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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520화 (520/644)

00520  86. 4구역  =========================================================================

*  *  *  *

“그럼 전 안전지대로 돌아가 주변을 탐색하고 있겠습니다.”

“예,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연락주시구요.”

“알겠습니다.”

라쿰은 소마에게 인사 한 뒤 안전지대로 돌아갔다. 라쿰이 돌아가고 소마는 자신과 함께 남은 두 유저 로베스와 홀도를 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신전으로 들어 갈 생각입니다. 준비 되셨나요?”

“네, 준비 됐습니다.”

“예, 세팅 끝났습니다.”

소마의 물음에 로베스와 홀도가 차례대로 답했다. 둘의 대답을 듣고 소마는 고개를 돌려 앞을 보았다. 소마의 앞에는 잊혀진 신의 신전의 입구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가죠.”

잠시 입구를 보던 소마는 로베스와 홀도에게 말하며 앞장 서 입구를 통해 신전으로 들어갔다.

[잊혀진 신의 신전 - 죽은 존재들의 무덤에 입장하셨습니다.]

[잊혀진 신의 신전 - 1구역에 가기 위해서는 출입증이 필요합니다.]

[출입증은 죽은 존재들에게서 구할 수 있습니다.]

입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 온 소마는 메시지를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1구역이 아니야?’

생성 된 특수 퀘스트는 총 4개였다. 그리고 4개 중 활성화 된 퀘스트는 1개 뿐이었고 그 1개의 퀘스트에서 소마는 신전이 총 4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당연히 1,2,3,4구역 중 한 곳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아니, 유일하게 활성화 되어 있는 퀘스트가 1구역에서 진행 되니 1구역이 나올 것이라 생각했다.

‘죽은 존재들의 무덤이라니..’

그러나 나온 곳은 죽은 존재들의 무덤이라는 곳이었다. 안전지대와 같은 쉬어가는 곳은 아닌 것 같았다. 쉬어가는 곳이라고 하기에는 이름이 너무나 섬뜩했다.

‘출입증을 얻어야 된다라..’

메시지에는 1구역에 들어가기 위해 출입증이 필요하고 그 출입증은 죽은 존재들에게서 얻을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

‘우선 죽은 존재를 만나야 될 것 같은데.’

죽은 존재, 과연 어떤 몬스터일까? 아니, NPC일까? 소마는 여러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쿵!

웅장한 소리와 함께 땅이 울렸다. 소마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려 온 곳을 보았다.

“...로베스님, 홀도님.”

그리고 소마는 놀란 표정으로 자신의 뒤를 따라 들어 온 로베스와 홀도를 부르며 말했다.

“전투 준비하세요.”

소마는 검을 들었다. 그리고 웅장한 소리의 주인공이자 전방에서 다가오고 있는 거대한 거인을 주시했다.

[죽은 존재 - 거인 가드로가 당신을 발견했습니다.]

‘적? NPC?

거인 가드로가 공격해야 할 적인지 아니면 도움을 줄 NPC인지 소마는 생각했다.

‘출입증을 준다는 게 퀘스트로 주는 건지 드랍인 지 알 수가 없으니.’

출입증은 죽은 존재들에게 얻을 수 있다. 퀘스트를 통해 받는 것인지 아니면 쓰러트려 드랍으로 얻는 것인지 알 수 없어 고민이 됐다. 그런 소마의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어진 메시지 때문이었다.

[죽은 존재  - 거인 가드로가 당신을 적으로 인식하였습니다.]

쿵! 쿵!

적으로 인식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가드로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오기 시작했다.

“로베스님!”

소마는 로베스를 불렀다. 그리고 로베스는 기다렸다는 듯 앞으로 뛰쳐나갔다. 앞으로 뛰쳐나가는 로베스의 두 손에는 거대한 방패가 들려 있었다.

“홀도님 혹시 모르니까 부활 준비 해주세요.”

“예, 대지의 가호!”

홀도는 소마의 말에 답하며 앞서 나간 로베스에게 물리 방어력을 대폭 상승시켜주는 스킬 대지의 가호를 시전했다. 방패를 들고 뛰어가던 로베스의 머리 위로 갈색 방패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홍염의 날개, 타오르는 마나.”

소마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각종 스킬을 쓰며 소마는 가드로에게 공격을 퍼부을 준비를 했다.

후웅!

그렇게 소마가 준비하던 사이 로베스와 가드로가 만났다. 가드로는 발을 휘둘렀고 로베스는 방패를 들어 가드로의 발을 막았다.

쾅!

