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80 61. 벨칸 호수 =========================================================================
* * * *
“명후님.”
광장에 도착하자 레빌이 명후를 부르며 이어 말했다.
“이제 길을 알 것 같습니다.”
“아, 네.”
명후는 레빌의 말에 답하며 걸음 속도를 늦추었다. 그리고 레빌은 걸음 속도를 높여 앞장 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왕자님!”
저벅!
그러나 그것도 잠시 레빌은 몇 걸음 떼기도 전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왕자님?’
명후는 앞을 막아선 사내의 외침을 듣고 뒤를 돌아 왕족 무리를 쳐다보았다.
“클렘 자작!”
그리고 곧 명후는 무리에서 걸어 나오는 왕족을 볼 수 있었다.
‘푸렘 공국의 왕자였나?’
걸어 나온 왕족은 바로 가장 먼저 구출 됐던 푸렘 공국의 왕자 로키아였다. 로키아는 앞을 막아선 사내 클렘 자작의 앞에 도착해서야 걸음을 멈췄고 로키아가 도착하자 클렘 자작이 입을 열었다.
“어떻게 이곳에..”
클렘 자작은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돌려 경계 가득 한 눈빛으로 명후를 쳐다보았다. 클렘 자작의 경계 가득한 눈빛과 그 대상이 명후라는 것을 알게 된 로키아는 화들짝 놀라며 재빨리 답했다.
“저분은 나와 다른 분들을 구출해주신 은인이시자 헬리오카 제국의 백작이신 명후 백작님이오.”
“아!”
로키아의 말에 클렘 자작은 짧게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눈빛에 가득 했던 경계를 지웠다. 로키아는 클렘 자작의 눈빛에서 경계가 사라지자 안도하며 뒤로 돌아 걸음을 옮겨 레빌과 명후의 앞으로 다가갔다.
“구해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했다. 물론 구한 것은 명후였지만 레빌은 황제의 동생이었다. 명후에게만 인사를 하면 명후의 입장이 조금 난처해질 것이고 그것은 은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푸렘 공국의 왕자 로키와 푸렘과의 친밀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될 일이었던걸요.”
“만약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시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십시오. 언제가 되었든 달려가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뵙겠습니다.”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로키아는 클렘 자작에게로 돌아갔다. 그렇게 로키아가 돌아가고 명후와 레빌 그리고 왕족들은 목적지를 향해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공주님!”
“하로세 형님!”
우루루 무리를 지어 다니기 때문일까? 아니면 방금 전 로키아의 상황 때문일까? 왕족들을 알아본 각국의 귀족들이 주기적으로 나타나 앞을 막아섰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렇게 왕족들의 수는 차근차근 줄어나갔다.
저벅!
“여기입니다.”
얼마 뒤, 목적지에 도착 한 레빌이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명후는 레빌의 말을 듣고 목적지이자 앞에 자리를 잡은 저택을 보았다.
‘엄청 크네.’
참으로 거대한 저택이었다.
‘누굴까.’
명후는 저택의 주인이 누구일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왕족이나 귀족들의 별장일까?’
용병 도시 요겔에는 왕족이나 귀족들이 없다. 그러나 그것은 지배 혹은 관리를 하는 왕족이나 귀족들이 없는 것이지 존재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곳에 오면서 보았듯 요겔에는 용병을 영입하려는 많은 왕족들과 귀족들이 있었고 그들은 저마다 저택을 갖고 있었다.
“누구십니까?”
명후가 저택의 주인에 대해 생각을 하는 사이 저택에서 사람이 나왔다. 깔끔한 복장과 깔끔한 외모를 갖고 있는 40대 후반의 중년 사내였다.
“헛, 레빌님!”
저택에서 나온 중년 사내는 입구에 도착 후 레빌을 발견하고 놀란 표정을 짓더니 놀란 목소리로 외쳤다.
“오랜만입니다. 하텔 집사님.”
레빌은 저택의 집사이자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하텔을 보며 미소를 지은 채 인사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하핫.”
끼이익
놀란 표정을 짓고 있던 하텔은 소리내어 웃으며 빠르게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레빌은 안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3년 만이죠?”
“예, 3년 전에 뵌 게 마지막이네요.”
레빌과 하텔은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었고 명후와 왕족들은 그 뒤를 따라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용병왕 클라투스의 저택에 입장하셨습니다.]
‘...?’
저택으로 들어오자마자 나타난 메시지.
‘용병왕?’
메시지를 본 명후는 메시지에 나온 저택의 이름을 보고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용병왕이라면..’
왕족과 귀족들이 없는 용병들의 도시 요겔, 요겔에는 왕족과 귀족들이 없는 대신 그와 비슷한 존재가 있었다.
‘이 도시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인 그 용병왕을 말하는건가?’
용병들의 왕이자 용병 도시 요겔의 왕이라 할 수 있는 존재 용병왕. 메시지에 나온 용병왕은 명후가 알고 있는 그 용병왕을 말하는 것이 분명했다. 명후는 레빌과 하텔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면 뒤에 있는 분들이 전부..”
“예, 가능하겠습니까?”
하텔이 말끝을 흐리며 말을 마치자 레빌이 물었다.
“물론입니다.”
레빌의 물음에 하텔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될 일인걸요. 하핫, 그럼 바로 돌아가실 생각이십니까?”
“예, 클라투스님이 계셨다면 얼굴이라도 뵙고 갔을 텐데 안 계시니, 아무래도 그래야 될 것 같습니다.”
“참으로 아쉽군요.”
“조만간 다시 오겠습니다.”
