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19 68. 그날의 진실 =========================================================================
‘근데 여기는 어디지?’
명후와 바르타슈, 에칼림이 있는 이곳은 성 안이 아닌 광활한 들판이었다.
‘자리를 옮긴건가.’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아무래도 자리를 옮긴 것 같았다.
“시작할까?”
“언제든지.”
물론 자리가 중요한 건 아니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바르타슈와 에칼림의 전투였다. 명후는 둘의 대화를 듣고 둘에게 집중하기 시작했다.
“...”
하지만 이내 이어진 상황에 명후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스악 스악
바르타슈와 에칼림이 자리에서 사라졌다.
쾅! 쩌저적!
그리고 쉴 새 없이 굉음이 울려 퍼지며 땅이 갈라지고 뒤집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여전히 바르타슈와 에칼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저 명후의 눈에는 자연재해가 일어난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이래선 뭐..’
이미 전투의 끝을 알고 있는 명후였다. 명후는 어떻게 전투를 하나 보고 싶었는데 이래서는 집중 할 이유가 없었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전투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렸다.
“크읍!”
그리고 얼마 뒤 명후의 귓가로 누군가의 비명이 들려왔다. 그리고 보이지 않았던 바르타슈와 에칼림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역시..’
명후가 알고 있는 대로 비명을 내지른 것은 바르타슈였다. 모습을 드러낸 바르타슈는 편안해 보이는 에칼림과 달리 매우 힘들어 보였다.
“끝난 것 같지?”
에칼림이 히죽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그런 에칼림의 말에 바르타슈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스아악
그렇게 다시 주변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잠시 뒤 메시지가 나타났다.
[특수 퀘스트 ‘그날의 진실’을 완료하였습니다.]
[보상을 획득합니다.]
[퀘스트 ‘떠오른 바르타슈의 성’이 생성되었습니다.]
[명성 1000만이 상승합니다.]
[최대 명성치입니다.]
[명성이 누적됩니다.]
[현재 누적 명성 등급 : F]
퀘스트 완료 메시지였다.
‘끝이구나.’
메시지를 본 명후는 더 이상 볼 과거가 없다는 것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스아악
확정을 짓고 얼마 뒤. 주변 광경이 변했다.
-주인님께서는 언제쯤 오시는 겁니까?
-저도 정확한 시간은 알 지 못하지만 이제 곧 돌아오실 겁니다.
눈 앞에 보이는 중앙 신성의 기둥과 귓가에 들려오는 카로트와 하란의 대화. 아무래도 현실인 것 같았다.
스윽
명후는 고개를 돌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하란과 카로트, 프라미너스를 보며 입을 열어 말했다.
“다 봤습니다.”
그렇게 돌아 온 것을 알린 명후는 이어 퀘스트 창을 열었다. 퀘스트 ‘그날의 진실’을 완료하며 생성 된 퀘스트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떠오른 바르타슈의 성>
저주를 없앤 당신. 당신이 성 밖으로 나갈 경우 가라앉은 바르타슈의 성은 다시 떠올라 과거의 영광을 재현 할 것이다. 떠오른 바르타슈의 성 중앙 신전으로 가 대사제를 만나라!
(일정 시간 뒤 밖으로 강제 워프 되며 성 내부에 유저들이 없을 경우 곧장 바르타슈의 성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워프까지 남은 시간 : 5시간
퀘스트 난이도 : -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뭐야, 내가 나가야 돼?’
저주의 기둥이 신성의 기둥으로 바뀐 것 외에 다른 변화가 보이지 않아 의아해 하고 있던 명후는 퀘스트를 보고 자신이 성 밖으로 나가야 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스윽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카로트와 프라미너스를 보았다. 하란의 옆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둘. 명후는 펫 창을 열며 입을 열었다.
“카로트, 프라미너스. 수고했다. 그리고 잠시만 돌아가 있어.”
-예, 주인님.
-예, 주군.
카로트와 프라미너스의 대답을 들으며 명후는 역소환을 눌러 카로트와 프라미너스를 역소환했다. 그리고 펫 창을 닫은 명후는 이어 하란을 보며 말했다.
