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57 57. 아브레탄 =========================================================================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명후는 사내가 훌렉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증표 없었으면 귀찮아 질 뻔했네.’
명후는 은신 상태의 NPC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레퓨렘의 증표가 있어 참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만약 레퓨렘의 증표가 없었더라면 훌렉을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고 일이 이상하게 꼬였을 것이었다.
‘피의 파동 범위가 10M니까.’
7M 였던 피의 파동 범위는 잦은 사용으로 스킬 레벨이 올라 어느 덧 10M로 증가한 상태였다.
‘곧 범위에 들겠네.’
이대로 걸어가면 곧 피의 파동 범위에 훌렉이 들어 올 것이다. 명후는 훌렉과의 거리를 가늠하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쯤이면!’
이내 명후와 훌렉의 거리가 10M가 되었다. 명후는 피의 파동 범위에 들어온 훌렉을 보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어?’
그러나 그것도 잠시 이내 이어진 상황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쟤 왜 아무런 반응이 없어?’
훌렉은 피의 파동 범위에 들어왔음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처음과 마찬가지로 미소를 지은 채 명후를 바라볼 뿐이었다.
‘분명 피의 파동 범위인데..’
거리를 잘못 잰 것이 아니다. 훌렉은 피의 파동 범위에 들어 와 있었다.
‘뭐야..’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데미지가 약하다고 해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는 아닐텐데..’
명후는 혹시나 데미지가 약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피의 파동의 데미지 퍼센트가 높은 편이 아니라고 해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의 데미지는 아니었다.
‘설마..’
문득 떠오른 생각에 명후는 훌렉을 보았다.
‘물리 면역?’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 보스이기에 물리 면역일 가능성이 오히려 높았다. 만약 물리 면역이라면 모든 것이 설명 된다.
‘확인 해봐야겠다.’
물리 면역이라는 것이 확실한 건 아니었기에 명후는 확인해보기로 결정하고 계속해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아직도 모르나 보네.’
명후는 곧 훌렉과 4M 정도 떨어진 곳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훌렉은 여전히 자신이 보인다는 걸 모르고 있는 듯 했다.
바로 그때였다.
스윽
훌렉이 손을 들었다.
스아악
그리고 훌렉의 손으로 검은색의 무언가가 나타났다. 그렇지 않아도 어두운 이곳에서 구분이 될 정도로 아주 지독한 검은색이었다.
‘무기인가보네.’
무기가 분명했다. 물론 명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명후는 아무리 위험한 무기라 해도 자신의 생명력에는 위협을 가할 수 없다는 자신이 있었다.
스윽
이내 훌렉이 공격을 하기 위해 무기를 들어 올렸다. 명후의 입장에서도 공격하기에 아주 적절한 거리였다.
‘이때다!’
명후는 훌렉이 공격을 하기 전 훌렉을 향해 주먹을 뻗었다.
퍽!
“크어억!”
주먹이 작렬하고 훌렉이 고통스런 비명을 내질렀다.
“...?”
훌렉의 비명을 듣고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물리 면역 아닌가?’
피의 파동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던 훌렉이었다.
‘왜 비명을?’
그런데 주먹 한 대에 훌렉은 비명을 내질렀다. 그것도 그냥 비명이 아닌 고통이 가득 느껴지는 비명이었다.
‘대체 왜..’
명후는 훌렉이 기본 공격 한 방에 비명을 질렀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단 평타는 먹히니깐.’
훌렉은 아직 죽지 않았다. 단지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뿐이다. 명후는 훌렉을 처리한 뒤 생각하기로 결정하고 훌렉을 향해 재차 주먹을 날리기 시작했다.
퍽! 퍽! 퍽!
“컥, 억!, 크억!”
명후의 주먹이 작렬 할 때마다 훌렉은 고통스런 비명을 내질렀다. 여러 번의 주먹질에도 죽지 않고 고통스런 비명을 내지르는 훌렉을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피통이 많은건가? 아니면 영역 효과?’
보통의 보스 몬스터였다면 벌써 죽음을 맞이했을 정도로 많이 공격했다. 그러나 훌렉은 죽지 않았고 계속해서 비명을 내지를 뿐이었다.
