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56 92. 분쟁 =========================================================================
‘한 번 치셨는데?’
분명 한 번이었다.
‘한 번에 저렇게 됐다고?’
그래서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가 보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치신건가?’
아니다. 그럴 리 없다. 한 번이 아닐 것이다. 눈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엄청난 속도였을 것이다.
쇼란은 자신의 눈에는 한 번이지만 실제로는 원석에 망치가 수십 번 작렬 했을 것이라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말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혹시 마법?’
물론 경우의 수는 하나가 더 있었다. 바로 마법이었다.
‘저 망치...’
명후가 사용하고 있는 망치는 대장간 망치가 아니었다. 혹시 저 망치에 특별한 마법 같은게 걸려 있는 게 아닐까?
쾅! 쾅! 쾅!
쇼란이 생각하고 있는 사이 명후는 몇 번 더 망치를 움직였다. 그리고 작업대 옆에는 날카로운 검이 빠른 속도로 쌓이기 시작했다.
“창고로 옮겨도 되겠습니까?”
바로 그때 프라미너스가 명후에게 물었다.
“어어, 옮겨.”
명후가 답했고 쇼란과 대장장이들은 자연스레 명후가 만든 검을 창고로 옮기기 위해 작업대로 다가갔다.
‘...말도 안 돼!’
작업대에 도착 한 쇼란은 다시 한 번 놀랐다.
‘어떻게 이런 품질이?’
쇼란이 놀란 이유, 그것은 바로 검의 품질 때문이었다. 직접 사용해보지 않아 확실 한 건 아니었다.
‘명검 같잖아.’
그러나 사용해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명후가 만들고 있는 검들은 하나같이 명검이라 불릴 정도의 품질을 가지고 있어 보였다.
스윽
쇼란은 검을 들었다. 그리고 창고로 걸음을 옮기며 검의 이곳저곳을 확인했다.
‘확실히 명검이다.’
보기만 했을 때도 명검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직접 들어 확인해본 결과 명검이란 것을 확신 할 수 있었다.
스윽
쇼란은 바로 옆에서 같이 걸음을 옮기던 대장장이 코콜이 들고 있는 검을 보았다.
‘하나만 질이 좋은 게 아니야.’
코콜이 들고 있는 검 역시 쇼란이 들고 있는 검과 별 차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다른 검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떻게 이런 검을 그렇게..’
쇼란은 착잡한 마음으로 창고에 도착했고 한동안 검을 보며 생각하다 창고지기에게 검을 내주었다. 그리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대장간으로 향했다.
“...음?”
창고에서 대장간까지 절반 정도 갔을 때 쇼란은 고개를 갸웃 거릴 수밖에 없었다.
“파수르! 갑자기 웬 수레야?”
그것은 바로 대장장이 파수르가 수레를 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 그게 일일이 손으로 옮기면 대장간이 꽉 찰 것 같아서요!”
“대장간이 꽉 차? 그게 무슨...”
대장간이 꽉 찰 것 같다니? 쇼란은 파수르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시면 압니다! 폐하, 정말 대단하시더라구요! 하하! 먼저 가겠습니다!”
파수르는 빈 수레를 이끌고 빠르게 대장간으로 향했다. 쇼란은 의아함이 가득 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대장간에 도착 했을 즈음 쇼란은 걸음을 멈출 수박에 없었다.
덜그럭 덜그럭
“야야,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
“거기 좀 잡아줘!”
“와, 엄청 무거워.”
“엄살 부리지마! 앞으로 몇 번이나 더 옮겨야 되니까.”
“몇 번으로 될까?”
쇼란이 걸음을 멈춘 이유, 그것은 바로 대장간에서 나오는 대장장이들 때문이었다. 대장장이들은 전부 수레를 끌고 있었는데 수레에는 무기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하나라도 더 넣으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꽉꽉 채워져 있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검만 있는게 아니야?’
수레에는 검만 담겨 있는게 아니었다. 검 말고도 창과 도끼, 메이스 등 여러 종류의 무기들이 담겨 있었다. 쇼란은 놀란 표정으로 선두에서 수레를 이끌고 있는 파수르에게 물었다.
“이거 전부 폐하께서 만드신건가?”
“네! 후딱 옮기고 오겠습니다!”
