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64 92. 분쟁 =========================================================================
쿵!
이내 파란만장이 떨어졌다. 그리고 대기중이던 기사와 병사들이 파란만장을 공격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물론 모두가 공격 할 수는 없었기에 모두가 달려들지는 않았다. 검을 든 기사 둘과 창을 든 병사 넷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나머지는 빙빙 둘러싸 혹시 모를 도망에 대비했다.
‘망할, 시발, 개같은!’
파란만장은 쉴 새 없이 날아드는 기사의 검과 병사들의 창에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생명력을 확인했다.
생명력은 엄청난 속도로 0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얼마 지나지 않아 0이 되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하...’
그러나 죽음을 피할 방법이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지금 날아오는 기사와 병사들의 공격도 막지 못하고 있는데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끝이구나...’
이내 생명력이 4000이 되었다. 앞으로 한 번의 공격만 이어지면 0이 될 것이고 죽게 될 것이었다.
‘제발 시체만은..’
이루어지지 않을 바람이지만 파란만장은 시체에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 한 순간 기사의 검이 작렬했고 생명력이 0이 되었으며 메시지가 나타났다.
[사망하셨습니다.]
메시지와 함께 주변이 어두워졌고 곧 로그아웃 되었다.
“하...”
캡슐에서 나온 파란만장 김선욱은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 생각에 잠겼다.
‘유저가 있을 줄이야..’
유저가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잠깐.’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급살...?’
문득 떠오른 생각에 김선욱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빠르게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급살이라면..’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준 유저의 이름은 분명 ‘급살’이었다. 그리고 김선욱은 급살이란 캐릭터명을 알고 있었다. 이내 컴퓨터가 부팅되고 검색을 한 김선욱은 모니터에 나온 검색 결과를 보며 중얼거렸다.
제목 : 요즘 마계 열었던 급살 근황 아는 사람? 접었나?
.
.
제목 : 급살이 다시 마계 열어줬으면 좋겠다.
“설마 이 급살인가?”
유저 최초로 마계를 연 유저.
“그래, 맞아! 확실해!”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급살의 정체를 알게 되었을 뿐 무언가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었다.
“하...”
김선욱은 다시 한숨을 내뱉으며 침대로 향했다.
* * * *
“이야...”
최윤석이 탄성을 내뱉었다. 일에 집중하고 있던 장무열은 최윤석의 탄성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저녀석이 탄성 내뱉지 말라니까.’
탄성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했다. 그래서 탄성을 되도록 내뱉지 말라했는데 아무래도 본능적으로 나오는 것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왜?”
철렁인 가슴을 추스르고 장무열은 최윤석에게 물었다. 도대체 탄성은 왜 내뱉은 것인지 궁금했다.
“일 하나 또 터지겠는데요?”
“무슨 일?”
예상대로 최윤석이 탄성을 내뱉은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장무열은 최윤석의 말에 반문했다.
“힘 왕국이랑 알리온 왕국이랑 마찰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최윤석의 말을 듣고 장무열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왜?”
“작위를 가지고 있는 유저 하나가 잠입하다가 잡혔습니다. 지금 힘 왕국 지하 감옥에 수감 되어 있어요.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감옥에 가둔 걸 보면...”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최윤석은 말을 마쳤다.
“하아..”
그리고 장무열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런 장무열의 한숨을 듣고 최윤석이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만약 전쟁이라도 나면...”
최윤석은 다시 말끝을 흐리는 것으로 말을 마쳤다.
“엄청난 이슈가 되겠지.”
장무열은 최윤석의 말을 받아주며 이어 말했다.
“유저가 왕인 국가의 첫 전쟁이니까.”
힘 왕국은 유저인 명후가 왕으로 있는 국가였다. 유저가 세운 국가의 첫 전쟁, 정말 어마어마한 관심이 모일 것이다.
“그리고 유저 결투 대회는 묻히겠고.”
관심이 모인다는 것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저 결투 대회라는 큰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장무열의 입장에서는 아니었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유저 결투 대회가 관심을 받지 못한다면?