* * * *
그의 주먹이 날아왔다.
퍽!
“크억!”
훌렉은 비명을 내지르며 생각했다.
‘마, 말도 안 돼!’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훌렉은 이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퍽!
“크악!”
무언가를 해보려 해도 그의 주먹이 작렬할 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에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어, 어떻게 이곳에서.’
어둠으로 가득 찬 이곳, 블랙 필드. 훌렉은 어떻게 이곳에서 자신에게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치 지금 상황이 꿈만 같았다.
퍽!
“억!”
‘도대체 이자는 누구이기에!’
훌렉은 블랙 필드 안에서 누군가에게 질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블랙 필드는 훌렉 자신의 영역이었다. 이곳에서라면 드래곤 로드가 오더라도 무섭지 않았다. 죽이진 못하더라도 죽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쾅!
“...!”
그의 주먹이 작렬 한 순간 굉음과 함께 여태까지 받았던 고통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느껴졌다. 너무나도 고통이 커 입에선 비명 조차 나오지 않았다.
‘끝인가.’
끝,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훌렉은 허탈한 표정으로 자신을 공격한 그를 보며 입을 열어 말했다.
“누구냐 넌.”
* * * *
퍽!
“억!”
명후는 비명만 내지를 뿐 죽지 않는 훌렉을 보며 생각했다.
‘엄청 안 죽네..’
벌써 10번 째 주먹질이었다. 죽고도 남을 정도로 공격을 한 것 같은데 훌렉은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명후는 계속해서 주먹을 날리며 생각했다.
‘근데 왜 피의 파동에는 아무런 반응도 없던 걸까?’
피의 파동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훌렉이었다.
‘혹시 스킬 면역인건가?’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리 면역이라면 주먹질에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래도 피의 파동에 반응이 없던 것은 스킬 면역이라 그런 것 같았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확인해보자.’
물론 스킬 면역이라는 것도 확실 한 것은 아니었다. 물리 면역이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듯이 스킬 면역이 아닐 수도 있었다. 명후는 확인을 해보기로 결정하고 훌렉을 향해 주먹을 날리며 외쳤다.
“원펀치!”
쾅!
원펀치가 작렬하며 인간의 몸에서 난 소리라 할 수 없을 정도의 굉음이 터져 나왔다.
“...”
‘스킬 면역 맞구나!’
명후는 원펀치에 맞고도 비명을 지르지 않는 훌렉을 보며 스킬 면역이 맞는 것 같다고 결론을 지었다. 그러나 결론을 짓자마자 이어진 상황에 명후는 생각을 수정 할 수밖에 없었다.
“누구냐 넌.”
털썩
훌렉이 쓰러졌다. 그리고 주변을 가득 채웠던 어둠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블랙 필드가 파괴되었습니다.]
[아브레탄의 수장 훌렉을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200만이 상승합니다.]
[믿을 수 없는 업적을 이루셨습니다.]
[명성 400만이 상승합니다.]
[레벨 업!]
.
.
[레벨 업!]
‘엄청 나타났네.’
나타난 메시지의 수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았다. 그러나 아직 메시지는 전부 나타난 게 아니었다.
[퀘스트 ‘아브레탄의 수장을 잡아라!’를 완료하였습니다.]
[퀘스트 ‘허수아비 왕’을 완료하였습니다.]
[퀘스트 ‘아가사의 석상을 찾아서’가 생성되었습니다.]
[라엔 엘파누스를 찾아가면 추가 보상을 획득 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 ‘아브레탄의 수장을 잡아라!’가 완료되며 보상으로 퀘스트 ‘허수아비 왕’이 완료 되었고 ‘허수아비 왕’의 보상으로 퀘스트 ‘아가사의 석상을 찾아서’가 생성되었다. 거기다 라엔을 찾아 갈 경우 추가 보상까지 획득이 가능했다.
‘왕은 나중에 찾아가고.’
추가 보상을 받자고 지금 당장 라엔을 찾아 갈 생각은 없었다. 일단 이곳에서 일을 마무리 해야 했다. 아이템도 주워야 했고 무엇보다 아가사의 석상을 찾아야 했다.
‘아이템부터 줍자.’
