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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411화 (411/644)

00411  67. 마지막 기둥, 그리고...  =========================================================================

“다들 오랜만이군.”

디어는 동족들의 인사에 답한 뒤 주위를 둘러보았다. 레어의 주인이자 소집령을 내린 로드 아키마를 찾기 위해서였다.

‘어디간거지?’

레어 안을 확인 한 디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레어 안 어느 곳에도 아키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누굴 찾는거야?”

그런 디어의 시선을 느끼고 오크 모습을 하고 있던 블랙 드래곤들의 수장 로기온이 다가오며 말했다.

“로드, 로드는 어디갔지?”

로기온의 말에 디어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아아, 로드라면 아이들 마중 나갔지.”

디어의 물음에 로기온이 알았다는 듯 탄성을 내뱉은 뒤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로기온의 말대로 아키마는 현재 밖에 나가 있는 상태였다.

“우리들과 달리 아이들은 이곳으로 포탈을 열 수 없으니까.”

밖으로 나간 것은 소집령으로 인해 이곳에 올 드래곤들 때문이었다. 이곳 아키마의 레어에는 좌표 교란 마법진이 설치되어 있다. 즉, 포탈을 통해 이곳으로 올 수 있는 건 각 일족의 수장 드래곤들과 몇몇 드래곤들 뿐이었다.

“그렇군.”

로기온의 말에 디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로드는 왜?”

“소집령을 내린 이유를 묻기 위해서다. 혹시 알고 있나?”

디어는 로기온의 물음에 답한 뒤 물었다. 소집령을 내린 이유, 이곳에 자신보다 먼저 온 로기온이라면 그 이유를 들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당연, 가장 먼저 왔으니까.”

가장 먼저 소집령을 전달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포탈을 통해 가장 먼저 이곳에 도착 한 로기온은 로드를 만날 수 있었고 소집령을 내린 이유를 들을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아는 건 아니야, 어느 정도 듣기만 했을 뿐이지. 자세한건 나중에 알려준다고 했거든.”

물론 로기온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니었다. 듣기는 했지만 구체적으로 듣지 못했다. 그저 몇가지를 들을 수 있었을 뿐이다.

스윽 스윽 스윽

“...”

“...”

그런 로기온의 말에 근처에서 대화를 경청하고 있던 실버 드래곤들의 수장 알렌과 블루 드래곤들의 수장 레만 등이 고개를 돌려 로기온을 바라보았다. 그들 역시 소집령이 왜 내려진 것인지 궁금해 하고 있었다.

“그게 뭐지?”

디어가 다시 물었다.

“내가 들은 건 2가지야.”

로기온은 디어의 물음에 답하며 주변에 있는 드래곤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착잡한 표정으로 이어 말했다.

“하푸타니스가 죽은 것, 그리고 예전 소집령이 내려졌을 때의 일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

“...!”

“...!”

“...!”

로기온의 말이 끝나고 디어와 대화를 듣고 있던 드래곤들은 전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불신, 당황, 혼란 등 제각기 다른 감정을 얼굴에 내보였다.

‘하푸타니스가 죽어?’

디어는 로기온의 말을 쉽사리 믿을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하푸타니스가 누구인가? 이곳에 모인 몇몇과 마찬가지로 한 일족을 다스리는 수장이었다. 그런데 그런 하푸타니스가 죽었다니?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때와 비슷한 일이라니..’

소집령이 내려졌던 때를 떠올린 디어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때와 준하는 일이 아닌 그때의 일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로기온의 말은 절로 미간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다들 왔군.”

레어의 입구에서 레어의 주인이자 소집령을 내린 드래곤들의 로드 아키마가 걸어오며 말했다.

스윽 스윽 스윽

로기온의 말을 듣고 침묵하고 있던 디어와 드래곤들은 아키마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 아키마를 보았다. 그리고 아키마는 자신을 바라보는 동족들의 눈빛을 보았다.

