 하는 등의 준비를 하는 것도 문석이었다. 창문은 씨익 웃으며 가방에 하얀 봉투를 넣은 뒤 입을 열었다.
“언제부터 하면 되요?”
“오늘부터 하고 싶기는 한데.. 기사 고용도 그렇고 너 동창회 있다고 했지?”
“아, 네.”
“그럼 내일부터 부탁한다. 내일까지 준비 다 해놓을테니까.”
“알았어요. 형, 근데 작위가 참 부럽기는 하네요. 기사 고용도 할 수 있고.”
“어휴, 기사 고용 하는 거 엄청 비싸. 공적도가 너무 들어. 차라리 돈이 들면 상관 없겠는데.. 어쨌든 내일 보자.”
“네, 형.”
대화를 마치고 문석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 카페 밖으로 나갔다.
“히히.”
문석이 나간 뒤 창문은 실실 웃으며 가방에 넣은 하얀 봉투를 다시 꺼냈다. 그리고는 봉투를 열어 안에 들어 있는 1억짜리 수표를 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대박.”
아무리 생각해봐도 대박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역시 ‘전설’이 대박 게임이라니까. 히히”
실실 웃으며 창문은 봉투를 가방에 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시간을 확인 한 뒤 카페에서 나와 차가 주차되어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슬아슬하게 도착하겠네.”
차에 도착 한 창문은 엑셀을 밟아 동창회 장소로 출발했다. 생각보다 카페에서 소모한 시간이 많았다. 차가 막히지 않는다 해도 아슬아슬하게 도착 할 것 같았다.
“진짜 아슬아슬했네.”
얼마 뒤 창문은 동창회 장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약속한 시간 5분전이었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시간에 창문은 흐뭇한 미소를 짓고 차에서 내려 걸음을 옮겼다.
“...근데 생각보다 차가 많네?”
동창회 장소로 걸어가던 창문은 주차장에 주차 되어 있는 차들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너무 많았다.
“통째로 빌려서 주차장도 우리만 쓸 수 있을텐데..”
이곳 주차장은 동창회 장소 ‘라파타라’의 손님들만 이용 가능한 주차장이었다. 라파타라를 통째로 빌렸으니 주차장을 사용 할 수 있는 것은 이번 동창회에 올 동창 들 뿐이었다.
“무슨 복권이라도 당첨 된 건가.”
차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22살, 어린 나이에 차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이리 많다니 창문이 놀라는 것은 당연했다.
“...어?”
놀란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던 창문은 이내 시야에 들어오는 차에 더욱 놀란 표정을 지으며 걸음을 멈췄다.
“저, 저건..”
창문은 말을 쉽게 잇지 못했다.
“에,엠벨라텐 L7!”
잘못 본 것이 아닐까 싶어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그러나 잘못 본 게 아니었다. 엠벨라텐 L7이 확실했다.
“누, 누가..?”
엠벨라텐 L7이 이곳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창문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주차되어 있는 차 외에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사람이 보이지 않자 창문은 다시 엠벨라텐 L7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침을 꿀꺽 삼키며 생각했다.
‘문석이형이 만에 하나 보게 되면 연락해 달라고 했었지..’
창문은 예전 문석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 만에 하나 엠벨라텐 L7을 보게 된다면 연락을 해 달라고 했었다.
‘일이 잘 끝나면 사례도 준다 했고.’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일이 잘 끝날 경우 사례를 준다고 했다. 물론 사례 때문에 그 말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었다. 창문은 만석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었지만 친해지면 얻어 먹을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이런식으로 도움이 된다면 친해질 것이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일단 누구 건지 확인을 해야 된다.’
이곳에 주차가 되어 있다는 것은 한 가지를 의미했다. 창문은 누가 엠벨라텐 L7의 주인일까? 기대하며 걸음을 옮겨 라파타라로 걸음을 옮겼다.
“어? 창문아! 아슬아슬하게 도착했네?”
곧 라파타라의 도착 한 창문은 입구에서 자신을 반기는 여인을 보고 활짝 미소를 지었다.
“이야, 선유 너 엄청 예뻐졌다?”
“뭐야~ 어제도 봤으면서.”
입구에서 도착하는 동문을 반기고 있던 선유는 창문의 말에 부끄러운 듯 손짓을 하며 이어말했다.
“어서 들어가봐.”
“많이 왔어?”
“생각보다?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니까!”
“오케이! 근데 이제 시간도 다 됐는데 같이 들어가자!”
“그럴까?”
창문은 선유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왔다.
‘많이 왔네.’
안에는 많은 인원이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들 중에 있다는 거지? 엠벨라텐 L7의 주인이’
이들 중 엠벨라텐 L7의 주인이 있을 것이었다. 창문은 자리에 앉아 있는 친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생각했다.
‘쟤는 아니고, 쟤도 아닐테고..’
참으로 구분이 빨리 됐다.
‘...응?’
누가 엠벨라텐 L7의 주인일까 친구들을 확인하던 창문은 이내 시야에 들어온 여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지?’
처음 보는 여인이었다.
