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 마스터-458화 (458/644)

00458  75. 학살자  =========================================================================

“표식”

명후는 라몬과 성기사들을 보며 표식을 시전했다.

[표식을 남깁니다.]

스아악

허공에 보라색 구슬. 표식이 나타났고 명후는 지팡이를 휘둘러 표식을 후려쳤다.

후우웅!

표식은 엄청난 속도로 라몬과 성기사들에게 날아갔다. 표식이 나타나자 고개를 갸웃거렸던 라몬은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표식을 보고 화들짝 놀라더니 이내 메이스를 내리고 방패를 들어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막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것을 라몬이 깨닫게 되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쾅!

표식이 방패에 작렬 한 순간 표식은 언제 그랬냐는 듯 움직임을 멈췄다.

“크억!”

그러나 움직임을 멈춘 표식과 달리 방패를 들고 방어 자세를 취했던 라몬은 방어 자세 그대로 날아올랐다.

“...”

“...”

성기사들은 당황스런 표정으로 하늘로 솟아 오른 라몬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라몬이 올라감을 멈춘 순간 성기사들은 고개를 내려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낸 명후를 보았다.

“표식.”

명후는 성기사들의 시선을 받으며 다시 한 번 표식을 시전했다.

[표식을 남깁니다.]

스아악

표식을 시전하자 다시 명후의 앞으로 표식이 나타났다.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앞서 라몬을 날린 표식은 그 자리 그대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즉, 표식이 2개 존재하고 있었다.

<표식>

레벨 : 10

숙련도 : -

표식을 남긴다.

효과 : 생명력이 0이 될 때까지 사라지지 않는 표식을 남긴다. 표식 생명력은 시전자의 생명력 60%이며 초당 4000 감소한다.

현재 남길 수 있는 표식 수 : 5

마나소모 : 3000

표식이 2개 존재 할 수 있는 이유, 그것은 바로 표식의 레벨 때문이었다. 표식은 쿨타임이 없었고 명후는 끊임없이 표식을 시전했다.

그 결과 표식의 레벨은 어느새 10이 되어 남길 수 있는 표식의 수가 1개에서 5개로 증가했다. 즉, 명후는 앞으로 3개의 표식을 더 남길 수 있었다. 물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쿵!

이내 허공으로 떠올랐던 라몬이 땅으로 떨어졌다.

[신성 제국의 NPC ‘라몬’을 처치하였습니다.]

[명성 10만이 상승합니다.]

땅으로 떨어 진 순간 처치 메시지와 함께 명성 상승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지팡이를 휘둘렀다.

후우웅!

엄청난 속도로 성기사들에게 날아가는 표식.

“표식.”

명후는 날아가는 표식을 보며 다시 표식을 시전했다.

[표식을 남깁니다.]

스아악

표식이 나타났고 명후는 또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렇게 명후는 계속해서 표식을 시전하며 성기사들을 향해 표식을 날리기 시작했다.

“으아악!”

“도망가!”

쾅! 쾅!

“신이시여!”

“안 돼!”

쾅! 쾅!

등장 했을 때만 해도 용감무쌍했던 성기사들은 더 이상 용감무쌍하지 않았다. 명후의 표식에 오합지졸이 되어 버렸다. 비명과 함께 이리저리 표식을 피해 도망가는 성기사들.

“이게 뭐야..”

“...말도 안 돼.”

“어떻게.. 허..”

유저들은 얼이 빠진 표정으로 성기사들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  *  *  *

교황 리슈르의 방.

“흐음..”

리슈르는 자리에 앉아 여유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 차를 한 모금 마시고 향을 맡은 리슈르는 만족스런 미소로 중얼거렸다.

“라몬이라면.. 확실히 처리하겠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모른다. 그러나 라몬이라면 맡은 임무를 확실히 해결 할 것이라 리슈르는 믿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구구구궁

갑자기 방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엇!”

리슈르는 갑작스런 흔들림에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지진이라도 난 것일까?

구구궁..

이내 시간이 지나 흔들림이 멈췄고 리슈르는 여전히 당황스런 표정으로 방 내부를 확인했다. 방이 흔들리며 책장이나 의자 등 각종 물건들이 제 위치를 벗어나 흐트러져 있었다.

‘정리를 시켜야겠군.’

제 위치를 벗어난 물건들을 보며 리슈르는 정리를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똑똑똑!

“교황님!”

노크 소리와 함께 바륜의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그렇지 않아도 바륜을 부르려 했던 리슈르는 잘됐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들어와.”

끼이익

리슈르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륜이 안으로 들어왔다.

“이것...음?”

바륜이 들어오자 방을 치우라 말하려 했던 리슈르는 바륜의 표정을 보고 말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륜의 표정에는 심각함과 다급함 이 2가지가 가득했다.

‘왜...’

어째서 표정에 심각함과 다급함이 가득 한 것일까? 설마 방금 전 흔들림에 자신이 다쳤을까봐? 아니었다.

놀라기는 했지만 다칠 정도로 흔들린 것은 아니었다. 그러면 어째서 바륜이 저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무슨 일이지?”

리슈르는 바륜에게 물었다.

“그것이..”

바륜은 리슈르의 물음에 말끝을 흐렸다. 표정을 보니 어떻게 말을 해야 되나 고민을 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내 고민이 끝났는지 바륜이 입을 열었다.

“대피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예상치 못한 바륜의 말에 리슈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피?’

대피라니?

‘내가 잘못 들었나?’

혹시나 잘못 들은 것일까? 리슈르는 미간을 찌푸리며 바륜에게 재차 물었다.

