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91 97. 지원 =========================================================================
“응? 원래 그런 의도로 만들어 둔 스킬인데?”
이민석은 반대편에 앉아 있는 김무웅에게 말했다.
“예?”
그리고 김무웅은 반문 할 수밖에 없었다.
“의, 의도요?”
의도라는 생각지도 못한 답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의도라니.’
방금 전 김무웅은 명후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빌라스의 정원은 어떠한 정보도 판매하는 곳이다.
그 곳을 무한히 이용 할 수 있게 한 것이 의도라니? 김무웅이 당황하는 것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응, 무한히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저 한 명은 있어야지.”
이민석이 고대의 바람과 아빌라스의 정원을 생각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생각을 하고 만든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언제든지 정보를 구할 수 있는 유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무료도 아니잖아? 고급 정보들은 돈이 어마어마하게 든다고.”
아빌라스의 정원은 무료로 정보를 제공 받는 곳이 아니다. 정보를 판매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 정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골드가 필요하며 고급 정보의 경우 정말 어마어마한 골드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민석의 말은 끝나지 않았다.
“버그 같은 것을 쓴 것도 아닌데 우리가 개입 할 이유는 없지 않나? 그냥 이대로 상황을 지켜봐야지.”
버그를 썼다면 개입 했을 것이다. 하지만 버그를 쓴 게 아니다. 유저 본인의 노력과 운으로 일궈낸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개입 할 이유가 없다.
“컨텐츠가...”
“에이, 컨텐츠는 무궁무진해. 전설의 스토리는 유저들이 써내려 가는 거니까.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
이민석이 대화를 끝냈다.
‘스승님 말대로다.’
그리고 김무웅 역시 깨달았다. 전설은 보통 게임이 아니다. 현재 업데이트 예정된 스토리의 끝은 있지만 말 그대로 현재일 뿐이다. 스토리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 * * *
다다다다닥!
최윤석이 쉴 새 없이 마우스와 키보드를 움직이고 있었다. 장무열 역시 최윤석과 마찬가지로 마우스와 키보드를 움직이고 있었다.
장무열과 최윤석이 이렇게 열심히 키보드와 마우스를 움직이는 이유. 그것은 여태까지 접근이 불가능했던 정보들이 풀렸기 때문이었다.
“뭐야?”
새로운 정보들을 확인하던 장무열이 미간을 찌푸렸다.
“불멸이 패시브?”
장무열이 미간을 찌푸린 이유, 그것은 바로 스킬 ‘불멸’의 패시브화 때문이었다. 불멸이 어떤 스킬인가? 모든 스텟을 2배로 상승시켜주는 액티브 스킬 중 최고의 스킬이라 불리는 스킬이었다.
“스승님은 도대체..”
그런데 그런 어마어마한 스킬이 반신 등급을 획득하면 패시브가 되어 버린다. 물론 불멸을 배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배우려면 언젠가는 배울 수 있는 게 불멸이었다. 장무열은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설정을 한 것인지 스승인 이민석의 의중이 궁금했다.
‘그것보다..’
하지만 불멸의 패시브화 보다 더욱 궁금한 것이 있었다.
‘왜 갑자기 이 정보들이 풀린거지?’
최윤석은 당연하고 장무열은 물론 심지어 김무웅까지 접근이 불가능했던 정보였다. 접근이 가능한 건 이민석 뿐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왜 정보들이 풀린 걸까?
바로 그때였다.
끼이익
문을 열고 김무웅이 들어왔다.
“왔냐?”
정보를 확인하고 있던 장무열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김무웅을 반겼다.
“어떻게 됐어? 뭐라고 말씀하셔?”
그리고 김무웅에게 물었다.
“...”
장무열의 물음에 김무웅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는 무표정으로 고개를 가로저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답은 충분했다.
“하, 그러면 이대로 그냥 가는거야?”
“응.”
답을 하는 김무웅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뭐야? 그 미소는?”
아무리 살짝이라고 하지만 미소는 미소다. 그리고 대화를 나누던 장무열이 그 미소를 보지 못했을 리 없다.