가드로의 발이 방패에 작렬 한 순간 굉음과 함께 로베스가 튕겨나갔다. 소마는 로베스가 튕겨나가자 미간을 찌푸렸다.

‘로베스님이 튕겨나갈 정도면..’

로베스는 보통 탱커가 아니었다. 고르고 고른 길드 최고의 탱커였다. 그런 로베스가 튕겨나갔다. 그 말은 가드로의 공격력이 엄청나다는 뜻이었다.

-크하핫! 그래, 이거라고! 이래야 정상이지!

뭐가 그리 좋은지 미소를 지으며 외치는 가드로를 보며 소마는 생각했다.

‘방어력이 약할 것 같지는 않은데.’

공격력이 어마어마하면 보통 방어력이 약하다. 그러나 가드로를 보니 방어력이 약할 것 같지는 않았다.

“로베스님! 뒤로 물러나세요!”

소마는 튕겨나갔다가 다시 가드로에게 달려가는 로베스에게 말했다. 그리고 이어 소마는 준비해두었던 공격을 가드로에게 퍼붓기 시작했다.

“불기둥, 홍염, 죽음의 불.”

이미 스킬을 난사하기 위한 준비를 해놓았던 소마였다. 소마는 쉴 새 없이 가드로에게 스킬을 난사했고 가드로의 주변 공기는 점점 뜨거워져갔다.

‘...끙.’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을 퍼붓는 소마의 표정은 점점 굳어져갔다.

‘딜이 들어가긴 하는 것 같은데.’

소마는 인상을 쓰고 있는 가드로를 보며 생각했다. 인상을 쓴 것으로 보아 공격이 먹히는 것은 확실했다.

그런데 소마는 최선을 다했다. 인상 쓰는 것으로 반응이 끝나서는 안 되었다. 적어도 주춤거리거나 뒤로 물러나거나 고통스런 비명을 내질러줘야 했다. 그것이 소마가 원하는 반응이었다.

‘하긴, 쉬울 리가 없지.’

소마는 곧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니 이곳은 일반 사냥터가 아니었다.

‘이런 난이도라면..’

이런 난이도라면 무언가 있어야 된다. 아니, 분명 무언가 있을 것이다. 소마는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으며 로베스와 홀도에게 말했다.

“퇴각합니다.”

지금 이 상황을 유지한다고 해서 나아 질 게 없었다. 이로울 것도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상황은 나빠질 것이다. 마나가 무한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예.”

“네.”

로베스와 홀도는 소마의 말에 답하며 입구를 통해 신전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로베스와 홀도가 신전 밖으로 나가자 소마 역시 스킬을 마저 날리고 재빨리 뒤로 돌아 신전 밖으로 나왔다.

“안전지대로 돌아갑니다.”

혹시나 신전 밖으로 따라 나올까 소마는 로베스와 홀도에게 말하며 안전지대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신전 밖으로 나오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뒤쪽을 주시하고 있던 로베스가 말했다. 로베스의 말에 소마는 속도를 늦추며 뒤로 돌아 신전 입구를 보았다. 신전 입구는 매우 조용했다.

“후아.”

소마는 이동을 멈추고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생명력 얼마나 다셨어요?”

그리고 이어 로베스에게 물었다.

“그게..”

소마의 물음에 로베스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끝을 흐리더니 곧 이어 말했다.

“3만 달았습니다.”

“...3만이요? 버프까지 받았는데 3만이 달았다구요?”

“네, 아무래도 잡으려면 저 말고도 탱커 둘은 필요해 보입니다.”

로베스의 말에 소마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끙, 진짜 어려운 곳이네요.”

*  *  *  *

“그러면 나는 했던 대로 하면 되는 거야?”

“응, 했던 대로 하면 돼.”

지연의 물음에 명후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지만 지연은 인버룬과의 전투에서 결국 승리했고 전장을 정리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명후와 지연은 통로를 통해 4구역의 입구로 이동하고 있었다. 망각의 전장이 초기화 되면 다시 시작해야 되기 때문이었다.

[망각의 기운이 차오릅니다.]

[현재 망각의 기운 : 100%]

[망각의 전장이 망각의 기운으로 인해 요동칩니다.]

[모든 전장이 초기화 됩니다.]

얼마 뒤 명후와 지연은 통로에 도착했고 조금 기다리자 망각의 기운이 요동치며 모든 전장이 초기화 되었다.

“잠시만.”

명후는 지연에게 말했다. 그리고 전장이 초기화 되어 다시 소환 된 4구역 입구의 몬스터들을 처리하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퀴엑!

퍽!

-퀴엑!

퍽!

지팡이를 한 번씩 휘두르는 것으로 깔끔하게 몬스터들을 정리 한 명후는 뒤로 돌아 지연을 보았다.

