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71 78. 급살2 =========================================================================
외성 앞에 도착 한 급살은 인벤토리에서 토벌대의 증표를 꺼냈다. 그리고 성문을 지키고 있던 기사에게 보여주었다.
스윽
토벌대의 증표를 본 기사는 고개를 살짝 숙여 급살에게 인사했다. 급살 역시 마주 인사하며 기사를 지나쳐 외성으로 들어왔다.
“여기가 외성..”
외성으로 들어 온 급살은 인벤토리에 증표를 넣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입구 쪽이라 그런지 밖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급살은 인벤토리를 닫은 뒤 성벽을 따라 걸음을 옮기며 주변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크네?’
가장 먼저 보게 된 것은 대장간이었다. 국가 직속이라 그런지 밖에서 보던 대장간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급살은 대장간으로 다가갔다. 대장간 내부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궁금했다.
깡! 깡! 깡!
취이이이익!
대장간 앞에 도착 한 급살은 망치로 쇠를 두들기는 소리와 물이 증발되는 소리 등 여러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엇?”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대장간에서 한 중년사내가 걸어나왔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과 달리 어마어마한 근육을 가지고 있는 중년 사내는 대장간 앞에 서 있는 급살을 발견하고 조금 놀란 표정으로 걸음을 멈췄다.
“어?”
놀란 것은 중년 사내 뿐만이 아니었다. 급살 역시 중년 사내를 보고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라울님!”
급살과 중년사내가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서로 아는 사이기 때문이었다. 중년 사내의 이름은 라울. 급살이 라울을 알게 된 것은 퀘스트 때문이었다.
“자네가 여긴 어쩐일인가?”
라울은 여전히 놀란 표정으로 급살에게 물었다. 급살은 라울의 물음에 미소를 지은 채 어째서 자신이 이곳에 있는 것인지 설명해주었다.
“흐음, 토벌대에 들어갔다라...”
모든 설명을 듣고 라울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내 끄덕임을 멈추고 급살에게 물었다.
“내일 아침 9시까지 시간이 괜찮다니, 혹시 날 좀 도와줄 수 있겠나?”
NPC의 도움 요청은 보통 퀘스트로 나타난다. 그렇지 않아도 퀘스트를 받기 위해 외성에 왔던 급살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 * * *
[퀘스트 ‘라울의 부탁’을 완료하였습니다.]
[라울과의 친밀도가 상승하였습니다.]
[라울과의 관계가 ‘신뢰’로 상승하였습니다.]
[왕궁 대장간에서 퀘스트를 받을 수 있습니다.]
메시지를 본 급살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급살은 라울의 퀘스트를 깨고 왕궁 대장간에서 퀘스트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라울이 아닌 다른 대장장이들에게도 말이다.
‘문제 없겠어.’
토벌대에서 큰 공을 세우면 좋겠지만 만에 하나 토벌대에서 특별한 공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이제는 상관 없었다.
왕궁 대장간에서 퀘스트를 받을 수 있다. 그냥 대장간이 아니다. 왕궁 대장간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왕궁 대장간에서 퀘스트를 깨다보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라울의 퀘스트는 정말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다. 토벌대 집합 시간까지 2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슬슬 준비를 하고 토벌대 집합소로 가야했다.
“고맙네, 다음에 또 봄세!”
활짝 미소를 지은 채 손을 흔들며 라울은 급살을 배웅했다. 급살은 라울의 배웅을 받으며 왕궁에서 나왔고 상점 지역으로 향했다.
“어서오세요!”
상점 지역에 도착 한 급살은 평소 이용하던 상점으로 들어가 인벤토리를 정리했다. 인벤토리를 정리 후 상점에서 나온 급살은 토벌대 지원소로 걸어가며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힘[소국]
주직업 : 엘가브의 사도
명성 : 472,590
칭호 : 소국 ‘힘’의 첫 번째 유저 (모든 속도 +30%)
레벨 : 499
생명력 : 206,000
마나 : 548,000
힘 : 2,800(+400)
민첩 : 2,750(+300)
체력 : 3,000(+500)
지력 : 14,500(+4000)
지혜 : 12,900(+2000)
보너스 스텟 : 690
‘아쉽단 말이야..’