파수르는 쇼란의 물음에 답한 뒤 그대로 수레를 이끌고 창고로 향했다. 쇼란은 자신을 지나쳐 사라지는 대장장이들과 대장장이들이 이끄는 수레, 수레에 담겨 있는 무기를 보다가 다시 걸음을 옮겨 대장간으로 들어갔다.
“...”
대장간으로 들어 온 쇼란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방금 분명..’
파수르를 포함해 수많은 대장장이들이 수레에 무기를 싣고 창고로 향했다.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그런데 지금 대장간 내부에는 각종 무기와 방어구로 가득 차 있었다.
쾅! 쾅! 쾅!
쇼란은 명후를 보았다. 명후는 여전히 망치를 휘두르고 있었고 마치 마법처럼 망치가 한 번 작렬 할 때마다 투구가 탄생하고 있었다.
‘도대체...’
여태까지 자신이 해왔던 것은 무엇일까? 쇼란은 너무나도 착잡했다.
“프라미너스.”
바로 그때였다.
“예, 폐하.”
“병사들을 좀 불러. 이것들 좀 옮기라고.”
“알겠습니다. 폐하.”
명후와 프라미너스의 대화에 정신을 차린 쇼란은 재빨리 작업대로 다가갔다. 그리고 작업대에 쌓여 있는 투구는 물론 근처에 있는 각종 무기와 방어구들을 대장간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 * * *
<미개척 지역의 정보>
미개척 지역을 개척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도 개척 할 지역의 정보가 없을 때의 경우지 정보만 있다면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래서 하들 후작은 당신이 미개척 지역에 대한 정보를 가져오길 원하고 있다. 하들 후작의 바람대로 미개척 지역의 정보를 모아 가져가라! (정보를 얻을 때마다 %가 상승하며 100% 달성 시 ‘미개척 지역의 정보 서류’를 획득 합니다.
[정보 : 78%]
[미개척 지역의 정보 서류 : 0 / 1]
퀘스트 난이도 : A
퀘스트 보상 : 작위 - 남작
유저 파란만장은 미소를 지었다.
“이제 22%밖에 안 남았네.”
앞으로 22%의 정보만 더 얻으면 된다. 그러면 미개척 지역의 정보 서류를 획득 할 수 있고 퀘스트를 완료 할 수 있다.
“이제 곧...”
파란만장은 퀘스트 창을 닫고 캐릭터 창을 열었다.
국적 : 알리온 왕국
작위 : 준남작
주직업 : 그림자 도둑
보조직업: 요리사
명성 : 272,157 공적도 : 105,770
칭호 : 상쾌한 바람 (효과 : 이동속도 +10%)
레벨 : 453
생명력 : 336,170
마나 : 124,000
힘 : 3,871(+500)
민첩 : 13,275(+2,000)
체력 : 5,175(+1,000)
지력 : 3,210(+500)
지혜 : 2,990(+500)
현재 파란만장은 준남작의 작위를 가지고 있었다. 준남작, 누군가는 귀족이라 하지만 누군가는 귀족이 아니라 하는 어정쩡한 계급이었다.
“완전한 귀족이 될 수 있어.”
그러나 현재 진행중인 퀘스트 ‘미개척 지역의 정보’만 완료하면 보상으로 남작의 작위를 얻을 수 있다.
파란만장은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남은 22%의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주변을 살피며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지형 동화가 끝났습니다.]
[은신이 풀립니다.]
걸음을 옮기던 중 메시지가 나타났다.
스아악
그리고 반투명했던 파란만장의 몸이 선명해졌다.
-크릉!
그렇게 은신이 풀리자 근처에서 쉬고 있던 몬스터가 눈을 번뜩였다.
“지형 동화.”
[지형 동화를 시전했습니다.]
[10분 간 은신 상태에 들어갑니다.]
파란만장은 자신을 노려보는 몬스터를 보며 재빨리 스킬 ‘지형 동화’를 시전했다. 그러자 다시 메시지가 나타나며 파란만장의 몸이 반투명해졌다.
-크릉?
다행이도 몬스터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다시 엎드려 잠을 자기 시작했다.
‘죽을 뻔 했네.’
파란만장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몬스터도 혼자였지만 파란만장 역시 혼자였고 혼자서 몬스터를 잡을 자신이 없었다. 아니, 잡는 게 불가능했다. 이미 수도 없이 시도해봤기 때문에 확신 할 수 있었다.
