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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523화 (523/644)

00523  87. 해방된 바르타슈  =========================================================================

*  *  *  *

“4구역, 끝났습니다.”

최윤석이 말했다.

“...”

“...”

뒤에 서 있던 김무웅과 장무열은 최윤석의 말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입을 다문 채 최윤석의 모니터를 바라볼 뿐이었다.

“비밀의 회랑에서 막힐 확률은?”

모니터를 보던 장무웅이 입을 열었다. 비밀의 회랑은 쉬운 곳이 아니었다.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곳이 바로 비밀의 회랑이었다. 쉬울 리 없었다.

“보호막 까는데 엄청 오래 걸리잖아. 아니, 보호막을 없애지 못할 수도 있잖아.”

비밀의 회랑에는 여러 관문이 있다. 첫 번째 관문은 보호막. 보호막은 공격한다고 그냥 부셔지는 게 아니었다.

“명후 그 유저가 데미지는 높아도 다단히트는 부족하니까..”

데미지가 높다고 해서 단번에 박살낼 수 있는 보호막이 아니다. 회랑의 보호막은 1의 데미지든 1000의 데미지든 100000의 데미지든 1번의 공격으로 취급된다. 즉, 보호막을 빠르게 부수는데 필요한 건 높은 데미지가 아니라 여러 번의 공격이었다.

명후의 경우 한 방, 한 방의 데미지가 강한 것이지 공격 횟수가 많은 게 아니다. 그러니 보호막을 깨는데 상당히 오래 걸릴 것이다.

“그게 명후 그 유저는 다단히트가 부족하지만.”

장무열의 말에 최윤석이 입을 열었다.

“같이 간 지연이라는 유저가 엄청나요. 제가 본 대로라면 아마 그 어떤 유저와 비교해도 보호막을 빠르게 박살낼 겁니다.”

비밀의 회랑에는 명후만 있는 게 아니었다. 지연 역시 있었다. 최윤석은 지연이 망각의 전장을 어떻게 정리했는지 보았고 지연의 공격이 어떤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연의 공격이라면 그 어떤 유저보다 빠르게 보호막을 부술 것이었다.

“...”

최윤석의 말에 장무열은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잠시동안 침묵이 맴돌았다.

“그러면..”

이번에 침묵을 깬 것은 김무웅이었다.

“첫 번째 메인에피소드가 완료되는 건 기정사실이고.”

메인 에피소드가 완료되는 건 확실했다.

“얼마나 걸리느냐가 중요한건데.”

문제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냐는 것이었다.

“얼마나 걸릴 것 같냐?”

김무웅은 최윤석에게 물었다.

“음...”

최윤석은 김무웅의 물음에 침음을 내뱉으며 잠시 생각하더니 곧 입을 열었다.

“모르겠습니다. 뚫리는 건 확실한데, 뚫리는데 얼마나 걸릴지는...”

뚫리는 건 확실하지만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최윤석 역시 알 지 못했다.

“그럼 일단..”

최윤석의 답을 들은 김무웅은 다시 입을 열었다.

“준비했던걸 시작해야겠네. 무열아.”

“응?”

“결투 대회는 조금 미뤄야 될 것 같다. 스승님한테 말씀드리고 미뤄.”

“알았다.”

*  *  *  *

얼마 뒤 신전 앞에 도착 한 명후와 지연은 약속이라도 한 듯 걸음을 멈추고 신전 입구를 통해 신전 내부를 확인했다.

“어둡네.”

먼저 입을 연 것은 지연이었다. 지연의 말대로 신전 입구를 통해 보이는 신전 내부는 짙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명후는 지연의 말에 동감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어 입을 열었다.

“가자.”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앞에 서 안을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응!”

지연의 답을 듣고 명후는 먼저 걸음을 옮겨 신전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명후가 신전 안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

[잊혀진 신의 신전 - 봉인의 신전에 입장하셨습니다.]

[대사제 하람이 깨어납니다.]

[대사제 하람이 당신의 존재를 인지합니다.]

[대사제 하람이 봉인의 보호막을 시전하였습니다.]

[봉인의 보호막이 생성되었습니다.]

[대사제 하람은 봉인의 보호막이 있는 한 피해를 입지 않습니다.]

[봉인의 보호막은 비밀의 회랑에 존재하는 보호 마법진을 파괴해야만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비밀의 회랑에 생성 된 보호 마법진을 전부 파괴하십시오.]

무수히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밖에서 보았을 때와 달리 신전 내부는 전혀 어둡지 않았다.

