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힘 마스터-464화 (464/644)

00464  77. 로케  =========================================================================

*  *  *  *

“진짜야? 낚시하는거 아니지?”

“낚시 아니야. 진짜로 박살났다니까?”

웅성웅성

“성문 복구 퀘스트 지금 가도 받을 수 있는거야?”

“몰라, 근데 너 성문 복구 퀘스트 받게? 다른 거에 비해 보상 안 좋은 것 같던데.”

“엥? 성문 복구 말고 다른 퀘스트도 있어?”

“당연하지!”

웅성웅성

“근데 그 유저도 대단하다.”

“뭐가?”

“도망 다닐 거라 생각했거든.”

“그러네. 대단하긴 하다. 도망은커녕 성문을 날려버렸으니.”

“그런데 결국 사라졌다니까.”

“역시 황궁은 황궁인거지.”

웅성웅성

수많은 유저들이 황궁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황궁으로 달려가는 유저들의 표정에는 흥분과 기대 그리고 미소가 지어져 있었다.

‘이런 시발, 헬리오카에 있을 줄 알았는데.’

물론 모든 유저가 긍정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매우 짜증이 나는 표정으로 황궁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 유저도 있었다.

신성 제국 내에서 꽤나 명성이 높은 공적 사냥꾼이자 무장이라는 히든 직업을 플레이 하고 있는 로블이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왜 여기에 온 거야?’

분명 헬리오카 제국에 있던 명후였다. 도망을 갔다고 해도 이곳 신성 제국으로는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과 달리 명후는 신성 제국의 본진 그것도 심장이라 할 수 있는 대신전과 황궁에 들이닥쳤다.

‘교황의 건물을 폭발시키고 성문까지 날렸다니.’

그냥 왔다 간 것도 아니다. 대신전에 있는 건물 중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교황의 건물이 사라지고 황궁의 성문까지 날아갔다.

‘전사로 알고 있었는데 폭발 계열 직업을 구한건가.’

로블이 검색해본 결과 명후는 전사 계열의 일반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을 보아하니 폭발과 관련된 히든 직업을 구한 것 같았다.

‘만나기만 하면 쉽게 잡겠네.’

전사 계열의 직업은 대인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상대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쉽게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툭!

생각에 잠긴 채 걸음을 옮기던 로블은 앞에서 걸어오던 유저와 부딪혔다. 유저와 부딪히고 정신을 차린 로블은 유저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수고하세요.”

유저는 로블의 사과를 받고 그대로 로블을 지나쳐 사라졌다. 로블 역시 황궁으로 다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경비대장이라면 얼굴을 봤겠지?’

성문을 지키는 경비대장이라면 분명 얼굴을 봤을 것이다.

‘일단 경비대장부터 만나야겠다.’

로블은 경비대장을 만나기로 결정했다.

‘친밀도를 올려 둔 보람이 있네.’

이런 일이 있을까 혹시 몰라 예전부터 경비대장의 퀘스트를 깨는 방법으로 친밀도를 올려 둔 로블이었다. 로블은 그렇게 걸음을 옮겨 황궁 입구에 도착했다.

‘이미 복구 됐나..’

박살났다던 황궁의 성문은 굳건하게 잠겨 있었다. 아무래도 황궁이다 보니 금방 복구를 한 것 같았다. 로블은 성문에서 시선을 돌려 그 근처에 있을 경비대장을 찾았다.

‘저기 있네.’

경비 대장을 찾은 로블은 웅성웅성 구경하고 있던 유저들을 지나쳐 경비대장에게 다가갔다.

“엇, 자네 왔나?”

주변을 경계하던 경비대장은 다가오는 로블을 발견하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예, 로블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경비대장의 이름 역시 로블이었다. 로블은 경비대장의 인사에 살짝 고개 숙여 답하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

로블의 말에 경비대장은 말없이 미간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얼마 되지 않은 그때의 일이 생각나 그런 것 같았다.

“그래, 있었지. 그런데 그걸 묻는 이유는 그자를 잡기 위해서인가?”

“예.”

경비대장의 물음에 로블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어 답했다.

“그 자를 잡아보려 합니다. 혹시 어떤 차림을 하고 있었는지,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난 건지 알려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걸 뭐라 해야 될 지 모르겠지만.”

