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12 67. 마지막 기둥, 그리고... =========================================================================
‘에칼림?’
메시지를 본 명후는 고개를 돌려 기둥 앞에 소환 된 소년 에칼림을 보았다.
‘저 검이 쟤 무기야?’
에칼림을 본 명후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에칼림의 옆에는 에칼림의 무기로 추정되는 검이 하나 박혀 있었는데 검의 크기는 에칼림의 키를 넘어서고 있었다.
‘하긴, 보통 일 리 없지.’
하기야 소년이라고 해도 기둥을 지키는 존재였다. 평범 할 리 없었다.
“형이 이번 내 대련 상대구나?”
명후가 에칼림을 보며 생각을 하던 그 때 에칼림이 말했다. 에칼림의 입가에는 아주 환한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스윽
말을 마친 에칼림은 손을 뻗어 옆에 박혀 있는 검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그대로 검을 들어 올렸다.
쩌저적!
땅에 박혀 있던 검은 균열을 만들어내며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카로트, 프라미너스. 하란을 지켜.”
명후는 에칼림을 보며 뒤에 있는 카로트와 프라미너스에게 말했다. 그리고 말을 마친 명후는 에칼림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명후는 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달림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스악
명후가 달림을 멈춘 이유, 그것은 바로 에칼림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명후는 재빨리 주변을 둘러보았다. 에칼림이 사라진 것은 은신이 아니다. 레퓨렘의 증표를 갖고 있는 명후는 확신했다. 에칼림이 사라진 것은 북쪽 저주의 기둥에서 만났던 히라고스와 같은 이유일 것이었다.
스악!
이내 사라졌던 에칼림이 다시 나타났다. 에칼림이 다시 모습을 보인 곳은 명후의 오른쪽이었다.
후웅!
에칼림은 명후를 향해 검을 휘둘렀다. 검의 크기 때문인지 아니면 휘두르는 힘 때문인지 혹은 검의 속도 때문인지 에칼림의 검은 바람을 가르며 명후를 향해 날아갔다.
쾅!
바람을 가르며 휘둘러진 에칼림의 검이 명후에게 작렬했다. 명후는 공격당한 순간 오른쪽으로 돌며 생명력을 확인했다.
‘...!’
생명력을 확인 한 명후는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150만?’
한 방, 한 방 맞았을 뿐이다. 그러나 생명력은 한 방 맞았다고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깎여 있었다.
‘이게 기본 공격이면..’
만약 지금 당한 공격이 에칼림의 기본 공격이라면?
‘죽을지도..’
죽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와! 형 좀 단단하구나!”
명후가 죽을 것이라 생각했던 에칼림은 명후가 죽지 않자 조금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나 에칼림의 표정에는 놀람만 나타난 것이 아니었다. 놀람과 함께 흥분도 나타나 있었다.
“원펀치!”
그런 에칼림의 표정과 말을 들으며 명후는 에칼림의 복부를 향해 원펀치를 날렸다. 그러나 명후의 원펀치는 목적지인 에칼림의 복부에 도착 하지 못했다.
스윽
에칼림이 검을 들어 명후의 원펀치를 가로 막았다. 피하지 않고 검으로 막는 에칼림을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그 속도로 계속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닌가?’
아무래도 방금 전 히라고스의 분신을 연상시켰던 어마어마한 속도는 계속해서 유지 할 수 있는게 아닌 듯 했다. 피하면 그만인 공격을 검으로 막는 것을 보면 확실했다.
쾅! 수욱! 쾅!
이내 검에 명후의 원펀치가 작렬했고 굉음과 함께 에칼림은 그자세 그대로 날아갔다. 그리고 뒤로 날아간 에칼림은 벽에 부딪히고 나서야 날아감을 멈출 수 있었다.
명후는 움직이지 않는 에칼림에게서 시선을 돌려 기둥을 확인했다. 에칼림을 처치하면 기둥도 파괴된다. 그러나 기둥은 파괴 될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안 죽었네.’
아무런 이상이 없는 기둥을 보고 명후는 에칼림이 죽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검으로 반감시켜도 죽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본 공격을 한 것도 아니고 원펀치를 사용했다. 검으로 막아 데미지가 반감 됐다고 해도 죽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에칼림의 생명력은 높은 듯했다.
“진짜 아파! 형 강하구나?”
벽에 부딪혀 쓰러졌던 에칼림이 검을 의지해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나, 전력을 다 할거야!”
스아악
말이 끝난 순간 에칼림의 몸 주위로 여러 개의 붉은 구슬들이 나타났다. 붉은 구슬들은 에칼림의 몸 주위를 맴돌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소년 에칼림의 생명력이 1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소년 에칼림이 초각성 상태에 들어갑니다.]