‘저녀석이 하람인가?’

명후는 자신이 서 있는 입구 반대편에 자리 잡고 있는 사내를 보았다. 신전 안에는 사내 밖에 없었다. 아마도 사내의 정체는 메시지에 나온 대사제 하람 일 것이었다. 명후는 하람에게서 시선을 돌려 다시 메시지를 확인했다.

‘보호막이라...’

현재 하람의 주변에는 옅은 노란 빛의 보호막이 있었다. 봉인의 보호막이 분명했다.

‘직접 공격으로는 깰 수 없는건가.’

메시지에 나온대로라면 봉인의 보호막은 직접 공격으로 깨지지 않을 것이었다. 봉인의 보호막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회랑에 있는 보호 마법진을 파괴해야했다.

“다시 밖으로 나가야 되는 것 같은데?”

명후의 뒤를 따라 들어 온 지연이 메시지를 보고 명후에게 말했다.

“응, 아무래도 밖에 나갔다 와야 될 것 같아.”

지연의 말에 답하며 명후는 하람을 보았다. 봉인된 보호막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대사제 하람은 멍한 눈빛을 짓고 있었다.

‘보호막을 깨야 움직이는건가.’

하람은 분명 깨어났다. 그런데 멍하니 있는 것을 보면 무언가 이상했다. 아무래도 보호막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명후는 하람에게서 시선을 돌려 지연에게 말했다.

“갔다오자.”

그리고 명후는 다시 입구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잊혀진 신의 신전 - 비밀의 회랑에 입장하셨습니다.]

[보호 마법진이 활성화 되어 있습니다.]

회랑으로 나오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보며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마법진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동, 서, 남, 북. 총 4개네.’

이미 ‘전부’라는 단어 때문에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던 명후는 회랑에 존재하는 마법진이 총 4개라는 것과 동, 서, 남, 북에 하나씩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법진에도 보호막이 있다니.’

마법진은 달랑 존재하는 게 아니었다. 마법진은 하람과 마찬가지로 보호막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지연아 서, 북을 맡아줘.”

명후는 마법진을 보호하고 있는 보호막을 보며 지연에게 말했다.

“내가 동, 남 마법진을 맡을게.”

“알았어!”

지연이 답했고 명후는 우선 동쪽 마법진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얼마 뒤 마법진 앞에 도착 한 명후는 마법진을 보호하고 있는 보호막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이내 지팡이가 작렬했고 들려오는 굉음에 명후는 보호막이 박살 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

그러나 이어진 상황에 명후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왜 이렇게 멀쩡해?”

보호막은 너무나도 멀쩡했다. 지팡이로 후려치기 전과 똑같았다.

“금이 하나도 안가?”

금이라도 가야 했다. 그런데 보호막에는 실금조차 보이지 않았다.

후웅!

명후는 미간을 찌푸린 채 다시 한 번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

그러나 보호막은 변함없이 멀쩡했다. 명후는 두 번이나 공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실금조차 보이지 않는 보호막에 무언가 이상함을 느꼈다.

‘설마 공격으로 부수는 보호막이 아닌건가?’

하람이 시전 한 봉인의 보호막과 달리 마법진을 보호하는 보호막은 별다른 메시지가 없어 당연히 공격으로 파괴하는 보호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실금조차 가지 않으니 다른 방법으로 파괴해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스윽

명후는 보호막에서 시선을 돌려 지연을 보았다.

“...음?”

그리고 지연을 본 명후는 다시 한 번 고개를 갸웃거렸다.

쾅! 쾅! 쾅! 쾅! 쾅!

지연은 계속해서 보호막을 향해 마법을 날리고 있었고 보호막은 지연의 마법이 작렬 할 때마다 금이 쩍쩍 가며 부서져 가고 있었다. 조금만 지나면 보호막이 파괴 될 것 같았다.

‘뭐야, 공격으로 부수는 거 맞아?’

두 번의 공격은 분명 제대로 들어갔다. 그럼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어 다른 방법으로 파괴하는 것이라 생각했던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 수 있었다. 보호막은 공격으로 부수는 것이 맞았다.

‘설마 물리 면역인가?’

혹시나 보호막이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게 물리 공격에 면역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맞는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다시 보호막을 향해 지팡이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물리 면역이네.’

지팡이로 보호막을 후려치던 명후는 자신의 생각이 맞았음을 확신했다. 그러나 명후가 확신 한 바로 그때.

쩍!

