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14 85. 다시 신전으로 =========================================================================
2구역에 들어 선 명후는 메시지를 보며 생각했다.
‘1구역도 초기화 됐으니 여기도 초기화 됐겠지?’
1구역이 초기화 된 것으로 보아 2구역 역시 초기화 됐을 가능성이 있었다.
‘초기화 되면서 위치가 바뀌었다면?’
그리고 초기화 되며 정령왕들의 위치가 바뀌었을 수도 있었다.
“카로트.”
물론 위치가 바뀌었다고 해도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명후에게는 마나를 느낄 수 있는 카로트가 있었다.
-예, 주인님.
“바람의 마나가 느껴지는 곳이 어디야? 여전히 오른쪽이야?”
-아닙니다. 예전에 왔을 때는 분명 오른쪽이었는데 지금은 왼쪽에서 느껴집니다.
‘역시 바뀌었구나.’
카로트의 말을 듣고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알 수 있었다. 2구역은 초기화 된 게 확실했고 정령왕들의 위치 역시 바뀐 상태였다.
-바람의 마나가 느껴지는 곳으로 갈까요?
명후의 눈치를 살피던 카로트가 물었다.
“응.”
카로트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고 카로트가 앞장 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명후와 지연은 그런 카로트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때처럼 정령들은 정리하겠습니다.
걸음을 옮기던 카로트가 말했다. 명후는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였고 카로트는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쾅! 쾅!
-취에에엑!
-퀴에에에엑!
폭발 소리와 괴상한 비명이 들려왔다.
“이게 설마 정령의 비명이야?”
괴상한 비명을 듣고 지연이 당황스런 표정으로 말했다.
“응, 미쳐버린 정령들.”
명후는 지연의 반응을 이해한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쾅! 쾅!
[미쳐버린 고대 바람의 정령이 소멸 되었습니다.]
[미쳐버린 고대 어둠의 정령이 소멸 되었습니다.]
그렇게 갈림길에 있는 정령들을 죽이며 명후와 지연, 카로트는 바람의 마나가 느껴지는 곳으로 이동했다.
[마나가 봉인 되었습니다.]
[고대 바람의 봉인석을 파괴하기 전까지 마나를 사용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메시지가 나타났다.
“...어?”
지연 역시 메시지를 봤는지 놀란 목소리를 내뱉었다.
“거의 도착했나봐.”
명후는 지연의 놀람을 진정시키며 전방을 주시했다. 저 멀리 공동이 보였다. 그리고 공동 중앙에는 전에 보았던 고대 바람의 봉인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도착했다. 저기야.”
지연에게 말하며 명후는 카로트에게 이어 말했다.
“들어가 있어. 카로트.”
목적지에 도착했고 마나가 동결되어 있는 카로트가 굳이 앞장 서 정령들을 맞이 할 필요는 없었다.
-예, 주인님.
카로트의 답을 듣고 명후는 카로트를 역소환했다. 그리고 앞장 서 공동으로 들어갔다.
[미쳐버린 바람의 정령들이 소환됩니다.]
[고대 바람의 봉인석을 파괴하십시오.]
공동으로 들어오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를 힐끔 본 뒤 곧장 봉인석으로 향했다.
-퀴에에엑!
-퀴에엑!
후웅! 후웅!
소환 된 정령들은 예전에도 그랬듯 소환과 동시에 봉인석으로 다가가는 명후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명후 역시 예전과 마찬가지로 정령들의 공격을 무시했고 곧 봉인석 앞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쾅! 쩌저적!
예전 무기로도 한 방에 박살났던 봉인석이 알칸데움 지팡이를 버틸 수 있을 리 만무했고 단 한방에 봉인석은 쩍쩍 갈라지며 파괴되기 시작했다.
스아악
봉인석은 서서히 먼지로 변해 사라졌고.
[고대 바람의 봉인석이 파괴되었습니다.]
[봉인 된 마나가 활성화 됩니다.]
[바람의 마나가 요동칩니다.]
[바람 속성 마법 효과가 3배로 증가합니다.]
[고대 바람의 정령왕 얄룬이 깨어났습니다.]
[오랜 봉인으로 인해 얄룬의 정신은 혼란합니다.]
[얄룬을 제압하십시오.]
[얄룬의 생명력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제압 됩니다.]
[현재 얄룬의 생명력 : 100%]
얄룬이 깨어났다. 명후는 얄룬을 보며 인벤토리를 열었다.
‘일단 바꿔야겠지.’
장비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예전에 착용하고 있던 지팡이로도 생명력이 뭉텅뭉텅 사라졌는데 알칸데움 지팡이라면?
‘알칸데움 지팡이라면 죽을게 분명해.’
죽을 것이다. 분명했다. 죽지 않을 리 없었다. 얄룬을 죽일 수는 없었기에 명후는 전에 착용하던, 얄룬을 후려쳤던 지팡이를 꺼내 착용했다.
