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46 55. 입궁 =========================================================================
“그래 알았다. 나가봐.”
알렉이 고개를 끄덕이며 마르크스에게 말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마르크스는 알렉의 말에 뒤로 돌아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숙소로 걸음을 옮기며 명후를 떠올렸다.
‘그녀석들 사람은 아닌 것 같았는데.’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알렉이 말한 것처럼 함정은 아닐 것 같았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다.
‘지켜보면 알겠지.’
느낌대로 처리 할 정도의 가벼운 일이 아니었다. 알렉의 말대로 시간을 두고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었다. 마르크스는 그에 대한 생각을 접었다. 그러나 생각을 접고 숙소로 걸어가던 마르크스는 얼마 걷지 않아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음?’
반대편에서 누군가가 걸어오고 있었다. 거리도 멀고 로브에 얼굴이 가려 누구인지 알 수는 없었다.
‘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거리가 가까워지고 로브 안 얼굴을 확인 한 마르크스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누군지 알 지 못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던 누군가는 마르크스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왕궁을 수호하는 방패 기사단의 기사 마르크스가 모르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전하!’
누군가의 정체는 방패 기사단이 수호해야 되는 1순위 대상이자 엘파누스 왕국의 왕인 라엔 엘파누스였다.
“저, 전하.”
마르크스는 재빨리 한쪽 무릎을 굽히며 예를 취했다. 그러자 로브를 쓴 채 걸음을 옮기던 라엔이 크게 놀란 듯 주위를 둘러보고는 빠르게 입을 열어 외쳤다.
“이, 일어나게! 어서!”
“...?”
라엔의 말에 마르크스는 의아해 했지만 왕의 말을 거역 할 수는 없었기에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 보니..’
자리에서 일어난 마르크스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왜 혼자 계신거지?’
침소를 제외하고는 항상 호위가 따라 붙는다. 그런데 라엔의 근처에는 호위 하나 보이지 않고 있었다.
‘거기다 로브는 왜..’
가장 이상한 것은 로브를 쓰고 있다는 것이었다. 왕궁의 주인인 라엔이 어째서 로브를 쓰고 있단 말인가?
‘설마...’
문득 떠오른 생각에 마르크스는 당황스런 표정으로 라엔을 보았다. 라엔의 두 눈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 차 있었다.
당황하고 있는 라엔의 눈빛을 보며 마르크스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확신 할 수 있었다. 로브를 쓰고 있으며 홀로 움직인다는 것을 보면 뻔했다.
“호위 하겠습니다.”
마르크스가 말했다.
“후...”
라엔은 마르크스의 말에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이어 말했다.
“마르크스, 자네 마음은 알지만 이번에는 참아주게.”
“저, 전하!”
“금방 돌아 올 것이네.”
“하지만..”
마르크스는 라엔의 표정을 본 순간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전하.”
“고맙네.”
라엔은 살짝 미소를 짓고 걸음을 옮겨 마르크스를 지나쳐 갔다. 마르크스는 라엔의 발소리가 멀어지자 고개를 들어 라엔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너무나도 작아진 라엔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죄송합니다. 전하. 전하께서 잘못 되시면 모든게 다 끝입니다.’
생각을 마친 마르크스는 라엔의 뒤를 따라 조용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
명후와 지연은 열심히 왕궁 내부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여기도 아니고.’
방에 들어갔음에도 아무런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금 들어온 방은 아브레탄 수장의 방이 아니었다. 명후와 지연은 방에서 나와 다음 방으로 향했다. 그렇게 명후와 지연은 계속해서 방들을 확인했다.
‘망할.’
그 뒤로 수많은 방을 확인했다. 그러나 메시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즉, 확인 한 방 중에는 아브레탄 수장의 방이 없었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했다.
‘생각보다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적어.’
