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68 93. 알리온 왕국 =========================================================================
“급처 템 삽니다! 레어 이상만 사요! 레어 같은 매직도 사긴 합니다!”
“50 사제 사냥 좀 도와주실 분 구합니다! 아니면 같이 사냥 하실분!”
“각종 아이템 팝니다. 구경하고 가세요.”
“급처템 삽니다! 많이 안 후려쳐요! 일단 와서 상담해보세요!”
“황혼 길드에서 길드원 구합니다! 같이 길드 키워나가실 분!”
헬리오카 제국의 수도 넥서스에 도착 한 명후는 유저들의 웅성거림을 들으며 바로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어디로 가십니까?”
이내 워프 게이트에 도착 한 명후는 마법사의 물음에 인벤토리를 열며 답했다.
“카슈요.”
“15골드입니다.”
인벤토리를 열어두었던 명후는 곧장 15골드를 꺼내 마법사에게 건넸다.
“워프하겠습니다.”
돈을 받은 마법사가 말했다. 그리고 명후는 마법사의 말대로 얼마 지나지 않아 목적지인 카슈의 워프 게이트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동남쪽이었지.’
명후는 워프 게이트에서 나와 방향을 확인했다. 그리고 동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저기 있다!’
동남쪽 방향으로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던 명후는 곧 외곽지역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외곽지역에 도착함과 동시에 명후는 최종 목적지인 식당 ‘검은 늑대의 울음소리’를 발견 할 수 있었다.
끼이익
명후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이라 그런지 외곽지역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많은 이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흐음, 눈에 익은 얘들이 없네.’
식사하던 이들을 한번 훑어본 명후는 카운터로 다가갔다.
“안녕하십니까!”
카운터에 도착하자 카운터를 보고 있던 종업원이 명후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명후는 인사를 받아주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사장님 좀 뵙고 싶은데요.”
“...?”
종업원은 명후의 말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장님을요?”
“네.”
“혹시 약속이 되어 있으신 건지...”
명후는 종업원의 말에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예, 되어 있을 겁니다.”
“...잠시만요.”
종업원은 명후의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걸음을 옮겨 안쪽으로 들어갔다. 명후는 카운터 앞에서 종업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저벅저벅
“저..”
이내 종업원이 카운터로 돌아왔다.
“약속 한 적 없다고 하시는데..”
카운터로 돌아온 종업원은 매우 난감한 표정으로 명후에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없는데...”
명후는 종업원의 말에 말끝을 흐리며 방금 전 종업원이 나온 식당 안쪽을 보았다. 그리고 이내 식당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 거기는 출입 금지에요!”
종업원이 말했다. 그러나 명후는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해서 안쪽으로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손님!”
명후가 계속해서 걸음을 옮기자 종업원은 명후를 막기 위해 움직였다.
스악 스악 스악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명후와 종업원 앞에 검은색 로브를 푹 눌러쓴 이들이 여럿 나타났다.
“...!”
종업원은 전방에 나타난 이들을 보고 놀라 걸음을 멈췄다.
‘어, 어디서?’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파렌.”
이어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에 종업원 파렌은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방에서 나와 다가오는 식당 사장 콜킨을 볼 수 있었다.
“카운터로 돌아가.”
“아... 예.”
파렌은 콜킨의 말에 복잡한 표정으로 명후와 앞을 막아선 검은색 로브들을 보며 카운터로 돌아갔다. 그렇게 파렌이 카운터로 돌아가고.
털썩 털썩 털썩
앞을 막아섰던 검은색 로브 존재들은 물론 방에서 나온 콜킨 역시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명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래 기다렸지?”
“아닙니다. 폐하.”
명후의 말에 답한 건 현재 무릎을 꿇은 검은 손톱 기사단 중 가장 직책이 높으며 이 식당의 주인인 콜킨이었다.
“존은 어디 있지?”
“지하에 있습니다. 바로 모시겠습니다.”
콜킨은 명후의 물음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길을 막고 있던 검은 손톱 기사단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옆으로 비켜섰다. 명후는 기사단원들을 지나쳐 콜킨의 안내를 받아 존이 있다는 지하로 향했다.