-네녀석들이 날 다시 봉인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바로 그때 얄룬이 말했다.
-죽어버려!
스아악!
얄룬의 주변을 맴돌던 소용돌이 들이 날아왔다. 이미 소용돌이가 날아올 것을 알고 있던 명후는 묵묵히 지팡이를 휘둘러 얄룬을 후려쳤다.
[얄룬의 소용돌이로 인해 60초간 물리 방어력이 10% 감소합니다.]
[얄룬의 소용돌이로 인해 60초간 이동속도가 20% 감소합니다.]
[얄룬의 소용돌이로 인해 60초간 공격속도가 10% 감소합니다.]
퍽!
소용돌이는 명후의 몸에 붙어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했고 명후의 지팡이는 얄룬의 어깨에 작렬했다.
-크아악!
[현재 얄룬의 생명력 : 59%]
레벨이 올라 혹시나 데미지가 더 들어가지는 않을까? 생각했던 명후는 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생명력에 안도하며 다시 한 번 지팡이를 휘둘렀다.
퍽!
-크악!
[현재 얄룬의 생명력 : 18%]
[얄룬의 생명력이 3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얄룬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합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얄룬은 단 두 방에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역시 퀘스트는 안 뜨는건가’
메시지를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전에는 얄룬이 정신을 차린다는 메시지가 나타난 뒤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정체불명의 존재들을 잡는 퀘스트였다. 그러나 이미 퀘스트를 한 번 완료해서 그런지 퀘스트는 생성되지 않았다.
“명후야! 퀘스트 생성 됐어!”
물론 명후의 이야기였고 이번이 처음인 지연의 경우 퀘스트가 생성됐다.
“여기로 와!”
명후는 지연에게 말한 뒤 표식을 시전했다. 그리고 입구쪽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을 보았다.
-귀찮은 짓을 했군 인간. 크르륵..
-크르륵, 인간을 처리하고 다시 봉인에 들어간다.
-시간이 없으니 빠르게 움직이도록. 크르륵.
‘저건 안변했네.’
정체불명의 존재들의 중얼거림은 변하지 않았다. 그때와 아주 똑같았다. 명후는 다시 인벤토리에 지팡이를 넣고 알칸데움 지팡이를 착용했다.
후웅!
명후는 지연이 도착하자 소환한 표식을 후려쳤다. 그리고 표식은 공동으로 들어오던 정체불명의 존재들에게 작렬했다.
쾅!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실드를 시전하는등 방어를 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표식이 폭발 후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모두 먼지로 변해 사라졌다.
“이제 기다리면 돼. 정신을 다 차릴때까지.”
명후는 지연에게 말했다.
“이걸 반복하면 되는 거야?”
“응.”
얄룬이 정신을 차리기까지 남은 시간은 20분. 20분 동안 명후와 지연은 대화를 나누며 얄룬이 정신을 차리길 기다렸다.
“퀘스트 완료 됐다!”
20분 뒤, 지연의 말에 명후는 얄룬을 보았다.
-...죄송합니다.
얄룬은 미안함이 가득 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괜찮습니다.”
명후는 얄룬의 말에 답하며 지연을 보았다. 명후의 시선에 지연이 입을 열었다.
“혹시 더 도와드릴 일 있나요?”
-아! 한 가지 도움을 청하고 싶은 일이 있긴 합니다.
그렇게 지연은 얄룬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이내 퀘스트를 받을 수 있었다.
“바로 가죠.”
지연이 퀘스트를 받은 뒤 명후는 얄룬에게 말했다.
-아, 알겠습니다.
명후의 말에 얄룬은 양손을 들어올렸다. 소용돌이들이 하늘로 올라갔고 곧 녹색의 빛을 뿜어내며 서로 연결되었다.
[얄룬이 워프를 시전했습니다.]
[10초 뒤, 고대 불의 봉인석의 공동으로 워프합니다.]
메시지가 나타나고 10초 뒤, 명후는 메시지에 나온 장소 ‘고대 불의 봉인석의 공동’으로 워프했다.
[마나가 봉인되었습니다.]
[고대 불의 봉인석을 파괴하기 전까지 마나를 사용 할 수 없습니다.]
[미쳐버린 불의 정령들이 소환됩니다.]
[고대 불의 봉인석을 파괴하십시오.]
도착과 동시에 마나가 봉인되었고 정령들이 소환되기 시작했다. 명후는 빠르게 움직여 봉인석 앞으로 다가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고대 불의 봉인석이 파괴되었습니다.]
[봉인 된 마나가 활성화 됩니다.]
[불의 마나가 요동칩니다.]
[불 속성 마법 효과가 3배로 증가합니다.]
[고대 불의 정령왕 아키룬이 깨어났습니다.]
[오랜 봉인으로 인해 아키룬의 정신은 혼란합니다.]
