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86 95. 아빌라스의 정원 =========================================================================
-퀴익!
몬스터가 나타났다. 그러나 명후의 속도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애초에 맞으면서 가도 될 정도의 생명력과 방어력을 가지고 있는 명후였다.
“슈퍼 파이어 볼.”
물론 맞으면서 갈 생각은 없었기에 명후는 쿨타임이 짧아 애용하고 있는 슈퍼 파이어 볼을 시전해 혼돈 거미를 처치했다.
-퀴익!
“슈퍼 파이어 볼.”
-코오오옥!
“슈퍼 파이어 볼.”
이후 명후는 꽤나 많은 몬스터를 만날 수 있었다. 혼돈 거미 말고도 혼돈 사마귀 등 많은 몬스터들이 있었지만 슈퍼 파이어 볼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했다.
그렇게 평등하게 한 방, 한 방으로 몬스터들을 처치하며 나아가던 명후는 곧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드디어 도착이다.’
명후는 눈앞에 자리잡은 거대한 혼돈의 사원을 보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등급 퀘스트 - 영웅>
홀라탄에 있는 혼돈의 사원으로 가 혼돈의 대사제를 만나라!
퀘스트 난이도 : S
퀘스트 보상 : 등급 - 영웅
퀘스트 취소 불가
등급 퀘스트의 완료 조건은 혼돈의 사원 안에 있는 혼돈의 대사제를 만나는 것이었다.
‘대사제가 중앙에 있으니까.’
아빌라스에게 구매한 책에는 혼돈의 사원 지도 역시 있었다. 그리고 그 지도에서 명후는 대사제의 위치를 알 수 있었다.
다른 곳과 달리 대사제는 움직이지 않았다. 위치가 고정되어 있었다. 즉, 지도만 따라가면 대사제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몬스터들이 있는게 오히려 다행이야.’
대사제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 그것은 바로 사원 내부에 가득 한 몬스터들 때문이었다. 움직이고 싶어도 대사제는 몬스터들 때문에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보면 몬스터들이 있는게 다행인 상황이었다.
‘혼돈 리치만 조심하면 되고.’
사원 내부에는 혼돈 구울, 혼돈 듀라한 등 각종 언데드 몬스터들이 서식하고 있었는데 그 중 조심해야 될 것은 혼돈 리치 뿐이었다.
물론 혼돈 리치가 강해서 조심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었다. 강함으로 따지면 혼돈 듀라한이 더욱 강하다.
혼돈 리치를 조심해야 되는 이유, 그것은 바로 워프 마법 때문이었다. 혼돈 리치의 경우 워프 마법을 사용하고 그 마법에 당할 경우 신전 밖으로 워프 된다. 워프 위치는 홀라탄 내부로 한정되며 랜덤이었다.
명후는 인벤토리에서 책을 꺼냈다. 그리고 빠르게 페이지를 넘겨 혼돈의 사원 지도가 있는 페이지를 찾았다. 지도가 있는 페이지를 찾은 명후는 지도를 보며 사원 내부로 걸음을 옮겼다.
[혼돈의 사원에 입장하셨습니다.]
[유저로써 첫 입장입니다.]
[첫 발견 버프가 적용 됩니다.]
[첫 발견 버프로 5일 동안 사냥 경험치를 100% 추가 획득합니다.]
[강한 혼돈의 기운이 떠돕니다.]
[혼돈의 기운에 의해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
[모든 방어력이 30% 감소합니다.]
[모든 저항력이 30% 감소합니다.]
사원으로 들어오자 역시나 메시지들이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를 힐끔 확인 후 관심을 거뒀다. 그저 지도와 주변에 집중하며 대사제가 있을 중앙으로 나아갈 뿐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푹! 푹!
전방의 땅에서 손이 불쑥 튀어 나왔다.
‘혼돈 구울.’
제대로 된 손이 아니었다. 군데군데 구멍이 나 있었고 곰팡이까지 피어 있었다. 혼돈 구울이 분명했다.
“라이트닝 윌.”
명후는 땅을 짚고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2마리의 혼돈 구울을 보며 라이트닝 윌을 시전했다.
지지직!
