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96 63. 아탁샤 =========================================================================
‘포기한건가?’
명후는 자신을 향해 더 이상 아무런 공격도 행동도 하지 않는 아탁샤를 바라보며 생각을 했다. 아무래도 아탁샤의 표정을 보니 포기를 한 것 같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당황스러움에 충격을 받아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았다.
‘이때 빨리 가자.’
공황 상태에 빠진 아탁샤를 보며 명후는 빠르게 움직였다. 이제 곧 1분이 지날 것이고 상태 이상 면역 상태가 해제 될 것이었다.
* * * *
-...어머니?
아탁샤의 말을 듣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레토스는 명후가 달려오고 아탁샤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자 당황스런 목소리로 아탁샤를 불렀다.
“...”
그러나 레토스의 부름에도 아탁샤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레토스는 부름에 답하지 않는 아탁샤를 보며 생각했다.
‘어떻게 하지?’
기다리라 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니 가만히 기다리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았다. 레토스는 아탁샤에게서 시선을 돌려 자신에게 달려오는 명후를 보았다.
‘저런 인간이 있을 줄이야.’
레토스는 지금의 상황이 이해 가지 않았다. 분명 인간은 아탁샤의 엄청난 공격을 두 번이나 맞았다.
‘나였다면..’
자신이었다면 소멸을 당했어도 몇 번은 당했을 정도의 강력한 신력이 깃든 공격이었다. 그러나 명후는 아탁샤의 공격을 2 번이나 맞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달려오고 있었다.
‘어머니께서 봐주신건가?’
문득 아탁샤가 봐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의 상황이 설명 되지 않는다.
‘아니야. 소멸 시키기 위해 오셨다 했다.’
하지만 이어서 든 생각에 레토스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탁샤는 분명 소멸을 위해 왔다고 했다.
‘현신까지 하셨고 방금 전 그 신력은 거짓이 아니었어.’
거기다 직접 현신을 통해 중간계로 왔으며 방금 전 공격에서 느껴지던 거대한 신력은 거짓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 될 지 다시 원점으로 돌아 온 레토스는 이제 곧 자신에게 도착 할 명후를 보며 생각했다.
‘도망을 갈 수도 없고.’
아탁샤가 없더라면 도망을 쳤겠지만 이곳에는 아탁샤가 있었다. 비록 아탁샤가 부름에도 답하지 못하는 상태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탁샤를 버리고 도망을 갈 수는 없었다.
‘죽일 수도 없고.’
죽이는 건 더더욱 말이 안 된다. 아탁샤의 공격도 먹히지 않았다. 레토스는 자신의 공격이 먹힐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았다.
‘이대로 있으면 죽을 테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그것 또한 문제였다. 이곳에 가만히 있다가는 좋지 않은 일을 당할 것 같았다.
‘끙, 어쩔 수 없군.’
계속해서 고민을 하던 레토스는 명후가 가까워지자 결국 고민을 멈추고 결정을 내렸다. 도망을 칠 수는 없고 그렇다고 공격도 소용이 없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단 한가지 뿐이었다.
꿈틀꿈틀 스아악
레토스는 곧게 피고 있던 다리들을 움직이며 웅크렸다. 그리고 웅크림과 동시에 레토스의 피부가 노란색 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 * * *
‘이런 미친!’
열심히 레토스를 향해 달려가던 명후는 레토스의 피부를 보고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왜 다 반짝여?’
명후가 미간을 찌푸린 이유, 그것은 바로 레토스의 피부 모든 부분이 반짝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반짝이는 것 자체가 문제 인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반짝이는 부분을 공격하면 피해량이 일정량 되돌아오는 것과 모든 부분이 반짝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명후는 계속해서 레토스를 향해 달려가며 생각했다.
‘얼마나 반사 되려나.’
앞서 잡은 천부장 하기안의 경우 2000만이 넘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반사했다. 그보다 상위의 존재인 레토스가 얼마 만큼의 수치를 반사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보스긴 해도 전부 반사니까. 오히려 더 약할 수도 있겠는데..’
하기안 보다 더 많은 데미지를 반사하는 것이 확실한 건 아니었다. 오히려 범위가 전체로 넓어졌기에 더 약하게 반사를 할 수도 있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다 가설일 뿐이었다.
‘한 번에 죽지는 않을 것 같은데.’
명후는 고민했다. 하기안은 한 방에 죽지 않았다. 레토스 역시 기본 공격 한 방에 죽지는 않을 것이었다.
‘원펀치 쓰면 죽을 게 뻔한데.’
그렇다고 원펀치를 사용하자니 돌아 올 피해가 신경 쓰였다. 그렇지 않아도 기본 공격에 2천만이 되는 어마어마한 데미지가 반사되었는데 물리 공격력의 10배나 되는 원펀치를 사용하면 필히 죽을 것이었다.
‘확인이나 해보자. 앞으로 이런 놈이 한 둘이 아닐텐데.’
고민 끝에 명후는 기본 공격을 통해 얼마 만큼의 데미지가 반사 되는지 확인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크라켄을 잡다보면 레토스와 마찬가지로 반사를 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크라켄이 있을 것이었다. 그들을 잡을 때를 대비해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저벅!
