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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마스터-532화 (532/644)

00532  88. 길드 파괴자  =========================================================================

*  *  *  *

“뭐? 후라트가 가장 먼저 죽어?”

가울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후라트가 누구인가? 생존의 후라트라 불릴 정도로 생존 능력이 뛰어난 공적 사냥꾼이었다. 그런데 그런 후라트가 가장 먼저 죽다니?

“몇 명이나 죽었지?”

그 뛰어난 후라트가 죽었다. 다른 이들 역시 많이 죽었을 것이라 가울은 믿어 의심치 않는 표정으로 마파람에게 물었다.

“후라트를 포함 총 2명입니다.”

“...그럼 후라트 제외 1명?”

“네.”

“...”

그러나 가울의 생각과 달리 후라트를 포함해 죽은 유저는 단 2명 뿐이었다.

“문제는...”

말이 없는 가울을 보며 마파람이 이어 말했다.

“명후가 지금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동쪽?”

“예, 아무래도 폴레드를 잡을 생각인 것 같습니다.”

확실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폴레드가 아니라면 동쪽으로 이동 할 이유가 없었다.

“길드원들과 충돌이 일어 날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현재 동쪽에는 폴레드를 찾기 위해 독고 길드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대로 간다면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음...”

마파람의 물음에 가울은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해야 될까?

“일단 복귀시켜. 어차피 독점도 힘들고 수정구는 충분히 모은 상황이니까.”

생각 끝에 가울은 마파람에게 말했다. 로케에는 현재 엄청난 수의 유저들이 와 있었고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금이야 사냥터를 어찌어찌 통제하고 있지만 조금만 지나면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 해 질 것이었다.

거기다 폴레드의 수정구는 만족 할 만큼 모아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충돌의 위험을 감수 할 필요가 없었다.

“알겠습....”

가울의 말에 마파람이 답했다. 그러나 마파람은 답하는 도중 입을 다물었다.

“...?”

그런 마파람의 모습에 가울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미간을 찌푸리는 마파람을 보며 무슨 일이 생겼음을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야?”

가울이 마파람에게 물었다.

“그게...”

마파람은 가울의 물음에 말끝을 흐리더니 곧 이어 말했다.

“동쪽 나무꾼에 명후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결과는 10명 중 9명 사망. 1명 생존입니다.”

*  *  *  *

“안녕히 계세요.”

“그래, 다음에 또 오게!”

알키에 나무조각을 구매 한 명후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나무꾼의 집에서 나왔다. 나무꾼의 집에서 나온 명후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주변에는 성문에서부터 따라온 유저들이 자리를 잡은 채 명후를 주시하고 있었다. 멀찍이 떨어져 주시하고만 있는 유저들을 보며 명후는 생각했다.

‘언제 덤비려는거지?’

도대체 언제 덤비려는 것일까?

‘다함께 합심해서 덤벼주면 참 좋은데.’

보이는 수만 족히 50이 넘었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거나 숨어 있는 유저들까지 포함하면 아무리 못해도 70이상은 될 것이었다.

‘어차피 퀘스트는 날 잡는거잖아.’

유저들이 받은 퀘스트는 명후를 잡는 것이었다. 포박으로 제압을 해 끌고 가야 되는 게 아니었다. 즉, 경쟁 할 필요가 없다.

‘뭐 그래도 조만간 단체로 덤빌 것 같긴 하니까..’

명후 역시 자신을 주시하는 유저들처럼 유저들을 주시했다. 그리고 몇몇 유저들을 중심으로 무리가 형성 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대로 가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꽤나 많은 수의 유저들이 덤빌 것이었다.

‘폴레드를 잡고..’

유저들에게서 신경을 끄고 걸음을 옮기며 명후는 앞으로의 계획을 생각했다.

‘알키에 나무조각을 마저 사면..’

필요한 알키에 나무조각의 수는 50개였다. 방금 전 명후는 30개를 샀다. 즉, 20개가 더 필요했다.

‘끝이네.’

