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82 79. 잊혀진 신의 신전 =========================================================================
명후는 곧장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퀘스트 ‘한계 해제’를 확인했다.
<특수 퀘스트 - 한계 해제>
현재 아크 리치 카로트는 한계까지 성장 한 상태이다. 이 이상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리치들의 왕이자 마계 2곳을 지배하고 있는 마왕 라쿠자를 찾아가라!
퀘스트 난이도 : SS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퀘스트 ‘한계 해제’는 말 그대로 카로트가 성장 한계에 부딪혔으며 그 한계를 해제하는 퀘스트였다.
‘...음?’
바로 그때였다.
‘잠깐..’
퀘스트를 확인하던 명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라쿠자?’
명후가 미간을 찌푸린 이유, 그것은 바로 퀘스트 설명 마지막 부분 때문이었다. 그곳에는 명후가 익히 아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수많은 마계 중 유일하게 중간계와 연결 된 7마계. 그 7마계를 다스리고 있는 마왕 라쿠자가 퀘스트에 나와 있었다.
‘라쿠자를 찾아가야된다고?’
그냥 나와 있는 게 아니었다. 퀘스트 완료 조건이 라쿠자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잘 됐네.’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퀘스트 창을 닫았다.
‘위치도 알고 있고.’
퀘스트 완료 조건인 라쿠자와의 만남. 명후는 라쿠자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다. 정확히는 라쿠자가 살고 있는 마왕성의 위치를 알고 있다.
‘왕궁에 들렸다가 마계로 가야겠다.’
앞으로 어떻게 할 지 생각을 마친 명후는 카로트를 보았다.
스아악
여전히 카로트는 기운을 흡수하고 있었다.
‘이걸.. 멈춰야 되나.’
명후는 더 이상 능력이 증가하지 않음에도 만족스런 미소를 짓고 있는 카로트를 보며 생각했다.
어차피 기운을 더 흡수한다 해도 카로트의 능력은 증가하지 않는다. 지금 카로트의 흡수는 명후에게 있어 시간 낭비나 마찬가지였다.
‘그냥 기다리자.’
그러나 카로트의 얼굴을 보니 차마 그만 흡수하라 말할 수가 없었다. 힘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것인지 카로트의 표정은 너무나 행복해보였다. 명후는 흡수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했다.
스아악
그리고 얼마 뒤 서서히 옅어지던 검은 기운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끝났습니다.
양팔을 들고 있던 카로트는 팔을 내리고 뒤로 돌아 명후에게 말했다. 명후는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돌아 톰을 보았다.
저벅저벅
놀란 표정으로 카로트의 흡수를 지켜보던 톰은 명후의 시선에 정신을 차리고 다시 결계가 있는 곳으로 앞장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걸로 치면 되려나?’
명후는 손에 쥔 로벡의 검을 보며 생각했다. 퀘스트에는 결계를 중화하는 방법이 나와 있지 않았다. 그저 중화하라고 쓰여 있을 뿐이다.
‘일단 쳐보자.’
로벡의 검으로 결계를 공격하는 게 중화하는 방법 일 수도 있기에 명후는 우선 결계를 공격해보기로 결정했다.
‘근데 리치의 마력구슬은 왜 필요한거지?’
퀘스트 완료 조건은 로벡의 검만 있는 게 아니다. 리치들을 처치하며 자동 획득 한 리치의 마력구슬 10개 역시 퀘스트 완료 조건이었다.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리치의 마력구슬 정보를 확인했다.
<리치의 마력구슬[유니크]> [교환불가]
죽음의 마나가 가득 담겨 있다.
‘...흐음.’
그러나 정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건 없었다. 로벡의 검과 마찬가지로 리치의 마력구슬의 정보는 아주 간략했다.
‘뭐 어딘가에 필요하긴 하겠지.’
괜히 퀘스트 완료 조건에 있는 게 아닐 것이다. 분명 어딘가에 쓰일 것이라 생각하며 명후는 인벤토리를 닫았다.
