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53 75. 학살자 =========================================================================
락쉬드에 말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 상황에 묻고 싶은 것이 있다니?
-왜 이런 짓을 벌인 거지? 취익?
그러나 이어진 락쉬드의 물음에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락쉬드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물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었다.
“...”
-취익, 우리는 너희 인간들에게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았다. 취익.
락쉬드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런데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벌인 것이냐. 취익.
앞서 허무하게 죽어나간 동족들을 보고 두려움을 느낄 법도 한데 락쉬드의 표정에는 두려움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두려움은 커녕 분노가 가득 차 있었다.
스아악
그 뿐만이 아니었다. 락쉬드의 몸에서 붉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명후는 그런 락쉬드를 보며 생각했다.
‘이런 말을 들을 줄은 몰랐는데..’
오크에게 이런 말을 들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째서 이런 짓을 벌였냐니? 오크를 죽인 것이 잘못 된 일이라고 명후는 생각지 않았다.
명후는 오크들 아니, 이곳을 개척해야 될 이유가 있었다. 단순히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피해가 없겠지만..’
락쉬드의 말대로 이곳을 지배하고 있던 붉은 오크들은 명후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명후가 오크들을 죽인 것은 바로 자신이 세운 나라 ‘힘’ 때문이었다.
‘발전 속도를 생각해보면..’
현재 명후가 세운 ‘힘’의 수도에는 궁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도에는 수많은 건물들이 건설되었고 수많은 백성들이 살고 있었다. 지금은 명후가 개입하지 않아도 천천히 커지고 있는 상황.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지.’
명후는 아직 끝내지 못한 일들이 있었다. 그 일들을 끝내기 위해서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하는데 수도가 커지는 속도와 시간을 생각해보면 자리를 비운 사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 명후가 이곳을 개척하려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답하라 취익!
락쉬드는 명후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자 당장 달려 들 기세를 뿜어내며 외쳤다. 물론 명후는 락쉬드의 물음에 답해줄 생각이 없었다.
스윽
명후는 락쉬드의 외침에 생각을 접었다. 그리고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졌음을 깨닫고 지팡이를 들었다. 그것으로 답이 된 것일까? 락쉬드는 포효를 내뱉으며 다시 한 번 도끼를 휘둘러 땅을 내리쳤다.
쾅!
[락쉬드가 광폭화를 시전했습니다.]
[락쉬드가 버서커 상태에 빠집니다.]
[락쉬드의 모든 속도가 40% 증가합니다.]
[락쉬드의 물리 공격력이 40% 증가합니다.]
[락쉬드의 모든 방어력이 30% 감소합니다.]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가 나타나자 명후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메시지를 본 뒤 락쉬드를 보았다.
스아악
락쉬드의 두 눈은 광분 상태에 빠졌던 오크들처럼 새하얗게 뒤집혀 있었고 몸에서 뿜어져 나오던 붉은 연기는 한 층 더 진해져 있었다. 명후는 그런 락쉬드를 보며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쿵! 쿵!
그러나 이번에는 락쉬드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명후가 걸음을 옮기자 락쉬드 역시 명후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거리는 빠르게 줄어들었고 공격 거리가 더 긴 락쉬드가 먼저 도끼를 들어 명후를 향해 휘둘렀다.
후웅!
락쉬드의 도끼에 담긴 힘은 바람을 가를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보통 인간이었다면 단숨에 쪼개질 정도로 엄청났다. 그러나 말 그대로 보통의 인간일 경우지 상대가 좋지 않았다.
휘익!
명후는 도끼를 향해 지팡이를 슬쩍 휘둘렀다.
쾅!
도끼에는 분명 엄청난 거력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명후의 지팡이와 마주치자 언제 그런 힘이 있었냐는 듯 뒤로 튕겨져 나갔다.
-취익?
말도 안 되는 상황. 버서커 상태에 빠져 눈에 보이는 것이 없을 락쉬드 조차 당황스런 목소리로 의아함을 내뱉었다. 그리고 락쉬드가 의아함을 내뱉은 순간 락쉬드의 품으로 파고든 명후가 재차 지팡이를 휘둘렀다.