“이제 더 할 거 없죠?”
퀘스트를 보면 이제 더 이상 성 안에서 해야 될 것은 없다. 그럼에도 이렇게 묻는 것은 혹시나 숨겨져 있을 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렇습니다.
하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없나..’
혹시나 했는데 혹시나는 혹시나로 끝이 나고 말았다. 조금 기대했던 명후는 살짝 아쉬운 표정으로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그럼 이제 밖으로 가도 될까요?”
-성 밖으로 말씀이십니까?
“네, 저주도 없앴고 이곳에서의 볼 일도 끝났고..”
이제 성에서 볼 일은 끝이 났고 어차피 다음 퀘스트를 깨기 위해서라도 성 밖으로 나가야 했다.
“밖에 또 다른 볼 일도 있구요.”
또한 성 밖에서 해결 해야 될 일이 있었다.
‘크라켄이 몇 마리 더 있다고 했지.’
명후는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레퓨렘의 제안>
행운과 도둑의 신 레퓨렘, 레퓨렘은 당신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 제안은 바로 신들에게 파라든 종족이라 불리는 크라켄을 죽이는 것이다. 레퓨렘이 어째서 크라켄을 죽이려는 것인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레퓨렘의 제안을 수락해 크라켄을 죽일 것인지 아니면 거절 할 것인지 당신의 선택은?
[크라켄 : 2 / ???]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거절 시 레퓨렘과의 친밀도 소폭 하락
현재 명후가 잡은 크라켄은 총 2마리였다. 그러나 여전히 벨칸 호수에는 크라켄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명후는 밖으로 나가 남아 있는 크라켄들을 잡을 생각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명후의 말에 하란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하란이 걸음을 옮기자 명후는 퀘스트 창을 닫고 따라 걸음을 옮겼다.
‘아, 맞다.’
주위를 구경하며 묵묵히 하란의 뒤를 따라 걷던 명후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고개를 돌려 하란을 보았다.
“저기 하란님.”
그리고 입을 열어 하란을 불렀다.
-...네?
명후의 부름에 하란이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섰다.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요.”
물어 보려 했으나 잠깐 잊어 물어보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명후는 지금 그것을 물어 볼 생각이었다.
-...?
하란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명후가 이어 말했다.
“대신전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명후가 물어 보려 했던 것, 그것은 바로 대신전의 위치였다. 성이 떠오른 뒤 명후는 대신전으로 가 대사제를 만나야 했다.
-대신전이라면.. 경로를 약간 변경해야 되는데 괜찮으십니까?
시간이 더 걸린다는 소리였다.
“아, 네.”
그러나 명후는 일말의 고민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중에 헤매는 것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는 길에 알아두는 것이 낫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럼 우선 대신전으로 가겠습니다.
명후의 답을 들은 하란이 방향을 틀어 걸음을 옮겼다. 명후는 하란의 뒤를 따라 걸으며 주변 건물들을 머릿속에 넣기 시작했다.
-바로 저곳입니다.
그리고 얼마 뒤 하란이 걸음을 멈추고 손을 들어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주변 건물들을 보던 명후는 하란의 말에 고개를 돌려 하란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보았다.
‘저기구나.’
하란이 가리키는 곳, 그곳에는 누가봐도 대신전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한 크기의 신전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더 궁금하신 곳은 없으십니까?
“네. 이제 밖으로 가면 될 것 같습니다.”
후에 또 다른 어딘가를 찾아가야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알아야 될 곳은 대신전 하나 뿐이었다.
-알겠습니다.
하란은 명후의 말에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명후는 하란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명후와 하란은 외성의 끝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문을 열까요?
끝에 도착 한 하란이 명후에게 말했다. 하란이 말한 문은 밖과 이어져 있으며 지금은 굳게 닫혀 있는 성문을 말하는 것이 분명했다.
“네.”
명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문을 열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했습니다.