[소년 에칼림의 공격력이 3배 증가합니다.]
[소년 에칼림의 방어력이 3배 증가합니다.]
.
.
끊임없이 나타나는 메시지들. 전부 에칼림이 강해지는 내용을 담고 있는 메시지들이었다.
“이동 타격.”
계속해서 나타나는 메시지를 보며 명후는 이동 타격을 사용했다. 메시지가 나타나고 있는 동안 공격이 안 되는 것이 아니다. 명후에게는 메시지가 다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 줄 이유가 없었다.
‘10% 이하라면..’
거기다 에칼림의 남은 생명력은 10% 도 되지 않았다. 앞으로 기본 공격 한 방만 제대로 먹일 수 있다면 에칼림은 죽을 것이었다.
스악
이동 타격을 사용 한 명후는 순식간에 에칼림의 앞으로 이동 할 수 있었다.
“...!”
에칼림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명후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명후는 그런 에칼림의 표정과 계속해서 나타나는 메시지를 보며 주먹을 뻗었다.
아직 강화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까? 원펀치를 날렸을 때와 달리 에칼림은 명후의 주먹을 피하는 것은 물론 검으로 막지도 못했다.
쿵!
이내 명후의 주먹이 에칼림의 복부에 작렬했다. 원펀치 때와 달리 에칼림은 뒤로 날아가지 않았다. 그러나 뒤로 날아가지 않았다고 해서 괜찮다는 것은 아니었다.
스아악
소환 되었을 때와 반대로 에칼림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명후는 고개를 돌려 보조 결계 기둥을 보았다.
쩌저적..
조금씩조금씩 사라지는 에칼림과 마찬가지로 보조 결계 기둥 역시 쩍쩍 금이 가며 파괴 될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명후는 다시 고개를 돌려 에칼림을 보았다.
‘완전히 사라지면 파괴되려나.’
확실한 건 아니었지만 에칼림이 완전히 없어지는 순간 기둥이 파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얼마 뒤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스아악
[소년 에칼림을 처치하셨습니다.]
[보조 결계 기둥이 파괴되었습니다.]
에칼림이 완전히 사라지며 기둥 역시 무너져 내렸다. 메시지를 확인 한 명후는 하란을 보았다. 무너져 내린 기둥을 보고 있던 하란은 명후의 시선을 느끼고 입을 열어 말했다.
-결계를 유지하는 기둥이 더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하나가 끝이었나 봅니다.
“그 말은...”
-예, 결계가 사라졌습니다.
‘한 개가 끝일 줄이야.’
하나가 끝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몇 개를 더 파괴해야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결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둥은 지금 파괴 된 기둥 뿐이었다.
‘왜 더 쉬운 느낌이지?’
결계를 유지하고 있던 기둥이 하나였기 때문일까? 너무나 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둥을 지키고 있던 소년 에칼림은 여태까지 만난 그 어떤 신의 분신들보다도 강한 편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지금이 더욱 쉽다고 느껴졌다.
-결계가 더 없다면 바로 도착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어진 하란의 말에 명후는 생각을 정정 할 수밖에 없었다.
‘아, 결계가 더 있을 수도 있구나.’
생각해보니 기둥이 하나라고 좋아 할 게 아니었다. 결계가 하나라는 보장이 없었다. 가다가 또 결계에 가로 막힐 수 있었다.
‘빨리 가야겠네.’
명후는 바로 출발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어서..”
[기여도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입을 연 명후는 입을 열자마자 나타난 메시지에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다.
“...?”
말을 멈춘 명후는 메시지를 보았다.
“...!”
그리고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 한 순간 명후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
-...?
-...?
무언가 말을 하려다 멈추더니 미간을 찌푸리는 명후의 반응에 하란과 카로트, 프라미너스가 의아한 눈빛으로 명후를 보았다. 그러나 명후는 셋의 의아한 눈빛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기여도가 없어져?’
메시지를 본 명후는 순간 자신의 눈이 어떻게 됐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메시지에는 기여도가 사라졌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명후는 재빨리 캐릭터 창을 열었다.
등급 : 방랑자
국적 : 헬리오카[제국]
작위 : 백작
주직업 : 블러드 나이트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100,000,000 공적도 : 428,005,770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 (피어를 무시한다.)
레벨 : 600
생명력 : 22,528,550
마나 : 2,458,420
혈력 : 9,723
힘 : 972,330 [97,233(+7,200)]
민첩 : 72,715
체력 : 61,657
지력 : 61,370
지혜 : 61,041
손재주 : 500
“...”
캐릭터 창을 확인 한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캐릭터 창 맨 밑에 자리 잡고 있던 기여도가 보이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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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입니다.
요즘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건강, 건강이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