“대피를 해야 된다고?”

“예, 교황님.”

그러나 리슈르의 생각과 달리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바륜은 리슈르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이며 물음에 답했다.

“...”

리슈르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잘못 들은 것이 아니다.

‘대피를 해야 된다고?’

이곳이 어디인가? 대신전이었다. 대신전에서 교황인 자신이 대피를 해야 된다니? 리슈르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자가 오고 있습니다.”

멍하니 생각에 잠긴 리슈르를 보며 바륜이 말했다.

“라몬은?”

바륜의 말에 정신을 차린 리슈르가 물었다. 분명 라몬은 바륜이 말한 그자, 공적이 되어버린 그자를 처치하러 갔다.

리슈르는 라몬이 당했을 것이라 전혀 생각지 않고 있었다. 대신전은 넓다. 길이 엇갈렸을 것이라 생각했다.

“...라몬 성기사단장은 그자에게 죽었습니다.”

그러나 이어진 바륜의 말에 리슈르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다시 멍한 상태에 빠진 리슈르를 보며 바륜이 이어 말했다.

“교황님, 어서 대피하셔야 됩니다.”

“...어디로?”

어디로 간단 말인가? 가장 안전하다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곳이었다. 그런데 이곳에서 어디로 대피한단 말인가?

“그리고 교황인 내가..”

거기다 리슈르는 교황이었다.

“도망을 가?”

말이 대피지 도망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곳에 있다간...”

바륜은 살짝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신들의 분노를 산 그자가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이곳에 있다가는 무슨 일을 당할 지 모른다.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리슈르의 몸에서 갑자기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

바륜은 리슈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빛과 새하얗게 뒤집힌 리슈르의 눈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바륜은 이런 상황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저, 접신!’

그도 그럴 것이 자주 보았다. 강렬한 빛, 새하얗게 뒤집힌 눈. 접신을 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  *  *  *

계속해서 표식을 날리던 명후는 더 이상 표식을 날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행동을 멈췄다. 그리고 전방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정도면 되겠지?”

전방은 아주 깔끔하게 변해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표식에 의해 주변 건물이 무너지고 바닥이 파여 깔끔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명후가 깔끔하게 변했다고 생각한 것은 앞을 막고 있는 이들이 없기 때문이었다.

“막지도 않을테고.”

모든 성기사가 죽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살아남은 성기사들은 더 이상 앞을 막아서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막아설 것이었다면 도망치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벅저벅

명후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역시나 살아남은 성기사들은 명후의 앞을 막아서지 않았다. 무너진 건물 잔해에 숨어 명후의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그리고 명후의 뒤를 따르던 유저들은 그런 성기사들을 보며 저마다 말을 내뱉었다.

“저거저거..”

“어휴, 저것도 성기사라고.”

“조용히 말해. 그러다 들으면 어쩌려고.”

“들으라던가, 안 무서워.”

“재네 레벨 600대야.”

“...그, 그래?”

명후는 유저들의 말을 들으며 생각했다.

‘너무 많이 모인 것 같은데..’

처음과 비교해 유저들의 말이 너무 많이 들려와 명후는 뒤를 따르던 유저들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을 했었다.

그리고 명후는 수백의 유저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도 하나, 둘 뒤쪽에 붙고 있으니 곧 천을 넘어 설 것이 분명했다.

‘한 번 정리를 해야 되나.’

명후는 고민했다. 처음에는 먼저 덤비지 않는 이상 죽이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수가 너무 많아졌다. 한 번 정리를 해야 되나 생각이 들었다.

‘에이, 그냥 내비두자.’

그러나 고민 끝에 명후는 유저들을 내버려 두기로 결정했다. 수가 많아지기는 했지만 많아졌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여전히 거리를 두고 조심스레 따라오고 있었다. 즉, 방해가 되지 않았다.

‘다 왔네.’

유저들의 처분을 결정지은 명후는 저 멀리 보이는 건물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이었다.

‘저기에 교황이 있다는 거지.’

지금 보이는 건물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건물에 교황의 방이 있다.

‘근데..’

건물을 향해 다가가던 명후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왜 이렇게 조용해?’

그 어느 곳보다 보안이 철저해야 될 곳이 너무나 조용했다. 그리고 이상함을 느낀 건 명후 뿐만이 아니었다.

“뭐야? 여기 왜 아무도 없냐?”

“평소에는 들어오지도 못했는데..”

“지키고 있던 녀석들 다 어디갔어?”

“뭐지..”

평소 대신전을 자주 왕래하던 유저들 역시 이상함을 느끼고 있었다.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다.

‘설마 도망 간 건가?’

혹시나 도망을 간 것일까?

‘그래도 교황인데?’

교황이 대신전을 버리고 도망을 갔다는 것이 명후는 쉽게 이해가지 않았다.

‘어찌 됐든 방에는 들어가야 되니까.’

교황이 도망을 갔든 아니면 안에 있든 어차피 명후는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2를 갱신하기 위해서 교황의 방에 들어가야 했다. 명후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겨 건물 안으로 들어가 교황의 방으로 직행했다.

‘드디어 도착했네.’

방 앞에 도착 한 명후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빨간점에 도착 하셨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를 갱신합니다.]

[갱신까지는 7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갱신이 완료되면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2’가 소멸하고 ‘잊혀진 신의 신전 지도 3’을 획득합니다.]

교황의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러나 명후는 메시지에 시선을 주지 않았다. 명후는 방 내부를 확인했다. 방에는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

============================ 작품 후기 ============================

3일 연속 ㄷㄷ!

즐거운 토요일 보내시길!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