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66 77. 로케 =========================================================================
* * * *
유저들은 명후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쟨 뭐지?’
‘뭐야?’
‘어떻게?’
‘버근가?’
명후를 바라보는 유저들의 시선에는 당황, 놀람이 가득했다. 그리고 얼마 뒤 명후는 난감한 미소로 입을 열어 조용히 중얼거렸다.
“수집.”
[레드 오우거의 힘줄을 습득하셨습니다.]
[레드 오우거의 힘줄을 습득하셨습니다.]
[오우거의 나무 몽둥이를 습득하셨습니다.]
.
.
수집을 통해 두 레드 오우거가 드랍한 아이템을 습득한 명후는 곧장 몸을 돌려 자리를 벗어났다.
“후아.”
그렇게 수풀을 헤쳐 가며 유저들의 시야에서 벗어난 명후는 걸음을 멈추고 짧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 눈빛.”
명후는 자신을 바라보던 유저들의 눈빛을 떠올렸다. 처음 유저들의 눈빛에는 당황과 놀람이 가득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유저들의 눈빛은 변했다.
“조금만 더 늦게 움직였으면 귀찮아졌겠지.”
유저들의 눈빛에서 명후는 귀찮은 상황이 벌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명후가 자리를 빠르게 벗어난 것은 바로 그런 상황이 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저벅저벅
방금 전 상황에 대해 생각을 하던 명후는 이내 생각을 마치고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 * * *
-인간이다! 취익!
-취익! 먹는다! 취익!
-별미다. 취익!
급살은 입맛을 다시며 다가오는 세 오크를 보고 소리 없이 웃었다.
스윽
그리고 지팡이를 들어 오크들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천벌”
엘가브의 사도로 전직하며 얻은 스킬 중 가장 최상위 스킬이자 주력 스킬이라 할 수 있는 스킬이 바로 천벌이었다.
스아악!
지팡이의 끝에 검은색 구슬이 나타났다. 그리고 이어 검은색 구슬에서 검은 광선이 쏘아져 나갔다. 쏘아져 나간 검은 광선은 세 오크 중 오른쪽에 서 있던 오크를 관통했다.
-취익!
검은 광선에 몸이 뚫린 오크는 비명을 내질렀다.
휘익.
검은 광선. 즉, 천벌이 유지되는 시간은 5초였고 급살은 지팡이를 움직여 옆에 있던 나머지 두 오크를 처치했다.
저벅저벅
5초가 지나 검은 광선이 사라졌고 급살은 걸음을 옮겨 몸 일부분이 사라진 세 오크의 시체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드랍 한 아이템들을 줍기 시작했다.
.
.
[붉은 오크의 힘줄을 습득하셨습니다.]
[붉은 오크의 뼈를 습득하셨습니다.]
[붉은 오크의 송곳니를 습득하셨습니다.]
그렇게 드랍 된 아이템을 전부 줍고 급살은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헬리오카[제국]
주직업 : 엘가브의 사도
명성 : 240,790
칭호 : 엘가브의 사도(엘가브의 축복 효과 2배)
레벨 : 430
생명력 : 206,000
마나 : 507,000
힘 : 2,800(+400)
민첩 : 2,750(+300)
체력 : 3,000(+500)
지력 : 13,000(+2500)
지혜 : 12,350(+2000)
보너스 스텟 : 550
미개척 지역의 몬스터들은 경험치가 어마어마하다. 거기다 급살은 미개척 지역으로 들어와 수많은 몬스터들을 처치했다.
그 결과 미개척 지역에서 사냥하기 전 375였던 급살의 레벨은 430. 짧은 시간에 무려 55나 올랐다.
“아직 부족해.”
430이란 레벨은 결코 낮은 레벨이 아니다. 그러나 급살은 아직도 부족하다 생각했다. 급살은 캐릭터 창을 닫고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스륵
그렇게 걸음을 옮기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급살은 앞쪽 수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스륵 스륵
-취익?
이내 수풀을 헤치며 오크가 나타났다. 나타난 오크의 수는 총 4마리. 급살은 오크들에게 지팡이를 겨눴다.
“천벌.”
그리고 아까와 마찬가지로 천벌을 사용했다.
스아악
검은색 구슬이 나타났고 이어 검은 광선이 쏘아져 나갔다.
쿵 쿵 쿵 쿵
천벌의 지속 시간인 5초 아니, 그 반도 되지 않는 2초라는 짧은 시간에 수풀을 헤치며 나타난 오크 4마리는 죽음을 맞이했다.
[레벨 업!]
레벨 업 메시지가 나타났고 급살은 메시지를 보며 오크들의 시체로 다가가 드랍 된 아이템을 수거했다. 아이템을 전부 줍고 난 뒤 급살은 미소를 지은 채 다시 오크들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천벌.”
-취익?
쿵 쿵
“천벌”
-취익..