그렇게 혼돈 구울 2마리는 땅에서 완전히 빠져나오기 전 안식을 얻어 영원한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
명후는 그대로 구울들을 지나쳤다. 그 뒤로도 혼돈 구울들이 나타났지만 그때마다 명후는 마법으로 혼돈 구울들에게 안식을 선물했다.
혼돈 구울들에게 안식을 선물하며 중간 지점에 도착 했을 때, 새로운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간...
바로 한쪽 손에 머리를 들고 있는 혼돈 듀라한이었다. 혼돈 구울과 달리 상급 몬스터인 혼돈 듀라한은 명후를 보며 말까지 했다.
-인간...
물론 말을 할 뿐 의미 있는 말을 한다는 것은 아니었다. 혼돈 듀라한은 그저 명후를 보며 인간이라는 단어만을 반복 할 뿐이었다.
‘리치가 먼저 나올 줄 알았는데.’
혼돈 리치보다 혼돈 듀라한이 더욱 강했다. 그리고 아빌라스의 책에서도 혼돈 리치보다 혼돈 듀라한을 상위 몬스터로 취급하고 있었다. 그래서 명후는 혼돈 듀라한 보다 혼돈 리치가 먼저 나올 것이라 생각했었다.
-인간..
“슈퍼 파이어 볼.”
물론 혼돈 듀라한이 먼저 나온 것이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명후는 반복 되는 단어로 심기를 건드는 혼돈 듀라한에게 안식을 선물했다. 그리고 바로 그때였다.
스아악
발밑에 마법진이 나타났다. 마치 듀라한이 죽기를 기다렸다는 듯 나타났다.
[10초 뒤 워프 됩니다.]
그리고 이어 메시지가 나타났다. 메시지를 본 명후는 마법진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마법진은 바로 워프 마법진이었다.
‘혼돈 리치!’
혼돈 리치가 분명했다. 이곳에서 워프 마법진을 만들 존재는 혼돈 리치 밖에 없었다. 명후는 재빨리 주변을 확인했다. 바위 뒤쪽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는 혼돈 리치가 시야에 들어왔다.
“블링크.”
혼돈 리치의 위치를 확인 한 명후는 블링크를 시전했다. 그렇게 블링크를 통해 마법진에서 벗어나며 혼돈 리치 앞에 도착 한 명후는 지팡이를 휘둘렀다.
퍽!
경쾌한 소리와 함께 혼돈 리치가 쓰러졌다.
‘라이프 베슬이 어디있으려나.’
명후는 쓰러진 혼돈 리치의 시체를 보며 생각했다. 아무리 앞에 혼돈이라는 단어가 붙긴 해도 리치는 리치였다. 리치라면 라이프 베슬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어딘가에 숨겨두었을 것이다.
‘찾기 쉬운데 둘리가 없지.’
그러나 이렇게 둘러봐서 찾을 수 있는 곳에 라이프 베슬을 두었을 리 없었다. 명후는 이내 혼돈 리치의 시체를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인간..
쾅!
스아악
[10초 뒤 워프 됩니다.]
그렇게 걸음을 옮기며 중앙으로 나아가던 명후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듀라한 하나에 리치 하나.’
첫 번째 사실은 혼돈 듀라한과 혼돈 리치가 팀을 이루어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워프는 듀라한이 죽는 순간.’
두 번째 사실은 혼돈 듀라한이 죽는 순간이 워프를 사용하는 순간이라는 것이었다.
“블링크.”
블링크를 통해 마법진에서 벗어난 명후는 혼돈 리치를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퍽!
그렇게 혼돈 리치를 쓰러트린 명후는 여태까지 그래왔듯 걸음을 옮겼다.
‘조금만 더 가면 된다.’
대사제가 있는 기도실에 가까워졌다. 거기다 가장 큰 위험인 혼돈 리치의 워프 타이밍 역시 알아냈다. 앞으로 조금만 조심하면 등급 퀘스트를 완료 할 수 있다.
-인간..
쾅!
스아악
[10초 뒤 워프 됩니다.]
“블링크.”
퍽
이후 명후는 반복적인 패턴으로 사냥을 하며 움직였고 이내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이제 끝이다.’
명후는 앞을 보았다. 앞에는 문이 있었다. 이 문 건너편, 이곳에 온 목적이라 할 수 있는 대사제가 있다.
스윽
문을 바라보던 명후는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아 당겼다.
끼이익
문이 열렸고 열린 문을 통해 명후는 기도실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저기 있다!’