“눈빛들을 보니 로기온에게 대충 들었나 보군.”

아키마는 로기온에게 소집령을 내린 이유를 짧게 알려주었다. 동족들의 눈빛을 보니 로기온에게 그 이유를 전해 들은 것 같았다.

“하푸타니스가 죽었다니? 그리고 그 때의 일이 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건 또 무슨 소리야?”

침묵을 깨고 가장 먼저 입을 연 것은 실버 드래곤들의 수장 알렌이었다. 알렌은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는 눈빛으로 아키마를 바라보았다.

“말 그대로다.”

알렌의 말과 눈빛에 아키마가 답했다.

“하푸타니스는 죽었다.”

말 그대로 하푸타니스는 죽었다. 죽는 것을 직접 본 것은 아니었지만 죽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어떻게 하푸타니스가 죽었다는거야?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정도로 하푸타니스는 오래 살지 않았잖아! 아무리 과도하게 마나를 사용했다고 해도!”

아키마의 말에 알렌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다. 즉, 영면을 했다는 뜻이다. 수명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하푸타니스는 영면에 들 정도로 오랜 세월을 살지 않았다.

“죽었다고 했지 영면에 들었다고 하지 않았다.”

알렌의 말에 아키마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알렌은 영면을 말하고 있지만 아키마는 영면에 대해 말한 적 없었다. 알렌이 그렇게 이해를 한 것, 아니 하고 싶어하는 것 뿐이었다.

“...”

“...”

“...”

아키마의 말에 다시 침묵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 침묵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았다.

“영면에 들지 않았다면 누가 하푸타니스를 죽였다는 건가?”

침묵을 깬 것은 디어였다.

“그래, 직접 본 건 아니지만, 하푸타니스는 분명 죽임을 당했다. 그리고 소집령을 내린 것도 하푸타니스를 죽인 존재 때문이야.”

디어의 물음에 답하며 아키마는 하푸타니스를 죽였으며 유레나의 레어에서 보았던 골렘 소년 라피드를 떠올렸다.

‘그 강함이라면...’

라피드는 강했다. 정말 강했다.

‘그때의 일이 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

아키마는 예전 소집령을 내렸을 때를 떠올렸다. 세상이 뒤집어 지던 그 날. 머릿속에 남아 있는 라피드의 강함이라면 그 날이 다시 재현 될지도 모른다.

“네말은 하푸타니스를 죽인 존재가 에칼림이 일으켰던 그 일을 다시 일으킬 수도 있다는 건가? 에칼림을 상대로?”

디어가 말했다.

“그래.”

아키마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당장은 불가능하다. 아키마가 본 라피드의 강함은 당시 인간이었던 에칼림과 비슷했다. 지금 에칼림의 힘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했다.

“얼마 걸리지 않을 거다.”

그러나 유레나에게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에칼림의 힘을 넘어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었다. 아키마는 확신했다.

“그 존재가 누구지?”

블루 드래곤들의 수장 레만이 물었다. 레만은 그 존재가 누구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소집령을 내린 이유가 그 존재를 죽이기 위해선가?”

레만 옆에 있던 알렌이 말했다. 그 날의 일은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것은 로드인 아키마가 더욱 잘 알고 있다.

아키마가 소집령을 내린 이유는 그 일을 일으킬 수 있는 존재를 죽이기 위해서 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 존재의 이름은 라피드.”

레만의 물음에 답을 한 아키마는 이어 알렌을 바라보며 말했다.

“만약 그 일을 일으키려 한다면 그래야겠지.”

*  *  *  *

동쪽 저주의 기둥을 파괴 후 중앙에 있을 마지막 기둥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네..’

명후가 고개를 갸웃거린 이유, 그것은 바로 지금의 상황 때문이었다.

‘왜 한 마리도 안 보이는거지?’