로블의 물음에 경비대장은 주위를 힐끔 둘러보고는 조용한 목소리로 로블의 물음에 답하기 시작했다.

“보라색 구슬이었네.”

“보라색 구슬이요?”

“그렇다네, 갑자기 그 자가 보라색 구슬을 소환했고 그 구슬이 날아와 성문을 단번에 파괴했네. 6레벨 강화 마법진이 각인되어 있는 성문을 말일세.”

‘...6레벨 강화 마법진?’

경비대장의 말을 듣고 로블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황궁의 성문이기에 특별한 방어 장치가 되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6레벨 강화 마법진이 각인되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6레벨 강화 마법진이면 방어력이 수십 배는 상승할텐데..’

강화 마법진은 말 그대로 성능을 강화하는 마법진이었다. 그리고 6레벨이라면 성능을 수십배 강화시키는 것으로 로블은 알고 있었다.

‘한 방에 박살냈다고?’

문제는 명후가 6레벨 강화 마법진이 각인되어 방어력이 수십 배 증가한 성문을 단 한방에 박살냈다는 것.

‘..방어를 무시하는 옵션이라도 있는건가.’

스킬이나 아이템에 방어력을 무시하는 옵션이 있는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근데 한 가지 이상한 건.”

“...?”

생각에 잠겨 있던 로블은 귓가에 들려오는 경비대장의 목소리에 잠시 생각을 멈추고 말에 집중했다.

“그렇게 성문을 부시고 들어간 순간 자리에서 사라졌다는 걸세.”

“예?”

성문이 파괴되었다는 것만 들었지 그 이후 어떻게 된지 알 지 못했던 로블은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말 그대로네, 성문을 부시고 들어 간 그는 무언가를 보더니 갑자기 사라졌네. 이동 마법은 아닌 것 같았네. 좌표 교란 마법진 때문에 황궁 내부에서 이동 마법은 드래곤이라도 불가능하다고 하니.”

경비대장의 말에 로블은 한 가지 상황이 떠올랐다.

‘로그아웃 한 건가?’

바로 로그아웃.

‘자리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면..’

갑자기 자리에서 사라졌다. 그러나 황궁에는 강력한 좌표 교란 마법진 때문에 드래곤이라 해도 이동 마법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로그아웃 뿐이었다. 아니, 로그아웃이 확실했다.

‘조용해질 즈음에 다시 접속을 할 생각인건가.’

현재 황궁은 내부로나 외부로나 성문이 파괴되어 매우 시끄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평상시로 돌아 갈 것이다. 아마도 황궁에서 로그아웃을 한 명후는 지금의 상황이 가라앉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괜찮은 생각이야.’

상당히 괜찮은 생각이었다.

‘그럼 근처에서 대기 타고 있어야겠네..’

잠잠해지는 대로 명후는 다시 접속 할 것이다. 로블은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근처에서 대기하기로 결정했다.

*  *  *  *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수고하세요.”

명후는 자신과 부딪힌 유저의 사과에 답하며 빠르게 유저를 지나쳤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다가오는 수많은 유저들과 부딪히지 않게 조심조심 움직이며 목적지로 향했다.

“골드 팝니다. 10골드 당 2만 5천원! 2000골드 보유중!”

“10골드 당 2만 2천원! 무한 매입합니다!”

“이제 곧 휴가철이라 골드 시세 올라요! 님들 어서 골드 구매해두세요! 10골드당 2만 4천 500원! 5000골드 보유중!”

얼마 뒤 명후는 목적지인 제 1 광장에 위치한 경매장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경매장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 없이 유저들의 외침과 광고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명후는 유저들의 외침과 세워져 있는 광고판들을 보며 골드 경매장 NPC에게 다가갔다.

‘사야 될게..’

경매장 NPC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인벤토리에서 메모지를 꺼냈다. 메모지에는 무수히 많은 아이템들이 적혀 있었다. 전부 명후가 보유하고 있는 히든 직업 전직에 필요한 아이템들이었다.

‘다 사려면 꽤 걸리겠네.’

메모지를 확인 한 명후는 상당히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생각하며 경매장 NPC에게 말을 걸어 경매장을 열었다. 그리고 메모지에 가장 먼저 적었으며 맨 위에 있는 천년빙정을 검색했다.

‘...없네.’

그러나 검색을 해도 천년빙정은 나오지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만년빙정도 검색을 해보았지만 천년빙정이 없는데 만년빙정이 있을 리 없었다.