쿵 쿵 쿵 쿵
급살은 5분 간격으로 적게는 2 마리, 많게는 4 마리의 오크들을 만났다. 물론 오크들은 나타남과 동시에 죽음을 맞았다.
“음?”
그렇게 오크들을 죽이며 걸음을 옮기던 급살은 저 멀리 보이는 것에 걸음을 멈췄다.
“목책?”
목책이 보였다. 주변에는 오크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런 오크들을 막기 위해 인간들이 세운 목책 일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인간들이 있을 리 없지.”
그러나 급살은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곳은 미개척 지역이다. 그것도 개척 된 곳과 상당히 떨어진 깊숙한 곳이다. 즉, 인간들이 세운 목책 일 가능성은 0에 가까웠고 안에 있는 건 인간들이 아니라 오크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흐흐.”
급살은 음흉한 웃음을 내뱉으며 목책 앞으로 다가갔다. 목책 앞에 도착 한 급살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냥 부수고 들어가야겠네.”
입구가 있었다면 그곳으로 들어갔을 것인데 입구가 보이지 않았다. 물론 입구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목책을 따라 걷다보면 입구가 나올 것이다. 그러나 급살은 그렇게 입구를 찾아 들어 갈 생각이 없었다.
스윽
급살은 오크들을 죽일 때처럼 지팡이를 들어 목책을 겨눴다. 그리고 천벌을 사용해 목책 아래쪽을 파괴해 적당한 크기의 입구를 만들었다.
‘...왜 이렇게 조용해?’
입구를 만든 급살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목책이 뚫렸다. 소리가 작았던 것도 아니고 꽤나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급살은 미간을 찌푸린 채 자신이 만든 입구 안쪽을 바라보았다. 안쪽에는 오크들의 조잡한 집들이 보였다.
‘...분명 소리가 들렸을텐데?’
소리가 들렸을 것인데 집에서는 오크들이 뛰쳐나오지 않았다.
‘없는건가?’
혹시나 집에 오크들이 없는 것일까? 급살은 여전히 미간을 찌푸린 채 자신이 만든 입구를 통해 목책 안으로 들어갔다.
“...어?”
안으로 들어 온 급살은 왼쪽에서부터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내부를 확인했다. 그리고 오른쪽을 확인 한 순간 급살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야..”
급살은 멍하니 오른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목책이..”
목책이 보이지 않았다. 분명 목책이 있어야 될 곳인데 보이지 않았다.
“누가 저런 짓을..”
입구는 아니었다. 입구는 왼쪽에 있다.
“드래곤이라도 쳐들어왔나.”
급살은 중얼거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애초에 이곳에 온 이유는 이곳에 있을 수많은 오크들을 죽이고 경험치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누군가 먼저 선수를 쳤다.
“에휴.”
한숨을 내뱉으며 급살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목적이었던 오크들이 없으니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천벌. 천벌.”
목책 밖으로 나온 급살은 계속해서 이동하며 오크들을 죽여 나갔다.
‘끝에 도착 한 건가.’
오크들이 나타나는 주기가 점점 길어졌다. 아무래도 다른 미개척 지역과 가까워 진 것 같았다.
‘이번에는 어떤 녀석들이 나타나려나.’
급살은 어떤 몬스터들이 나타날지 상당히 기대됐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퍽.. 퍽..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급살은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소리에 집중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누군가 있었다. 급살은 천천히 소리가 나는 곳으로 다가갔다.
‘어떤 몬스터려나.’
오크 일 수도 있고 오크가 아닌 다른 미개척 지역의 몬스터 일 수도 있다. 급살은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음?’
얼마 지나지 않아 급살은 소리가 나는 곳에 도착했고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급살이 의아해 한 이유, 그것은 바로 소리를 낸 존재가 몬스터가 아닌 인간이었기 때문이었다.
“...누구쇼?”
열심히 나무를 향해 도끼를 휘두르던 중년 사내는 급살을 발견하고 경계 가득 한 눈빛으로 급살에게 물었다.
“...”
그러나 급살은 중년 사내의 물음에 답하지 못했다. 아니, 애초에 급살은 중년 사내의 물음이 들리지 않았다.
‘왜 여기에 인간이..’
급살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째서 이곳에 인간이 있단 말인가?
‘분명 북쪽으로 잡았는데?’
북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북쪽은 전부 미개척 지역이었다. 인간이 있을 곳이 아니었다.
혹시나 특별한 NPC 인 것일까? 급살은 중년 사내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런 나무꾼이었다.
‘일단 대화부터 해봐야겠어.’
급살은 자신을 경계하고 있는 중년 사내를 보며 생각했다. 대화를 나눠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안녕하세요.”
우선 급살은 중년 사내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쇼.”
급살의 인사에 중년 사내도 인사로 답했다. 물론 중년 사내의 눈빛에는 여전히 경계가 가득했다. 그런 중년 사내의 눈빛을 보며 급살은 말을 이어 나갔다.
“제가 길을 잃어서 그런데 혹시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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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입니다.
힘차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