명후는 우선 드랍 된 아이템부터 줍기로 하고 시선을 내려 훌렉의 시체를 살피기 시작했다.
‘3개, 전부 장비네.’
드랍 된 아이템은 총 3개였고 외관으로 보아 전부 장비 아이템 인 것 같았다. 명후는 빠르게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다.
[파멸의 검을 습득하셨습니다.]
[죽음의 신발을 습득하셨습니다.]
[훌렉의 벨트를 습득하셨습니다.]
[훌렉의 벨트가 귀속되었습니다.]
“...?”
아이템을 줍던 명후는 메시지를 보고 순간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귀속?’
명후는 재빨리 귀속 되었다는 아이템 훌렉의 벨트 정보를 확인했다.
‘...!’
훌렉의 벨트 정보를 확인 한 명후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데미갓 등급!’
놀랍게도 훌렉의 벨트는 데미갓 등급의 아이템이었다. 물론 그것 때문에 명후가 놀란 것은 아니었다.
<훌렉의 벨트[데미갓]> [귀속] [거래불가]
제한 : 없음
물리 방어력 : 500
마법 방어력 : 500
5초 이상 지속 되는 광역 공격 스킬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브레탄의 수장 훌렉이 사용하던 벨트다. 아주 신기한 힘이 담겨 있다.
명후가 놀란 것은 바로 벨트의 옵션 때문이었다.
‘스킬에 영향을 받지 않아? 5초 이상 지속 되면?’
벨트에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옵션이 달려 있었다.
‘그러면 피의 파동에 아무런 반응이 없던게..’
옵션을 보고 명후는 어째서 훌렉이 피의 파동에 반응이 없던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그것이 다 이 벨트 때문이었다.
‘허..’
멍하니 옵션을 보던 명후는 이내 미소를 지으며 인벤토리를 닫았다.
“명후야 나 레벨 업 했어!”
인벤토리를 닫자마자 지연이 다가와 말했다.
“어? 진짜?”
“응! 업 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생각보다 경험치를 많이 받은 것 같아! 너는 몇 업이나 했어?”
“잠시만.”
명후는 지연의 말에 캐릭터 창을 열어 레벨을 확인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작위 : 백작
주직업 : 블러드 나이트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49,734,910 공적도 : 173,005,770
칭호 : 숨은 영웅 (효과 : 생명력 +5만, 마나 +5만)
레벨 : 443
생명력 : 22,273,550
마나 : 2,508,420
혈력 : 9,558
힘 : 955,830 [95,583(+7,200)]
민첩 : 72,715
체력 : 62,157(+500)
지력 : 61,370
지혜 : 61,041
손재주 : 500
기여도 : 엘가브 – 2,000,000
보너스 스텟 : 80
‘443?’
현재 명후의 레벨은 443이었다.
‘8업이나 했다고?’
응접실에 들어오기 전 레벨이 435였다. 그 이후 레벨 업을 한 적이 없으니 훌렉을 잡아 8번의 레벨 업을 한 게 분명했다. 명후는 보너스 스텟을 힘에 분배하고 캐릭터 창을 닫으며 지연에게 말했다.
“8업 했어.”
“우와, 축하해!”
“고마워, 너도 업 한 거 축하해!”
“헤헷, 근데 퀘스트 확인했어?”
“이제 보려고!”
축하를 받고 축하를 한 명후는 이어진 지연의 말에 퀘스트 창을 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 있었다.
<아가사의 석상을 찾아서>
응접실 가장 안쪽에 위치한 훌렉의 방 어딘가에 아가사의 석상이 있다. 그곳으로 가 아가사의 석상을 찾아라!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아가사의 석상
“가장 안쪽이라면.”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가 중얼거렸다. 명후의 중얼거림에 지연이 답했다.
“이대로 쭉 걸어가면 될 것 같아.”
============================ 작품 후기 ============================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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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상 지연의 레벨은 유저 중에서 가장 높습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요.
그리고 지연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조건만 되면 명후도 죽일 수 있는게 지연이니까요. 차후 에피소드에 나올 것이기에 이만 말을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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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2연재의 효과인가요!?
오랜만에 원고료 쿠폰 베스트에 올라갔네요.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