‘이건 차차 구해보는 걸로 하고..’

없는 걸 구매 할 수는 없다. 명후는 후에 빙정을 구하기로 결정하고 다음 아이템을 검색했다.

‘이건 있네.’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될까? 다음 아이템은 꽤나 많이 풀려 있었다. 명후는 아이템을 구매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다음 아이템을 검색하며 필요한 아이템들을 인벤토리에 차곡차곡 쌓기 시작했다.

‘살 수 있는 건 다 산건가.’

얼마 뒤 메모지의 끝에 도착 한 명후는 경매장을 닫았다. 그리고 아직 구매하지 못해 지우지 못한 메모지의 아이템들을 보며 생각했다.

‘황궁 보물 창고에 있을 텐데..’

메모지에 남아 있는 아이템 중 일부를 황궁 보물 창고에서 보았다. 명후는 황궁 보물 창고에 가지 못한다는 것이 참으로 아쉬웠다.

‘뭐 꼭 거기에만 있는 건 아니니까.’

물론 황궁 보물 창고에 가지 못한다고 아이템을 영영 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보물 창고에 있는 아이템도 어딘가에서 구해 온 것들이다.

‘거기다 당장 필요 한 것도 아니고.’

또한 그 아이템들이 당장 필요 한 것도 아니다. 지금은 물리 마도사에서 다른 직업으로 전직 할 생각이 없었다.

‘가볼까.’

저벅저벅

경매장에서의 볼 일이 끝이 난 명후는 인벤토리에 메모지를 넣은 뒤 경매장 밖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경매장 밖으로 나온 명후는 워프 게이트로 걸어가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신성국가 발렌으로!>

신성국가 발렌의 수도 로케로 가 대사제 아르벨을 만나라!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거절 시 레퓨렘과의 친밀도 소폭 하락

‘어떤 퀘스트를 주려나.’

명후는 이제 로케로 가 대사제 아르벨을 만날 예정이었다. 아르벨이 과연 어떤 퀘스트를 줄 지 상당히 기대됐다.

“어디로 가십니까?”

워프 게이트에 도착하자 마법사가 물었다.

“타렘이요.”

“15골드입니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15골드를 꺼내 마법사에게 건넸고 곧 교차 게이트가 있는 타렘으로 워프했다.

타렘에 도착한 명후는 이어 교차 게이트를 통해 헬리오카 제국의 영토인 고반으로 이동했고 그렇게 워프를 몇 번 더 하여 벨칸 호수 즉, 로케와 가장 가깝다 할 수 있는 마을 아르곤에 도착했다.

웅성웅성

“로케까지 버스 태워드립니다! 안전보장! 편도로 500골드!”

“안전한 버스를 원하십니까?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단돈 450골드에 로케까지 모십니다! 앞으로 다섯 분만!”

“파티원 구합니다. 레드 오우거 사냥 파티요! 로케 안가니까. 사냥 할 분만 오세요!”

“로케 파티 구합니다! 레벨 270! 사제입니다!”

아르곤은 예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분명 사냥 하던 유저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예전 벨칸 호수에 가기 위해 아르곤에 왔을 때에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사냥을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냥을 목적으로 삼은 유저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물론 유저들이 사냥을 목적으로 삼던 삼지 않던 상관 없었다. 명후는 그대로 유저들을 지나쳐 아르곤 밖으로 나왔다.

“자자, 출발하기 전에 주의사항 말씀 드리겠습니다.”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3일이구요. 상황에 따라 늦어 질 수 있습니다.”

“부활 사제 있으니 죽더라도 로그아웃은 하지마세요!”

아르곤 밖에도 수많은 유저들이 모여 있었다. 전부 로케로 가는 유저들이었다. 명후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며 생각했다.

‘좀 편히 갈 수 있겠는데?’

예전에는 몬스터를 처리하느라 조금 시간이 지체 됐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시간을 좀 더 단축 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로 그때였다.

“저기요.”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자신의 앞을 막아선 유저의 말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으로 유저를 보았다. 그리고 유저가 이어 말했다.

“몰래 따라오시려고 하는 것 같은데. 싸게 해드릴테니까 돈 주세요.”

“...?”

============================ 작품 후기 ============================

시험 끝났습니다.

어제 푹 쉬었네요.

월요병 힘차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