‘저렇게 예쁜 얘가 있었나?’
너무나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여인이었다. 창문이 알기로 저런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여인은 학창 시절에 존재하지 않았다.
‘성형? 아니지, 성형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문득 성형이 떠올랐지만 창문은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태생적으로 예쁜, 얼굴에 전혀 손을 대지 않은 듯 한 외모였다.
‘누구 여친인건가?’
동창회라고 꼭 동창들만 오는 것은 아니었다. 동창들의 연인들 역시 동창회에 참여하는 경우가 있었다.
‘저 정도 외모의 여친이라면..’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그런 여인을 여자 친구로 두고 있다면 엠벨라텐 L7의 가능성도 충분했다. 창문은 아름다운 여인 옆에 앉아 있는 사내를 보았다.
‘명후, 명후다!’
특출나게 잘 생긴 외모는 아니었으나 알 수 없는 묘한 분위기에 여자들이 꼬였던 명후가 분명했다.
‘쟤내 집이..’
창문은 명후의 집이 무엇을 하는 지 떠올려 보았다. 그러나 학창 시절 그리 친하게 지낸 게 아니라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그런 기억이 없었다.
‘물어 보면 되지.’
물론 모른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었다. 지금은 동창회였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물어보면 될 것이었다.
“뭐 해?”
옆에 서 있던 선유가 물었다.
“아, 아니야. 가자.”
선유의 말에 창문은 미소를 지은 채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물론 그 걸음의 끝은 명후의 테이블이었다.
* * * *
수많은 창고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창고 구역.
“...”
한 사내가 의자에 앉아 창고를 지키고 있었다.
저벅저벅
창고를 지키고 있던 사내는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보았다. 멀리서 대장장이가 다가오고 있었다. 사내는 대장장이가 자신의 앞에 도착 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그리고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 대장장이가 인사했고 자리에서 일어난 사내도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대검을 넣으러 왔습니다!”
대장장이가 이어 말하며 대검을 꺼내기 시작했다. 허공에서 대검을 꺼내고 있는 대장장이었다.
놀라운 광경이었지만 창고를 지키는 사내는 그런 광경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인식 자체를 못하는 것 같았다. 사내는 그저 말없이 대장장이가 꺼내는 대검을 확인 할 뿐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내 모든 대검을 확인 한 사내가 대장장이에게 말했다.
“오, 대박! 하하, 수고하세요!”
대장장이는 수고했다는 사내의 말에 활짝 웃으며 행복해하더니 인사를 하고는 빠르게 대장간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스윽
사내는 대장장이가 가자 대검을 집어 들었다. 이곳에 대검을 나둘 수는 없었다. 어서 창고에 대검을 넣어야 했다.
대검을 전부 든 사내는 걸음을 옮겨 세 번째 창고로 들어갔다. 창고로 들어 온 사내는 들고 온 대검을 가지런히 진열하기 시작했다.
“흐음, 깔끔하군.”
대검을 전부 진열 한 사내는 창고 내부를 둘러보며 만족스런 표정으로 창고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그 옆에 붙어 있는 네 번째 창고로 들어갔다. 네 번째 창고는 꽉 차 있던 세 번째 창고와 달리 진열되어 있는 무구가 없었다. 텅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사내는 거침없이 창고의 중앙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곧 중앙에 도착 한 사내는 바닥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사내의 손에서 노란 기운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끄그극
노란 기운은 그대로 바닥에 흡수 되었고 이내 바닥이 양 옆으로 갈라지며 숨겨져 있던 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곳에는 노란색 환약 수백 아니, 수천 개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사내는 수천 개의 노란색 환약을 흐뭇한 미소로 쳐다보았다.
미소를 지은 채 노란색 환약을 보던 사내는 다시 손에서 노란 기운을 뿜어냈다. 그러자 갈라진 바닥이 언제 그랬냐는 듯 노란색 환약이 가득 있는 숨겨진 공간을 가렸다. 바닥을 닫은 사내는 몸을 돌려 네 번째 창고에서 나왔다.
“또 오는군.”
창고에서 나온 사내는 저 멀리서 다가오고 있는 대장장이를 보고 미소를 지은 채 빠르게 자리로 걸어갔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십니까.”
사내가 자리에 도착함과 동시에 대장장이도 도착했다. 대장장이는 곧장 갑옷을 꺼내 내려 놓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허공에서 갑옷이 나타났다. 그러나 사내는 아까와 같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사내가 꺼내 내려놓는 갑옷을 볼 뿐이었다.
“수고하셨습니다.”
이내 모든 갑옷을 확인 한 사내가 대장장이에게 말했다.
“오오 2000! 수고하세요!”
이번에 온 대장장이 역시 행복 한 표정을 짓고는 사내에게 인사 한 뒤 빠르게 대장간으로 향했다. 사내는 대장장이가 돌아가고 여태까지 그래왔듯 갑옷을 챙겨 창고로 향했다.
============================ 작품 후기 ============================
금요일이네요!
초복이기도 하구요!
다들 맛난거 드시고 활기찬 하루 보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