기도실 중앙, 그곳에 한 사내가 있었다. 대사제가 분명했다. 명후는 미소를 지은 채 빠르게 기도실 안으로 들어가 대사제에게 다가갔다.
[혼돈의 대사제를 만나셨습니다.]
[등급 퀘스트를 완료하였습니다.]
[등급이 상승합니다.]
[등급 - 영웅을 획득하였습니다.]
[등급 승격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등급 퀘스트가 생성됩니다.]
[퀘스트 창을 확인해 주십시오.]
대사제 앞에 도착하자 메시지가 나타났다. 명후는 메시지를 보며 미소를 지은 채 캐릭터 창을 열었다.
등급 : 영웅
국적 : 힘 왕국
작위 : 왕
주직업 : 물리 마도사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100,000,000 공적도 : 428,005,770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 (피어를 무시한다.)
레벨 : 842
생명력 : 45,000,000
마나 : 20,000,000
힘 : 1,000,000 [100,003]
민첩 : 515,000 [103,000]
체력 : 500,000 [100,000]
지력 : 500,000 [100,000]
지혜 : 500,000 [100,000]
손재주 : 500
보너스 스텟 : 2420
바뀐 등급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등급을 확인 한 명후는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퀘스트 창을 열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등급을 획득하자마자 승격 조건을 달성했고 새로운 등급 퀘스트가 나타난 상황이었다.
‘어떤 등급이려나.’
방랑자에서 기사단장으로 기사단장에서 영웅으로 등급을 껑충껑충 뛰어넘었다. 더군다나 영웅 퀘스트를 받은 후 엄청난 명성을 올린 상황. 이번에는 과연 어떤 등급 일 지 기대가 됐다.
‘...어?’
그리고 퀘스트를 확인 한 명후는 당황 할 수밖에 없었다.
‘뭐, 뭐야.’
명후가 당황한 이유, 그것은 바로 이번 등급 퀘스트를 완료 시 얻을 수 있는 등급 때문이었다.
* * * *
혼돈의 사원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기도실.
“...”
현재 기도실 중앙에는 이곳, 혼돈의 사원의 대사제 헤몰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후..”
이내 기도를 끝낸 헤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리에서 일어난 헤몰은 깊게 한숨을 내뱉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언제까지 이곳에 있어야 되는건지.”
헤몰은 기도실에 있고 싶어 있는 게 아니었다. 기도실에서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끼이익!
바로 그때였다.
“...?”
귓가에 들려오는 소리에 헤몰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문이 열려?’
분명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휘익!
헤몰은 재빨리 문 쪽을 보았다.
‘...인간?’
그리고 헤몰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사내를 볼 수 있었다. 잠시 동안의 눈빛 교환 이후 사내는 미소를 지은 채 기도실 안으로 들어왔다.
기도실 안으로 들어 온 사내는 곧장 헤몰의 앞으로 다가왔다. 헤몰은 자신의 앞에 멈춰 선 사내를 보며 생각했다.
‘설마 이 분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 생각했던 구원자, 이 사내가 혹시 구원자 인 것일까? 헤몰은 사내의 표정을 살폈다.
미소를 짓고 있던 사내가 의아해 하는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헤몰은 사내가 응시하는 곳을 보았지만 그 어느것도 보이지 않았다. 도대체 사내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저...”
사내가 어떤 것을 보고 있는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침묵을 오랫동안 이어 가고 싶지 않았던 헤몰은 입을 열었다.
“아, 죄송합니다.”
그러나 헤몰이 입을 열자마자 사내가 입을 열었다.
“제가 잠시 어디 좀 다녀와야 될 것 같아서.”
“...?”
사내의 말에 헤몰은 의아해 할 수밖에 없었다. 방금 와놓고 어딜 간단 말인가?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사내는 어딜 가서 안 된다. 헤몰은 사내에게 부탁 할 것이 있었다.
“저기..”
“죄송해요! 문은 닫고 가겠습니다.”
하지만 사내는 헤몰의 말을 듣지 않았다. 미안하다면서 미소를 짓고 있는 사내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 기도실에서 나가며 문을 닫았다.
“...”
헤몰은 순식간에 왔다가 사라진 사내의 행동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멍하니 사내가 나간 문을 바라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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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 가득한 목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