변함없던 보호막에 실금이 나타났다.

“...?”

실금을 본 명후는 당황했다.

‘뭐야? 물리 면역이 아니야?’

물리 면역이라 생각했다. 아니, 확신했다. 그런데 지금 이 실금은 무엇이란 말인가? 움직임을 멈춘 명후는 당황스런 눈빛으로 실금을 보았다.

‘...설마.’

실금을 보며 생각하던 명후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미간을 찌푸렸다.

‘다단히트?’

명후는 다시 지팡이를 휘둘러 보호막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쾅! 쾅! 쾅! 쾅!

계속해서 굉음이 울려 퍼졌다. 소리만 보면 벌써 수십번은 깨져야 했지만 보호막은 처음과 비교해 금이 좀 더 나타났을 뿐이었다.

‘다단히트네.’

그리고 명후는 그런 보호막의 상태를 보고 확신 할 수 있었다. 다단히트가 분명했다. 보호막을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건 데미지가 아닌 타격 횟수였다.

‘...어떻게 하지.’

명후는 지팡이로 보호막을 두들기며 어떻게 할 지 생각했다. 공격 한 방, 한 방의 데미지는 자신이 있었다. 범위 역시 자신 있었다. 그러나 타격 횟수는 아니었다.

바로 그때였다.

[보호 마법진 - 4가 파괴되었습니다.]

[5시간 뒤 마법진이 복구 됩니다.]

[마법진이 복구 되었을 때 모든 보호 마법진이 활성화 되어 있을 경우 대사제 하람이 생명력을 100% 회복합니다.]

‘역시...’

메시지가 나타났고 메시지를 본 명후는 고개를 돌려 지연을 보았다. 실금 하나 만들어 낸 명후와 달리 지연은 이미 보호막을 파괴하고 마법진까지 파괴했다. 그리고 지연은 다음 보호막으로 가고 있었다.

‘지연이한테 부탁해야겠는데.’

두 번째 보호막에 도착 해 공격을 시작 하는 지연을 보며 명후는 귓속말을 보냈다.

-지연에게 : 지연아, 혹시 말이야.

-지연 : 응.

-지연에게 : 이게 다단히트라 내가 보호막 깨는 게 힘들어서 그런데 남쪽 마법진도 맡아 줄 수 있어?

-지연 : 알았어!

지연 역시 거절 할 이유가 없었고 지연의 답을 들은 명후는 보호막이 깨지길 바라며 계속해서 지팡이를 휘둘렀다.

쩌저적!

‘그래 이제 조금만 더 공격하면.’

시간이 흘러 명후가 맡은 보호막도 어느새 금이 쩍쩍 가 있었다. 명후는 조금만 더 공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메시지가 나타났다.

[보호 마법진 - 2가 파괴되었습니다.]

[5시간 뒤 마법진이 복구 됩니다.]

[마법진이 복구 되었을 때 모든 보호 마법진이 활성화 되어 있을 경우 대사제 하람이 생명력을 100% 회복합니다.]

원래대로라면 명후가 파괴해야 했을 남쪽의 보호 마법진이 파괴되었다. 명후는 보호막을 두들기며 고개를 돌려 남쪽을 보았다. 남쪽에선 지연이 히죽 미소를 지은 채 다가오고 있었다.

‘진짜 지연이 없었으면..’

명후는 마주 미소를 지어 주며 생각했다.

‘힘들었겠어.’

지연이 없었더라면 이곳에 오지도 못 했을 것이다. 아니, 설령 이곳에 왔더라도 보호막을 부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을 것이다.

쩌저정!

지연을 보고 있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보호막을 보았다. 금이 가 있던 보호막이 박살나 사라지고 있었다. 명후는 보호막이 사라지고 무방비 상태가 된 마법진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보호막을 파괴했을 때처럼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스아악!

다행이도 마법진은 보호막과 달리 단번에 반응이 왔다. 지팡이가 작렬하자 마법진의 문양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문양이 전부 사라진 순간 메시지가 나타났다.

[보호 마법진 - 1이 파괴되었습니다.]

[5시간 뒤 마법진이 복구 됩니다.]

[마법진이 복구 되었을 때 모든 보호 마법진이 활성화 되어 있을 경우 대사제 하람이 생명력을 100% 회복합니다.]

[모든 보호 마법진이 파괴되었습니다.]

[봉인의 보호막에 피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 작품 후기 ============================

오늘 저녁은 제육볶음!

맛난 저녁이 되겠네요.

행복한 불금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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