변절자가 나타나던 서큐버스가 나타나던 무언가 나타나야 했다. 그러나 명후는 기둥으로 가며 단 한 번도 방해자들을 만나지 못했다.

‘물어 볼 수도 없고.’

명후는 하란을 보았다. 지금의 상황을 하란에게 물어봤자 소용없다. 하란 역시 이곳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쉽게 기둥에 도착 할 리가 없는데.’

물론 변절자나 서큐버스가 나타난다고 해서 어려워진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타나는 것과 나타나지 않는 것의 차이는 확실히 있었다.

스윽

명후는 고개를 돌려 저 멀리 솟아 있는 마지막 저주의 기둥을 바라보았다.

‘이대로 도착하는건가.’

기둥과의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이제 조금 만 더 걷는다면 기둥에 도착 할 수 있을 것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지지지직!

[결계에 가로 막혀 앞으로 갈 수 없습니다.]

[결계는 공격으로 파괴 할 수 없습니다.]

[결계를 파괴하기 위해서는 보조 결계 기둥을 파괴해야 됩니다.]

[하란의 뒤를 따라 보조 결계 기둥을 파괴하십시오.]

스파크와 함께 메시지가 나타났다. 아무런 일 없이 기둥에 도착 할 것이라 생각했던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결계군요.

명후가 걸음을 멈춰 서자 하란이 말했다. 하란의 눈에는 결계가 보이는 듯 했다.

저벅저벅

하란은 명후의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결계를 만졌다. 결계를 만지는 하란의 손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이 결계는 보통 결계가 아닙니다. 결계를 없애기 위해서는 결계를 지속시키고 있는 기둥을 파괴해야 될 것 같습니다.

결계를 만지던 하란이 결계에서 손을 때며 말했다. 메시지를 보고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던 명후는 바로 하란에게 가자 말했고 하란이 앞장서 걸음을 옮겼다. 명후는 하란의 뒤를 따라가며 생각했다.

‘몬스터가 없는 대신 기둥이 있는거구나.’

변절자와 몬스터가 없는 이유가 있었다. 마지막 기둥이 있는 중앙 지역은 변절자와 몬스터가 없는 대신 기둥이 존재했다.

‘한 개가 끝이려나?’

문제는 기둥의 숫자였다. 하나라면 다행이겠지만 하나가 끝일 리 없었다.

-저기입니다.

이내 하란이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생각에 잠겨 있던 명후는 하란의 목소리에 생각을 접고 하란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보았다.

200M 앞, 그곳에 기둥이 하나 솟아 있었다. 기둥은 저주의 기둥 절반의 크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메시지에 나온 보조 결계 기둥이 분명했다.

‘지키는 놈도 없는건가?’

누군가 기둥을 지키고 있지 않을까 했는데 기둥 근처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곳에는 몬스터 자체가 없는 듯 했다.

‘그냥 이대로 기둥을 파괴하면 되는거야? 너무 쉬운데?’

무언가 이상했다. 난이도가 가장 높아야 할 중앙 지역이 가장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때였다.

[보조 결계 기둥 영향권에 들어오셨습니다.]

[기둥을 지키는 존재가 소환됩니다.]

100M 정도 남았을 즈음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럼그렇지. 없을 리가 없어.’

기둥을 지키는 존재가 없을 리 없었다. 명후는 역시나 하는 표정으로 기둥 앞을 보았다. 텅 비어 있던 기둥 앞, 기둥을 지키는 존재가 소환되고 있었다.

‘꼬마?’

명후는 기둥 앞에 소환되고 있는 존재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소환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확신 할 수는 없지만 명후가 보기에는 꼬마, 꼬마가 소환되고 있었다.

스아악

이내 기둥을 지키는 존재가 완전히 소환되고 메시지가 나타났다.

[소년 에칼림이 소환되었습니다.]

[소년 에칼림을 처치하십시오.]

[소년 에칼림을 처치하면 보조 결계 기둥이 파괴 됩니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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