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37 53. 골드바 =========================================================================
수군수군
“뭐야, 저거 골드바 길드 마스터 아니야?”
“왜 포박 되어 있는 거야?”
“저 사람 남작이잖아?”
길드 하우스에서 나오자 주위를 돌아다니고 있던 유저들이 명후와 기사들 그리고 포박된 문석과 창문을 보며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지?”
“기사들 한테 잡힌거 보면 뭐 잘못을 했겠지.”
“그런가?”
“그래, 신경 끄고 빨리 사냥터나 가자.”
몇몇 유저들은 잠시 수군거리고는 제 갈 길을 갔다.
“왜 저렇게 된 건지 물어볼까?”
“그러다 잡히면 어쩌려고?”
“그,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냥 따라가보자.”
하지만 호기심이 동한 나머지 유저들은 계속해서 수군거리며 명후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명후는 조용히 뒤를 따라오는 유저들을 보며 생각했다.
‘다행이야.’
유저들이 따라 올 것이라는 건 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 따라오는 것은 물론이고 귀찮게 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이도 기사들에게 잡힐까 유저들은 멀찍이 떨어져 조용히 따라오고 있었다. 참으로 다행이었다.
웅성웅성
황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명후의 뒤를 따르는 유저들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골드바 길마 새끼 맞지 저거?”
“어, 꼴좋다. 큭큭.”
“병신, 길드원 관리 안하더니 잘됐네.”
“근데 저 옆에 있는 놈은 누구지?”
“몰라, 처음 봐.”
“여하튼 좀 오래 잡혀 있었으면 좋겠다.”
명후는 유저들의 웅성거림을 들으며 황궁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황궁이 보이자 인벤토리를 열어 황제의 증표를 꺼낸 명후는 입구를 지키고 있는 기사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
그러나 이내 이어진 상황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기사는 명후를 막아서기는커녕 옆으로 비켜 길을 만들어주었다.
‘왜?’
아직 명후는 기사에게 황제의 증표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데 기사가 어째서 길을 비켜준단 말인가?
‘설마 기사 때문인가?’
명후는 문석과 창문을 포박 한 채 자신의 뒤를 따라오고 있는 기사들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입구를 지키고 있는 기사가 길을 비킨 것은 뒤에 있는 기사들 때문인 것 같았다. 명후는 황제의 증표를 다시 인벤토리에 넣은 뒤 그대로 걸음을 옮겨 황궁 안으로 들어갔다. 기사와 병사들은 명후가 들어가자 다시 입구를 막아 지키기 시작했다.
“황궁으로 들어갔는데?”
“어, 어떻게 하지?”
“우리 들어갈 수 있나?”
“아니, 못 들어 갈 것 같은데...”
황궁은 아무나 들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명후의 뒤를 따라 황궁 까지 온 유저들은 걸음을 멈춰 어떻게 해야 될 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이야기를 나눈다고 해서 황궁으로 들어 갈 수 있는게 아니었다.
“어떻게 되는지 보고 싶었는데...”
“그러게..”
“근데 맨 앞에 인솔 하던 NPC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냐?”
“맞아, 나도 그 생각했어. 어디서 본 것 같았는데.”
여태까지 유저들의 관심은 포박되어 끌려가던 문석과 창문에게 쏠려 있었다. 그러나 황궁으로 들어가지 못한 지금은 문석과 창문이 아닌, 앞에서 인솔 하던 명후에게 쏠리고 있었다.
“아, 그 사람! 그 사람이야!”
“누구?”
“명후 백작! 그 유저 있잖아!”
“아, 그 유저!”
“그러고 보니 예전에 쌍도끼 길드 길마도 감옥에 갇혔잖아.”
“그러면 골드바 길마도?”
“그렇지 않을까? 근데 대박이다. 진짜 그 유저. 짱 멋있어. 귀족이라고 나대는 유저들도 이걸 알면 함부로 못 나대겠는데?”
“우리 글 올리자! 이거 대박 감이다.”
“오케이!”
한동안 황궁 앞에서 웅성거리던 유저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걸음을 옮겨 제 갈 길을 갔다.
‘다 왔다.’
한편 황궁으로 들어와 재판소로 향한 명후는 곧 재판소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재판소에 도착 한 명후는 대기하고 있는 재판장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명후가 다가오자 재판장이 물었다. 재판장의 물음에 명후는 황제의 증표를 꺼내 보여 주었다.
“...!”
재판장은 증표를 보고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이어 증표에서 시선을 돌려 명후를 바라보았다. 명후는 재판장의 놀란 표정을 보며 입을 열었다.