애초에 들어 갈 수 있는 방이 적었다. 들어갈 수 있는 방과 들어갈 수 없는 방을 비율로 따진다면 1 : 30 정도였다. 그 정도로 들어 갈 수 있는 방의 수가 적었다.
‘특히 고위 관리, 기사단, 마법사들의 방을 확인 할 수 없는게 크다.’
조장인 하푸타가 제국에서 백작 노릇을 하고 있었다. 왕궁에 숨어 있는 아브레탄의 수장은 매우 높은 직위를 갖고 있을 것이었다. 문제는 그런 자들의 방을 들어가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들어 갈 수 있는 곳은 다 확인 한 것 같은데 어떻게 하지?”
지연이 말했다. 명후는 지연의 말에 쉽게 답을 할 수 없었다.
“그러게, 강제로 들어갈 수도 없고.”
무작정 들어갈 수는 없었다. 만약 무작정 들어 간 곳이 아브레탄 수장의 방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했다. 그리고 일이 틀어지면 퀘스트가 변동 될 수도 있다.
“일단 늦었으니까. 내일 방법을 찾자.”
이제 곧 밤이 될 테고 기사와 병사들이 순찰을 돌 것이었다.
“알았어.”
“나가서 연락할게.”
“응!”
그렇게 명후와 지연은 로그아웃을 했다.
“어떻게 해야 될까..”
캡슐에서 나온 명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할 지 곰곰이 생각했다.
“미치겠네.”
아무리 생각해봐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확 엎어버려?”
물론 아예 길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퀘스트가 변동 될 것 같아 하지 않았을 뿐, 그것을 감수하고 무작정 쳐들어가 방들을 확인해도 된다.
“아니야, 그건 나중에 아예 방법이 없을 때 해야지.”
그러나 명후는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여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았던 것은 퀘스트가 어떻게 갱신이 될 지 몰라서였다. 시간이 촉박한 게 아니었다. 당장은 길이 보이지 않지만 시간은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 길이 보일 수도 있었다.
스윽
명후는 생각을 접고 핸드폰을 들어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는 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렇게 명후는 지연과 통화를 나눈 뒤 잠에 들었다.
* * * *
띠디디디딕!
알람이 울리기 시작했다. 늦은 시간까지 지연과 통화를 나눠 늦게 잠이 든 명후는 알람 소리에 미간을 찌푸리며 눈을 떴다.
스윽
명후는 알람을 끈 뒤 정신을 차리기 위해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는 이어 침대에서 내려와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완전히 정신을 차리고 핸드폰을 들어 지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접속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메시지를 보내고 명후는 방에서 나와 물을 마시는 등 접속 할 준비를 시작했다. 얼마 뒤 모든 준비를 마친 명후는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지연에게서 접속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 메시지를 본 명후는 캡슐로 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2차 시험장에 그 기사를 다시 한 번 찾아가볼까.”
명후는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담당했던 기사 마르크스를 떠올렸다.
“어차피 왕궁 더 돌아다녀봤자 소득도 없을텐데.”
어제와 마찬가지로 왕궁을 돌아다닌다 해도 소득이 없을 것이었다. 이미 들어 갈 수 있는 방들은 전부 확인을 한 상태였다.
“그래, 한 번 가보는거야.”
생각 끝에 명후는 다시 2차 시험장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명후는 캡슐로 들어와 곧장 전설에 접속했다.
“명후야!”
접속을 하자마자 들려오는 지연의 목소리에 명후는 뒤로 돌아섰다. 지연이 활짝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안, 늦었네.”
“아니야! 나도 방금 접속했어.”
명후의 말에 지연이 아니라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는 이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어떻게 할 지 생각해봤어?”
지연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지연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기며 입을 열었다.
“2차 시험장으로 가볼 생각이야.”
“2차 시험장? 거긴 왜?”
“거기에 흑패를 준 기사가 있거든. 그 기사를 한 번 만나보려고.”
“기사?”
“응, 흑패를 줬잖아. 확실한 건 아니지만 그 기사에게 가면 뭔가 또 특별한 것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근데 그 기사가 있을까?”
