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76 60. 그린 드래곤 헤토니아 =========================================================================
아리아는 헤토니아의 입장에서 참으로 귀찮은 존재였다. 계획만 아니었다면 아마 당장에 죽이거나 내쫓아 버렸을 것이었다.
‘다른 녀석을 데리고 왔어야 했는데.’
헤토니아는 다시 의자를 던지려는 아리아를 보며 손을 휘저었다. 그러자 아리아가 의자를 집은 그대로 행동을 멈췄다.
“이, 이자식 무슨 짓을 한 거야!”
뜻대로 몸이 움직여지지 않자 아리아가 외쳤다.
“에휴.”
헤토니아는 아리아의 외침에 한숨을 내뱉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리고는 뒤로 돌아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바로 다음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걸음을 옮기던 헤토니아는 걸음을 멈추고 복도의 끝을 보았다.
“...?”
복도의 끝을 본 헤토니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쿨라스가 죽었어?”
첫 번째 방의 가디언으로 선정한 홉 고블린 아쿨라스에게 심어놓은 기운이 소멸했다. 기운이 소멸 했다는 것은 죽음을 뜻했다.
“어떻게..”
가디언들 중 가장 약해 첫 번째 방의 가디언으로 선정했지만 홉 고블린 아쿨라스는 결코 약한 가디언이 아니었다.
“들어 온 건 한 명인데..”
레어의 침입자는 분명 인간 하나였다. 다수도 소수도 아닌 홀로 아쿨라스를 죽였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아쿨라스를 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준 높은 인간 수십이 필요했다.
“지금 침입자가 단순한 침입자가 아닌 건가?”
아무래도 지금 레어로 침입한 침입자는 보통이 아닌 듯 했다. 헤토니아는 걸음을 멈춘 채 침입자의 행동에 집중했다.
“...말도 안 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헤토니아의 표정에는 심각함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인간이 아닌 건가?”
이내 심각함이 극에 달한 순간 헤토니아는 침입자가 인간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벌써 마지막 방이라니..”
그도 그럴 것이 현재 침입자는 마지막 방에 도착해 있었다. 말도 안 될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인간이 아니다.”
인간이 아닌 게 분명했다. 인간으로 결코 낼 수 없는 속도다. 아니, 인간 뿐만 아니라 그 어떤 종족도 이정도 속도로 가디언들을 격파 할 수 없다.
“설마.. 동족인건가?”
문득 헤토니아는 침입자가 자신의 동족인 드래곤이 아닐까 생각했다. 만약 드래곤이라면 지금의 속도를 이해 할 수 있었다.
“확인해봐야겠군.”
헤토니아는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스아악
그러자 포탈이 나타났다. 마지막 방과 연결 되어 있는 포탈이었다. 헤토니아는 지금 마지막 방으로 이동해 침입자가 누구인지 확인 해 볼 생각이었다. 헤토니아는 포탈로 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이정도 속도면 나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인데...”
드래곤이라 하여도 지금의 속도를 내기 위해선 3천년을 살아 온 헤토니아와 동급 혹은 그 이상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
“도대체 누구지?”
이미 침입자가 동족인 드래곤이라고 확신 한 헤토니아는 침입한 동족이 누구인지 궁금해 하며 포탈 안으로 들어갔다.
* * * *
꾸구구궁
마지막 아이언 골렘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레어의 가디언 아이언 골렘을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13만이 상승합니다.]
[모든 아이언 골렘이 처치 됐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세 번째 방을 통과 하셨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9번..’
아이언 골렘들을 잡고 방을 통과하며 최종적으로 9번의 레벨 업을 했다. 명후는 말도 안 되는 경험치에 미소를 지었다.
‘빨리빨리 가자.’
더 이상 메시지와 경험치를 보고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명후는 빠르게 반대편으로 달려가 문을 열어 네 번째 방으로 들어갔다.
[그린 드래곤 헤토니아의 임시 레어 - 네 번째 방에 입장하셨습니다.]