“미뤄야겠지...”
장무열은 진지하게 생각했다. 만에 하나 전쟁이 난다면 결투 대회를 미뤄야 겠다고.
* * * *
“그만!”
파란만장을 공격하던 기사 파퓸이 신호를 보내며 외쳤다. 파퓸의 신호와 외침에 반대편에 있던 기사 칼류와 병사들이 공격을 멈췄다. 공격이 멈춰지고 파퓸은 파란만장의 상태를 확인했다.
“죽었습니다!”
그리고 일어나 급살에게 외쳤다. 급살은 파퓸의 외침에 미소를 지으며 파란만장의 시체로 다가갔다.
분명 파란만장을 튕겨냈던 보호막이지만 파란만장이 죽어 그런지 보호막은 더 이상 파란만장을 밀어내지 않았다.
“포박하세요.”
이내 파란만장의 시체 앞에 도착 한 급살은 근처에 있던 병사들에게 말했다. 시체를 빨리 포박을 해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시체가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
“옙!”
급살의 명에 병사들이 다가와 재빨리 파란만장의 시체를 포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보던 급살은 자신의 뒤를 따라 다가온 마법사에게 말했다.
“수도로 이 시체를 가져가야 됩니다. 이 시체 워프 가능하겠습니까?”
시체를 포박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포박은 단순히 시체를 사라지지 않게 만드는 것뿐이다. 중요한 것은 시체를 수도로 가져가 감옥에 넣어야 된다는 것이었다.
“마법진도 없고 마법사의 수도 부족해 여럿이 워프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 말은...”
“이 시체 하나라면 워프 시킬 수 있습니다.”
급살의 물음에 마법사가 답했다.
“예, 그럼 워프 준비해주세요.”
마법사의 답에 급살은 미소를 지었다. 시체만 수도로 가져 갈 수 있으면 된다. 급살에게는 스크롤이 있었다. 스크롤을 사용해 수도로 복귀하면 된다.
“알겠습니다. 카프! 이리와!”
마법사는 반대편에 있던 마법사 카프를 불렀고 워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급살은 퀘스트 창을 열어 퀘스트를 확인했다.
<왕국의 침입자>
왕국에 침입하려 하는 이가 있다. 그는 바로 유저 ‘파란만장’이다. 알리온 왕국의 유저 ‘파란만장’이 정보를 얻어 돌아가면 안 된다. 기사, 병사, 마법사들과 힘을 합쳐 유저 ‘파란만장’을 잡아 감옥에 넣어라!
[유저 ‘파란만장’ : 0 / 1]
퀘스트 난이도 : ???
퀘스트 보상 : ???
퀘스트 취소 불가
파란만장은 죽었다. 그러나 아직 감옥에 넣지 않아 퀘스트 완료 조건은 여전히 0으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제 곧 파란만장은 수도에 있는 감옥에 수감 될 것이고 0은 1로 바뀔 것이다.
‘돌아오셨으려나.’
급살은 퀘스트 창을 닫았다. 그리고 명후에게 귓속말을 보냈다.
[명후님은 귓속말을 받을 수 없습니다.]
‘뭘 하시기에..’
그러나 여전히 명후에게는 귓속말이 보내지지 않았다.
“준비 됐습니다.”
바로 그때 워프를 준비하던 마법사가 외쳤다. 마법사의 외침에 급살은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마법사들을 보았다.
마법사들 앞에는 마법진이 하나 그려져 있었다. 파란만장의 시체를 옮길 워프 마법진이 분명했다.
“바로 워프 할 수 있는겁니까?”
“예, 바로 가능합니다.”
바로 가능하다는 답을 듣고 급살은 인벤토리를 열었다.
“잠시만요.”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수정구를 하나 꺼냈다. 왕궁과 연락을 할 수 있는 수정구였다. 수정구를 꺼낸 급살은 수정구를 활성화 시켰다.
-예, 급살 백작님.