“따로 무슨 말씀 하셨어?”
“아니, 그냥 괜한 걱정을 하고 있었더라고.”
장무열의 물음에 김무웅은 더욱 더 크게 미소를 지었다.
“무슨 일 없었어?”
그리고 이어 김무웅은 장무열에게 물었다.
“아, 맞다! 그 스승님만 접근 가능하던 정보가 풀렸어.”
“뭐?”
김무웅은 장무열의 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언제?”
“너 가고 20분 뒤?”
정보가 풀리는 경우는 2가지였다. 첫 번째로는 스승인 이민석이 해당 정보의 등급을 직접 낮추었을 경우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게임 내에서 특정 조건이 달성 되었을 경우다. 그때는 자동으로 정보의 등급이 낮아진다.
‘스승님이 푼 건 아니야.’
장무열이 말해준 시간이라면 한창 대화를 하고 있을 때다. 이민석이 정보를 직접 낮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두 번째 경우인 특정 조건의 달성.
“그때 무슨 일 생긴 거 없어?”
김무웅은 재차 물었다.
“일?”
장무열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예를 들어 명후라는 유저가 또 뭘 했다던가.”
“아, 그러고 보니!”
김무웅의 말에 장무열은 무언가 생각난 듯 탄성을 내뱉으며 말했다.
“윤석아!”
그리고 이어 최윤석을 불렀다.
“네?”
“너 아까 정보 막 풀렸을 때 나한테 보고 할 거 있다고 하지 않았냐?”
정보가 풀리기 직전, 최윤석이 보고 할 것이 있다고 했다. 그 보고를 들으려던 찰나 정보가 풀려 듣지 못했다.
“아, 맞다!”
최윤석 역시 장무열과 마찬가지로 탄성을 내뱉었다. 그리고 이어 말했다.
“명후 그 유저가 1 마계 마왕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반신 등급을 획득 했구요.”
“...!”
“...!”
장무열과 김무웅은 최윤석의 답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물론 놀란 표정을 지은 건 같았지만 장무열과 김무웅의 생각은 달랐다.
‘반신 등급? 불멸 가지고 있잖아! 그럼...“
장무열은 명후가 반신 등급을 획득 한 것에 대해 놀라고 있었다. 명후는 스킬 불멸을 이미 습득 한 상태였다. 그리고 아까 본 정보에는 반신 등급을 얻을 경우 불멸이 패시브화 된다고 쓰여 있었다.
‘아, 어차피 무한이었지.’
그러나 곧 든 생각에 장무열은 쓴웃음을 지었다. 생각해보니 어차피 명후는 불멸을 무제한 유지 할 수 있었다. 단지 액티브에서 패시브로 변경 되었을 뿐이다.
‘역시 정보가 풀린 건. 명후 그 유저 때문이군.’
그리고 김무웅이 생각하는 것. 그것은 바로 정보가 풀린 이유였다. 아무래도 명후 때문에 정보가 풀린 것이 분명했다.
* * * *
등급 : 반신
국적 : 힘 왕국
작위 : 왕
주직업 : 물리 마도사
보조직업: 스트롱 스미스
명성 : 100,000,000 공적도 : 428,005,770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 (피어를 무시한다.)
레벨 : 860
생명력 : 90,001,200
마나 : 40,000,000
힘 : 2,000,060 <1,000,030 [100,003]>
민첩 : 1,030,000 <515,000 [103,000]>
체력 : 1,000,000 <500,000 [100,000]>
지력 : 1,000,000 <500,000 [100,000]>
지혜 : 1,000,000 <500,000 [100,000]>
손재주 : 500
보너스 스텟 : 2600
“...”
캐릭터 창을 연 명후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말없이 가만히 캐릭터 창을 바라볼 뿐이었다.
“허..”
이내 명후는 헛웃음을 지으며 캐릭터 창을 닫았다. 그리고 이어 스킬 창을 열었다. 불멸이 어떻게 변경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불멸[패시브]>
레벨 : -
숙련도 : -
불멸의 힘을 얻는다.
효과 : 모든 스텟 2배
“말 그대로네.”