퍽!
-취이익!
락쉬드는 의아함을 내뱉자마자 이어 고통스런 비명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오, 뭔가 특별한게 있나?’
명후는 한 방이면 충분히 락쉬드를 죽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락쉬드는 비명만 내뱉을 뿐 쓰러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특별한 무언가 있는 듯 했다. 아니, 힘이 100만이나 되는데 한 방에 죽이지 못한 것으로 보아 락쉬드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게 확실했다.
휘익! 퍽!
-취이익!!!!
물론 한 방에 죽지 않으면 한 방을 더 때리면 된다. 명후는 한 번 더 지팡이를 휘둘러 락쉬드를 후려쳤고 락쉬드는 다시 한 번 비명을 내뱉었다.
-이럴수는...
그리고는 하얗게 뒤집혔던 눈동자가 돌아오더니 짤막한 중얼거림과 함께 뒤로 쓰러지기 시작했다.
쿵!
[붉은 오크 부락의 보스 락쉬드를 처치하셨습니다.]
[명성 10만이 상승합니다.]
[레벨 업!]
[레벨 업!]
[레벨 400을 달성하였습니다.]
[직업 퀘스트 ‘더욱 강력하게!’가 생성되었습니다.]
[직업 퀘스트 ‘표식’이 생성되었습니다.]
락쉬드가 쓰러지며 꽤나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수집!”
메시지를 본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수집을 사용 한 뒤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이번에 생성 된 직업 퀘스트를 확인했다.
<직업 퀘스트 - 더욱 강력하게!>
조건을 달성 해 스킬을 획득하라!
[스킬 - 강력하게! 레벨 10 달성 : X]
[스킬 - 수집 레벨 7 달성 : X]
[스킬 - 외로운 자의 영역 레벨 5 달성 : X]
[스킬 - 나를 잡아라! 레벨 5 달성 : X]
[스킬 - 지팡이 마법 방어술 레벨 3 달성 : X]
퀘스트 보상 : 스킬 - 더욱 강력하게!
첫 번째 직업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순간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뭐야? 골드가 아니라 스킬 레벨이야?’
명후가 미간을 찌푸린 이유, 그것은 바로 퀘스트 완료 조건 때문이었다. 100, 200, 300 레벨에 생성되었던 직업 퀘스트의 완료 조건은 일정량의 골드였다.
그러나 이번 400 레벨을 달성하며 생성 된 직업 퀘스트 ‘더욱 강력하게!’의 완료 조건은 골드가 아닌 여태껏 배운 스킬의 특정 레벨 달성이었다.
퀘스트를 보던 명후는 스킬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를 완료하는데 필요한 스킬들의 레벨을 확인했다.
<강력하게!>
레벨 : 5
숙련도 : 2%
지팡이로 땅을 내리쳐 범위 내 모든 이에게 피해를 준다.
효과 : 38M 이내 모든 이에게 물리 공격력 X 320%
마나소모 : 1600
쿨타임 : 2분
<수집>
레벨 : 3
숙련도 : 27%
범위 내 소유권이 있는 아이템을 습득한다.
효과 : 50M 이내 소유권이 있는 모든 아이템을 습득한다.
마나소모 : 100
쿨타임 : 5초
<외로운 자의 영역>
레벨 : 1
숙련도 : 35%
영역을 선포 해 영역 안 모든 이에게 피해를 준다.
효과 : 5분간 100M 이내 모든 이에게 초당 물리 공격력 X 5%, 공격 속도 30% 감소.
마나소모 : 4000
쿨타임 : 20분
<나를 잡아라!>
레벨 : 2
숙련도 : 40%
범위 내 모든 이들을 도발한다.
효과 : 210M 내 모든 이에게 도발을 시전한다. (유저 일 경우 20초간 물리 방어력 30% 감소)
마나소모 : 3000
쿨타임 : 6분
<지팡이 마법 방어술[패시브]>
레벨 : 1
숙련도 : 0%
일정 확률로 마법을 파괴한다.
