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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354화 (354/644)

00354  57. 아브레탄  =========================================================================

*  *  *  *

“설마 그가 응접실에 있던 겁니까?”

“그렇소.”

‘응접실?’

조심스레 레칼 공작과 귀족들의 뒤를 밟고 있던 마르크스는 귓가에 들려오는 대화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응접실에 있다고?’

당황스러웠다.

‘분명 아무 이상 없다고 했는데..’

아브레탄의 수장을 찾기 위해 왕궁 곳곳으로 정찰을 갔다. 정찰 대상지에는 응접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응접실로 정찰을 간 기사는 응접실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보고를 했었다.

‘설마 그 녀석이?’

지금 대화를 들어보니 응접실로 정찰을 갔던 기사가 아브레탄에 포섭 된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야, 손님 처럼 지내고 있을 수 있어.’

물론 포섭 되었다는 게 확실한 건 아니었다. 아브레탄의 수장이 왕궁의 손님으로 조용히 지내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만약 조용히 지내고 있다면 정찰을 간 기사가 눈치 채지 못하는게 당연했다.

“그가 반대 하지 않을까요?”

“...그는 왕국에 관심이 없으니 아마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오.”

이어서 들려오는 대화에 마르크스는 응접실로 정찰을 갔던 기사에 대한 생각을 접고 대화에 집중 할 수밖에 없었다.

‘반대? 관심이 없어? 이건 무슨 소리야?’

반대라니? 무슨 반대를 말하는 것인가? 또한 관심이 없다니? 관심이 없다면서 왜 왕궁을 장악했단 말인가? 마르크스의 입장에서는 이해 하지 못할 대화였다.

“반대 하지 않는다면 언제 시작 할 생각이십니까?”

“이미 왕궁은 그들과 우리에 의해 장악된 상태니 바로 시작해도 될 것 같소.”

“그러면 동의하길 바라야겠군요. 흐흐.”

‘설마!’

마르크스는 이어진 대화와 귀족들의 음흉한 웃음 소리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반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니, 반란이 떠오르고 대화를 끼워 맞추어 보니 반란이 확실해 보였다.

‘아무리 포섭되었다고 해도 레칼 공작!’

마르크스는 미간을 찌푸린 채 레칼 공작을 보았다. 그리고 이어 레칼 공작과 함께 걸음을 옮기는 귀족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망할 새끼들!’

힘을 합쳐 왕궁을 장악한 아브레탄을 몰아내지는 못할 망정 그들과 힘을 합쳐 반란을 꾸미다니? 마르크스는 차오르는 분노에 이를 악물었다.

‘...!’

이를 악문 채 귀족들의 욕을 하며 뒤를 밟던 마르크스는 곧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누구지?’

저 멀리 누군가가 숨어 있었다. 직접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느껴지는 기운으로 보아 확실히 누군가 있었다.

‘아브레탄!’

처음에는 누구인가 생각을 했지만 굳이 생각을 할 필요가 없었다. 아브레탄의 조직원이 분명했다.

‘어떻게 하지?’

지금은 거리가 멀어 숨어 있는 아브레탄의 조직원이 눈치를 채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 만 더 다가가면 눈치를 챌 것 같았다.

‘실력으로는 질 가능성이 높다.’

숨어 있는 아브레탄의 조직원은 마르크스를 발견하지 못했고 마르크스는 아브레탄의 조직원을 발견했지만 그렇다고 마르크스가 실력이 더 좋다는 건 아니었다. 마르크스는 실력에 비해 기감이 좋은 편이었다.

‘돌아가자, 응접실에 있는 걸 확인했으니.’

결국 마르크스는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아브레탄의 수장이 응접실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굳이 더 가 위험을 자초 할 필요는 없었다.

‘두고 보자.’

마르크스는 계속해서 응접실로 걸음을 옮기는 레칼 공작과 귀족들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을 마치고는 뒤로 돌아섰다.

‘왕께서는 얻으셨을까?’

뒤로 돌아 선 마르크스는 자신의 기사단 건물로 향하며 생각했다.

‘어서 오셔야 될텐데..’

라엔이 정확히 무엇을 얻으러 간 것인지 마르크스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반란이 일어날 것 같은 지금 상황에 라엔의 부재는 너무나도 컸다. 한시라도 빨리 라엔이 돌아와야 했다.