[아키룬을 제압하십시오.]
[아키룬의 생명력이 30% 이하로 떨어지면 제압 됩니다.]
[현재 아키룬의 생명력 : 100%]
아키룬이 깨어났고 명후는 인벤토리를 열어 지팡이를 바꿨다. 그리고 아키룬에게 지팡이를 휘둘렀다.
얄룬과 마찬가지로 아키룬 역시 두 방 만에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고 얄룬이 다가와 아키룬이 정신을 더욱 빨리 차릴 수 있도록 보조하기 시작했다.
“지연아!”
명후는 지연을 부르며 표식을 시전 한 뒤 알칸데움 지팡이로 다시 무기를 변경했다.
“응!”
이름만 불렀을 뿐이지만 그것이 오라는 뜻인 걸 알고 있는 지연은 빠르게 명후의 옆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지연이 도착함과 동시에 명후는 표식을 후려쳐 입구로 날렸다. 입구에는 어느새 정체불명의 존재들이 등장해 있었다.
쾅!
이내 표식이 폭발하고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먼지로 변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명후와 지연은 야키룬이 완전히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리기 시작했다.
얼마 뒤 야키룬이 완전히 정신을 차렸고 명후와 지연은 바로 얄룬에게 말해 다음 봉인석으로 이동했다.
그렇게 명후와 지연은 빠르게 정령왕들의 봉인을 풀기 시작했다. 봉인 된 정령왕이 완전히 정신을 차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가면 갈수록 줄어들었다. 이윽고 마지막 차례인 고대 빛의 정령왕 라기오드가 깨어났다.
라기오드를 제외한 모든 정령왕들은 봉인에서 해방 된 상태였고 다섯 정령왕들은 라기오드에게 달려들었다. 다섯 정령왕들이 달려들자 라기오드가 완전히 정신을 차리는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이었다.
“이제 얄룬이 와서 퀘스트를 완료해줄거야.”
명후는 완전히 정신을 차린 라기오드를 보며 지연에게 말했다.
“그럼 그 스킬도 받을 수 있는거야?”
“응. 나는 퀘스트 완료한 다음에 바로 받았어.”
지연의 말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인 순간 다른 정령왕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얄룬이 다가왔다.
-감사합니다.
얄룬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저..
인사 후 고개를 든 얄룬은 말끝을 흐리며 뒤에 있는 정령왕들을 보았다.
“...?”
예전과 다른 얄룬의 반응에 명후는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스킬을 줘야 되는데?’
명후는 얄룬에게 인사를 받은 뒤 스킬 ‘고대의 바람’을 받았다. 즉, 지금 얄룬은 뒤에 있는 정령왕들을 보는 게 아니라 스킬을 주어야 했다. 뒤에 있는 정령왕들을 보던 얄룬은 다시 명후와 지연을 보며 입을 열었다.
-작은 감사의 표시로 저희의 힘을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직접 드리고 싶지만..
그리고 이어진 상황에 명후는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제 힘은 머나먼 옛날 다른 분에게 전한 상태라 드릴 수가 없네요.
‘...뭐?’
명후는 속으로 반문했다. 줄 수가 없다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인가?
-지연 : 명후야, 뭔가 이상한 것 같은데?
듣던 것과 다른 상황에 지연이 귓속말을 보내왔다.
-지연에게 : 그러게, 예전에는 안 이랬는데.
명후는 지연의 귓속말에 답하며 생각했다.
‘최초 클리어 보상이었던 건가?’
얄룬은 분명 자신의 힘을 누군가에게 전했다고 했다. 명후는 그 누군가가 자신일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다면 얄룬에게 받은 스킬 ‘고대의 바람’은 최초 클리어 보상일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지금 말을 들어보니 확실했다.
‘망할..’
난감했다.
‘이러면 4구역을 못 깨는데.’
지연이 ‘고대의 바람’을 배우지 못하면 4구역을 뚫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명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얄룬이 이어 말했다.
-혹시 원하시는 힘이 있으십니까?
얄룬의 말이 끝난 순간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뭐야? 퀘스트가 왜.’
이미 2구역 퀘스트를 완료했기에 나타날 일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퀘스트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명후는 당황스런 눈빛으로 퀘스트를 확인했다.
<고대 정령왕들의 선물>
고대 바람의 정령왕 얄룬은 봉인에서 해방시켜 준 당신에게 고마움을 느껴 선물로 힘을 주고 싶어한다. 그러나 얄룬은 머나먼 옛날 누군가에게 힘을 주어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는 상태다. 물론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얄룬을 제외한 다섯 정령왕들은 아직 누군가에게 힘을 준 적이 없다. 얄룬을 제외한 다섯 정령왕 중 하나에게 말을 걸어라!
퀘스트 난이도 : F
퀘스트 보상 : 해당 정령왕의 가호
“...”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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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주말 잘 보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