이내 웅크린 레토스의 앞에 도착 한 명후는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이어 반짝이는 레토스의 다리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쾅!
[가한 피해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습니다.]
[일시적으로 엄청난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초간 기절합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주먹이 작렬하고 굉음과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다.
‘근데 2초라고?’
메시지를 보던 명후는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3초였는데.’
명후가 의아해 한 이유는 바로 기절 시간 때문이었다. 2초, 레토스를 공격해 2초 동안 기절 상태에 빠졌다. 그런데 레토스의 부하인 천부장 하기안을 공격했을 때 3초라는 시간 동안 기절을 했었다.
‘설마.’
문득 든 생각에 명후는 빠르게 생명력을 확인했다.
‘1300만이 남았어?’
생명력을 확인 한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범위가 전체인 대신 반사데미지가 약한게 맞네.’
혹시나 했던 생각이 들어맞았다. 레토스는 반사의 범위가 전체로 바뀐 대신 그 수치가 현저히 낮아진 게 분명했다.
‘원펀치는 쓰지 말자.’
생명력을 본 명후는 원펀치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반사 하는 수치를 알게 된 상황에서 굳이 부활 스크롤을 사용 할 이유가 없었다.
-호, 호로록.
기절이 풀리고 명후는 고통스러워하는 레토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그리고 포션을 꺼내 마시며 생각했다.
‘몇 개나 쓰려나.’
죽지 않기 위해서는 공격을 한 번 할 때마다 포션을 사용해야 했다. 앞으로 얼마 만큼의 포션이 사용 될지 알 수 없었다.
‘많으니까 상관없나.’
물론 걱정 따위는 없었다. 인벤토리에는 포션이 100개 넘게 준비되어 있었다.
‘이정도면 또 쳐도 되겠지.’
명후는 차오른 생명력을 확인 후 다시 한 번 레토스에게 주먹을 날렸다.
쾅!
[가한 피해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습니다.]
[일시적으로 엄청난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초간 기절합니다.]
주먹이 작렬하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호, 호록...
이번에도 레토스는 죽지 않았다. 그러나 레토스의 목소리는 한층 더 죽음에 가까워져 있었다.
[최대 생명력의 30%가 회복되었습니다.]
[5분 동안 생명력 회복 속도가 3배로 증가합니다.]
명후는 기절이 풀리자마자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 복용했다. 그리고 뒤를 돌아 아탁샤를 바라보았다. 아탁샤는 여전히 멍한 눈빛을 보이고 있었다.
‘이때 빨리 처리하고 튀어야지.’
아탁샤에게 죽을 일도 없지만 죽일 수도 없었다. 레토스를 죽이고 아이템을 주운 뒤 한시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야했다. 명후는 다시 한 번 레토스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쾅!
[가한 피해의 일정 부분을 돌려받습니다.]
[일시적으로 엄청난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2초간 기절합니다.]
세 번째 공격이 작렬하고 다시 메시지가 나타났다.
-호로록...
그리고 명후는 여태까지와 다른 느낌을 담고 있는 레토스의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
그 뿐만이 아니었다.
‘빛이..’
노란 빛으로 반짝이던 레토스의 피부에서 빛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명후는 설마 하는 표정으로 상황을 주시했다.
[파라든 : 레토스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30만이 상승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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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 업!]
[레벨 업!]
[퀘스트 ‘레퓨렘의 제안’의 보상이 강화됩니다.]
이내 빛이 완전히 사라진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세 방이었구나.’
명후는 레토스에게서 시선을 돌려 메시지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기절이 풀리자마자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 복용했다.
‘어서.’
포션을 복용하며 명후는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레토스를 죽인 것으로 끝난 게 아니다.
‘드랍 됐으려나.’
레토스는 죽어 많은 아이템을 드랍 한 상황이었다. 명후는 자신이 원하고 또 원하는 아이템이 나왔을지 안 나왔을지 궁금했다.
‘어서 챙기고 가야지.’
물론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것은 아이템 드랍 유무에 대한 기대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뒤쪽에는 아탁샤가 있었다. 지금은 멍하니 있지만 언제 돌변 할 지 모른다.
[크라켄의 마정석을 습득하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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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켄의 고기를 습득하셨습니다.]
명후는 빠르게 움직이며 드랍 된 아이템을 줍기 시작했다.
‘어?’
그러나 얼마 뒤 명후는 시야에 들어 온 한 아이템에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걸음을 멈춘 명후는 놀란 눈으로 걸음을 멈추게 한 아이템을 바라보았다.
‘저, 저건.’
장비 아이템, 장비 아이템이 하나 드랍 되어 있었다. 물론 명후가 놀란 것은 장비 아이템이 드랍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건틀릿!’
그 장비 아이템이 명후가 애용하는 주무기, 건틀릿이기 때문이었다. 명후는 재빨리 다가가 건틀릿을 주웠다. 그리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파라든 : 레토스의 건틀릿을 습득하셨습니다.]
============================ 작품 후기 ============================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