[레어의 가디언 트윈 헤드 오우거 폭텐이 당신의 존재를 인지 합니다.]
[레어의 가디언 트윈 헤드 오우거 폭텐이 분노합니다.]
네 번째 방의 가디언은 네임드 트윈 헤드 오우거였다. 메시지를 보고 네 번째 방의 가디언을 알게 된 명후는 중앙에 있는 트윈 헤드 오우거 폭텐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크허허헝!
명후가 달려오자 폭텐이 포효했다.
‘고놈 참 우렁차네.’
참으로 우렁찬 포효였다. 폭텐의 우렁찬 포효를 들으며 달려가던 명후는 곧 폭텐의 근처에 도착했다.
스아악..
세 번째 방의 가디언 아이언 골렘을 처치하고 피의 파동을 해제 하지 않았던 명후의 주위에는 여전히 핏빛 안개가 맴돌고 있었다.
-크어어엉..
명후가 근처에 도착함에 따라 폭텐은 자연스레 핏빛 안개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고 당연하게도 폭텐은 고통스런 신음과 함께 앞으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레어의 가디언 트윈 헤드 오우거 폭텐을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60만이 상승합니다.]
[네 번째 방을 통과 하셨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
.
[레벨 업!]
[레벨 업!]
폭텐이 쓰러지고 통과 메시지와 함께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레벨 업 메시지가 몇 개 나타났는지 세어 보았다.
‘11개..’
이번에 나타난 레벨 업 메시지는 총 11개였다.
‘레벨이 올랐는데도 레벨이 더 오르네.’
레벨이 오르면 오를수록 다음 레벨로 가는데 필요한 경험치 량이 증가한다. 그렇기에 통과하면 통과 할수록 레벨 업 횟수가 적어져야 하는데 오히려 늘어나고 있으니 놀라 울 따름이었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반대편에 있는 다섯 번째 방의 문을 보며 생각했다.
‘다음은 얼마나 오르려나.’
얼마나 오를지 기대가 됐다. 명후는 그대로 폭텐을 지나쳐 다음 방인 다섯 번째 방으로 향했다.
[다섯 번째 방을 통과 하셨습니다.]
[여섯 번째 방을 통과 하셨습니다.]
그 뒤로 명후는 방을 지키던 가디언들을 죽이며 차근차근 방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13, 15..’
다섯 번째 방을 통과하며 13번의 레벨 업을 했고 여섯 번째 방을 통과하며 15번의 레벨 업을 했다. 명후는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작위 : 백작
주직업 : 블러드 나이트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57,534,910 공적도 : 228,005,770
칭호 : 숨은 영웅 (효과 : 생명력 +5만, 마나 +5만)
레벨 : 501
생명력 : 22,264,550
마나 : 2,508,420
혈력 : 9,566
힘 : 956,630 [95,663(+7,200)]
민첩 : 72,715
체력 : 61,657
지력 : 61,370
지혜 : 61,041
손재주 : 500
기여도 : 엘가브 – 2,000,000
보너스 스텟 : 580
“...”
캐릭터 창을 확인 한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벌써 500이 넘었네.’
현재 명후의 레벨은 501이었다.
‘500이 넘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500에 근접 할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500이 넘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경험치를..’
난이도가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이리 많은 경험치를 주는 것인지 명후는 이해 할 수 없었다.
‘히든 사냥터라도 되는건가.’
경험치를 대량으로 주는 히든 사냥터 인 것일까? 명후는 여러 생각을 하며 캐릭터 창을 닫고 다음 방인 일곱 번째 방으로 이동했다.
[그린 드래곤 헤토니아의 임시 레어 – 마지막 방에 입장하셨습니다.]
‘마지막 방? 일곱 번째가 마지막이었구나.’
일곱 번째 방으로 들어가자 나타난 메시지를 보고 명후는 일곱 번째 방이 마지막 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드디어 마지막이네.’
명후는 드디어 마지막 방이라는 생각을 하며 가디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중앙을 보았다.