* * * *
미개척 지역인 ‘칼날 계곡’
-쉭! 쉭!
“독! 독! 빨리 큐어 주세요!”
“큐어!”
“파이어 볼!”
“불 공격 하지마세요! 잘못하면 독이랑 같이 폭발합니다! 물이나 얼음 속성 마법만 사용해주세요!”
“아, 네! 아이스 볼!”
미룽은 전방에서 사냥 중인 유저들을 보며 생각했다.
‘고작 뱀 하나 잡는데 뭔...’
유저들이 사냥하고 있는 것은 고작 뱀 한 마리였다. 그런데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마치 보스를 잡는 것 같았다.
“마나 회복 끝!”
바로 그때였다. 옆에서 마나를 회복하고 있던 파티원 파룽이 말했다. 미룽은 파룽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결국 뱀 사냥에 성공 후 호들갑을 떨고 있는 유저들을 보고 피식 웃으며 파룽을 보았다.
“몇 마리나 데려올까?”
“다섯!”
“조금만 기다려.”
미룽은 파룽에게 말하고 걸음을 옮기며 이곳 ‘칼날 계곡’에서 서식하는 몬스터 중 하나인 칼날 뱀을 찾기 시작했다.
-쉭?
그리고 곧 미룽은 자신을 향해 숨소리를 내뱉는 칼날 뱀 한 마리를 발견 할 수 있었다.
“유혹의 단검.”
칼날 뱀을 발견 한 미룽은 스킬 ‘유혹의 단검’을 시전했다.
스아악
그러자 아무것도 없던 미룽의 손에 단검 하나가 나타났다. 아주 짙은 보라색의 검신을 가지고 있는 단검이었다.
휘익!
미룽은 단검을 칼날 뱀에게 던졌다. 그리고 결과를 보지도 않고 다시 걸음을 옮기며 칼날 뱀을 찾기 시작했다.
스르륵.. 스르륵..
그리고 그런 미룽의 뒤를 방금 전 단검에 맞은 칼날 뱀이 따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미룽은 칼날 뱀을 한 마리 한 마리 늘려나갔고 곧 다섯 마리를 채울 수 있었다.
“음?”
다섯 마리를 데리고 파룽에게 돌아가려 했던 미룽은 걸음을 멈췄다.
“무슨 소리지?”
분명 무슨 소리가 들렸다. 칼날 뱀의 이동 소리는 아니었다. 숨소리 역시 아니었다. 미룽은 청각에 집중했다.
....다다다다닥!
그리고 곧 엄청난 수의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뭐지?”
엄청난 수의 발소리, 뱀 몬스터들이 서식하는 ‘칼날 계곡’에서는 들을 수 없는 들려서는 안 되는 소리였다.
다다다닥..
미룽이 의아해 하는 동안 발소리는 이제 청각에 집중하지 않아도 들릴 정도로 커졌다. 미룽은 파룽에게 돌아가기 전 발소리의 정체를 확인하기로 결정하고 발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다가갔다.
“...!”
그리고 곧 수풀을 헤쳐 발소리의 정체를 확인 한 미룽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기사들?’
발소리의 정체는 바로 엄청난 수의 기사들이었다.
‘도시로 가는건가?’
기사들은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리고 기사들의 방향을 확인 한 미룽은 기사들의 목적지가 도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 * *
“흐음..”
의자에 기대고 있던 하들 후작은 침음을 내뱉었다.
“너무 늦는군.”
늦었다. 너무나도 늦었다.
“이번에도 실패인건가?”
하들 후작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긴 파란만장 준남작도 연락이 없는데 다른 이들이 성공 할 리 없지.”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었다. 파란만장이 ‘황금 노을의 초원’으로 떠난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그러나 파란만장에게는 단 한 번의 연락도 오지 않았고 하들 후작은 결국 다른 이들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중요한 정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미개척 지역이었던 ‘황금 노을의 초원’으로 간 이들은 전부 연락이 되지 않았다. 돌아온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대로 보고를 드려야겠어.”