‘이럴 때는 내가 전사였으면 좋겠단 생각이 든단 말이지.’
직업에 대한 아쉬움을 생각하며 파란만장은 몬스터를 지나쳤다.
‘몇 % 남았으려나.’
몬스터를 지나친 뒤 주변을 꼼꼼히 확인하며 걸음을 옮기던 파란만장은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리고 정보가 몇%인지 확인했다.
‘95%라, 이제 얼마 안 남았네.’
현재 정보는 95%까지 올라 있었다. 앞으로 5%만 더 올리면 퀘스트도 끝이었다. 파란만장은 다시 퀘스트 창을 닫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음?’
그리고 얼마 뒤, 파란만장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모든 정보를 모았습니다.]
[미개척 지역의 정보 서류를 획득하였습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지가 나타났다. 물론 모든 정보를 모았기 때문에, 미개척 지역의 정보 서류를 획득했기 때문에 걸음을 멈춘 것은 아니었다.
‘마을?’
파란만장이 걸음을 멈춘 이유, 그것은 바로 전방에 자리 잡고 있는 마을 때문이었다.
‘여기에 왜...’
그토록 기다리던 메시지임에도 파란만장의 관심은 단 1%도 메시지에 가 있지 않았다. 관심은 오직 전방에 보이는 마을에 가 있었다.
‘여기 미개척 지역이잖아.’
보통 마을이었다면 관심을 주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현재 파란만장이 있는 이곳은 미개척 지역이었다. 마을 같은 게 있어서는 안 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마을이 있는 것일까?
‘설마 몬스터들의 마을인가?’
혹시 몬스터들이 세운 마을일까? 자신 같은 인간들을 불러들이기 위한 함정이 아닐까? 여러 생각이 들었다.
‘만약 히든 마을이라면.’
물론 몬스터들이 세운 마을이 아닐 수도 있다. 특별한 마을 일 수도 있다.
‘어떤 곳인지 확인 해봐야겠어.’
파란만장은 침을 꼴깍 삼키며 마을을 향해 조심스레 다가가기 시작했다. 은신 상태이기에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았다. 걱정보다는 기대가 됐다.
저벅!
그렇게 파란만장이 마을에 발을 들인 그 순간.
[마을 ‘힘스물하나’을 처음으로 발견하였습니다.]
[마을 첫 발견 버프를 획득합니다.]
[영구적으로 마을 ‘힘스물하나’에서 받는 퀘스트 경험치가 100% 증가합니다.]
[10일 동안 마을 ‘힘스물하나’에서 받는 퀘스트 경험치가 300% 증가합니다.]
.
.
무수히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
메시지를 본 파란만장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힘스물하나? 마을 이름이 무슨..’
마을의 이름은 ‘힘스물하나’로 참으로 특이했다. 파란만장은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우리 왕국은 아닌 것 같은데.’
이런 곳에 마을이 있다는 소리는 전혀 듣지 못했다. 알리온 왕국의 마을은 확실히 아니었다.
‘왜 이렇게 조용하지?’
마을 힘스물하나는 너무나도 조용했다.
‘아무도 없는 것 같잖아.’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유령 마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첫 발견 버프로 퀘스트 경험치가 증가한걸 보면 NPC가 있을텐데.’
파란만장은 걸음을 옮겨 왼쪽 건물로 다가가 창문을 통해 내부를 확인했다.
“...”
그러나 내부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파란만장은 순간 불안감을 느꼈고 다시 걸음을 옮겨 차례대로 건물 내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없잖아.’
그리고 모든 건물을 확인 한 파란만장은 마을 힘스물하나에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퀘스트 경험치 증가는 왜 준거야?’
도대체 첫 발견 버프로 퀘스트 경험치 증가를 왜 준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벅저벅
바로 그때였다.
“...?”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파란만장은 전방에서 들려오는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파란만장은 볼 수 있었다.
“자자, 바로 경계에 들어간다! 톰, 클람은 동쪽! 파렘, 코드락은 서쪽!”
“예!”
“네!”
기사와 병사들을.
============================ 작품 후기 ============================
보람찬 목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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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미너스는 이미 공작 작위를 받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헬리오카 제국의 황궁 보물 창고 열쇠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들릴 상황이 아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