“바로 시작 할까?”

“응!”

“이따 귓속말 할게.”

“알았어! 이따 봐!”

명후의 말에 지연은 뒤로 돌아 망각의 전장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명후는 가장 왼쪽에 자리 잡고 있는 통로를 보았다.

“귀찮은 녀석부터 정리하는 게 낫지.”

현재 명후가 정리해야 될 전장은 죽음, 혼돈, 파괴 세 곳이었다. 어떤 곳이든 어려움은 없었지만 죽음의 전장이 가장 귀찮았다.

가장 귀찮은 죽음의 전장을 먼저 정리하기로 결정 한 명후는 죽음의 전장으로 이어지는 가장 왼쪽 통로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통로를 통해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곧 통로의 끝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굳이 대기해야 될 필요가 없기에 명후는 걸음을 옮겨 전장 안으로 발을 들였다.

[죽음의 전장에 입장하셨습니다.]

[죽음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현재 죽음의 기운 : 80%]

[죽음의 기운이 100%가 될 경우 모든 전장이 초기화 됩니다.]

[구울, 듀라한을 처치하면 죽음의 기운을 소멸 시킬 수 있습니다.]

발을 들이자 기다렸다는 듯 메시지가 나타났다. 그리고 이어 전장 곳곳에 땅이 갈라지며 구울과 듀라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명후는 전장 중앙으로 걸음을 옮기며 달려드는 구울과 듀라한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현재 죽음의 기운 : 40%]

[리치와 다크 나이트들이 등장합니다.]

죽음의 기운은 빠르게 소멸되었고 곧 40%를 달성했다. 그리고 중간 보스라고 할 수 있는 리치와 다크 나이트들이 나타났다. 물론 리치와 다크 나이트라고 해서 구울, 듀라한의 끝과 다른 건 아니었다.

“강력하게! 표식!”

다크 나이트들은 강력하게!로 멀리 떨어져 마법을 날리는 리치들은 표식으로 명후는 죽음을 선물했다. 그렇게 구울, 듀라한, 리치, 다크 나이트들을 죽이며 명후는 죽음의 기운을 소멸시켰고 곧 20%가 되었다.

[현재 죽음의 기운 : 20%]

[망자 카르한이 등장합니다.]

죽음의 전장을 담당하는 반신은 바로 망자 카르한이었다. 망자 카르한은 다른 전장의 반신들과 비교해 약하다고 할 수 있었다.

‘되살아나지만 않았어도.’

그러나 명후에게 있어서 그 어떤 전장의 반신들보다 귀찮은 존재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망자 카르한은 죽어도 다시 살아나기 때문이었다.

‘한 번이면 또 몰라. 네 번이나 살아나니..’

물론 무한히 살아나는 것은 아니었다. 카르한은 네 번 되살아난다. 즉, 카르한을 완전히 죽이기 위해서는 총 다섯 번을 죽여야 했다.

스윽

명후는 지팡이를 들었다. 현재 명후가 서 있는 곳은 전장의 중앙. 명후가 괜히 중앙으로 온 게 아니다. 명후가 전장 중앙으로 온 이유, 그것은 바로 카르한이 중앙에 나타나기 때문이었다.

쩌저적

이내 땅이 갈라지며 망자 카르한이 기어 올라오기 시작했다. 지팡이를 들고 있던 명후는 그대로 카르한을 후려쳤다.

퍽!

-크억!

[망자 카르한이 죽었습니다.]

한 방, 단 한방에 카르한은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명후는 여전히 지팡이를 들고 카르한을 내려 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망자 카르한이 구울들의 영혼을 흡수해 되살아납니다.]

얼마 뒤, 메시지와 함께 구울들이 전부 사라졌다. 그리고 명후는 기다렸다는 듯 지팡이를 휘둘러 카르한을 후려쳤다.

퍽!

-크억!

[망자 카르한이 죽었습니다.]

되살아나 움직였던 카르한은 다시 비명과 함께 죽음을 맞이했다. 이번에도 역시나 명후는 지팡이를 든 채 카르한이 살아나길 기다렸다. 그렇게 명후는 두더지 잡기 게임을 하듯 카르한이 살아나면 지팡이를 휘둘렀다.

[망자 카르한이 다크 나이트들의 영혼을 흡수해 되살아납니다.]

‘마지막이네.’

이내 마지막이 되었다. 명후는 지팡이를 휘두르며 지연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지연에게 : 죽음의 전장은 끝났어. 거기는 어때?

============================ 작품 후기 ============================

일요일 입니다.

오늘 하루 편안히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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