원래는 파란만장이 가져온 정보를 토대로 보고를 할 계획이었다.
“후, 파란만장 준남작이 오길 바랐것만.”
그러나 파란만장이 돌아오지 않았고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보고를 할 수 없었기에 몇몇 이들을 추가로 보냈다.
하지만 그들 역시 돌아오지 않았다.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는 없지만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만으로 심각한 일이었다. 이제는 정보를 기다릴 수 없다. 보고를 할 때였다.
똑똑!
바로 그때였다. 보고를 하기 위해 서랍에서 수정구를 꺼냈던 하들 후작은 귓가에 들려오는 노크 소리에 수정구를 다시 내려놓았다.
“후작님, 카잔입니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목소리에 하들 후작은 노크 한 것이 총집사 카잔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들어오게.”
혹시나 무슨 소식이 도착한 것일까? 생각이든 하들 후작은 살짝 기대한 표정으로 카잔에게 말했다.
끼이익
그리고 이내 문이 열리며 카잔이 들어왔다.
“...?”
카잔의 얼굴을 본 하들 후작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왜 저리 심각한 표정을...’
그도 그럴 것이 카잔의 표정에 심각함이 가득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내가 원하던 소식은 아니겠군.’
카잔의 표정을 본 하들 후작은 확신했다. 표정을 보니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무슨 일인가?”
하들 후작은 카잔에게 물었다.
“성문에 가보셔야 될 것 같습니다.”
“성문?”
그리고 카잔의 답에 하들 후작은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 생긴건가?”
혹시나 성문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그것이...”
하들 후작의 반문에 카잔은 여전히 심각한 표정으로 입을 열어 답했다.
“기사들이 왔습니다. 30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문제는 저희 왕국의 기사가 아니라는 것이고 온 방향이 미개척 지역입니다.”
“...!”
이어진 카잔의 말에 하들 후작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미개척 지역에서 왔는데 알리온 왕국의 기사가 아니다. 이것이 뜻하는 건 단 하나였다. 정보를 얻기 위해 많은 이들을 보냈으나 단 한명도 돌아오지 못한 그 곳, 그곳이 분명했다.
“같이 온 병사의 수는?”
하들 후작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카잔에게 물었다.
“일단은 기사들만 보인다고 합니다.”
‘어디 숨어 있는 건가?’
기사들이 30명이나 왔는데 병사들이 안 왔을 리 없다. 어디 숨어있는 게 분명했다.
“무슨 일로 온 거지?”
“모르겠습니다. 후작님이 오시면 직접 말하겠다고 하여..”
멈칫!
당장 성문으로 가려던 하들 후작은 카잔의 말에 걸음을 멈췄다.
“날? 날 언급했단 말인가?”
“...예.”
카잔은 고개를 끄덕였고 하들 후작은 미간을 찌푸렸다.
‘날 언급 했다고?’
이곳 칼투라 성의 성주는 하들 후작이 아니었다. 성주가 아님에도 성문으로 가려 했던 것은 성주보다 더한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기사들이 직접 자신을 언급했을 거라고 하들 후작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일단 가지.”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러나 일단은 기사들이 온 이유를 알아야 했다. 하들 후작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날 언급했다는 건 분명 나에 대해 알고 있다는 건데.’
걸음을 옮기며 하들 후작은 생각했다.
‘설마 파란만장 준남작이?’
그곳으로 보낸 이들 중 하들 후작에 대해 아는 건 파란만장 뿐이었다. 나머지 인원은 하들 후작이 내린 명이라는 것을 전혀 알 지 못했다.
‘아니야, 파란만장 준남작이 잡혔을 리 없어.’
하지만 하들 후작은 파란만장이 잡혔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도대체 나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은 거지?’
============================ 작품 후기 ============================
가장 신경 썼던 조별 과제 발표가 끝났네요.
마음이 아주 편합니다!
활기찬 화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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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손톱 기사단은 명후가 헬리오카 제국 귀족 시절 만들었던 기사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