효과 : 지팡이로 마법을 타격 해 30% 확률로 마법을 파괴 할 수 있다.
스킬 레벨을 확인 한 명후는 난감한 표정으로 스킬 창을 닫았다.
‘레벨을 너무 빨리 올렸나..’
아무래도 레벨을 너무 빨리 올린 것 같았다.
‘좀 걸리 겠는데..’
퀘스트 ‘더욱 강력하게!’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명후는 아쉬운 표정으로 다음 퀘스트를 확인했다.
<직업 퀘스트 - 표식>
조건을 달성 해 스킬을 획득하라!
[골드 : 97,150 / 700]
퀘스트 보상 : 스킬 - 표식
‘그나마 다행이군.’
다음 퀘스트 ‘표식’의 완료 조건을 확인 한 명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는 재빨리 퀘스트를 완료했다.
[700골드가 소모되었습니다.]
[직업 퀘스트 ‘표식’을 완료하였습니다.]
[스킬 : 표식이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를 완료하자 메시지가 나타났고 명후는 다시 스킬 창을 열어 새로 생긴 스킬 ‘표식’을 확인했다.
<표식>
레벨 : 1
숙련도 : 0%
표식을 남긴다.
효과 : 생명력이 0이 될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표식을 남긴다. 표식 생명력은 시전자의 생명력 30%이며 초당 5000 감소한다.
현재 남길 수 있는 표식 수 : 1
마나소모 : 4000
“...?”
스킬을 확인 한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이게 뭐지?”
무슨 스킬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스킬 정보에는 표식을 남기는 것 외에 그 어떤 효과도 쓰여 있지 않았다.
“표식.”
도대체 무슨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어떤 스킬 인 것일까? 명후는 확인을 해보기 위해 표식을 사용했다.
[표식을 남깁니다.]
스아악
표식을 사용하자 메시지와 함께 명후의 앞에 주먹만한 보라색 구슬이 나타났다. 허공에 둥둥 떠 있는 보라색 구슬.
“버프 같은건 아닌건가?”
명후는 표식을 보며 중얼거렸다. 버프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메시지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버프는 아닌 것 같았다.
스윽
만지면 무슨 반응이 있을까 명후는 표식을 향해 손을 뻗었다.
“만져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그러나 표식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명후는 표식에서 손을 때며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괜히 이런 스킬이 있는게 아닐텐데..”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잉여 스킬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다. 표식은 분명 어딘가에 쓰임새가 있을 것이었다.
“설마 후반 스킬이랑 연계 되는 스킬인가?”
곰곰이 생각을 하던 명후는 문득 표식이 아직 배우지 않은 스킬과 연계 되는 스킬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상당히 일리가 있었다.
“레벨을 빨리 올려야겠네.”
명후는 빠르게 500, 600까지 레벨을 올리기로 다짐하며 스킬 창을 닫았다. 그리고 여전히 둥둥 떠 있는 표식을 보았다.
“없애고 가는게 낫겠지?”
이대로 표식을 두기에는 상당히 찝찝했다. 물론 표식은 가만히 있어도 초당 5000의 생명력이 감소해 알아서 사라지겠지만 표식의 생명력이 문제였다.
표식의 생명력은 명후의 생명력의 30%로 1280만이 넘어간다. 알아서 소멸 되는 데에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고 차라리 파괴하고 가는 것이 나았다.
스윽
명후는 지팡이를 들어 표식을 향해 휘둘렀다.
퍽!
“...어?”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부락의 목책을 향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표식.
쾅!
이내 표식이 목책에 작렬하며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표식이 소멸되었습니다.]
폭발과 동시에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러나 명후는 메시지에 시선을 줄 수 없었다.
“...”
명후는 처참하게 박살난 목책 아니, 모든 것이 사라진 목책이 있던 자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 작품 후기 ============================
본격 야구 소설 힘 마스터 많은 사랑 부탁드.. 농담입니다.
2일 만에 올렸네요.
다음 편도 내일 중에 올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편안한 토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