홀렘의 발톱이야 지연이 구하러 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앞으로의 계획을 확인 한 명후는 본격적으로 폴레드를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전처럼 근처에 나타나주면 참 좋을텐데.’

예전에는 정말 우연히 폴레드가 근처에서 리젠 되었다. 그때처럼 리젠이 되었으면 좋겠지만 그런 행운이 두 번이나 연달아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저 그랬으면 좋겠다고 상상하며 명후는 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얼마 뒤.

쾅!

명후는 상상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

등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폭발소리에 명후는 말없이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명후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수많은 마법과 화살, 단도등을 볼 수 있었다. 그것들을 보며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결정했구나!’

드디어 무리 중 하나가 공격을 결심했다. 명후는 시선을 돌려 공격이 시작 되는 곳을 보았다.

“파이어 볼!”

“마나 단도!”

“파워 샷!”

‘14명.’

그곳에는 14명이나 되는 유저들이 열심히 공격을 날리고 있었다. 명후는 지팡이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성큼성큼 유저들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옵니다! 법사님들!”

명후가 달려오자 공격을 결심한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유저가 외쳤다. 유저의 외침에 근처에 있던 마법사 유저들이 마법을 시전했다. 공격 마법은 아니었다.

“디그!”

“디그!”

바로 땅을 파는 마법 인 디그(DIG)였다. 빠른 속도로 달려가던 명후의 발 밑 땅이 갑작스레 사라졌고 명후는 아래로 추락 할 수밖에 없었다.

쿵!

“이야, 깊숙하기도 하네.”

명후는 위를 보았다.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중첩되어 그런지 입구와의 거리가 상당히 멀었다.

다다닥!

“됐다! 이제 가뒀으니 폭딜 넣죠!”

“크하핫! 전략 쩌네요! 가둬놓고 패기!”

입구를 보던 명후는 귓가에 들려오는 발소리와 유저들의 목소리에 앞으로 다가가며 중얼거렸다.

“어지럽긴 하지만...”

중얼거리며 명후는 단단한 벽이 되어 버린 흙에 발을 대었다.

스악

그 순간 시야가 바뀌었다.

“어?”

“뭐, 뭐야?”

“어떻게 올라온거지?”

명후는 구덩이에서 올라온 자신을 보고 당황해 하는 유저들을 보며 중얼거림을 마쳤다.

“참 좋은 옵션이란 말이지.”

<심연[데미갓]>

제한 : 레벨 500, 민첩 3만, 체력 3만

물리 방어력 : 5000

마법 방어력 : 5000

어떠한 곳이라도 올라 갈 수 있다.

심연, 그 깊은 곳에서 나는 탈출했다.

명후가 구덩이에서 올라 올 수 있던 이유, 그것은 바로 명후가 착용하고 있는 신발 ‘심연’ 때문이었다.

어떠한 곳이라도 올라 갈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는 ‘심연’. 그런 ‘심연’을 착용하고 있는 명후에게 구덩이는 장애물이 될 수 없었다.

“강력하게!”

명후는 당황한 표정의 유저들을 보며 강력하게!를 시전했다. 지팡이가 빛이 났고 그대로 명후는 땅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쾅! 쩌저적!

지팡이가 작렬하고 여태까지 그래왔듯이 크레이터가 생성되었다. 그리고 범위 안에 있던 14명의 유저들은 전부 죽음을 맞이했다.

깔끔하게 무리 하나를 전멸시킨 명후는 서서히 사라져가는 유저들의 시체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을 확인했다.

주변에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유저들이 있었는데 대부분 표정이 굳어 있었다. 유저들의 표정을 확인 한 명후는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당분간은 또 조용하겠네.’

14명이 몰살을 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덤빌 무리가 있을 리 없었다. 그저 조용히 상황을 주시하며 정보를 얻으려 할 것이었다.

*  *  *  *

“...”

로블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아무런 생각도 들 지 않았다. 그저 멍하니 전방에 생긴 크레이터와 사라져가는 시체들을 바라볼 뿐이었다.

“로블님.”

바로 그때였다.