‘일단 우리 쪽 귀족들과 상의를 해봐야겠어.’

마르크스는 기사단에 도착하는 즉시 단장에게 보고를 한 뒤 귀족들과 회의를 열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  *  *  *

아브레탄의 수장 훌렉과의 대화를 마치고 응접실에서 나온 레칼 공작과 귀족들은 입을 다문 채 레칼 공작의 사무실로 향했다.

“레칼 공작님.”

사무실에 도착 후 알타 후작이 레칼 공작을 불렀다.

“...?”

레칼 후작이 왜 불렀냐는 표정으로 알타 후작을 보았고 알타 후작이 입을 열어 말했다.

“그를..”

입을 연 알타 후작은 방금 전 만난 훌렉을 떠올리고는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는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이어 말했다.

“믿을 수 있는 겁니까?”

훌렉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알타 후작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훌렉을 만난 지금은 훌렉이 너무나 신경 쓰였다.

“대화를 나누며 느껴지는 것이 없었소? 그가 이곳에 머물고 있기는 하지만 그의 안중에 엘파누스 왕국은 없소. 그가 원하는 건 조용히 머물 수 있는 자리 뿐이오.”

알타 후작의 말을 듣고 레칼 공작이 말했다.

“그리고 믿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오? 지금 우리는 그를 믿을 수밖에 없소.”

“...”

이어진 레칼 공작의 말에 알타 후작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다른 귀족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지금 우리가 신경 써야 될 것은 그가 아니오.”

귀족들이 말이 없자 레칼 공작이 이어 말했다.

“계획을 완벽히 성공시키는 것. 그것에 신경을 써야 될 때오.”

참으로 답답했다. 귀족들은 훌렉에 대해 신경 쓰고 있었지만 지금은 훌렉에 대해 신경을 쓸 때가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계획을 완벽히 성공 시키는 것이었다.

“라엔 왕을 지지하던 귀족들은 어떻게 됐소?”

레칼 공작은 조금 답답하다는 눈빛으로 알타 후작을 보며 말했다. 레칼 공작의 말에 정신을 차린 알타 후작은 재빨리 입을 열어 답했다.

“대부분 포섭 했습니다. 몇몇 가문은 여전히 라엔 왕을 지지하고 있습니다만 계획이 조금만 진행되면 저희 쪽으로 돌아설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립을 지키던 귀족들은?”

“중립을 지키던 귀족들 역시 대부분을 포섭했습니다.”

알타 후작의 말에 레칼 공작이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문제는..”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알타 후작이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자 레칼 공작은 미소를 지우고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무슨 문제가 있단 말이오?”

문제라니? 라엔 왕을 지지하던 귀족들도 대부분 포섭했고 중립을 지키고 있던 귀족들도 포섭했다. 이런 상황에 문제라니?

“할롯 공작가와 파레티넌 공작가의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엘파누스 왕국에는 총 3명의 공작이 있었고 그들은 전부 가문을 갖고 있었다. 레칼 공작이 가주로 있는 하르문 공작가, 알렘 공작이 가주로 있는 할롯 공작가, 마지막으로 헤게론 공작이 가주로 있는 파레티넌 공작가.

“심상치 않다니?”

알타 후작의 말에 레칼 공작이 반문했다.

“라엔 왕에게 붙을 것 같습니다.”

“그들이 말이오?”

“그렇습니다.”

레칼 공작이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레칼 공작의 이런 반응은 전혀 이상 할 것 없는 반응이었다.

“전대 왕 때부터 사이가 안 좋던 그들이오.”

그도 그럴 것이 할롯 공작가와 파레티넌 공작가는 전대 왕 때부터 사이가 극악이라 할 정도로 좋지 않았다. 반란이 일어난다 해도 전혀 이상 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들이 라엔 왕에게 붙을 것 같다니? 그걸 나보고 믿으라는 것이오?”

중립을 지킨다고 해도 믿기 어려울 정도인데 라엔에게 붙는다니? 믿으려야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저도 그 점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그 두 곳은 저희 쪽으로 올 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들의 반응이 그랬습니다.”

알타 후작 역시 믿을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만약 직접 대화를 나눈 것이 아니었다면 알타 후작 역시 믿지 못했을 것이었다.