저벅!
얼마 뒤 앞장 서 걸음을 옮기던 톰이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톰의 전방에는 녹색의 막, 결계가 있었다.
명후는 걸음을 멈춘 톰과 달리 계속해서 걸음을 옮겼고 결계 앞에 도착해서야 걸음을 멈췄다.
스윽
결계 앞에 도착 한 명후는 로벡의 검을 힐끔 보고 그대로 결계를 향해 휘둘렀다.
쩡! 지지지직!
[결계 중화를 시작합니다.]
로벡의 검이 결계에 작렬 한 순간 금가는 소리와 함께 로벡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던 죽음의 마나가 결계를 중화시키기 시작했다. 명후의 예상대로 결계를 중화시키는 방법은 검으로 결계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역시..’
명후는 죽음의 마나에 의해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결계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스으윽...
로벡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던 죽음의 마나의 양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
명후는 줄어드는 죽음의 마나의 양에 당황스런 표정으로 결계의 상태를 확인했다. 처음과 비교해 빛이 많이 약해지긴 했지만 결계는 여전히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직 이러면 안 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명후가 당황해 하는 사이 메시지가 추가로 나타났다.
[리치의 마력구슬이 소모됩니다.]
[죽음의 마나가 충전 되었습니다.]
스아악!
메시지가 나타난 순간 서서히 줄어들던 죽음의 마나의 양이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렇게 쓰이는 거였구나..’
어디에 쓰이는 지 궁금했던 리치의 마력구슬의 용도는 바로 죽음의 마나 충전이었다.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와 다시 결계를 중화시키기 시작한 죽음의 마나를 보며 명후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건가?’
퀘스트 완료 조건이 리치의 마력구슬 10개였다. 즉, 10개가 전부 소모되어야 퀘스트는 끝이 날 것이다. 라고 생각 한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었다.
‘9개라..’
방금 전 하나를 소모 해 리치의 마력구슬은 9개가 남아 있었다. 명후는 9개가 전부 소모되기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스아악...
[리치의 마력구슬이 소모됩니다.]
[죽음의 마나가 충전 되었습니다.]
스아악!
.
.
스아악...
[리치의 마력구슬이 소모됩니다.]
[죽음의 마나가 충전 되었습니다.]
스아악!
‘이제 마지막 한 개!’
시간이 흘렀고 어느새 리치의 마력구슬은 마지막 1개만이 남게 되었다. 명후는 인벤토리에서 시선을 돌려 결계를 보았다.
녹색이었던 결계는 더 이상 녹색이 아니었다. 짙은 회색으로 변해 있었고 매우 건조해 보여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았다.
스아악...
[리치의 마력구슬이 소모됩니다.]
[죽음의 마나가 충전 되었습니다.]
스아악!
이내 마지막 리치의 마력구슬이 소모되었다. 마지막이라 그런 것일까? 아니면 결계가 약해졌기 때문일까? 로벡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죽음의 마나는 더욱 더 격렬하게 결계를 중화시켰고.
쩌저적!
결계에 쩍쩍 금이 가기 시작했다.
쩌저저정!
금이 간 결계는 당연하게도 얼마 버티지 못했고 이내 조각조각 부서져 내리기 시작했다.
[결계가 파괴되었습니다.]
[퀘스트 ‘1구역의 제왕’이 완료되었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 2구역에 입장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결계가 파괴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확인 한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로벡의 검을 보았다.
스아악..
결계를 중화시키는 것으로 할 일을 다 한 로벡의 검은 리치의 마력구슬과 마찬가지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로벡의 검이 반투명하게 변하고 손에서 감촉이 사라지자 명후는 뒤로 돌아 톰을 보았다.
“...?”
명후의 시선에 톰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마주보았다. 그런 톰의 표정을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뭐 없나?’
잊혀진 신의 신전으로 오며 생성 된 특수 퀘스트는 총 4개였다. 그리고 그 중 활성화 된 것은 1구역의 퀘스트 ‘안내자 톰을 찾아서’뿐이었다. 톰을 만났고 톰의 안내에 따라 명후는 결계를 파괴했다.