“...아, 네.”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로블은 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이러다 놓치겠어요.”

로블을 불렀던 유저 할렝이 말했다. 할렝의 말에 로블은 고개를 돌려 할렝이 가리키고 있는 곳을 보았다.

시간이 많이 흐르지도 않았는데 명후의 뒷모습이 매우 작아져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할렝의 말대로 놓칠 수도 있다.

“...가죠.”

점점 작아져가는 명후의 뒷모습을 보며 로블이 말했다. 로블의 말에 할렝을 포함한 10명의 유저들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로블님”

걸음을 옮기며 할렝이 다시 한 번 로블을 불렀다.

“네.”

정신을 차리고 있던 로블은 이전과 달리 곧장 답했고 할렝이 이어 물었다.

“방금 전 그 일 있지 않습니까?”

“크레이터요?”

할렝의 물음에 로블이 반문했다. 아마도 그 일이라 함은 방금 전 상황을 말하는 것 같았지만 확실히 하기 위해서였다.

“네, 그거...”

로블의 반문에 할렝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로블님도 하실 수 있나요?”

“...”

할 수 있냐는 물음에 로블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죽일 수 있을까?’

할렝의 물음은 크레이터를 만들 수 있냐는 게 아니었다. 바로 14명의 유저를 단 한 방. 아니, 빠르게 죽일 수 있냐는 것이었다.

‘다른 유저들은 죽일 수 있어도.’

로블은 방금 전 몰살당한 14명의 유저들을 떠올렸다. 14명 중 13명은 단 한 번도 본적 없는 신경도 쓸 필요 없는 유저들이었다. 즉, 죽일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1명은 예외였다.

‘도톰 그 녀석은 못 죽일 것 같은데.’

바로 무리를 형성한 도톰이었다. 물론 죽이지 못한다는 것은 아니다. 단 번에 죽일 자신이 없는 것 뿐이다. 아니,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단 번에 죽이는 건 불가능하다. 죽이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생각 끝에 로블은 답을 기다리고 있는 할렝에게 답을 해주었다.

“그렇군요.”

로블의 답에 할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근처에서 둘의 대화를 귀 기울이던 유저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표정들이었다.

“...”

“...”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침묵이 감돌기 시작했다. 로블과 유저들은 묵묵히 입을 다문 채 명후의 뒤를 쫓았다. 물론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크히히!”

침묵을 깬 것은 누군가의 웃음소리였다.

‘누가..’

웃음소리에 로블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크히히히!”

그리고 다시 한 번 웃음소리가 울려퍼지자 로블은 누가 소리내어 웃는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걸음을 멈추고 뒤로 돌아 유저들을 보았다.

“...?”

그러나 유저들을 본 순간 로블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당황스런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방금 전 웃은 분?”

로블은 유저들의 당황스런 표정을 보며 물었다.

“...”

“...”

물음에 답하는 유저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그때.

“크히히힛!”

다시 한 번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웃음소리를 들은 순간 로블은 자신의 무리에서 나온 웃음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로블은 볼 수 있었다.

“내가 나타났다!”

[미쳐버린 마법사 폴레드가 등장합니다.]

필드 보스 폴레드의 목소리와 등장 메시지를.

“...!”

로블은 놀란 표정으로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목소리가 들려 온 곳을 보았다. 그곳에는 웃음소리의 주인공 폴레드가 있었다.

“로, 로블님!”

폴레드를 보던 로블은 할렝의 다급한 목소리에 폴레드를 주시하며 부름에 답했다. 그러나 이어진 할렝의 말에 로블은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예.”

“이쪽으로 달려오는데요!”

“...?”

이쪽으로 달려오다니? 로블은 할렝을 보았다. 할렝은 여전히 당황스런 표정으로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폴레드를 보는 것은 아니었다. 로블은 고개를 돌려 할렝의 시야가 향하는 곳을 보았다.

“...”

그리고 로블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다다닥!

“이야! 드디어 나타났구나!”

명후가 달려오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금.요.일!

행복한 금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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