“공격 당했습니다.”
“도대체 누가 그런 짓을...”
명후의 말에 재판장이 말끝을 흐렸다. 명후는 손을 들어 뒤에 포박되어 있는 창문과 문석을 가리키며 이어 말했다.
“저들입니다. 한 명은 모르겠고 한 명은 귀족입니다. 증인은 기사들이구요.”
“일단 수감 시키겠습니다.”
재판장은 명후의 말에 답하며 고개를 돌려 기사들을 보았다. 기사들은 재판장의 시선에 걸음을 옮겨 문석과 창문을 데리고 임시 감옥으로 향했다. 문석과 창문이 감옥으로 가자 명후가 다시 입을 열어 말했다.
“재판 결과는 아스렌 영지에 있는 명후 백작 저택으로 보내 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재판장의 답을 들으며 명후는 뒤로 돌아섰다. 재판 결과는 당장 나오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너무 늦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 내일이면 재판 결과를 받아 볼 수 있을 것이었다.
‘얼마나 감금 되려나?’
기사 하나를 동원한 빌리는 재판 결과 작위 박탈은 물론 징역 5개월이 나왔다. 근데 문석은 기사 다섯을 동원했다. 그것도 중급 기사로 동원했다. 재판 결과가 참으로 기대됐다.
* * * *
골드바의 길드 하우스 소회의실.
“...”
소회의실에는 용천이 홀로 앉아 있었다.
“후.”
짧게 한숨을 내뱉은 용천은 문을 바라보았다. 용천이 소회의실에 앉아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괜히 소회의실에 앉아 있는 게 아니었다.
‘올 때가 됐는데..’
용천은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간부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길드 마스터인 문석이 잡혀 갔으니 그에 대한 회의를 해야 했다.
끼이익
이내 문이 열리며 간부 한 명이 소회의실로 들어왔다.
“진짜 잡혀 간 거야?”
소회의실로 들어온 간부는 자리에 앉으며 회의 주체자인 용천에게 물었다.
“어, 자세한 건 이따 회의 때.”
간부의 물음에 용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고 다시 문을 바라보았다. 이제 하나가 왔을 뿐이었다. 아직 오지 않은 간부들이 여럿이었다.
끼이익
“어떻게 된 거야?”
“나 왔다. 근데 진짜 잡힌거냐?”
얼마 뒤 시간이 지남에 다라 간부들이 하나하나 나타나기 시작했다. 간부들은 제일 먼저 들어왔던 간부와 마찬가지로 용천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다.
“그래, 자세한 건 이따 회의 때 말해줄게.”
물론 용천 역시 똑같은 답을 했다.
“뭐야, 내가 마지막이야?”
그리고 이내 마지막 간부가 소회의실로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들어 온 간부는 재빨리 자리에 앉았고 용천이 입을 열었다.
“바쁠 텐데 미안하다. 긴급 소집을 한 이유는 공지 할 때 말한 그대로 문석이가 잡혀가 버렸다.”
“도대체 왜?”
“뭘 했길래 잡혀가?”
용천의 말에 간부들이 물었다.
“그게..”
간부들의 말에 용천은 말끝을 흐리며 문석이 잡혀갔을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는 씁쓸한 미소를 지은 채 이어 말했다.
“얼마 전, NPC 하나가 길드 하우스에 쳐들어와서 문석이랑 나, 만재 그리고 길드원들 수백 죽였던 사건 다들 알지?”
“어, 들었지.”
“나야, 너랑 같이 있다 죽었으니까.”
“엄청 충격적이었지.”
용천의 말에 간부들이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석이는 그 NPC가 또 올 거라고 확신했어. 또 오면 잡겠다고 기사 다섯, 아는 동생까지 불렀는데.. 그 일이 틀어졌다. 그것 때문에 문석이가 잡혀갔고.”
“어떻게 틀어졌는데?”
간부 중 용천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죽임을 당했던 만재가 물었다.
“나도 아직까지 이해가 안 가는데.. 문석이가 공격 명령 내리니까. 기사들이 뒤 돌아서 우리를 적대하더라.”
“엥? 그게 무슨 소리야? 진짜로?”
만재가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다른 간부들 역시 만재와 똑같은 표정으로 용천을 바라보았다. 용천은 그런 반응을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희가 그런 반응 보이는 거 이해한다. 나도 이해가 안가니까. 그런데 거짓말이 아니야. 문석이가 기사들한테 NPC를 공격하라고 명령 내린 순간 기사들이 뒤 돌아서 문석이를 포박했다.”