‘...저건 뭐지?’
중앙에 있는 가디언을 본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저런 몬스터도 있었나?’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많은 몬스터들을 보았던 명후였지만 중앙에 있는 가디언은 처음 보는 종류의 몬스터였다.
‘그냥 괴물 같은데..’
괴물, 그냥 괴물 같았다.
바로 그때 중앙에 있던 가디언이 움직이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그극
[레어의 가디언 헤토니아의 회심의 역작 키메라가 깨어납니다.]
메시지를 보고 가디언의 정체를 알게 된 명후는 이해 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키메라였구나.’
괴물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던 일곱 번째 방의 가디언은 바로 키메라였다. 명후는 키메라를 향해 다가가며 생각했다.
‘이번에는 얼마나 오르려나.’
첫 번째 방부터 여섯 번째 방까지 통과 보상으로 명후는 어마어마한 경험치를 받았다. 이번에는 통과 보상으로 얼마 만큼의 경험치를 받을지 기대가 됐다.
저벅!
그러나 그것도 잠시 기대를 하며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스아악
‘포탈?’
포탈, 키메라 바로 옆에 초록 색깔의 포탈이 나타났다. 명후는 갑작스레 나타난 포탈에 집중했고 이내 포탈에서 걸어 나오는 여인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여인이 포탈에서 나온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레어의 주인 그린 드래곤 헤토니아가 나타났습니다.]
‘헤토니아!’
메시지를 본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포탈에서 걸어나온 초록 여인 아니, 레어의 주인 헤토니아를 바라보았다.
‘여기 통과해야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명후는 키메라가 가디언으로 있는 마지막 방을 통과해야 레어의 주인인 헤토니아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헤토니아가 나타나자 조금 당황스러웠다.
‘잘 됐네.’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단지 그뿐이었다. 오히려 시간을 단축 할 수 있어 참으로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명후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포탈에서 나온 헤토니아가 입을 열어 말했다.
“그린 일족의 헤토니아라고 합니다. 블랙 일족의 어른이십니까?”
“...?”
헤토니아의 말에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블랙 일족의 어른?’
블랙 일족의 어른이라니?
‘잠깐, 헤토니아가 그린 드래곤이라고 했으니까 그린 일족은 그린 드래곤을 뜻하는 것이겠고 그러면 블랙 일족은 블랙 드래곤.. 허.’
명후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자신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헤토니아를 바라보았다.
‘날 블랙 드래곤이라 생각하고 있는건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그린 드래곤인 헤토니아는 자신을 그린 일족이라 소개했다. 그렇다면 블랙 일족은 블랙 드래곤을 뜻하는 것이고 블랙 일족의 어른이란 블랙 드래곤의 고룡을 뜻하는 것이 분명했다. 헤토니아는 지금 말도 안 되는 오해를 하고 있었다.
“블랙 일족의 어른이시여.”
명후가 말이 없자 헤토니아가 재차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오신 이유를 알려주시겠습니까?”
헤토니아는 이미 명후를 블랙 드래곤이라 확정 짓고 있었다. 명후는 당황스러운 헤토니아의 반응에 어떻게 해야 될 지 생각했다.
‘생각 할 게 뭐 있나?’
그러나 곧 생각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명후는 깨달았다.
‘내가 생각한다고 드래곤이 되는 것도 아니고 굳이 오해를 풀 필요도 없고.’
생각을 한다고 해서 명후가 블랙 드래곤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거기다 오해를 풀 이유도 없었다.
‘좋은 기회네.’
현재 헤토니아는 명후를 블랙 드래곤의 고룡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헤토니아를 처치하려는 명후의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기회라 할 수 있었다.
“내가.”
명후는 천천히 헤토니아를 향해 다가가며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온 이유.”
말없이 다가가면 헤토니아가 낌새를 차릴 수 있었다. 명후는 느긋하게 말을 이어나가며 헤토니와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거리가 좁혀진 것을 확인 한 순간 명후가 외쳤다.
“이동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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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