마나가 사라졌다. 쿨타임 역시 사라졌다. 거기다 효과에 있던 5분이라는 시간제한 역시 사라져 있었다. 말 그대로 패시브가 된 것이다.
“...”
명후는 캐릭터 창을 보았을 때처럼 잠시 동안 말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내 미소를 지으며 스킬 창을 닫았다.
스윽
스킬 창을 닫은 명후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운석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 된 마왕성. 전체가 파괴 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미 마왕성은 처음 그 위용을 잃어버린 상황이었다. 물론 명후가 주위를 둘러 본 것은 위용을 잃어버린 마왕성을 감상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아이템이 없어지기 전에 빨리 주워야지.”
바로 드랍 된 아이템 때문이었다. 아이템은 일정 시간 동안 습득 되지 않으면 자동으로 사라져 버린다.
마왕도 죽었고 상급 마족도 죽었다. 분명 아이템을 드랍 했을 것이고 없어지기 전에 빨리 습득해야했다.
“수집.”
명후는 수집을 시전했다. 수집, 습득계의 운석이라고 할까? 이런 상황에 있어 최고의 스킬이라 할 수 있었다.
[중급 마기석을 습득하셨습니다.]
[하급 마기석을 습득하셨습니다.]
.
.
수집을 시전하자 무수히 많은 메시지가 나타났다.
“흐음.”
습득 메시지를 보고 명후는 침음을 내뱉었다.
“분명 목소리가 들려서 범위 안에 있을 줄 알았는데.”
명후가 침음을 내뱉은 이유, 그것은 바로 1마계의 마왕인 아비사가 드랍 한 아이템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 목소리가 마왕이 아니었나?”
운석이 작렬하기 직전 들었던 목소리. 명후는 그 목소리의 주인이 아비사라 생각했다. 말 그대로 생각이었다. 확실한 건 아니었다. 그 목소리가 아비사의 목소리가 아닐 수도 있었다.
“뭐, 그래도 죽은 건 확실하니.”
그렇다고 아비사가 죽지 않은 것은 아니다. 문제 될 것 없었다. 메시지에도 나왔고 퀘스트도 완료 되었다. 아비사는 분명 죽었다.
저벅저벅
명후는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수집.”
[상급 마기석을 습득하셨습니다.]
[중급 마기석을 습득하셨습니다.]
[중급 마기석을 습득하셨습니다.]
.
.
걸음을 옮기며 명후는 계속해서 수집을 시전했다.
“...!”
그리고 그렇게 걸음을 옮기며 수집을 시전 하던 명후는 곧 걸음을 멈췄다. 걸음을 멈춘 이유는 당연하게도 아비사의 아이템이 습득되었기 때문이었다.
.
.
[아비사의 분노를 습득하셨습니다.]
[아비사의 패악을 습득하셨습니다.]
[아비사의 심장을 습득하셨습니다.]
[아비사의 뿔을 습득하셨습니다.]
[아비사의 눈을 습득하셨습니다.]
.
.
아비사의 이름이 적혀 있는 5개의 습득 메시지.
“이야, 5개나 드랍 했구나!”
5개, 확실한 건 아니었다. 이름만 적혀 있지 않을 뿐 드랍 한 아이템이 더 있을 수 있다. 확실한 게 5개라는 뜻이었다.
그렇게 명후가 메시지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그때.
다다다닥!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명후는 메시지에서 시선을 돌려 발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확인했다.
그곳에는 무수히 많은 마족들과 마족들이 부리는 마물들이 달려오고 있었다. 명후가 마왕을 잡았고 무수히 많은 마족들을 잡았지만 전부 잡은 것은 아니었다. 마왕성에는 아직도 많은 마족들이 남아 있었다.
“표식.”
[표식을 남깁니다.]
명후는 표식을 시전하며 생각했다.
‘저것들 다잡고.’
우선 명후는 마왕성을 청소 할 것이다.
‘창고 한 번 찾아봐야지.’
그리고 창고, 마왕성의 창고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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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찬 월요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제 완결까지 얼마 남지 않았군요..!