“응, 아마도 있을 거야. 그 기사가 말하길 자기가 담당이니 궁금한 거 있으면 언제 든지 찾아오라 했거든.”
그렇게 대화를 나누며 왕궁에서 나온 명후와 지연은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곧 2차 시험장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줘.”
2차 시험장에 도착 후 명후는 지연에게 말한 뒤 곧장 천막으로 향했다. 다행이라고 해야 될 지 천막 앞에 줄을 서 있는 유저는 없었고 명후는 바로 천막으로 들어갔다.
“...?”
천막으로 들어 온 순간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저 기사는?’
마르크스가 앉아 있어야 할 자리에 처음 보는 얼굴의 기사가 앉아 있었다.
‘분명 자기가 담당이라고 했는데.’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2차 시험을 완료 했을 때 마르크스는 궁금한게 생기면 언제든지 찾아오라 했었다.
“2차 시험 때문에 오신겁니까?”
의자에 앉아 있던 기사가 물었다.
“아, 아닙니다. 잘못 들어왔네요.”
기사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한 뒤 천막에서 나왔다. 천막에서 나온 명후는 지연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다가갔다.
“어떻게 됐어?”
명후가 도착하자 지연이 물었다.
“다른 사람이 앉아 있었어. 바뀌었나봐.”
지연의 물음에 명후는 난감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는 어떻게 할 지 다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고민을 해도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왜 하필 방을 찾아야 되는거야..’
퀘스트가 원망스러웠다.
‘그냥 찾아가 박살내는거면 좋았을텐데..’
방을 찾는 것이 아닌 박살내는 것이었다면 아주 쉽게 완료를 했을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명후야.”
지연이 명후를 불렀다.
“응?”
생각을 하고 있던 명후는 지연의 부름에 왜 불렀냐는 표정으로 지연을 보았다. 그러자 지연이 이어 말했다.
“우리 국가 퀘스트 깨러 갈까? 오래 걸리긴 해도 꾸준히 하다보면...”
“...!”
지연의 말을 듣고 명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국가 퀘스트가 있었구나!’
국가 퀘스트, 말 그대로 국가에서 내주는 퀘스트였다. 물론 지연의 말대로 국가 퀘스트의 경우 효율이 정말 좋지 않았다. 그러나 꾸준히 하다보면 극히 낮은 확률로 작위 퀘스트 같은 특별한 퀘스트가 걸리기도 한다.
“그래, 한 번 가보자.”
명후와 지연은 걸음을 옮겨 2차 시험장에서 나왔다.
“여기로 가면 더 빨리 갈 수 있을거야.”
2차 시험장에서 나온 명후는 골목길로 들어서며 지연에게 말했다. 정상적인 길을 이용한다면 2차 시험장에서 대광장으로 가는데 멀리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골목길을 이용한다면 금방 도착 할 수 있었다.
챙.. 챙..
골목길에 들어와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저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연을 보았다.
“지연아 혹시 지금 소리 들려?”
“어? 응! 들려! 누가 싸우고 있는 소리 말하는 거 맞지?”
명후의 물음에 지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지연도 들었으니 환청은 아니었다. 저 앞에서는 분명 쇠와 쇠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명후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했다.
바로 그때였다.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 한 그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러나 메시지를 본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특수 조건 달성!]
[조건을 달성하여 퀘스트가 갱신됩니다.]
[퀘스트 ‘아브레탄 수장의 방을 찾아라!’를 완료하였습니다.]
[퀘스트 ‘허수아비 왕’이 수락되었습니다.]
‘뭐야? 왜 갱신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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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휴가를 갑니다.
푹 쉬고 오겠습니다.
물론 휴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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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의 전쟁 나옵니다!
1일 2연재는 8월 중순쯤 시작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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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마리님 쿠폰 감사합니다.
커피? 님 후원쿠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