이내 수정구에서 누군가 나타났고 급살은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
“포박되어 있는 시체가 하나 도착 할 겁니다.”
-시체요?
“네, 그 시체 곧장 감옥에 넣어주세요.”
-아,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화가 끝나고 수정구는 비활성화 됐다.
“워프 시작해주세요.”
급살은 마법사들에게 말하며 비활성화 된 수정구를 인벤토리에 넣고 수도 ‘근원’으로 워프 할 수 있는 워프 스크롤을 꺼냈다. 워프 스크롤을 쥔 채 급살은 파란만장의 시체가 워프 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스아악
마법사들의 마나가 마법진으로 흘러들어갔다. 그리고 마법진에서 빛이 나오며 마법진 위에 있던 파란만장의 시체를 감싸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파란만장의 시체가 사라졌다.
“워프 성공했습니다.”
워프를 시키는데 상당한 마나를 소모한 마법사들은 매우 지쳐 보였다.
“수고하셨습니다.”
급살은 그런 마법사들에게 수고했다 말한 뒤 이어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와 병사들에게 말했다.
“다들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고 계세요. 곧 왕궁에서 연락이 갈 겁니다.”
목표였던 파란만장이 잡혔다. 이제 이곳에서 할 일은 없었다.
“예!”
“네!”
“알겠습니다.”
급살은 기사와 병사들의 답을 들으며 손에 들고 있던 워프 스크롤을 찢었다.
스아악
그렇게 왕국 힘의 수도 ‘근원’의 중앙광장에 도착 한 급살은 빠르게 걸음을 옮겨 왕궁으로 향했다.
* * * *
명후는 미소를 지었다. 미소를 짓고 있는 명후의 앞에는 스킬북들이 3곳에 나뉘어 쌓여 있었다. 그런 스킬북들을 보며 명후는 중얼거렸다.
“드디어 끝났다.”
드디어 스킬북의 2차 분류가 끝났다. 명후는 왼쪽에 쌓여 있는 스킬북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유니크 스킬북이 제일 많을 줄이야.”
왼쪽에 쌓여 있는 스킬북들은 전부 유니크 등급의 스킬북들이었다. 가운데에 있는 것이 레어 등급, 오른쪽에 있는 것들이 매직 등급이었다.
분류 시작 전 명후는 유니크 등급의 스킬북이 가장 적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유니크 등급이 가장 많았으며 매직 등급이 가장 적었다.
“전부 배우기는 그렇고...”
스킬은 끝없이 습득이 가능하다. 즉, 앞에 쌓여 있는 스킬북들은 전부 사용이 가능하고 습득 할 수 있다. 그러나 명후는 전부 습득 할 생각이 없었다.
등급만 다를 뿐 중복되는 스킬도 있을 것이고 쓰지 않을 스킬도 있을 것이다. 명후는 그런 스킬로 스킬 창이 차는 것을 원치 않았다.
“우선 매직 수가 적으니까.”
명후는 오른쪽에 쌓인 스킬북 앞으로 다가가 앉았다. 매직 등급의 스킬북은 레어 등급이나 유니크 등급의 스킬북보다 적었다. 그래서 명후는 먼저 매직 등급의 스킬북을 확인 할 생각이었다.
스윽
자리에 앉은 명후는 가장 위에 있는 스킬북을 집어 정보를 확인했다.
<스킬북 : 플라이[매직]>
제한 : 마법사 계열
사용하면 플라이를 배울 수 있다.
명후가 집은 스킬북은 바로 플라이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스킬북이었다.
“당연히 이건 배워야지.”
플라이, 마법사들의 기본 스킬이자 전사나 도적 같은 타직업 유저들이 가장 부러워 하는 스킬 중 하나였다. 당연히 배워야 되는 스킬이었기에 명후는 오른쪽에 내려놓았다.
당장 배우지 않는 이유는 혹시나 유니크, 레어 등급에 플라이와 비슷한 스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명후는 분류가 끝난 스킬북들을 확인하며 배울 스킬을 찾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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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입니다!
한주간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