“호오, 꼭 오셔야 됩니다!”
“하하,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화가 끝이 나고 하텔이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왕족들을 보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이어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하텔이라고 합니다. 우선...”
하텔의 말이 이어지고 왕족들은 하텔의 말을 경청하기 시작했다. 명후는 하텔과 왕족들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그사이 다가온 레빌이 말했다.
“이제 다들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각자의 왕국으로 안전히 돌아 갈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럼 이제 저희도 돌아갈까요?”
레빌의 말을 듣고 명후가 물었다.
“예.”
명후의 물음에 레빌이 고개를 끄덕였고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이곳에 오기 전 황궁 마법단에서 받아 온 워프 스크롤을 꺼내 레빌에게 건네며 말했다.
“1인 워프 스크롤입니다. 워프 장소는 황궁 마법단 워프존입니다.”
“알겠습니다. 돌아가서 뵙겠습니다.”
명후의 설명에 레빌은 미소를 지은 채 곧장 스크롤을 찢었다.
스아악
곧 레빌의 발밑에 작은 마법진이 나타났고 얼마 뒤 빛과 함께 레빌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가볼까.’
명후는 레빌이 워프하고 따라 워프하기 위해 스크롤을 꺼냈다. 그리고 이어 스크롤을 찢었다.
스아악
스크롤을 찢자 앞서 레빌의 발밑에 나타났던 마법진과 똑같은 마법진이 명후의 발밑에 나타났다. 명후는 마법진에서 시선을 돌려 왕족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왜 날 쳐다봐?’
왕족들이 있는 곳을 본 명후는 고개를 갸웃 할 수밖에 없었다. 하텔을 쳐다보고 있는 다른 왕족들과 달리 명후를 쳐다보고 있는 왕족이 하나 있었다.
‘이름이 아리아였나?’
그 왕족의 정체는 바로 뮬탄 왕국의 공주 아리아.
“...”
명후와 눈이 마주친 아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구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가 분명했다. 아리아의 인사에 명후는 아리아가 던졌던 의자를 떠올리며 피식 웃고는 마주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마법진에서 환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스아악
[워프합니다.]
* * * *
“고맙네.”
[공적도 1억이 상승합니다.]
[당신에 대한 알칸 헬리오카의 신뢰도가 상승하였습니다.]
알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또 보상이 있을 줄이야.’
퀘스트가 완료되며 이미 보상을 받았다. 이렇게 또 보상을 획득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던 명후는 생각지도 못한 보상에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아닙니다. 그럼..”
명후는 할 말이 많아 보이는 알칸과 레빌의 분위기에 집무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복도를 따라 밖으로 걸어가며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작위 : 백작
주직업 : 블러드 나이트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63,734,910 공적도 : 428,005,770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 (피어를 무시한다.)
레벨 : 526
생명력 : 22,380,550
마나 : 2,458,420
혈력 : 9,649
힘 : 964,930 [96,493(+7,200)]
민첩 : 72,715
체력 : 61,657
지력 : 61,370
지혜 : 61,041
손재주 : 500
기여도 : 엘가브 – 2,000,000
“...”
캐릭터 정보를 확인 한 명후는 말없이 미소를 지었다.
‘레벨이 말도 안 되게 올랐어.’
공적도도 공적도였지만 명후는 엄청나게 상승한 레벨이 제일 흡족했다. 명후는 흡족한 표정으로 캐릭터 창을 닫고 이어 퀘스트 창을 열었다.
<레퓨렘의 제안>
행운과 도둑의 신 레퓨렘, 레퓨렘은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은 바로 신들에게 파라든 종족이라 불리는 크라켄을 죽이는 것이다. 레퓨렘이 어째서 크라켄을 죽이려는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레퓨렘의 제안을 수락해 크라켄을 죽일 것인지 아니면 거절 할 것인지 당신의 선택은?
[크라켄 : 0 / ???]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거절 시 레퓨렘과의 친밀도 소폭 하락
<???>
???
퀘스트 난이도 : ???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조건이 되지 않아 퀘스트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등급 퀘스트 - 방랑자>
벨칸 호수의 중심을 찾아가라!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등급 - 방랑자
퀘스트 취소 불가
퀘스트 창에는 총 3개의 퀘스트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퀘스트를 받았던 때를 보면 당장 크라켄을 잡아 ‘레퓨렘의 제안’을 완료해야겠지만 명후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기한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명후는 아가사의 파편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등급을 위해 등급 퀘스트를 먼저 완료 할 생각이었다.
‘이제 깨러 가야겠지.’
-지연에게 : 지연아!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지연에게 귓속말을 날렸다.
-지연 : 응! 오고 있어?
귓속말을 보내고 얼마 뒤 지연에게 귓속말이 도착했다.
-지연에게 : 이제 돌아가려고. 저택에 있어?
-지연 : 아니, 잠시 밖에 나왔다가 돌아가고 있어. 바로 출발할거야?
-지연에게 : 너만 괜찮다면 바로 출발할까해.
-지연 : 나야 물론 괜찮지. 헤헤, 그럼 이따 봐!
-지연에게 : 응. 이따 봐.
그렇게 귓속말이 끝나고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기억의 반지를 사용해 포탈을 만들었다. 명후는 포탈 안으로 걸어가며 생각했다.
‘어떤 곳이려나.’
여태까지 가보았던 미개척 지역은 개척 지역과 근접해 있어 그다지 미개척 지역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목적지인 벨칸 호수는 개척 지역에서 2일 이상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어떤 곳일지 상당히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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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편안한, 활기찬 일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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