‘퀘스트 활성화라도 시켜 줄 거라 생각했는데..’
명후는 톰이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퀘스트 중 한 개를 활성화 시켜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톰의 반응을 보니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퀘스트 명 그대로 톰은 그저 안내자였던 것 뿐일까?
“뭐 할 말 없어?”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명후는 톰에게 물었다.
“...?”
의아한 표정으로 명후를 바라보고 있던 톰은 명후의 말에 살짝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음.. 그..”
그러나 톰은 입을 열었을 뿐 별 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그저 말을 끌며 명후의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그런 톰을 보고 명후는 확신 할 수 있었다.
‘활성화는 톰이 해주는게 아닌가 보네.’
혹시는 혹시 일 뿐이었다. 톰은 퀘스트 활성화와 관련이 없는게 확실했다.
“혹시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눈치를 살피던 톰이 조금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톰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하고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2구역으로 가는 입구 안쪽을 바라보았다.
‘결계 때문인가?’
부서진 결계가 영향을 끼친 것일까? 입구 안쪽은 짙은 어둠으로 가득 차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1구역 보다 더욱 심한 어둠이었다.
“혹시 2구역에 대해 아는 거 뭐 있어?”
명후는 톰에게 물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톰 역시 2구역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다. 명후는 톰의 답에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2구역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명후가 2구역에 첫 발을 내딛은 순간.
스아악!
[잊혀진 신의 신전 - 2구역에 입장하셨습니다.]
[특수 퀘스트 ‘고대 정령왕들의 미로’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어둠이 사라지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 * * *
7마계 마왕성.
“마왕님.”
마왕성의 주인이자 리치들의 왕인 라쿠자는 자신의 부관이자 2인자 추르처느의 부름에 고개를 들어 추르처느를 보았다. 추르처느는 라쿠자가 고개를 들어 자신을 보자 재빨리 이어 말했다.
“이제 결단을 내리셔야 됩니다.”
‘후..’
말하는 추르처느의 표정은 매우 진지했고 그런 추르처느의 표정과 말에 라쿠자는 속으로 한숨을 내뱉었다.
‘망할 인간 녀석들.’
현재 마왕성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마계로 들어 온 수많은 인간들은 어느덧 마왕성에 도착했고 매일매일 수백의 인간들이 마왕성으로 쳐들어오고 있었다.
“인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저희가 손 쓰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 올 지도 모릅니다.”
마왕성 밖에는 엄청난 수의 인간들이 모여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수는 늘어가고 있었고 이대로 가면 손을 쓰기 힘든 상황이 올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 알지. 근데..”
라쿠자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다. 라쿠자 역시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라쿠자가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
‘그 인간..’
한 인간 때문이었다.
‘그 인간이 오면..’
상급 마족을 패 죽일 정도의 말도 안 되는 무력을 가지고 있는 인간. 그 인간이 오면 말짱 도루묵이었다. 아니, 그 이상으로 상황이 심각해 질 수 있다.
‘하지만..’
그러나 추르처느의 말대로 이대로 있을 수도 없었다.
‘그래, 이런 상황이라면 그 인간도 이해해주겠지.’
끊임없이 고민하던 라쿠자는 이내 마음을 먹었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아무리 같은 인간이라도 이해 해 줄 것이었다.
‘...이해해주겠지?’
물론 확신 하는 건 아니었다.
“마왕님.”
추르처느가 다시 한 번 라쿠자를 불렀다. 라쿠자를 바라보는 추르처느의 눈빛에는 결단을 내려달라는 강렬함이 담겨 있었다. 그런 추르처느의 눈빛에 라쿠자는 ‘에이 모르겠다!’라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다 쓸어버려.”
============================ 작품 후기 ============================
어제 실밥을 제거했습니다.
날이갈수록 상태가 좋아지네요.
수술하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고통도 많이 줄었고 슬슬 페이스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