“허..”

“이런..”

“그곳이?”

레칼 공작과 알타 후작의 대화를 들은 귀족들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웅성이기 시작했다.

‘이런..’

귀족들의 웅성거림에 레칼 공작은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 두 곳이 라엔 왕에게 붙는다면 문제가 된다.’

만에 하나 알타 후작의 말대로 할롯 공작가와 파레티넌 공작가가 라엔 왕에게 붙는다면 문제가 생긴다. 그것도 작은 문제가 아닌 큰 문제가 생긴다.

‘그들의 세력도 세력이지만.’

괜히 공작가라 불리는 것이 아니다. 공작가라 불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두 곳의 세력이 아니다.

‘포섭된 귀족들 중 일부가 다시 돌아서겠지.’

진짜 문제는 바로 그 두 곳으로 인해 돌아설 귀족들이었다. 두 곳이 라엔 왕에게 붙는다면 이미 포섭 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시 돌아 서는 귀족들이 나올 것이었다.

“그들이 움직이기 전 빠르게 끝을 봐야 됩니다.”

알타 후작이 말했다. 웅성이던 귀족들은 알타 후작의 말을 듣고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레칼 공작 역시 마찬가지였다.

‘빠르게 승부를 봐야 된다.’

이미 훌렉에게 동의를 얻었다. 할롯 공작가와 파레티넌 공작가가 움직일 틈도 없이 계획했던 것보다 더욱 빠르게 끝을 봐야 된다.

“다들 돌아가 준비를 하시오.”

생각을 마친 레칼 공작이 입을 열어 말했다.

“내일 중으로 연락을 하겠소.”

*  *  *  *

“사람이 좀 많아 진 것 같은데?”

“그러게, 그때보다는 확실히 많이 진 것 같아.”

2차 시험장에 도착 한 명후와 지연은 5일 전과 비교해 확연히 많아진 유저들을 보며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줘.”

명후는 지연에게 말한 뒤 천막으로 향했다. 5일 전과 달리 유저들이 줄을 서 있어 명후도 줄을 서야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줄이 그다지 길지 않다는 것과 시험이 빠르게 끝난 다는 것이었다.

“대박! 크하하하핫!”

천막에서 나온 유저가 활짝 미소를 지었다. 아무래도 유저가 저리 좋아하는 것은 보상 때문이 분명했다.

“다음.”

이내 명후의 차례가 되었고 천막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가.. 아닌 것 같은데.’

천막에서 들려 온 목소리는 명후가 알고 있는 마르크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래도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천막으로 들어갔다.

‘역시 아니구나.’

역시나 천막 안에 있던 기사는 마르크스가 아니었다.

“패를 주시겠습니까?”

“아, 죄송합니다. 잘못 들어왔네요.”

명후는 패를 달라는 기사의 말에 답하며 빠르게 천막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곧장 지연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없었어?”

지연이 명후의 표정을 보고 말했다.

“응, 왕궁에 가봐야 될 것 같아.”

마르크스는 2차 시험장으로 찾아오라 했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자신이 2차 시험장에 없을 경우 왕궁 안에 있는 방패 기사단 건물로 오라 했었다. 명후와 지연은 그렇게 2차 시험장에서 나와 왕궁으로 향했다.

“멈추..”

왕궁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자신을 발견하고 외치는 기사에게 흑패를 보여주었고 기사는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명후와 지연은 기사를 지나쳐 왕궁 안으로 들어왔다.

‘계속해서 들어오라 했었지?’

안으로 들어 온 명후는 마르크스의 말을 떠올리며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엇, 명후님, 지연님!”

그리고 얼마 뒤 명후와 지연은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약속이라도 한 듯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보았다.

‘마르크스!’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마르크스였다.

“오셨군요!”

마르크스는 미소를 지은 채 명후와 지연에게 인사했다. 그리고는 이어 주위를 살피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 말씀 드린 아브레탄의 수장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2연재 성공했네요.

가시는 길에 추천 팡팡 해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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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의 직업 구미호는 레드 코드 입니다. 레드 코드중에서도 최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차후 나오겠지만 지연은 명후를 만나기 전 미개척지를 포함한 대륙 곳곳을 돌아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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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Set님 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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