라울의 퀘스트를 수행하던 중 레벨이 올라 498이었던 급살의 레벨은 499가 되었다. 목표했던 500까지는 1이 부족한 상황.
‘사냥은 시간이 부족하고..’
토벌대 집합까지 남은 시간은 2시간도 되지 않는다. 이동 시간도 그렇고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토벌하면서 업 할 수도 있으니.’
토벌대가 하는 일이 무엇인가? 바로 몬스터를 토벌하는 것이었다. 토벌대에 들어가 몬스터를 토벌하다 보면 분명 레벨이 오를 것이다. 생각을 마친 급살은 캐릭터 창을 닫고 속도를 올렸다.
웅성웅성
얼마 뒤 급살은 토벌대 지원소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집합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토벌대 지원소 앞에는 많은 이들이 모여 웅성이고 있었다.
“우와! 토벌대 아저씨들 짱 멋있다!”
“크으, 이번에는 떨어졌지만 다음에는..!”
“나도 저렇게 패기있던 때가 있었는데 말이야. 껄껄.”
물론 모여 있는 모든 이들이 토벌대는 아니었다. 노인, 어린아이, 토벌대에 떨어진 것 같은 청장년들 등 토벌대를 구경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급살은 웅성이는 이들을 지나쳐 지원소 입구에 도착했다.
“증표를 보여주시겠소?”
입구에 도착하자 입구를 지키고 있던 기사가 급살에게 말했다. 급살은 기사의 말에 인벤토리를 열어 증표를 꺼내 보여주었다. 증표를 보여주자 기사는 뒤에 있던 병사들에게 신호를 보냈고 병사들이 길을 내주었다.
“우와, 금등급이야!”
“보기와 달리 엄청 강한가 본데?”
“저 청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구경하던 이들이 급살을 보며 한마디씩 내뱉었다. 급살은 그들의 말을 들으며 토벌대 지원소 안으로 들어갔다.
“이름을 알려주시겠습니까?”
안으로 들어오자 안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병사가 다가와 말했다.
“급살입니다.”
“잠시.”
급살은 물음에 답했고 병사는 들고 있던 종이를 뒤적였다.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뒤적임을 끝낸 병사가 급살에게 재차 말했다. 급살은 고개를 끄덕였고 병사가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병사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며 급살은 지원소 내부를 살폈다. 그리고 토벌대 인원들이 4부류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등급별로 나눈건가?’
모여 있는 수가 제각기 달랐다. 어느 한쪽은 무수히 많았고 어느 한쪽은 10명도 채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등급 별로 나눈 것 같았다.
병사는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고 4 부류 중 가장 적은 인원수가 모여 있는 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걸음을 멈췄다.
“이곳에 있으시면 됩니다.”
병사는 급살에게 말한 뒤 다시 입구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급살은 병사에게서 시선을 돌려 모여 있는 이들을 보았다.
모여 있는 이들은 급살을 탐색하고 있었다. 급살은 자신을 탐색하는 이들을 탐색하며 생각했다.
‘금 등급을 받았으면 뭔가 특별하겠지.’
급살은 금 등급의 증표를 가지고 있다. 그 말은 이곳에 모여 있는 이들 역시 금 등급의 증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금 등급의 증표를 받았다는 건 보통이 아니라는 뜻이다.
‘친하게 지내야겠어.’
급살은 이곳에 있는 이들과 친하게 지내기로 결정했다. 물론 친하게 지내는 것이 해가 될 수 있는 자들도 있겠지만 이곳에 그런 이들은 없어 보였다. 급살은 여전히 자신을 탐색하고 있는 이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자리에 앉았다.
“안녕하세요!”
자리에 앉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사내가 다가왔다.