“...”
용천의 말에 간부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간부들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문석이는 어떻게 되는 건데?”
문석이 잡혀 간 것은 이미 일어난 일이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잡혀간 문석이 어떻게 되는가? 였다.
“조금 이따 재판 결과가 나온데. 결과 나오는 대로 알려주기로 했다. 근데 문석이가 예상하기를 작위 박탈 당하는 건 물론이고 감옥에 몇 개월 동안 감금당할 것 같데. 상황 봐서 캐릭터 삭제하고 다시 키워야 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리고 문석이가 상황 정리 될 때까지는 PK 같은 일 벌이지 말라고 하더라. 느낌 안 좋다고. 만약 일 벌이다가 문제 생겨도 각자 책임지래.”
용천이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들 들은 거다?”
그리고 간부들에게 말한 뒤 소회의실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전해야 될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간부들을 소집한 것은 공지 받지 못했다고 징징 거릴 놈들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건 그렇고.. 어떻게 기사들이..’
이내 길드 하우스에서 나온 용천은 다섯 기사를 떠올리며 사냥터로 향했다.
* * * *
“나 아이템 창 14개 남았다. 이번 거 받고 다음 거래에는 6개만 주면 될 것 같아.”
민형이 말했다.
“그래?”
명후는 민형의 말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확인을 눌렀다. 거래가 완료 되고 명후는 다시 민형에게 거래를 걸었다. 민형이 수락하자 거래 창이 나타났고 명후는 민형의 말대로 6개의 아이템을 올린 뒤 확인을 눌렀다.
“얼마나 남았어?”
6개의 아이템을 받음으로 인벤토리가 가득 찬 민형이 명후에게 물었다. 민형의 물음에 명후는 차원의 창고를 떠올렸다. 그리고 민형을 보며 말했다.
“아직도 많이 남아 있어. 세보고 싶은데 셀 엄두가 안난다.”
여전히 차원의 창고에는 수많은 아이템들이 쌓여 있었다. 날을 잡아 세볼까도 했지만 세기에는 아이템이 너무 많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 그럼 금방 팔아서 또 올게!”
명후의 말에 민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명후는 피식 웃었고 민형은 다시 아이템을 팔기 위해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수고해라!”
워프 게이트로 가는 민형의 뒷모습을 보며 수고하라 외친 명후는 뒤로 돌아 저택으로 걸어가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레퓨렘의 제안>
행운과 도둑의 신 레퓨렘, 레퓨렘은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은 바로 신들에게 파라든 종족이라 불리는 크라켄을 죽이는 것이다. 레퓨렘이 어째서 크라켄을 죽이려는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레퓨렘의 제안을 수락해 크라켄을 죽일 것인지 아니면 거절 할 것인지 당신의 선택은?
[크라켄 : 0 / ???]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거절 시 레퓨렘과의 친밀도 소폭 하락
<아브레탄>
아가사의 석상을 가져간 다루스 그리고 하얀 가면. 이 둘은 알려지지 않은 세력 ‘아브레탄’과 관련이 있다. 지도를 보고 아브레탄을 찾아가라!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특수 퀘스트 - 봉인 된 아가사의 파편>
아가사의 파편은 봉인되어 있다. 아가사의 석상을 찾아 아가사의 파편의 봉인을 해제하라!
퀘스트 보상 : 봉인이 해제 된 ‘아가사의 파편’
퀘스트 제한 : 아가사의 파편을 보유 중인 자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퀘스트는 레퓨렘의 제안, 아브레탄, 봉인 된 아가사의 파편까지 총 3개가 있었다.
‘아브레탄..’
명후는 3개의 퀘스트 중 서로 연관이 있는 아브레탄, 봉인 된 아가사의 파편을 먼저 깰 생각이었다.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저택으로 들어와 집무실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지연이가 올 때가 됐는데.’
혼자 가서 퀘스트를 깨는 게 아니었다. 아브레탄은 애초에 명후의 퀘스트가 아닌 지연의 퀘스트였다.
바로 그때였다.
-지연 : 명후야 나 왔어!
기다리고 있던 지연에게 귓속말이 날아왔다. 지연의 귓속말에 명후는 더욱 빨리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봉인이 풀리면 어떻게 되려나..’
현재 아가사의 파편은 봉인 되어 있었다. 봉인이 풀리면 어떻게 변할 지 참으로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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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치과 가는 날이네요.
흐, 어서 치료가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