스아악
말을 마친 하란의 몸이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하란의 몸이 빛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문을 열려면 다시 땅으로 돌아가야 되는건가?’
명후는 빛으로 변해가는 하란을 보며 생각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땅에서 빛이 나왔고 그 빛은 하란이 되었다. 아무래도 문을 열기 위해서는 다시 빛으로 변해 땅으로 돌아가야 되는 듯 했다.
끼이익
물론 그것이 중요한게 아니었다. 명후가 생각을 하는 사이 하란은 빛으로 변해 땅으로 돌아갔고 그와 동시에 성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가면 된다는 거지.’
성 내부에 유저가 없을 경우 바르타슈의 성은 곧장 떠오른다. 그리고 성 내부에는 명후 말고 유저가 없다. 즉, 명후만 나가면 성은 곧장 떠오를 것이다. 생각을 마친 명후는 밖으로 나가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어?’
그러나 걸음을 옮기려 했던 명후는 시야에 들어오는 성문 밖을 보고 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저 녀석들은...’
성문 밖, 수많은 크라켄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아탁샤까지?’
크라켄들 사이 아탁샤까지 보이고 있었다.
‘잘 됐네.’
그렇지 않아도 바르타슈의 증표를 얻어 아탁샤를 만나고 싶어 했던 명후였다. 명후는 잘됐다고 생각하며 성문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성 밖으로 나오셨습니다.]
[바르타슈의 성이 떠오릅니다.]
[3시간 뒤 바르타슈의 성이 지상에 안착합니다.]
밖으로 나오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3시간이라..’
성이 지상에 완전히 떠오르기 까지 3시간이 걸린다. 꽤나 오랜 시간이라 할 수 있지만 명후는 상관 없었다.
‘딱 좋네.’
오히려 딱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차피 명후는 아탁샤와 크라켄들을 잡아야 된다. 3시간이면 딱 좋은 시간이었다.
저벅저벅
메시지에서 아탁샤와 크라켄들에게로 시선을 돌린 명후는 아탁샤와 크라켄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기 시작했다.
‘누구부터 잡지?’
명후는 아탁샤와 크라켄들을 향해 다가가며 생각했다. 어떤 크라켄을 먼저 잡느냐 고민하는 게 아니었다. 지금 명후가 하는 고민은 아탁샤를 먼저 잡느냐 아니면 크라켄들을 먼저 잡느냐였다.
‘아탁샤를 먼저 잡는게 나을 것 같긴 한데...’
아탁샤를 먼저 잡는 것이 낫다는 걸 명후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었다.
‘얘들이 튀면 어쩌지.’
마음에 걸리는 것 그것은 바로 크라켄들의 도망이었다. 아탁샤는 크라켄이 먼저 죽는다고 해서 도망을 칠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크라켄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아탁샤가 죽는다면? 크라켄들의 반응은 두가지다. 하나는 분노하여 달려드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공포에 질려 도망을 치는 것이었다. 분노 하여 달려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만에 하나 공포에 질려 도망을 친다면?
‘다는 못 잡을거야..’
몇 마리는 잡을 수 있겠지만 전부를 잡지는 못할 것이었다.
‘그래, 일단 크라켄들부터 잡자.’
전부를 잡으려 마음 먹은 명후는 고민 끝에 크라켄을 먼저 잡기로 결정했다. 아탁샤가 상당히 귀찮겠지만 전부 잡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스윽
생각을 마친 명후는 고개를 돌려 크라켄들과의 거리를 확인했다. 가장 가까운 거리의 크라켄이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저 놈이네.’
그리고 거리를 확인 한 명후는 가장 가까운 거리의 크라켄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갈색의 크라켄이었다.
‘가볼까.’
명후는 갈색의 크라켄을 보며 히죽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입을 열어 말했다.
“그림자 이동. 이동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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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째 목이 낫질 않아 오늘은 다른 곳을 가봤는데..
진즉 이곳에 올 걸 그랬네요.
며칠 안에 다 나을 느낌입니다. 하핳.
맛난 저녁 드시길 바라며
편안한 밤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