“바키라고 합니다!”
등에 거대한 검을 메고 있는 사내의 이름은 바키.
“안녕하세요. 급살입니다.”
바키의 소개에 급살도 자신을 소개했다. 서로를 소개한 급살과 바키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대화가 끝나고 바키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바키가 돌아가자 기다렸다는 듯 다른 이가 급살에게 다가왔다. 그렇게 급살은 모여 있는 이들과 차례대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저기 위에 앉아 있는 저분 보이나?”
“네.”
“저분이 바로 이번 토벌대를 이끄시는 왕궁 기사단장 프라미너스님이네.”
급살은 코벤의 말에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 자가 프라미너스..!’
소국 ‘힘’의 세 기둥 중 하나라 불리는 왕궁 기사단장 프라미너스. 그 프라미너스가 눈 앞에 있었다.
‘언젠가는...’
급살은 프라미너스를 보며 생각했다.
‘마주보는 날이 오겠지.’
언제가 될 지는 모른다. 그러나 급살은 확신했다. 아니, 꼭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급살이 다짐하는 사이 집합 시간인 9시가 되었다.
웅성웅성
9시가 되자 기다렸다는 듯 병사들이 움직였고 토벌대원들이 웅성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프라미너스가 자리에서 일어나 단상으로 올라왔다. 단상으로 올라온 프라미너스는 웅성이는 이들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
“...”
프라미너스의 시선에 웅성이던 이들은 입을 다물고 프라미너스에게 집중했다. 그렇게 주위가 조용해지자 프라미너스는 입을 열었다.
“반갑습니다. 이번 토벌대를 이끌게 된 프라미너스라고 합니다.”
“무 등급의 증표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동 등급의 증표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은 등급의 증표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금 등급의 증표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조금 더 깊숙한 곳으로 들어 갈 예정입니다.”
프라미너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급살은 생각했다.
‘이래서 분류를 했던 건가.’
등급별로 분류를 해둔 이유가 있었다. 등급에 따라 토벌 대상이 달랐다. 하기야 능력의 차이가 있는데 당연한 일이었다.
“와아아아!”
“와아아아아아!”
“와아아!”
이내 프라미너스의 이야기가 끝나고 토벌대는 함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담당 기사와 병사들의 뒤를 따라 무 등급 토벌대부터 차례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금 등급 토벌대를 제외한 모든 토벌대가 떠나고 단상 위에 있던 프라미너스는 단상에서 내려와 금 등급 토벌대 앞으로 다가왔다.
‘나이스!’
급살은 프라미너스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금 등급 토벌대는 수가 적다. 그 말은 눈에 띄기 쉽다는 뜻이고 급살은 눈에 띌 자신이 있었다.
‘잘만 하면...’
잘만 하면 빛의 속도로 목표를 달성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급살은 프라미너스의 말을 경청했다.
바로 그때였다.
“헛, 왕자님 오셨습니까.”
‘..왕자?’
프라미너스의 말에 급살은 프라미너스가 바라보고 있는 곳을 보았다. 그곳에는 어린 소년이 마법사와 기사를 하나씩 대동하고 다가오고 있었다.
‘...잠깐.’
소년을 보던 급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소년이 낯설지 않았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그러고보니..’
급살은 고개를 돌려 프라미너스를 보았다. 생각해보니 프라미너스 역시 낯설지 않았다.
‘...아니지, 아니야.’
그러나 급살은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프라미너스는 기사단장이고 소년은 왕자였다. 기사단장과 왕자를 어디서 봤겠는가? 그냥 어디서 비슷한 사람을 본 것이라 급살은 생각했다.
============================ 작품 후기 ============================
즐거운 수요일입니다.
//
급살 파트는 다음 화로 정리가 될 예정입니다.
.
.
.
.
스
포
주
의
.
.
.
.
.
스포를 싫어하시면 그만 내려주세요.
.
.
.
.
.
.
.
.
.
급살은 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